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시다시피 인플루엔자 (Influenza)는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스페인 독감이 유명한데 1918년 ~ 1919년, 인플루엔자 A형 바이러스의 변형인 H1N1 바이러스에 의해 유행한 독감으로 무려 5,000 만명의 인명 손실을 발생 시킨 무서운 바이러스입니다. 이는 1차 대전 때 전투로 사망한 사람보다 더 많습니다. 조류독감바이러스에서 기인한 것으로 알려져 있고 돼지나 인간을 넘나드는 변종이 많은 무서운 바이러스입니다.
억울한 인플루엔자,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Haemophilus influenzae)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Haemophilus influenzae) 는 이름과 달리 바이러스가 아니고 세균, 박테리아입니다. Pfeiffer bacillus 나 Bacillus influenzae 로 불렸던 그람음성균으로 1933년까지 H1N1 바이러스 대신 스페인 독감의 범인으로 오해 받아 왔습니다. 이런 억울한 사연으로 박테리아임에도 불구하고 이름에 인플루엔자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독감은 이런 세균들이 아니라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들이 일으키죠) 물론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Haemophilus influenzae) 도 인체내 특정 조건하에서는 높은 열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항생제를 쓰면 쉽게 박멸 할 수 있습니다. 다만 항생제가 잘 전달이 안되는 귀나 뇌에 감염이 일어날 경우 위험하기도 합니다. 보통은 인간 몸을 숙주로 평화롭게 살아가는 박테리아입니다. 그에 대한 보상인지 1995년에 모든 생명체 중 최초로 180 만쌍의 DNA 염기서열분석 (그 전에 바이러스 염기서열분석한 것은 존재합니다.) 이 완료되었습니다. 물론 인간 기준으로 "염기서열분석"이네 하고 있지만 원래 존재하는 것이고 단지 인간의 기술 발전으로 생명체의 염기서열을 들여다 본 거죠.
오르토믹소바이러스과 (Orthomyxoviridae)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 신종 플루 바이러스, 조류 독감, H1N1 바이러스, H5N1 바이러스 등 여러 가지로 불리우며 복잡한 게 많은데 이런 형태의 RNA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통칭해서 오르토믹소바이러스과 (Orthomyxoviridae) 라고 구분하여 부릅니다. 그림처럼 구분하는데 예를 들어 소련 독감은 A/USSR/90/1977( H1N1) 라고 표기합니다.
Type은 A형, B형, C형까지 알려져 있고 H (Hemagglutinin) 는 16종, N (Neuraminidase) 은 9종이 현재 발견되었습니다.
1. A형 H5N1 바이러스 - 조류 독감 (AI, Avian Influenza) 바이러스로 조류에서 인간으로 전염되기도 해서 문제가 많았던 바이러스이다. 인간들끼리는 전염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2. A형 H1N1 바이러스 - 스페인독감, 소련독감, 돼지독감, 신종플루의 원인이 되는 바이러스로 H5N1의 돌연변이체로부터 기인한 변형 바이러스들로 의심된다. 인간들끼리도 전염이 된다. 현재 판매되고 있는 독감 백신들은 주로 A형 H1N1 바이러스 에 대한 백신들이다. 이 바이러스 자체들도 계속 돌연변이 변형 바이러스가 나와서 백신의 효과가 의심 되지만 치명적이었던 2009년 신종플루의 원인인 바이러스만큼은 확실하게 면역을 얻을 수 있어서 소아나 노약자들은 접종이 꼭 필요하다.
3. A형 H7N9 바이러스 - 2013년 새롭게 발견된 조류 독감(AI, Avian Influenza) 바이러스로 H5N1의 변형으로 의심된다. 조류에서 인간으로 전염된다.
4. A형 H5N8 바이러스 - 고병원성 조류 독감 바이러스로서 2014년 우리나라에 발생한 조류 독감의 원인 바이러스이다. 사람에게는 아직 전염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하지만 충분히 변형가능성이 높아 주시하고 있는 바이러스이다.
5. B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 단 한 종이고 A형과 달리 변형이 적고 물개와 인간만 감염 시켜 증상을 발현 시킨다. 백신이 존재한다.
6. C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 역시 단 한 종이고 A형과 달리 변형이 적고 돼지와 인간만 감염 시켜 증상을 발현 시킨다. 백신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 밖에 개 인플루엔자를 일으키는 A형 H3N8, A형 H3N2 등도 있습니다.
타미플루 (Tamiflu)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질환에 치료제로 항바이러스제인 타미플루(Tamiflu), 리렌자 (Relenza), 라피밥 (Rapivab) 등이 사용됩니다. 복약의 편의성 등의 면에서 우수함으로 인해 타미플루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습니다.
타미플루도 지난 번 "헤로인과 모르핀 이야기
https://cdn.pgr21.com/?b=8&n=67598"에서 소개해 드린 것처럼 경구투여의 흡수율을 높이기 위한 일종의 프로드럭 (Prodrug) 입니다.
타미플루의 성분명은 Oseltamivir 로서 타미플루는 Neuraminidase inhibitor 입니다. 앞서 16종이 발견되었다는 H (Hemagglutinin) 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표면에 붙어 있는 당단백질로서 인체의 숙주세포와 결합하는 작용을 합니다. 그리고 9종이 발견되었다는 N (Neuraminidase) 는 바이러스가 다시 인체의 숙주세포를 떠나기 위해 인체 숙주세포와 H (Hemagglutinin) 와의 결합을 분리 시키는 단백질효소입니다. 타미플루는 Neuraminidase를 저해하여 바이러스가 한 번 감염된 인체의 숙주세포에서 떠나지 못하게 해서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약물입니다. 약물의 작용 특성상 먼저 감염된 세포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옥쇄시키는 전략을 쓰는 약물이라서 바이러스의 증식이 심하지 않은 초기에 타미플루를 써야 효과가 큽니다. ( 타미플루가 모든 H (Hemagglutinin) 와 N (Neuraminidase) 에 작용하진 않고 H1N1 같은 일부에만 작용하므로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인한 모든 독감에 효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억울한 인플루엔자, 헤모필루스 인플루엔자 (Haemophilus influenzae) 감염에는 값비싼 타미플루는 효과가 없습니다. 더 가격이 저렴한 항생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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