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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19 10:35
뉴요커 최신호를 봤는데 독일 민중들은 휴전 조약과 베르사유 조약 내용보고 납득을 할 수 없었으며, 휴전 직전까지, 아니 휴전 이후에도 절대 자신들이 패전국이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실제로 동부전선은 어쨌든 러시아가 패퇴했고, 서부전선에서도 (프로파간다든 뭐든) 승전 소식이 나오고 있었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기존 집권세력과 휴전 찬성파들에 대한 대중들의 분노와 반감이 엄청났고, 지지도 않은 전쟁 끝내려고 배상금까지 엄청나게 낸다는 사실에 많이 분노했으며 그 여파로 공산당과 파시즘이 세력을 키울 수 있었다 하더라구요.
18/11/19 10:57
네 그것도 한 원인이라고 하더라구요. 대체 우리 땅까지 침략군이 오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굴욕적인 조약을 맺어서 땅 뺏기고 배상금내고 외국군이 갑자기 국내 영토에 주둔하고 그 주둔비용까지 우리가 내냐는 반발이 심했다고 하더라구요.
18/11/19 10:57
저는 독일 내분 상당부분의 원인을 빌헬름2세에게서 찾습니다. 그가 치욕스럽더라도 패전까지 자기의 몫으로 삼아 자기 손으로 전쟁을 마무리지었다면 전후 독일이 그렇게 시끄럽지는 않았을거라고 봅니다.
지도자인 황제가 빤스런하고 신정부가 전쟁을 패전으로 마무리 지었는데 감정적으로 치욕적인 조약에 싸인을 한 신정부와 그 후속정부에게 불만이 없을 수가 없지요. 이성적으로 비둘기파가 좋은 선택이라도 감성적으로는 매파가 좋은 선택입니다. 비둘기파는 언제나 성과를 거두고 위신을 잃지 말아야 합니다. 비둘기파는 위신을 잃는 순간 매파의 밥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18/11/19 10:58
근데 해상봉쇄에 기근까지 겹쳐서 언제 민중들이 빵달라고 궁궐로 죽창들고 달려올지 모르는 상황에서 빤스런 안하기도 어려웠을거 같습니다.
18/11/19 11:00
그런데 굳이 풀러의 'Plan 1919'라고 불리는 신년대공세가 안 열린것에는 독일군의 붕괴 못지않게 연합국측의 정치적 입장이 있었지요. 이미 젊은이들이 다 갈렸는데 미국원정군이 왔으니 미국젊은이로 갈아보자 이번에는 잘되겠지.. 라는 수준이라.
그러나 모두 보불전쟁이나 나폴레옹 전쟁시기 정도의 협상만 생각했으나 전비가 상상할 수 없이 커서, 배상금도 너무 커지어버렸고, 오스트리아나 오스만 같은 제국들은 영원히 복구 안될 정도로 민족주의를 바탕으로 박살나버렸지요. 틸지트보다 베르사유가 더 굴욕적이고 불가약적인 조약이었다고 전간기에 평가받았으니 원... 베르사유 조약은 모두가 이건 아니지 않나라고 생각하게 되지요. 특히 전후 경제체제 붕괴극복에 전혀 도움이 안되는지라.. 애초에 독일의 지불능력을 초과해버렸으니 돈 가치라도 올릴려고, 도스 안, 영 안 같은 협상으로 마르크 액수를 깎아줬으나... 결국은 총력전에 있어서 힘으로 강제하는게 짱이다라는 파시즘으로 수렴해버리고...
18/11/19 11:06
네 관련해서 뉴요커에서 얘기한 것 중에 하나는 휴전조약이 발효되는 1918년 11월 11일 오전 5시부터 11시까지 연합군이 미친듯이 독일군에게 공세를 퍼부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휴전조약이 체결된 시점에서 발효 전까지 어떤 공세도 무의미한데 이미 극단적 민족주의로 상대방에 대한 적대감이 끝까지 치솟은 상태에서 정말 "쳐죽이겠다"는 마인드가 강했다고 하더라구요.
18/11/19 10:58
누구 말대로 잠깐 휴전한 것에 불과했죠.
전쟁을 떠나서 특정한 사건은 이후의 역사에도 끊임없는 영향을 주기에, 중동건 등을 1차 대전 영향의 연장선상에서만 바라봐야 하는지는 좀 생각해봐야겠습니다.
18/11/19 10:59
질소고정법에 뒤이은 인구폭발, 대량생산체제와 자본주의의 확립에 따른 생산력 폭발, 근대 관료제 정착으로 인한 국가운영 효율성 폭발 등의 부정한 삼위일체에 민족주의라는 불씨가 옮겨붙어 유럽 전체와 세계 일부지역 까지 몽땅 폭발시켰다고 볼 수 있죠.
그리고 이 부정한 삼위일체 폭탄이 현재의 인도, 중국, 동남아시아에 엄청난 폭발력을 응축해가고 있습니다...
18/11/19 11:09
다 됐고 히틀러 나쁜놈이야. 우리는 히틀러랑 싸웠지. 그리고 이겼어~~~'
내 개인적인 생각인데 .. 서유럽은 히틀러 없었으면 어쩔뻔 했는지....
18/11/19 12:33
차라리 갈 때까지 가서 독일을 아예 작살내버리는 게 더 나았을텐데.. 물론 연합군도 전쟁을 지속할 상황은 아니었지만요.
아예 작살낸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관대한 것도 아니고, 오스트리아 해체 과정은 너무 어설펐고 여러모로 추후에 일어날 비극이 예견되는 조약입니다. 심지어 당대에도 그렇게 생각한 사람이 많았다는 거 (...)
18/11/19 13:14
멀리 안가도 케인즈가 대놓고 깠죠.
그 이후부터 2차대전까지 제정신이 박힌 영국 정치인이 있었나 싶을정돕니다.. 대놓고 쪽쪽 착취하는 사람 좋아할리도 없는데 미국지원으로 어찌저찌 버티다가 대공황...
18/11/19 15:55
공허했다고 하는건 좀 한시적인 이야기인게, 결국 저 국경을 기반으로 지금의 안정된 유럽이 생겨났는데요. 작금에 이민자 문제로 시끄럽다고 하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이민자문제란건 "저 국경을 더 지키겠다" 이기 때문에, 의도하지 않은 부작용이긴 하지만, 저 국경들은 오히려 더 확고해지고 있기도 합니다. 독폴소국경과 유고를 제외하면 저 국경 자체는 지금도 대동소이한거야 다들 아시는 걸테고. 단지, 수백년간의 제국들을 정리하고 새 국경을 정리하는데 시간이 안 걸릴 수가 없었던건데, 공허했다고 할 수는 없는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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