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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5/30 13:27:43
Name k3mi5t
Subject [일반] 유부남 초급 베이킹 도전기 1/2 - 무반죽 발효빵
유부남의 베이킹 도전기 2부작중 1부 입니다.
해보면 정말 매우 진짜로 간단한 레시피인데 '나는 이런거 관심 없다' 하시는 분은 맨 아래 조리예 그림만 보아주세요.
저는 두어번 썩 맘에 들지 않다가 세번째 부터는 잘 되어 그 이후론 한 10번 넘게 구운 것 같습니다.
동영상 여러번 보시면 더 도움이 됩니다.

시작하기전에...

아래에 올라온 '불판 잘 깔다 최근 실패하시고 낫또로 유명해지신 분'의 글에 댓글을 달았습니다.
베이킹 하면 사랑받는다고요...

100% 사실은 아닙니다. 와이프, 장모님 그리고 다른 아주머니들은 완전 좋아하시구요, 남자들에겐 적이 됩니다.
나중에 낭패를 보지 않으려면 적들을 자신의 편으로 만들어야 합니다.
그리하여 저는 같은 아파트 사는 직장 동료에게 기술을 전수하였습니다.
물론 그 분도 가족과 여성분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지만 솜씨 발휘를 했던 교회 모임에 참석한 남성분들이 적의에 찬 눈길을 보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설하보이리뉴' 님께서 댓글로
-----
사실 베이킹이 요리보다 더 까다롭잖아요..?
진짜 제대로된거 만드려고 베이킹 시작하면 아마 열 번은 넘게 실패를 겪어야 할텐데 ..

제빵은 정말 어려워요 ㅠㅠ
요리는 그냥 대충 막해도 맛있던데 빵은 지금 몇 번 망한뒤로 홈베이킹 시도도 안하고 있답니다...
-----
라고 하셨는데... 사실 제가 하는 딱 두가지 베이킹은 실패할 가능성이 정말정말 낮습니다.
무척 쉽다는 말이죠. 제가 가지고 있는 몇가지 잇점이라면... (1) 식탐이 있다 (2) 직업이 레시피 보고 섞는 일이다 (3) 같은거 여러번 하는걸 싫어해 실험정신이 강하다 정도 입니다.
계량컵으로 시간이나 온도만 맞추면 실패할 꺼리가 별로 없습니다. 너무 타서 숯이 되지 않는 이상 먹을만 하다고나 할까요.

그럼 본론으로 들어가서 레시피 나갑니다. 사실 전에 지인이 요청하여 문서로 만들어 놓은 것 게시판형식에 맞게 약간 손만 봅니다.



==============================================
무반죽 발효빵: No-knead bread from Sullivan bakery (NYC)
==============================================

참고 사이트 및 비디오
http://www.nytimes.com/2006/11/08/dining/081mrex.html
http://www.nytimes.com/2006/11/08/dining/08mini.html?_r=1
http://www.nytimes.com/video/2006/11/07/dining/1194817104184/no-knead-bread.html

준비물
밀가루 (다목적 백밀 혹은 일반, 통밀 혹은 제빵용): 3컵 (계량컵 700 ml) 과 여분 으로 흩뿌릴 1/2 컵 정도
소금: 1과 1/4 티스푼
이스트 (건조된 과립형태): 1/4 티스푼
왕겨 (Wheat bran) 약간 - 반죽이 붙지 않도록 합니다. 밀가루를 사용해도 무방
물 1과 5/8컵 (계량컵 380 ml)
빵 구울 뚜껑있는 용기: 약 2L 사이즈 주물 혹은 도자기로 만든 냄비나 파이렉스등의 오븐 사용이 가능한 용기 (뚜껑에 구멍이 있다면 알루미늄 호일 등으로 단단히 막아주세요)

어렵지 않은 대신 소요시간은 좀 깁니다.
재료들 섞는데  10분  걸리고 18시간쯤 기다리니까요.
그리고 굽는 날은 일하는 시간은 30분-한시간 정도 됩니다.


(1) 반죽 만들기

분량의 밀가루, 소금 그리고 이스트를 보울이나 넓은 그릇에 넣고 잘 섞이도록 저어줍니다.
물을 넣고 성의없게 휘휘 섞어줍니다. 흐르거나 고인 물만 없으면 OK. 주무르지 마세요 무반죽 빵이니까요.
생각보다 많이 부풀어 버리니 적어도 용기 높이의 반 이상이 빈 공간이면 좋습니다.




(2) 1차 발효

용기에 랩을 씌우고 최소 12 에서 길게는 20시간 가량 실온에 놔둡니다. 밀가루 종류에 따라 부풀어 오르는 정도가 다를 수 있으니 크게 신경 쓰지 마세요.
이스트가 탄수화물을 이산화탄소+알콜로 분해해주므로 자고 일어나면 구멍이 뽕뽕 뚫리고 끈적끈적해 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백밀만 사용하면 무척 끈적거려 다루기 힘든데, 통밀을 섞으면 좀 덜 부풉니다.

(3) 접어주기 (다음날)
밀가루를 흩뿌려준 작업대에 찐득찐득하게 숙성된 반죽을 옮기고 손에 밀가루를 듬뿍 묻힙니다. 적당히 평평하게 한 후에 가로 그리고 세로로 차례로 한번씩 꾸욱 접어주어 기포를 제거합니다. 그리고 표면에 역시 밀가루를 뿌리고 랩을 엉성히 덮어 15분쯤 방치합니다.
응용: 견과류나 건포도, 크랜베리를 넣기 원한다면 반죽을 접을 때 함께 넣어 주세요.


(4) 2차 발효
왕겨(혹은 옥수수가루)를 뿌린 면보(혹은 baking paper)를 준비합니다. 통통해진 반죽을 머리 묶듯이 동그랗게 모아 올린 후에 모인 부분을 아래로 평평한 부분을 위로 하여 올립니다. 다시 왕겨를 뿌리고 살짝 덮어 다시 2시간 방치합니다. 2차 발효가 끝나기 30분 전쯤 되면, 빵을 구울 냄비 혹은 베이킹 용기와 함께 오븐을 230ºC로 예열합니다.


(5) 굽기
뜨거운 냄비를 꺼내 놓고 엄청나게 부풀은 반죽을 바로 냄비에 넣습니다. 때로는 발효가 되며 질감이 너무 묽어져 반죽이 거의 흐를 정도가 되기도 하는데, 당황하지 말고 다시 왕만두모양으로 모아 냄비 안으로 던져 넣으면 됩니다. 빵의 터진 모양을 만들고 싶다면 가위나 칼 등으로 반죽을 날카롭게 자르고 그 위에 밀가루나 왕겨를 뿌려 서로 붙지 않게 합니다.
그 온도 그대로 뚜껑을 닫고 30분, 그 후에 뚜껑을 열고 기호에 따라 15-20분 (빵 표면의 바삭바삭함의 정도와 빵 안의 수분 함량이 변함) 더 구워줍니다.


(6) 먹기
바람이 잘 통하는 곳(석쇠 등의 위)에서 식힌 후에 새끼 손가락 두께로 썰어 먹습니다.
올리브유(extra virgin)와 새콤달콤한 발사믹을 반반 섞어 (petersilie가 있으면 약간 뿌리고) 찍어 먹으면 더 맛납니다.

조리예

다음편은 치즈케이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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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잘까
13/05/30 13:33
수정 아이콘
와.... 맛있겠다...
호야랑일등이
13/05/30 13:41
수정 아이콘
베이킹도 한번 도전해보고 싶은데 당최 계량이라는 거리가 멀다보니 하하하;
이번편보다 치즈 케잌이 더 기대되네요!
13/05/30 13:58
수정 아이콘

저울이 있으면 편해요 저는 물도 그냥 저울로 달아요 흐흐
계량수저는 1 티스푼(테이블스푼 말고요) 하고 1/4티스푼 만 있으면 됩니다.
Je ne sais quoi
13/05/30 13:42
수정 아이콘
오~ 맛있어 보여요. 저도 관심 있는데 지금 집에 오븐이 없어서 ㅜ.ㅜ
13/05/30 13:47
수정 아이콘
으어;; 겁나 맛있어 보이네요
13/05/30 14:00
수정 아이콘
맛을 글로 쓴다는게 힘들긴 합니다.
뭐랄까, 국도에서 차막할 때 사먹는 강남콩 박힌 노오란 술빵 있죠? 그런 느낌의 서양버젼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굳이 적어보자면...

발효를 오래 하기 때문에 약간 시큼하고 구수하면서 안에 가스가 잔뜩 부풀어 먹을 땐 부드럽습니다.
외피는 바삭바삭하게 익어 껍질만 골라먹으면 같은 테이블의 사람들에게 눈총을 받을 수도 있구요.
기호에 따라 이런저런 부재료들을 섞으면 맛이 또 달라지는 재미가 있습니다.
정지연
13/05/30 13:52
수정 아이콘
식빵을 워낙 좋아해서 내손으로 만들어 보자는 생각으로 한때 발효빵에 푹 빠져 있었는데.. 정말 어렵더라고요.. 반죽도 어렵고, 발효시키기도 쉽지 않고... 반죽만 제대로 하면 발효빵은 90%는 만드는건데 이스트 양과 온도 조절하기가 어려워서 제대로 빵을 만든건 몇번 안됐죠..
13/05/30 14:12
수정 아이콘
무반죽이니까 그냥 섞어만 주고 이스트가 밤새 일하도록 내버려 두시는 겁니다 흐흐
켈로그김
13/05/30 13:54
수정 아이콘
발효빵은 아직 성공을 못해봤습니다.
난 분명히 식빵을 만들었는데 결과물은 바게뜨가 뙇.. 이게 뭐야..
13/05/30 14:10
수정 아이콘
저는 반죽이 귀찮아 식빵 한번도 도전 안해봤답니다
13/05/30 14:24
수정 아이콘
역사 사이트 pgr이 요리 사이트 pgr로 변화하고 있군요 크크

베이킹은 너무 고난이도로 보여서 빵을 좋아함에도 한 번도 도전해본 적이 없네요.
잘 보았습니다~
13/05/31 00:23
수정 아이콘
두어번 해보시면 감이 옵니다
아키아빠윌셔
13/05/30 14:44
수정 아이콘
베이킹은 언젠가 꼭 배워보고 싶은데, 오븐이 없어서 fail... 어차피 근처에 배울 곳도 없지만요(...)
13/05/31 00:23
수정 아이콘
그저 동영상 보고 레시피 여러 개 따라해 보시면 되어요
BlueTaiL
13/05/30 14:49
수정 아이콘
전 요즘에 블로그 지인들께서 제빵과 파스타에 너무 빠진 분들이 많아서 급 관심이 왔네요.
미혼이지만 전 나름 빵돌이라서 이런거 보면 빨리 나와서 살면서 제가 빵도 만들고
커피랑 곁들여서 먹고 싶군요.
13/05/31 00:23
수정 아이콘
혼자 먹기는 좀 많아요 흐흐
설하보이리뉴
13/05/30 15:22
수정 아이콘
맛있겠네요! 헤헤
본문에 제 닉이 있어서 깜짝 놀랬습니다.

확실히 쉬운걸로 차근차근 시작하면 좋긴한데 사람이 원래 엄청 반짝반짝한거부터 하고 싶잖아요.
제누아즈 구워서 케이크 만드는건 할만 했는데 마카롱 같은거 하려니까 너무 안되겠드라구요. 허허..
홈베이킹, 현재 집엔 오븐도 없어서 포기했어요. (동네에 엄청나게 맛있는 빵집이 있기도 하고)

요리 처음 할 땐 엄청난거든 뭐든 재밌게 했고 결과도 엄청 맛있어서 그냥 그 때부턴 곧잘하고 지금도 뭐 아무거나 다 만드는데
정말 제과제빵은 제 맘대로 안되요 ㅠㅠ
13/05/31 00:24
수정 아이콘
치즈케이크는 뭔가 장식까지 하긴 하는데 보기는 그럴싸 하지만 정작 맛은 플레인이 질리지 않더라구요.
Idioteque
13/05/30 15:59
수정 아이콘
무반죽 발효빵은 방치플레이죠. 치대거나 할 필요가 없어서 편하지만 시간이 오래 걸리죠.
식빵처럼 결결이 부드럽게 찢어지는 느낌은 아니고 그보단 투박하지만, 씹는 맛도 있고 겉은 고소하고 속은 부드럽죠.
유부남의 베이킹이라고 하니 뭔가 신선한 느낌이네요.
13/05/31 00:25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let yeast do the job!
파는 빵에선 맛볼 수 없는 김이 모락모락 나는 빵의 투박한 손맛
13/05/30 16:38
수정 아이콘
요리는 일단 스크랩
13/05/31 00:25
수정 아이콘
후기부탁드려요
달달한고양이
13/05/30 17:00
수정 아이콘
완전 고퀼이네요...? 어머 해보고싶다.....
13/05/31 00:25
수정 아이콘
이제 그마켓 인터공원 등지에서 주문하시면 됩니다.
저글링아빠
13/05/30 17:04
수정 아이콘
이게 하다보면 그냥 빵 하나 사먹지 바쁜데 내가 뭐하고 있나 싶은 생각이 드는게 함정이긴 하죠..^^;;;

저도 쿠키 종류나 조금 하고, 빵은 결국 귀차니즘에 안하게 되던데 대단하시네요...
13/05/31 00:26
수정 아이콘
갓 구운 빵은 사실 돌덩이만 아니면 맛나니까요.
쿠키가 훨씬 귀찮지 않나요?
저글링아빠
13/05/31 02:32
수정 아이콘
쿠키는 두고 먹을 수 있으니까요. 홈 베이킹한 빵은 정말 그때그때 먹어야 하니 귀찮죠..
터치터치
13/05/30 18:11
수정 아이콘
이거 또 자극이되는데요;;;;;
13/05/31 00:27
수정 아이콘
금요일 밤에 시작하시면 토요일 저녁에 가족과 도란도란 드실 수 있습니다.
밥 한그릇
13/05/30 20:19
수정 아이콘
발효빵이 해 보면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중요한건 한 번 실패하면 그만두고 싶어진다는 건데 그걸 이겨내는게 필요하죠.
무반죽발효빵은 특히 반죽이 필요없어서 좋아요. 구멍이 슝슝~나 있어서 샌드위치 해 먹으면 맛이구요.
사실 발효도 어렵지만 반죽이 너무 힘들어서 중간에 그냥 둬 버리면 빵이 어중간해 지거든요.
생이스트 냉동실에 넣어두고 써도 좋아요. 향이 더 좋더라구요.
요즘은 밀가루랑 이스트만 있으면 되는 치아바타가 맛있네요. ^^
13/05/31 00:28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할 줄 아는 사람이 구워준 맛난 빵을 먹어보고 나면 또 해달라고 하기 미안하니 그만 직접 해먹어 보게 됩니다.
생이스트 한번 사용해 보겠습니다!! 치아바타도 바로 검색 들어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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