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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5/01 01:54:37
Name 사악군
File #1 스샷.png (37.7 KB), Download : 58
Subject [일반] 동성애 - 따로, 또 같이.


* 이 글은 원작이 있습니다.
본문에 나오는 조사 및 연구-구글링은 원작자의 노고가 있었던 것입니다.
본문이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았고 저는 본문이 전하고자 한 이야기에 동의하는 바가 있어
그점이 안타까워 정리해보았습니다.

<원작자인 새벽의길님께서 허용해주셔서 본문 복구합니다>


1.

요즘 동성애에 대한 글이 많아지면서, 관심이 생겨 각국 위키피디아의 동성애에 대한 항목을 구글링해보았다.
구글링하면서 가장 씁쓸했던 것은, 동성애, 트랜스젠더 등 자신의 성소수자 성향을 인지하게 된 사춘기청소년의 자살률이
동년배 청소년의 자살률보다 3~4배나 높다는 현실이었다. 인생의 봄을, 어림에서 벗어난 젊음을 만끽하기에도 시간이 부족할
나이에 그들은 자신의 인생을 스스로 저버리는 선택을 했다.

동성애가 단순한 취향의 문제라면, 취향의 문제로 그토록 번민하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이 이렇게 많을 것인가?
동성애가 단순히 개인의 프라이버시라면, 왜 많은 동성애자들은 '커밍아웃', 내적으로는 자신의 정체성을 받아들이고,
외적으로는 자신의 정체성을 세상에 알리는 행동을 하는가?
동성애를 비롯한 성소수자들이 요구하는 것은 자신들의 성적정체성을 인정해달라는 것, 자신들이 자신들의
성적정체성으로 인해 편견어린 시선을 받거나 명시적/암묵적 차별을 받지 않도록 현실적인 보호장치를 마련해 달라는 것이다.

즉, 이는 사회적인 승인을 요구하는 것이며, 동성애 문제는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라는 관점에서 다뤄져야 한다.
동성애자들의 성적 정체성을 인정하고, 이를 공개할 수 있으며, 이에 대해 억압이나 차별이 발생하지 않도록
구체적이고 실효적인 차별금지 조치가 취해져야 한다는 것이다. 차별금지법안이 그 시작이라 할만하다.


2.

동성애라는 정체성은 찬성이나 반대의 대상이 아니기 때문에, '동성애를 반대한다'는 주장은 합리적인 논거를 찾기
어려운 것은 차치하고서라도 문장자체도 성립하지 않는다.
그러나 이것이 "동성애에 대한 사회의 적극적인 승인을 유보하도록 요구할 수 없다"거나 "요구해서는 안된다"라는 의미는 아니다.
"동성애를 반대한다"라는 비문을 위와 같이 "동성애에 대한 사회의 적극적인 승인 유보를 요구한다"는 의미로 선해한다면,
그런 주장 자체는 성립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그러한 주장이 성립하기 위한 요건은 어떠한가?

만약, 인간의 성적 정체성은 유전자와 같은 선천적 인자에 의해 배타적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가정적 환경이나
심리적인 변수, 사회 구성원간의 상호 작용에 의해 형성되는 것이고, 이에 따라 성정체성이 후천적으로 변경이 가능하다고 전제한다면
동성애자나 양성애자 등 성소수자의 존재가 많아지는 것은 이성애자들에게 자신의 성적 정체성에 관한 잠재적 위협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이 경우 자신의 성적인 정체성을 지키고 싶다는 욕구를 비합리적이라고 말할 수는 없는 것 아닌가?
그렇다고 하면 동성애자라는 정체성을 지키고 싶다는 욕구도 비합리적이라고 말할 수 있게 되어버리니.

20세기 전반에 발표된 킨제이 보고서의 경우 교도소 재소자들에 대한 조사에서 실제적인 동성애 경험 + 동성과의 에로틱한 환상을 포함하여  남성재소자들의 약 절반 정도가 동성애에 대한 지향성을 나타냈으며, 이에 근거하여 '교도소라는 특수상황 변수, 즉 상황적인 동성애 (situational homosexuality) 변수'를 제외하더라도 성인 남자의 1할 정도는 양성애 성향을 보인다고 결론내린 바 있다.
즉, 킨제이 보고서는 처음부터 '교도소 재소자'라는 상황을 동성애지향성을 증대시키는 '상황적 변수'로 포함시키고 있고,
바꿔말하자면 애초에 조사시부터 후천적 동성애 지향을 인정하는 전제에서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또한 이 글 처음에 제시된 도표는 2012 미국갤럽에서 조사한 <스스로 LGBT 라고 생각하십니까? 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인데,
위 결과를 볼 때 젠더 정체성이 삶의 주기에 따라 변동한다는 생각도 마냥 비합리적이라 볼 수 없을 것이다.
(맨 위 도표 참조)

킨제이 보고서 뿐만아니라, 많은 각국 연구조사들에서 '아직 발현되지 않은' 동성애나 양성애 경향을 모두 포함해
남성의 10%, 여성의 20%정도가 그런 경향을 가지고 있다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그렇다면, 성적 정체성이 이렇게 사회의 전반적인 풍토나 사회 구성원들 간의 상호 작용을 통해 재규정 혹은 재구성될 수 있는 것이라면,
동성애에 대한 사회적인 광범위한 승인이 있게 된다면 현재의 이성애자들 중 일부에서 자신의 잠재적인 양성애적인 성향이
발현되어  현재 전체 인구 대비 약 3 퍼센트의 수준인 성적 소수자 비율이 남자의 경우 약 10 퍼센트, 여자의 경우 20 퍼센트 정도로
높아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는 전통적인 일부일처제 가족개념의 해체를 촉진시킬 것이다.

주류 이성애자의 관점이나, 사회 전반의 가족 정책이나 출산율 저하에 따른 노동 인구 감소를 걱정해야 하는 정책 입안자의 관점에서 볼 때 동성애를 인정하고 소수자의 성적 정체성에 관한 권리를 보장하는 결과가 위에서 살핀 바와 같이 자기 성적 정체성에 대한 잠재적 위협과
전통적인 가족 제도의 해체라면, 그들이 동성애자에 대한 사회적 승인을 거부하거나 유보하려는 것은 충분히 합리적인 것이다.



3.

그래서 위와 같은 결과가 우려되는지를 통계적으로 살펴 보기로 했다. 요컨대, 동성애에 대한 편견이 불식되어 있고 동성 커플을 혼인제도 안의 합법적인 형태로 인정해 주는 서구의 가장 개방적인 국가들 - 사실 이 국가들 조차 이런 개방적인 자유와 관용의 길로 들어선지 한 세대가 채 지나지 않았다 - 에서 동성혼인제도의 시행, 혹은 동성혼이 제도화 되기 이전이라도 관용에 토대를 둔 자유화 기조가 확고한 사회 풍토가 된 이후 LGBT 의 비율이 그 사회 내에서 유의미한 증가가 있는지를 확인해 보았다.

구글 번역기를 이용해서 각국 위키 항목을 참고한 것이어서 지극히 제한적인 수준이기는 하나, 적어도 그러한 걱정은 기우라 결론내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이 항목에 관한 가장 상세한 통계학적 지표를 제시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 1990년대 이후 30년간 이뤄진 조사들에서 LGBT 의 비율은 3 퍼센트 수준에서 큰 변동이 없이 대동소이했다. 독일이나,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의 경우를 봐도 그렇다.

이처럼 사회가 동성애를 적극적으로 인정해 주는 풍토로 바뀐 이후에도 성적 소수자들의 비율이 큰 변화가 없다는 것은,
일부 주류 이성애자들이 가지는 정체성 변동 포비아(identity-change-phobia) - 호모 포비아도 넓은 의미로 이 범주 안에 들어간다고 생각한다 - 는 과장된 염려라는 점을 강하게 시사한다.

혹은, 여타 보고서들의 주장과 달리 잠재적 동성애/양성애 경향을 가지는 사람의 비율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겠으나 어느쪽이든 전통적 가족관계를 해체할 정도의 급격한 변화는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결론은 동일할 것이다.


4.

게이커플의 커밍아웃 결혼식에서 남자가 새빨간 립스틱을 칠하고 면사포를 쓴 신부 입장으로 동성 파트너와 입장을 한다든지,
퀴어퍼레이드에서 벌어지는 전통적인 여성성과 남성성에 대한 희화화와 조롱 등은 나를 포함한 주류 이성애자들에게
분명 모욕감을 수반한 어떤 불편함을 준다. 본인들의 성적인 정체성을 인정해 달라고 요구하는 것과
주류 이성애자들의 전통적인 여성성과 남성성의 어떤 소중한 의미들, 상징등을 공격하는 것이 도대체 무슨 연관이 있단 말인가?

이런 의미에서 일부 성소수자 단체의 행동과 레토릭은 비판받을 부분이 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동성애 담론의
밑바닥에는 그런 레토릭이나 특정 정치인에 대한 무례하고 거친 태도를 이유로 감정적인 비난을 통해 삭혀 버리기엔
너무나도 깊고 무거운 슬픔이 있다. 공동체는 개인의 삶에 내재한 그 슬픔을 직시해주고 공감해 줌으로서 다시 한 번
진정한 의미의 공동체가 된다. 상처 받은 개인들 역시 공동체 안에서 살아온 다른 다수의 구성원들의 삶을
그 자체로 존중해 줄 때 상처받은 이들의 목표가 단순히 그들만의 목표가 아닌, 우리 모두의 목표로 정해질 수 있다.

'따로, 또 같이' 어울려 가는 건강한 사회는 소수가 다수라는 타자들 안에서 소외되도록 내버려 두는 사회가 아니라,
모두가 타자 안에 자신을 발견하면서 그 타자를 자기 안으로 순치해 나가는 사회다.    


원작 : 새벽의길, https://cdn.pgr21.com/?b=8&n=715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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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5/01 03:10
수정 아이콘
제 친구랑 시인 얘기를 하다가 서정주 얘길 하니, 인상을 팍 찡그리면서 '그 인간 인생이 그따윈데 시는 무슨...' 이라고 하던게 생각나더군요.
이미 많이 뭐라고 했으니 여기서 한마디 더 하는 것도 그렇고... pgr 회원과 게시글에 대한 사악군님의 애정과 노력에 추천 드립니다.
17/05/01 03:25
수정 아이콘
추천드립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TheLasid
17/05/01 05:04
수정 아이콘
죄송한데...이거 원작자한테 허락은 맡으셨나요?
사악군님의 노력과 의도는 알겠지만, 단순히 타인의 글을 인용하는 선이 아니라 이렇게 rewriting하는 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봅니다.
역전인생
17/05/01 06:38
수정 아이콘
격하게 동의합니다.
원작자 분께서 본인의 글에 나름의 프라이드를 가지고 계신 마당에,
동의가 없었다면 아무리 봐도 이 글은 예의가 아니에요.
17/05/01 05:10
수정 아이콘
첨삭선생님이신가
서동북남
17/05/01 07:21
수정 아이콘
진짜 예의없는 글이네요.
원작자가 이 글 보면 기분 정말 더럽겠습니다.
마스터충달
17/05/01 07:35
수정 아이콘
첨삭은 첨삭으로 해야지 이렇게 다시 쓰는 건 정말 예의가 아닌 것 같습니다. (원작자의 동의를 구했다면 괜찮겠지만요) 더구나 원문도 문장이 깔끔하지 않았다 뿐이지 이해가 불가능할 정도의 글도 아니었어요. 굳이 이렇게 다시 게시할 필요가 있었는지는...

그리고 5번 문항을 첨삭해 봤던 바... 5번 문항에 한해서는 이 글도 원문에 비해 딱히 나아졌다고 보기도 어렵네요.
17/05/01 09:18
수정 아이콘
지난 글에서 충달님이 쓴 첨삭 리플 중에 공감 가고 기억 남는 것 중 하나가 '정치인에 대한 언급은 논점을 흐리기 때문에 삭제한다' 였습니다. 그런데 이 5번 문항 언급도 같은 효과라고 봅니다. 1~4번 아니 글 전체가 아주 명문이건 아니건간에 예의가 아닌건 아닌거죠.
17/05/01 09:15
수정 아이콘
아마 좋은 뜻으로 글을 가져오셨겠지요. 하지만 원작자 입장을 생각해보면 최대한 빨리 지우셨으면 좋겠다는 생각밖에는 안듭니다. 이게 무슨 의미가 있나요.

이 글을 가져온 행위와 글의 내용에는 괴리가 있습니다. 동성애 존중은 타인에 대한 공감을 수반하니까요. 그리고 본문과 무관한 논란을 끌어내어 결국 본문을 지워버리는 상황도 예상 됩니다. 설령 내용 자체에 대한 반응이 나온다고 해도 거기 직접 피드백을 주실 수 있으신지요. 가능하다면 무슨 권리로?
지난 글에서 새벽의길 님과 잠깐 얘기를 나눠 보면서 이 분이 글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 외에 '정체성 변동 포비아' 같은 자신만의 개념들을 중요하게 여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원글에 명확하게 드러난건 아니었지만 이렇게 주제에 맞춰 첨삭을 하다보면 미묘한 뉘앙스들이 사라져 버립니다. 이 또한 무슨 권리로?
Eyelight
17/05/01 10:17
수정 아이콘
독자가 이해하느냐와 별개로, 자신만이 생각하는 개념을 온전히 담아내는 데 집착하시는 분입니다. 그분 표현에 따르면 사악군 님이 지나치게 단순화/변형해서 원글에 담겨 있던 내 사유를 뭉갰다 하실 게 뻔하다고 보구요. 허락 없이 원글을 이렇게 훼손하는 건 예의가 아니죠.
-안군-
17/05/01 10:38
수정 아이콘
원글 쓰신 분이 자기 글에 대한 프라이드가 대단하신 것 같던데, 이래도 될지 모르겠습니다.
토론글에서의 태도를 보면, 이런식으로 읽기 쉽게 정리하는 걸 좋아하실 것 같지도 않고요.
Multivitamin
17/05/01 11:12
수정 아이콘
원작자 허락없이 남의 글을 가져와서 자기 의견을 담아 수정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고 봅니다.
사악군
17/05/01 11:51
수정 아이콘
음.. 저 자신이 목적이 있는 글을 주로 쓰고 글을 쓰는 것 자체에 의미부여를 크게 하지 않다보니
원작자가 기분이 나쁠 수 있다는 점은 미처 생각지 못했네요.
여러분의 지적이 맞습니다. 본문은 삭제하고 피드백을 요청하신 글에 댓글형태로 달도록 하겠습니다.

새벽의길님께 무례를 범했습니다. 죄송합니다.
새벽의길
17/05/01 14:44
수정 아이콘
아,, 처음에 이 글을 접했을 땐 솔직히 저도 좀 황당한 느낌이 들었지만, 좀 더 차분히 생각해 보니 왠지 웃픈 상황이더군요.. 뭐랄까... 악의나 조롱이 아니라, 좋은 글이 어렵다는 이유로 묻힌다는 안타까움, 더 나아가 많은 사람들에게 제 글을 조금은 더 쉽게 다가가게 해주고 싶다는, 제 글을 읽어준 성실한 독자의 한 사람으로서의 좀 더 적극적인 선의가 느껴졌습니다. 첨삭해 주신 부분에서 제가 배울 수 있던 점도 분명 있었구요. 특히 제목.. 저보다 훨씬 더 잘 뽑으신 것 같네요. :) 보자 마자 감탄을 했습니다.

뭐 제가 느낀 내적인 상황은 이렇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조금 이상한 표현 처럼 느껴지지만, <사과를 받아들입니다.>, 아울러, 삭제 안하시고 원문 그대로 노출 시켜 놓으셔도 괜찮고요. 그리고 앞으로 저도 피자알 게시판에 글을 쓸 때는, 다수 독자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되도록 쉽고 이해햐기 쉬운 문장을 구사해 보도록 노력 해보겠습니다.
사악군
17/05/01 14:56
수정 아이콘
미리 허락을 구할 생각을 하지 못한 점 제가 많이 경솔했습니다. 다시한번 사과드리며 이해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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