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은 동타는 일을 한다. 문고리에 걸 수 있게 만들어진 비닐 속에 들어있는 행주를 아파트 꼭대기층에서 내려오며 거는 일이다. 말 그대로 산이 아니라 아파트 동을 타는 일이다. 대략 300층 정도를 탄다. 캄캄한 계단을 뛰다시피 내려오는 이유는 열심히 하는게 기분이 좋아서다. 그러나 무릎 연골은 걱정이 아니 될 수 없다. 결국 젊고 건강한 몸을 팔아서 푼돈을 벌고 그 돈으로 일 끝나면 맥주나 마신다. 행복하다. 연골 걱정을 하며 젤라틴인지 콜라겐인지 헷갈리는 성분을 섭취해야 한다며 쉽게도 비싼 족발을 사먹는다. 배가 부르면 돈이 아깝다. 벌써 아까우니 족발은 글로만 써서 먹은거나 진배없다. 배고프면 뭔들 맛이 없으랴. 걸다보면 이따금 개가 짖는다. 짖을 수 있는 개는 정말이지 무조건 짖는다. 괜히 짖는 개가 밉다. 나는 아무런 위협이 되지 않는데 개는 나에게 소음을 준다. 단순 찌라시가 아니고 유용한 행주인데도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눈에만 띄면 물어죽이겠다는 듯이 짖는다. 네가 물면 나도 물거다. 그런 생각을 하며 묵직한 방화문을 열고 아래로 아래로 내려간다. 계단 내려오기 세계 신기록에 대해 생각한다. 아무튼 즐겁다. 더 할 말이 얼마든지 있을 것만 같고, 뿐만 아니라, 봄이면 꽃피듯이 그렇게 말이 생길거만 같다. 그러나 적당히 했으면 관두는게 좋으리라. 뭐든지 그렇듯이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