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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7/31 16:59
왕가위 감독의 제작방법에 대한 이야기는 처음 보네요. 감독의 역량은 분명히 고평가 받을 부분이 있지만 저런 제작방법은 정말 난감한데요.
13/07/31 17:00
왕가위 영화 저도 좋아했는데 2046이 너무 실망스러워 그 이후론 찾지 않게 되네요. 이전에 즐겨 본 90년대 왕가위 영화조차 내가 괜한 것에 과도한 심상을 이입한 건 아니었는지 자문해볼 만치요.
13/07/31 17:20
그래도 2046은 아비정전에서 시작한 이야기를 마무리 지어준 것 같다는 생각에 나름 즐겁게 봤답니다.
제가 너무나 좋아하는 배우 왕비가 출연해서이기도 하지만요.. '아비정전'-'동사서독'-'춘광사설'-'화양연화'-'2046'은 하나의 영화로 봐도 될 것 같고 '중경삼림'-'타락천사'는 쌍둥이 영화로 봐도 될 것 같다는 제 나름의 생각입니다. 특히 화양연화는 아비정전2의 이야기중 하나를 영화로 만든 것이기도 하고 2046은 공식적으로 그렇지는 않지만 저는 아비정전2로 보고 있습니다.
13/07/31 17:24
예, 대강 그리 카테고라이징 되겠지요. 그리고 왕가위 감독이 의도한 바인진 모르겠습니다만, 동사서독의 경우는 단순히 감독 개인의 필모 그래피적 연장선상에서 벗어나도 여러모로 곱씹을 부분이 많은 텍스트가 아닌가 싶습니다. 저는 그 전까지 그렇지 않다고 생각했기에 2046에서 거의 뒤통수를 제대로 얻어맞은 느낌이었다랄까요.
13/07/31 17:10
어떠한 상황을 그려내는 것에 대한 완성은 그 어떤 감독보다도 뛰어나다고 할 수 있죠.
정말 공기까지 그려내는 것 같은 분위기는 많은 설명과 대사가 없어도 이해가 될 정도니까요.. 특히나 숏의 프레임에 대한 집착이 너무 심해서 영화의 어떤 장면을 잘라놔도 사진으로 사용해도 될 정도죠..
13/07/31 17:08
홍상수 감독도 저런 스타일이죠.
다만 왕가위 감독가는 다르게 정말 빨리 찍죠. 유준상씨가 방송에 나와서 영화 찍은 이야기를 했는데 영화 찍으러 아침에 나오면 그 때 대본 만들어서 준다고 합니다. 그리고 영화 찍다가 나오는 돌발 상황을 가지고 이야기를 연결시켜버리는 재주가 있더군요. 예를 들면 유준상씨가 복도에서 계단 내려가는 씬을 찍다가 계단에서 미끄러지는 ng를 냈는데 그대로 스토리에 넣어버리고 다음날에 한의원에 침 맞으러 가는 씬을 넣어버린다던가.. 제 입장에서는 뭔가 좀 이해가 안가지만 그렇게 해서 수익이 나온다면야 뭐...
13/07/31 17:15
네.. 홍상수 감독님도 딱 저런 스타일이죠. 다만 빠른 촬영속도 때문에 배우들도 부담없이 낮은 개런티로 출연해서 이름값도 높이고 하는 것이죠.
왕가위 감독도 '중경삼림'과 같은 그런 작품들이 있었으니 다시 한 번 그런 영화 만들어 봤으면 싶습니다.. 그런데 홍상수 감독과 왕가위 감독의 화면은 딱 정 반대에 있는 것 같아요.. 왕가위 감독은 '추억'을 극도로 미화시켜 청자에 대한 추억을 더욱 고취시키는 반면 홍상수 감독은 '추억'을 '기억'으로 끄집어내어 날 것 그대로 화면에 보여준 뒤 창피해 하는 청자를 보면서 낄낄댈 것 같은 그런 화면이죠.
13/07/31 17:31
홍상수와 왕가위는 영화에서 추구하는 바가 워낙 다르죠. 홍상수 영화의 방점은 내러티브에 있는 반면, 왕가위는 철저하게 이미지에 집착합니다. 홍상수처럼 정말 저예산으로 후딱후딱 찍기는 어려울 것이며, 또한 자본이 필요할 수밖에 없습니다. 표현 하나, 어휘 하나, 온점 하나 세심히 갈고 다듬는 조지훈에게 브레히트만큼 빨리 써대라고 말할 순 없는 노릇이니까요.
13/07/31 17:17
아마 동사서독 촬영중에 잠깐 비는 2개월이 채 안되는 기간에 만들어낸 '중경삼림'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왕가위 마니아를 양산해낸 작품이죠.
13/07/31 17:20
아뇨 동성서취. (저도 직접 보진 않았습니다. 아 그리고 감독은 왕가위 감독이 아닙니다.)
http://dorothy01.egloos.com/4432711 http://millenione.blog.me/120056642135 중경삼림보고 굉장히 느낌이 좋았는데, 동사서독은 많이 어려웠다는 기억이 나는군요.
13/07/31 17:23
아.. 이런 이야기도 있었군요.. 나름 왕가위 감독의 일에 대해서는 많이 안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에피소드는 제가 몰랐었네요..
사실 동사서독은 지금 봐도 좀 난해한 것 같아요..
13/07/31 17:26
당대 흥행에 있어서도 동성서취가 압도적이었을 겁니다. 그와 별개로 동사서독이 보다 곱씹어볼 여지가 많은 작품이며, 왕가위의 다른 모든 영화와도 차별화될만한 무엇이 담겨있다고 생각하지만요.
13/07/31 17:28
영웅문 시리즈를 다 봤던 때라 이를 심하게 비튼 동성서취가 재밌더군요. 반면 동사서독은.. 참 어렵고.. 캐릭터의 극한까지 침잠해 들어가는 느낌에.. 대중이 바라는 액션 따위는 뒷전이니 흥행이 되긴 힘들었지요.
13/07/31 18:20
저번에 인터뷰 보니까 비내리는 장면에서 격투씬 하나 찍는데 6개월 걸렸다고 하더라고요;;
아무리 명장이라고 하지만 그건 좀 아니지 않나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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