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5/01 14:33:13
Name 선비욜롱
File #1 KakaoTalk_20170422_220449116.png (295.9 KB), Download : 61
Subject [일반] [징기스칸4] 코에이의 의외의 고증?


[두카스? 그는 누구인가?]

코에이의 고전게임 징기스칸4를 해보신 분들에게 이 면상은 상당히 익숙할지도 모릅니다. 1189년 시나리오로 동로마 제국의 이사키오스 2세로 플레이할 시에 부하로서 등장하는 인물로 능력치는 상당히 허접하나 애초에 휘하에 인물이 존재한다는 것 자체가 축복인 코에이 게임의 한계상 어느정도 유용하게 쓰신 분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문제는 이 "두카스"가 대체 누구냐는 것입니다. 

두카스 가문록(The Doukai)를 서술한 Polemis 교수는 1204년 이전에 등장한 두카스 가문일원들을 총 3개의 그룹으로 나눕니다. 첫째는 9세기 초반에 동로마가 배출한 명장 안드로니코스 둑스와 콘스탄티노스 둑스 부자가 이룬 두카스 일족. 둘째는 9세기 말에 등장했으며 바실리오스 2세 치하에서 상당한 명성을 얻은 리도이(Lydoi)-두카스 일족. 그리고 마지막이 황제 콘스탄티노스 10세와 미하일 7세를 배출한 11세기의 두카스 일족입니다. 이외의 두카스의 경우에는 제대로된 혈연을 알 수 없는 경우입니다

흥미롭게도 저 스샷의 두카스의 실명(實名)은 이사키오스 콤니노스(Issac Komnenos)입니다. 영문 위키백과에서도 짤막하게 언급되어 있는데 열전에서 수록된 키프로스를 탈취했다가 리차드 1세에게 박살났다는 내용과 100% 일치합니다.

그렇다면 제 제목과 다르게 연이은 코에이의 고증연패 중 하나로 기록되어야할까요?

여기서 고려되어야할 점은 저 이사키오스 콤니노스의 양친(兩親)입니다. Polemis 교수는 두카스 가문록에서 이사키오스 콤니노스의 것으로 추정되는 인장(seal)을 언급합니다. 이 인장에 새겨져 있는 문구에 의하면 이사키오스는 모친이 콤니노스였으며 부친은 [두카스]였고 조부와 장인은 둘 다 세바스테크레토르(Sebastokrator)를 역임했다고 합니다. 즉, 이사키오스의 모친은 요안니스 2세의 삼남이자 마누일 1세의 친형 세바스테크레토르 이사키오스 콤니노스의 딸이었음을 시사합니다. 그리고 인장에 의하면 이사키오스의 부친 두카스는 에우프로시니(Euphrosyne) 두카스-카마테리나와 안드로니코스 두카스-카마테로스의 가까운 혈족이었다고 합니다. 

최종적으로 키프로스의 이사키오스 콤니노스는 모계쪽으로 요안니스 2세의 삼남 이사키오스의 혈통을 이어받았다고 [부계쪽으로는 두카스-카마테로스 일족의 혈통을 이어받은 것입니다.] 즉, 이사키오스 콤니노스의 부계 혈통은 엄연히 두카스-카마테로스로 징기스칸4의 이름 "두카스"는 이사키오스의 모계쪽 혈통을 배제하고 부계쪽 혈통만을 따른데서 유래되었다고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는 코에이의 극고증으로 칭송받아야 마땅할까요?

안타깝게도 나름의 배경을 갖추고 있긴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코에이의 고증오류로 보는게 맞습니다. 동로마의 사회는 부계와 모계의 혈통을 막론하고 정치적 필요성에 따라서 어느 것이든 쓸 수 있습니다. 모계와 부계를 동시에 혹은 번갈아 사용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Polemis 교수가 콤니노스계 두카스 가문 항목에 요안니스 2세와 안나 콤니니를 수록한 것도 이들이 각각 두카스와 두카이나의 모계혈통으로 언급된 경우가 사서상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Polemis는 키프로스의 이사키오스 콤니노스를 언급하지 않는데 이는 이사키오스가 단 한번도 두카스 혈통을 사용한 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사키오스는 어디까지나 모계 콤니노스 혈통을 메인으로 사용했고 부계쪽은 한번도 사용한 적이 없으니 두카스계라는 분류라면 맞겠지만 이사키오스를 "두카스"로 칭할 이유는 없습니다.

결론을 내리자면 코에이가 이사키오스 콤니노스를 두카스로 칭한데 있어서 나름의 이유가 있을지 몰라도 부계혈통만 인정하는 것은 당시 동로마의 문화와 맞지 않음으로 고증 오류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드러나다
17/05/01 14:45
수정 아이콘
비잔틴에서 등장가능한 인물이 저 사람 뿐이었습니까..
불굴의토스
17/05/01 16:39
수정 아이콘
테오도로스라는 장수가 에이스입니다. .
Soul of Cinder
17/05/01 19:06
수정 아이콘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이 글을 읽고 간만에 동로마뽕 성분을 섭취하기 위해 즐겨찾기 해둔 블로그와 카페를 보러 갑니다.
선비욜롱
17/05/02 02:48
수정 아이콘
진정한 동로마뽕을 위해선 유로파4를 플레이하셔야죵
17/05/01 20:51
수정 아이콘
관련 내용을 공부한 적이 없다는 걸 먼저 깔아놓고(...)

대충 찾아보니까, 이사키오스 콤니노스라는 이름을 가진 역사적인 인물이 여러 명 있다는게 문제의 시작 같아요. 영어 위키백과도 그래서 이 인물을 키프로스의 이사키오스 콤니노스로 분류하고 있구요. 일본 쪽, 특히 징기스칸 게임 관련 사이트에서는 이 인물을 이사키오스 두카스 콤니노스로 부르고 있네요. 일본어 위키백과의 경우 마누엘 1세 콤니노스 페이지에서는 이사키오스 두카스 콤니노스로 써놨지만, 키프로스 왕국 페이지에서는 이사키오스 콤니노스 (en)으로 해서 en에 영어 위키백과의 키프로스의 이사키오스 콤니노스 페이지를 링크해놨구요.

그리고 징기스칸 게임 관련 사이트를 좀 더 살펴본 결과, 두카스는 2편에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http://www.ab.auone-net.jp/~kkrg/koei/ao/ao.02/ao.02.bi.gen.html#イサキオス
이 사이트는 코에이에서 출간한 핸드북(...)을 평가하는 사이트인데, 2편 핸드북의 인물 사전에서 이사키오스라는 항목이 잘못되었다는 내용을 지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도 이사키오스 두카스 콤니노스라고 말하면서 이 인물에 대한 기록을 이사키오스라는 장군에 잘못 써놨다라고 해놨는데 정말 잘못 써놓은 것인지 사이트 주인이 착각한 것인지는 모르겠네요. 어쨌든 위를 올려보면 인물 사전에 등기된 인물에 두카스가 있다는 걸 확인할 수 있고, 저 내용에서 이사키오스 두카스 콤니노스를 클릭하면 두카스라는 위치로 리다이렉트를 하는 것을 보면, 2편의 두카스도 키프로스의 이사키오스 콤니노스인 것 같아요.

다시 생각해보니 그 이사키오스가 중요하네요(...).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이사키오스라는 이름으로 게임에 등재된 인물이 이미 있었기 때문에, 징기스칸 시리즈에서 키프로스의 이사키오스 콤니노스를 이사키오스로 등록할 수 없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선비욜롱
17/05/02 02:53
수정 아이콘
제가 아는 이사키오스 콤니노스는 총 4명입니다.

1: 동로마의 황제 이사키오스 1세 콤니노스. 미하일 6세에 쿠테타를 일으켜서 제위를 탈취한 인물.
2: 알렉시오스 1세의 아들이자 요안니스 2세와 안나 콤니니의 형제 이사키오스 콤니노스. 후일 아들 안드로니코스가 찬탈하여 안드로니코스 1세가 됩니다.
3: 본문에서 언급한 요안니스 2세의 삼남이자 마누일 1세의 친형 이사키오스.
4: 그리고 키프로스의 이사키오스 콤니노스.

애초에 동로마는 이름이 자주 중복함으로 생년이나 관직 등을 통해서 서로간 구분하는데 이사키오스 두카스-콤니노스라는 명칭은 최소한 주류인 영미권 학계에서는 보지 못한 듯합니다.
17/05/02 15:00
수정 아이콘
저야 고증 오류라는 걸 부정하는 건 아니고, 코에이는 왜 그랬을까 쪽을 살펴본 거라서... 4만 해도 98년작인데, 4에서 처음 등장한 인물이 아니고, 1의 리메이크나 다름없는, 87년작인 2에서도 같은 이름으로 등장이 확인되는 인물이니까요.

"Isaac Doukas Komnenos"로 검색하니 약간 걸리긴 합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1645 [일반] 현대 한국을 만든 위대한 위인, 인정하십니까? [74] 삭제됨11022 17/05/02 11022 0
71644 [일반] [모난 조각] 13주차 주제 "오마주" 마스터충달2902 17/05/02 2902 0
71643 [일반] 가오갤1, 2편 관람하신 분들 베이비 그루트 피규어 받아가세요 [23] 빵pro점쟁이8229 17/05/02 8229 0
71642 [일반] 한국/미국 관객들이 근 몇년간 임팩트 최고로 꼽는 영화 속 등장 장면.swf [31] Ensis11855 17/05/02 11855 2
71641 [일반] 내가 등산을 싫어하는 이유 [55] 글곰14677 17/05/02 14677 62
71640 [일반] 정부는 사드 비용 청구 가능성을 이미 통보받았었다. [94] SkyClouD12405 17/05/02 12405 0
71639 [일반] 항생제의 역사 [64] 솔빈11977 17/05/02 11977 49
71638 [일반] 삼성중공업 사고.. 현장에 있던 제 동생이 거의 혼이 나갔네요. [64] 파란무테18845 17/05/01 18845 42
71637 [일반] 왕따라는거 솔직히 100%가해자가 잘못이죠 [85] 사쿠라기루카와14299 17/05/01 14299 6
71636 [일반] 근로자의 날이 아닌 노동절. [31] 와인하우스10492 17/05/01 10492 16
71635 [일반] [징기스칸4] 코에이의 의외의 고증? [7] 선비욜롱7753 17/05/01 7753 3
71633 [일반] [링크] 동성결혼 합법화 찬반 비율 / 기계적 민주주의의 문제 [6] 동아중공업4662 17/05/01 4662 0
71632 [일반] 동성애 - 따로, 또 같이. [15] 사악군6766 17/05/01 6766 5
71631 [일반] 이마트 과자이벤트 후기.. [49] 대장햄토리14225 17/05/01 14225 8
71630 [일반] 독후감, 소설 마션 [25] 솔빈7557 17/04/30 7557 2
71629 [일반] 스머프 : 비밀의 숲 더빙판 감상문 [2] 말랑5489 17/04/30 5489 0
71628 [일반] 내가 교회를 가지 않게 된 계기 [148] 솔빈13888 17/04/30 13888 29
71627 [일반] 우연히 알게된 에이즈 예방법 트루바다PrEP 이야기. [88] the3j17795 17/04/30 17795 1
71625 [일반] 남자는 여자가 친절하면 자신에게 관심있는 줄 안다類.book [80] nexon13919 17/04/30 13919 3
71623 [일반] 잡담)프랑스의 한국식당에서 밥을 먹고 있습니다 [31] 래쉬가드11260 17/04/30 11260 7
71621 [일반] [스포주의] WWE PPV 페이백 2017 최종확정 대진표 [12] SHIELD6154 17/04/30 6154 1
71620 [일반] 4월의 일기 [14] 마스터충달4439 17/04/29 4439 7
71619 [일반] 2017년 주류박람회 후기 [33] 치열하게8460 17/04/29 8460 8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