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20일부터 24일까지, 4박 5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에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혼자서는 처음 가는 해외 여행이라 긴장을 많이 했는데, 정작 가보니까 별 문제 없이 계획대로 잘 돌아보고 온 것 같네요.
일정도 어디 갈까 고민하면서 이거저거 넣고 빼고했었는데, 그럭저럭 일정 세웠던대로 잘 돌아다닌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일본어를 할 줄 아는게 여러모로 도움이 많이 되더라고요.
첫날, 공항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했습니다.
비행기가 8시 10분 출발이라, 4시 40분 첫차를 타고 이동하면 넉넉할 줄 알았는데, 아니었습니다.
7시쯤 도착했는데 그날 따라 출국심사 줄이 끝도 없이 서 있더라고요.
조금만 늦게 왔어도 비행기 못 탈 뻔 했습니다.
아무튼 사전에 대여 신청해놨던 포켓 와이파이도 수령하고, 무사히 비행기에 탑승했습니다.
일본까지 가는 길은 반쯤 졸면서 갔던 거 같네요.
나리타 공항에 착륙하니 공항 절대 반대라는 플래카드가 보이더라고요.
사진 상으로는 잘 안 보입니다만.
나리타 공항 건설 과정에서 원주민들이 보상 문제 등으로 인해 엄청 싸웠다는데, 아직도 그 흔적이 남아 있는 것 같더라고요.
저는 제주항공을 타고 가서 3 터미널에 내렸는데, 이동 수단은 죄다 2 터미널에 있습니다.
3 터미널이 저가 항공사 전담 터미널인데, 우리나라 항공사 중에는 제주항공만 그쪽으로 배정이 됐더라고요.
어쩔 수 없이 공항 내 셔틀 버스를 타고 2 터미널로 이동한 뒤 교통카드를 사고 지하철에 탑승했습니다.
대개의 경우 스카이라이너나 스카이엑세스 같은 전용 철도를 타는데, 저는 마침 지하철 타고 가면 숙소 근처 역이 나오더라고요.
아무튼 도착한 숙소.
IRORI라고 써 있는 저 곳입니다.
호스텔인데, 기숙사처럼 2층 침대로 배정됩니다.
게스트 하우스 같은 곳이랑은 달리 다들 잠만 자고 나오는 스타일이라 조용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는 잘 맞았습니다.
체크인은 4시 이후라서 일단 짐만 맡겨놓고 나왔습니다.
니혼바시 근처라서 아사쿠사, 아키하바라는 걸어서 갈 수 있을 정도 거리라 참 좋았어요.
아사쿠사 가는 길의 풍경들입니다.
이상하게 우리나라 옛날 문방구 마냥, 오래된 장난감 파는 가게들이 많더라고요.
저런 가게가 한 5곳 정도 있었던 것 같습니다.
마지막은 반다이 제 2 빌딩입니다.
원래 이 쪽이 반다이의 발상지라, 옛 본사랑 2 빌딩까지 여기에 모여 있더라고요.
지금은 시나가와 거쳐서 롯폰기 쪽으로 옮겨 갔습니다만.
한 30분 정도 걸어가는 사이, 이런저런 풍경이 눈에 들어옵니다.
신사 옆에서 전통 혼례 사진을 찍고 있는 커플이 인상 깊었네요.
강 건너 보이는 스카이트리.
옆에 있는 아사히 맥주 본사는 공사 중인지, 유명한 황금 거품 조형은 보이지가 않았습니다.
열심히 걸어서 도착한 곳은 점심을 먹으러 온 우나테츠라는 장어 덮밥 전문점.
돈이 없는 관계로 런치 메뉴 중에서도 가장 저렴한 우나동을 시켰습니다 흑흑.
장어 0.5마리지만 1,890엔이라는 만만치 않은 가격이에요.
하지만 장어는 장어니만큼 맛있었습니다.
여러분이 보시면서 기대하는만큼의 딱 그 맛이에요!
나오니까 슬슬 바람이 불기에 자판기에서 따뜻한 코코아를 하나.
자판기 대국이라는 별명만큼 정말 자판기가 아무데나 있었습니다 도쿄...
이제 메인 관광지인 아사쿠사로 또 걸어갑니다.
중간에 길을 헷갈려서 할아버지한테 여쭤봤더니 이거저거 지도 팜플렛까지 안겨주시면서 친절하게 길을 가르쳐 주시더라고요.
근데 카미나리몬 쪽이 아니라 센소지 바로 앞으로 가는 길이었습니다...
그 탓에 카미나리몬 사진 찍는 걸 깜빡했어요 흑흑.
아무튼 탁발승을 지나쳐 이천문으로!
센소지는 절입니다만, 그 옆에 센소지 신사도 따로 붙어 있습니다.
규모가 작아서 저도 슬쩍 구경만 하고 지나왔지만요.
아사쿠사의 상징과도 같은 절입니다만, 사실 생각해보면 우리나라 봉은사처럼 도심 한가운데에 있어서 유명한 절일 뿐입니다.
일본 전통 느낌을 받고 싶어도 관동대지진과 도쿄대공습 거치면서 폭삭 무너진 걸 다시 지은 것 뿐이라 그리 큰 감명 받기는 힘들더라고요.
아예 문화권이 다른 서양 사람들이라면 다른 느낌일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정작 불상은 절 밖에 더 많드라고요.
아무튼간에 온 만큼 여기저기 구경은 열심히 했습니다.
저 커다란 짚신은 야마가타현에서 꼬아서 공물로 바친 거라고 하더라고요.
향 피우는 곳에서는 피운 향의 연기를 맞으면 무병장수한다는 전설이 있는데, 그래서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했습니다.
여기저기 기모노 입고 다니는 분들이 계셨는데, 대부분 중국인 관광객들이더라고요.
우리나라도 광화문 가면 한복 빌려입고 경복궁 가는 관광 코스가 있듯, 여기도 비슷하겠지요.
센소지 앞으로 쫙 펼쳐져 있는 나카미세도리가 참 유명합니다만, 거기 말고 옆쪽으로도 상업 지구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주변을 돌아다니다 닌자랑 부엉이를 만났어요.
지금 와서 보니까 부엉이 카페에는 부엉이 말고도 다른 동물들도 많나 보네요.
닌자 옷 입으신 분은 외국인 상대로 닌자 코스프레 세트를 판매하는 직원인데, 사진 찍으려니까 포즈를 잡아주셔서 참 감사했습니다.
닌자 코스프레 세트는 어마어마하게 비싸드라고요...
쇼와 20년, 그러니까 1945년부터 장사를 해왔다는 카게츠도, 화월당이라는 빵집에서 메론빵을 샀습니다.
200엔이었는데, 겉은 바삭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갓 구운 빵이라 참 맛있었어요.
메론빵은 생긴게 메론처럼 겉이 갈라진 모습이라 메론빵이고, 실제 메론하고는 아무 관계가 없다고 합니다.
간식도 먹었으니 다음 행선지는 스카이트리!
센소지에서 스카이트리까지는 걸어서 20분 정도가 걸립니다.
비싼 교통비를 아끼려면 가난한 여행자는 열심히 걸어야죠.
스미다 강을 건너는데, 벌써 해가 뉘엿뉘엿 지고 있더랍니다.
고작 오후 3시 15분인데.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남쪽이라 그런지, 훨씬 따뜻한 대신 해가 진짜 빨리 지더라고요.
스카이트리 근처로 다가가니 마리오가 보이길래 부탁해서 사진 한장 찰칵.
스카이트리는 높았습니다.
전망대는 올라가지 않았기에 밑에서만 봤지만요.
2012년 완공 이래 현재까지도 도쿄 최고 높이의 건물로 자리잡고 있는, 634m의 초고층 건물입니다.
내부 기념품점에서 흥미로웠던 건 사진에 나와있는 이름 스탬프였어요.
흔한 이름들을 히라가나로 적어서 스탬프를 만들어 팔고 있더라고요.
그리고 여길 왜 찾아갔느냐 하면 포켓몬 센터 때문입니다.
스카이트리 지점은 가장 높은 곳이라는 점에 착안해, 천공의 지배자 레쿠쟈가 이미지 캐릭터더군요.
점내에도 그냥 레쿠쟈와 메가 레쿠쟈 조형물이 모두 있습니다.
시리즈 최신작 울트라썬/울트라문 출시 직후라서 관련 상품들이 열심히 팔리고 있었습니다.
크리스마스를 노린 인형들과 모바일게임 튀어올라라! 잉어킹 관련 상품까지.
우리나라에서는 볼 수 없는 물건들이라 참 여러모로 탐이 나더라고요 ㅠㅠ
특히 봉제인형들은 상대적으로 마이너하다고 느껴지는 포켓몬들도 잔뜩 만들어놔서 그저 부러웠습니다.
아케이드로 돌아가는 폿권, 나아아아아아시 몬코레...
1997년부터 연재되고 있는 만화 포켓몬스터 스페셜도 20주년을 맞이했더군요.
3DS용 게임 소프트들과 포켓몬 GO 배지, 꼬리선 인형과 따라큐 인형...
따라큐는 7세대 간판이자 최고 인기 포켓몬답게, 혼자 특별한 색 인형도 따로 만들어놓은 게 인상적이었습니다.
정작 제가 산 거는 나노블록이랑 나노비즈 뿐이지만요 ㅠㅠ
방문 기간에는 울트라썬/울트라문 대상으로 인-게임 아이템 배포도 시행 중이었는데, 다행히 로컬 배포라서 한국어판 3DS로도 받을 수가 있었습니다.
뭔가 득 본 기분이더라고요.
다시 나와서 스카이트리를 다시 한번 올려다봅니다.
아래에는 노점들이 열려 있는데, 벌써부터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내고 있더라고요.
일본 사람들은 축제나 예쁜 걸 참 좋아하는 거 같더라고요.
크리스마스가 공휴일도 아니고, 기독교 인구가 많은 나라도 아닌데 가는 곳마다 트리가 보이는 게 참 인상적이었습니다.
아기 예수님을 일본에서 볼 줄이야.
아무튼 해도 졌겠다, 또 예쁜 걸 보러 이동했습니다.
신주쿠 근처 상점가인 테라스 시티에서 일루미네이션을 개최하고 있었거든요.
여기저기 보랏빛으로 물들어서 거리가 참 예뻤습니다.
일본 가서 참 인상 깊은 것 중 하나였습니다.
일본은 일루미네이션 행사가 여기저기서, 큰 규모로 열리고 있더라고요.
이제 저녁을 먹어야겠죠.
신주쿠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봅니다.
가수 생활 25주년을 맞아 은퇴를 선언한 아무로 나미에 광고판도 보이고, 스페이스 인베이더를 그려놓은 타이토 오락실도 보이고.
여기저기 돌아다니다 밥집이 보이길래 그냥 들어갔어요.
주문은 돼지고기 생강구이 정식.
밥은 오오모리 공짜로 된다길래 덥썩 주문했더니 고기에 비해 밥이 너무 많았습니다...
레몬사와도 한잔 시켜서 와구와구 집어먹었습니다.
먹고 또 소화도 시킬겸 천천히 걸어가기 시작합니다.
일본에서 롯데리아 보니까 묘하게 반갑더라고요.
물론 들어가지는 않았습니다만.
신주쿠역 동쪽 출구에서 서쪽 출구로 넘어간 뒤, 다음 행선지는 도쿄도청.
왜 도쿄까지 와서 난데없이 도청을 찾아가느냐, 그것은 도청이 어마어마하게 크기 때문입니다.
1980년대 일본 거품 경제에서 착공한 탓에, 무려 243m라는 높이의 건물이거든요.
워낙 높다보니 전망대로 기능하는데, 일반 입장이 무료라는 게 포인트입니다.
다만 워낙 일본에 전망대로 유명한 곳이 많다보니까 여길 찾아오는 사람이 별로 없어요.
그래서 덕분에 참 편하게 야경을 봤습니다.
온 김에 스탬프도 쾅!
개인적으로 이런 스탬프 찍는 걸 좋아해서, 이번에는 아예 스탬프를 찍어갈 노트를 한 권 들고 왔습니다.
이제 굵직하게 돌아볼 곳은 다 돌아봤으니, 천천히 신주쿠에서 돌아다녔습니다.
커다란 북오프가 있길래 잠깐 들어가봤죠.
북오프는 중고 서점으로 시작한 체인점인데, 지금은 음반, 게임, 취미용품 등으로 발을 넓힌 프랜차이즈입니다.
아예 취미 용품만 다루는 하비 오프, 가전제품 전문 매장 하드 오프 등으로 분화된 매장이 따로 있을 정도죠.
우리나라에도 잠깐 들어왔습니다만, 매입가도 약한데다 알라딘 중고서점에 밀려버렸고, 가게 들어가면 "이랏샤이마세" 하고 일본어로 인사하는 게 오그라들던 탓에 망했습니다.
원서 살 때 신촌점이 참 좋았는데 흑흑...
아무튼간에 책을 좀 살펴보기는 했는데, 본토라서 그런지 상태 좋은 책들은 상당히 비싸더라고요.
세로쓰기 문고본을 300엔 이상 주고 사기에는 제가 너무 거지라서 과감히 구경만 했습니다.
윗층에는 게임이나 취미용품 판매도 하고 있었는데, 제가 산거는 왼쪽 상단의 아이돌마스터 히비키 피규어 하나였습니다.
중고라는 점을 감안하면 피규어나 음반 같은 거는 건질만한 게 꽤 있는 편이더라고요 그래도.
돈이 많고 취미가 있더라면 꽤 샀을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저는 둘 다 아니라서...
신주쿠역 주변을 잠시 돌아보는 것으로 이날 일정은 마무리했습니다.
유명한 쇼핑몰 돈키호테도 들어가보고, 가부키쵸도 앞에만 슬쩍 돌아보고.
가부키쵸의 경우 일본에서도 손에 꼽히는 환락가입니다.
파칭코, 술집, 풍속점 등 온갖 밤놀이로 유명한 곳이죠.
용과 같이나 사채꾼 우시지마 같은 매체에서도 자주 배경으로 등장하니 익숙한 분도 있으실 거 같네요.
신주쿠에서 숙소까지는 환승 없이 지하철 한번에 가서 참 좋았어요.
오다가 세븐 일레븐에서 사 온 돈베 키츠네 우동이랑 슈크림을 야식으로 먹었습니다.
키츠네 우동은 요시오카 리호랑 호시노 겐이 출연한 CF로 유명한데, 맛도 있더라고요.
우리나라 튀김우동 같은 느낌인데, 위에 올려진 유부가 국물을 머금어서 푹신푹신하고 정말 맛있었습니다.
슈크림도 생크림이랑 커스타드 크림이 반반 들어가 있는데 만족스러웠어요.
지금 와서 3DS 발자취 수첩을 켜봤는데, 이날 23,617 걸음을 걸었네요...
여행 내내 이렇게 무식하게 걸어다녔습니다 흑흑.
여행기는 2일차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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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대에 별로 관심 없거나 돈이 부족해서 전망대를 도쿄도청만 갈거면 상관없는데
다른 전망대도 갈거면 도쿄도청 전망대는 낮에 가는게 나은거 같아요.
유리가 더러워서...
그리고 낮에 갈거면 남쪽 전망대만 가시면 됩니다.
북쪽 전망대에서 남쪽전망대랑 차별화되는 뷰를 보이는 부분은 전망대 음식점(술집?)에서 사먹어야만 볼수있고
그럴거면 그냥 유료전망대 가는게 낫죠.
저는 할로윈때 4박5일 나홀로 도쿄 여행을 다녀왔는데 정말 재밌었습니다.
나름 알차게 보내고 온거 같았는데 이 게시물 보니 별로 그런거 같지도 않네요ㅜㅜ
개인적으로 가마쿠라-에노시마가 제일 기억에 남습니다. 도쿄 도심에서는 마리오카트 했던게 인상적이었어요. 예약자가 저 한명 뿐이라...안내원 요시와 둘이서 야간주행을 했었죠.
도쿄는 서울과 다를게 없다고 많이 들어서 별 기대 안했었는데 막상 가보니 오사카쪽 보다 훨씬 즐거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