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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7/02 18:09:26
Name aDayInTheLife
Link #1 https://blog.naver.com/supremee13/221576022646
Subject [일반] 파 프롬 홈 후기(스포)
MCU의 거대 이벤트였던 인피니티 사가가 (사실상) 끝난 후 개봉한 첫 영화 스파이더맨: 파 프롬 홈을 보고 왔습니다.인피니티 사가라는 대형 사건 이후의 첫 작품이기에 궁금증과 걱정이 가득한 영화일 수 밖에 없을텐데요.

일단, 전반적으로 설정과 서사라는 측면에서 영화가 묘하게 반만 작동하는 느낌이 좀 듭니다. 그러니까 핑거스냅(영화 상으로는 블립)과 5년의 시간 흐름, 그 동안의 혼란상과 서사는 초반 10여분 정도만 작동하고 그 이후로는 약간 애매모호해요. 아무래도, 뒤에 언급할 십대들의 학교 이야기+약간의 코믹한 분위기 때문에 이전의 무거운 서사를 어느정도만 반영한 건 아닐까 싶긴 하네요. 대신, 이전 작품들에서 생각나는 포인트를 확실하게 챙겨오긴 했습니다.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도 비슷한 흐름이었는데, 아무래도 스파이더맨 영화의 기본적인 뼈대는 하이틴 로맨스와 슈퍼히어로로 잡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같은 스파이더맨 시리즈라 직접적으로 비교될 수 밖에 없을 거 같은데,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이 슈퍼히어로인 척 하는 하이틴 로맨스에 가깝다면, 이번 파 프롬 홈은 히어로에 로맨스 맛만 좀 낸 분위기 같네요.다만 이 '로맨스의 맛'이 앞서 언급한 설정과 서사와 조금은 어긋나는 측면이 있습니다. 이 영화에서 스파이더맨이란 캐릭터는 아이언맨의 그림자와 일반인으로써의 삶, 내가 아는 사람들을 지켜야한다는 부담감을 가지고 있는 인물로 그려지는데, 전반적인 흐름에서 이야기들이 잘 녹아들지는 않습니다. 정확하게는 캐릭터의 고민의 흐름이 중간 단계에서 사라지는 모습이 좀 보여요. 감정선이 이상하다던가, 이해가 안되는 행동들은 아닌데, 고민들의 양과 무게에 비해 그에 합당한 비중이 투자되는지는 아쉽네요. 그런 점에서 몇몇 개그 장면과 거기 소모된 캐릭터들은 '굳이?' 싶어지기도 해요.

미스테리오라는 악역은 그런 점에서 평가하기 애매합니다. 일단 제이크 질렌할의 연기가 참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나이트크롤러'에서의 이기적이고 기회주의적이던 주인공 캐릭터가 조금 생각나는 부분도 있었고, 더 확실하게 연상되는건 '인크레더블'인데, 일단 '다음 아이언맨'이라는 부분을 효과적으로 짚어낸 악당이기도 하고, 또 그 자체로 토니 스타크가 만들어놓은 악당(들). 이라는 기원도 비슷한 맥락에서 괜찮은 지점 같은데, 이 부분이 스토리에서 잘 녹아드는지는 잘 모르겠어요. 잘 조형된 악역이긴 한데 활용에서 아쉬움이 느껴진다고 해야할까요. 특히나 반전 이후의 모습은 시간 문제인지 굉장히 다급하게 진행되서 더더욱 아쉬움이 남습니다.

영화의 최대 강점은 액션이 아닐까 싶습니다. 일단 아쉬움이 좀 많이 남았던 전작 홈커밍이나, 속도감과 아크로바틱함이 쩔고 분량이 짧았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에 비해서 양과 질 모두 상승했다고 봐도 될 거 같아요. 베니스의 건물 장면 (창문을 여러번 활용하던 그 장면!) 이나, 타워 브릿지 액션 모두 인상적이었습니다. 엔딩에는 고층 건물들 사이를 웹 스윙하는 장면도 좋았구요. 이 장면은 MCU 스파이더맨에서는 거의 첫 장면인것 같은데...

말 그대로 인피니티 사가의 끝, 그리고 새로운 이야기의 도입부로써 분명 아쉬운 부분이 없던 건 아닌데, 저는 좋았어요. 그리고 무엇보다 쿠키에서 드랍된 초대형 폭탄 두방이 너무 강렬하네요. 덜덜덜. 이 쿠키까지 끌어오면, 확실히 미스테리오라는 악당이 더 매력적으로 보이긴 합니다. 사람은 위기에서 믿고 싶은걸 믿게 된다는 걸 굉장히 강력하게 어필하고 보여주는 쿠키영상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 JJJ 편집장 참 반가웠고요. 아무래도 전작과 위플래시가 동시에 겹쳐보이는건 어쩔 수 없나봐요. 근데 이 캐릭터 속물같으면서도 잘 챙겨주는게 매력인데...

P.S. 진짜 근데 이거 더 어떻게 나오려나 궁금증이 폭발하는 쿠키였습니다.
P.S. 2 개인적 베스트 대사 '저도 레드 제플린 좋아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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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초비
19/07/02 18:43
수정 아이콘
다 좋은데 미스테리오 정체가 까발려지는 과정이 너무 개연성 떨어지고 우연에 의존한 느낌이 들더군요..(그 상황을 설명하려면 '하필'이란 단어가 세 번 이상 들어가야..) 그거 빼곤 다 괜찮았습니다.
Brandon Ingram
19/07/02 18:48
수정 아이콘
토니가 뿌린 똥을 피터가 정리하는...
aDayInTheLife
19/07/02 18:49
수정 아이콘
포인트 공략은 괜찮고 빌런의 목표의식? 핵심 가치? 는 좋았는데, 좀아쉽더라고요. 저는..
19/07/02 18:47
수정 아이콘
위플래시가 겹쳐보이는 건 헤어스타일 때문이 아닐까요????
aDayInTheLife
19/07/02 18:50
수정 아이콘
위플래시에선 스킨헤드 빡빡이 였지 않나요? 여기에선 아니었던거 같은데.. 방금 봤는데 왜 헤어스타일이 기억이..
19/07/02 18:56
수정 아이콘
JJJ 특유의 반백반흑 옆머리만 남기고 나머지는 빡빡이였어요.
aDayInTheLife
19/07/02 19:01
수정 아이콘
옆머리 임팩트때문에 빡빡이라고 기억을 못한듯..합니다
19/07/02 20:24
수정 아이콘
전 마지막 전투에서 피터 찌리릿으로 미스테리오 잡아내는 장면이 정말 좋더군요. 스파이더 센스를 잘 드러내고 약해보이던 스파이더맨이 꽤 강캐라는걸 잘 드러낸 장면 같아요.
aDayInTheLife
19/07/02 21:07
수정 아이콘
MCU에서 가장 길고 인상적으로 묘사 된 장면인거 같아요. 생각해보면 스파이더맨 시리즈에서 항상 스파이디 센스 하나씩은 명장면이 있었는데.. MCU는 마땅한 묘사 장면이 없긴 했죠.
미야자키 사쿠라
19/07/03 08:49
수정 아이콘
인워 오프닝...?
19/07/02 20:33
수정 아이콘
마지막에 오피셜로 번역가가 황석희임을 밝히는 자막이 재밌었습니다. 번역가 관련 문의로 얼마나 시달렸으면...
aDayInTheLife
19/07/03 10:00
수정 아이콘
원체 시끌시끌했으니 그럴수 밖에... 근데 스파이더맨은 소니쪽이라 디즈니 마블쪽도 바뀔지는 모르겠네요.
19/07/03 12:35
수정 아이콘
이거는 홈커밍 때 황석희가 번역으로 호평받았기 때문에 그런 것일수도 있습니다.
김티모
19/07/02 21:16
수정 아이콘
어메이징 스파이더맨 시리즈 자체의 아쉬운 점이 쓰리제이 안나온 거였는데 이번에 확 해소되서 정말 좋았습니다 크크크
이제 피터한테 고모 이야기를 건내면서 카메라 셔터 누르는 법 가르쳐 주셔야...
무라세 사에
19/07/02 22:05
수정 아이콘
개인적으로 스파이더센스 각성 씬은 윈터솔져의 엘리베이터 씬에 비견 될 정도로 인상깊었습니다. 애송이 스파이디가 드디어 저런 간지를...
샤보덴
19/07/02 22:12
수정 아이콘
전 보자마자 토니스타크의 추모영화로 봤습니다.
칸예웨스트
19/07/02 23:53
수정 아이콘
중간에 늘어지는장면들때문에 좀 많이 별로였어요

초반과 마지막은 괜찮았던
일리단
19/07/03 00:03
수정 아이콘
닉 퓨리 토스트 떡밥 모르고 본게 아쉬웠네요
한달살이
19/07/03 08:42
수정 아이콘
제가 마블꺼 다 봤고요. 이번 파프롬홈도 보고 왔는데요.
닉 퓨리 토스트 떡밥? 그건 모르겠네요. ㅠㅠ 아마 놓쳤나봐요.
설명좀 해주세요.
일리단
19/07/03 08:50
수정 아이콘
캡틴 마블에서 닉 퓨리가 자기가 스크럴이 아닌 걸 증명(?)하는 걸로 대각선으로 자른 토스트를 못 먹는다고 했잖아요.
근데 어벤져스2를 다시 확인은 안 해봤는데 닉 퓨리가 대각선으로 자른 샌드위치를 먹는 씬이 있었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예전부터 닉 퓨리가 진짜가 아닐거다라는 떡밥이 파 프롬 홈 개봉 전 부터 있었대요.
파 프롬 홈에선 샌드위치 먹는 씬이 있었는지 없었는지 기억이 안 나네요.
한달살이
19/07/03 09:00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쿠키1은 그냥 피식 웃으면서 봤고요.
쿠키2는 잉? 이젠 다음편부턴 본격적으로 우주인가? 하면서 나왔네요.
도뿔이
19/07/03 08:42
수정 아이콘
첫번째 쿠키를 보고 mcu스파이디가 가진 위화감이 뭔지 깨달았습니다
스파이디가 너무 행복했어요.. 전작에서 짝사랑하던 여자의 아버지와 싸우기도 하고 먼지가 된적도 있지만 스파이디치곤 너무 행복했어요
aDayInTheLife
19/07/03 09:29
수정 아이콘
으악 크크크크
19/07/03 12:05
수정 아이콘
그렇다고 보기엔
아버지같이 믿던 멘토 죽음
짝사랑하던 여자랑 잘될까하는데 아빠가 벌쳐
이번엔 진짜 잘되볼까싶어 마음통했더니 정체알려짐
12세관람가에서 나올수있는 수위는 다나온듯한대요 크크
도뿔이
19/07/03 12:36
수정 아이콘
좀더 정확히는 이 영화의 결말부에서 그 위화감이 커졌던 거겠죠..
스파이딘데 삼촌에 대한 트라우마가 없어?
스파이딘데 경제적 궁핍함이 묘사가 안되?
스파이딘데 사랑하는 여자랑 잘되?

응 아냐.. 그딴거보다 더 불행해질거임.. 하고 쿠키에서..
이녜스타
19/07/03 08:55
수정 아이콘
울트론 편에서 퓨리가 먹는게 토스튼지 아닌지도 잘모르겠더라구요.그냥 떡밥 좋아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몰고 가는거 같기도 하고....
그보다 한쪽눈이 안보이는 사람이 운전을 잘만하고 다니는게 더 미스터리.....
한달살이
19/07/03 08:59
수정 아이콘
제 친구가 한쪽눈 실명입니다. 업무피로가 엄청 쌓인 상태에서 주말에 자고 일어났는데 신경이 죽음.
한쪽눈 실명. 강한 빛을 약하게 인지하는 정도?
운전 잘 하고 다닙니다. 나라에서도 장애등급도 거의 젤 낮은거 주더군요. 혜택도 없어요.
근데, 알고보니 한쪽눈 실명된 사람도 많고, 그 상태로 사회생활 티 안나게 하고 다니는 사람도 많고요.
19/07/03 22:26
수정 아이콘
아이언맨4보는줄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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