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9년 미국 팝계에 놀라운 신성이 등장합니다. 팹 모반과 롭 필라투스라고하는 두 명의 잘생긴 흑인들로 구성된 듀엣 밴드 밀리 바닐리(Milli Vanilli)가 말 그대로 혜성처럼 등장을 한 것이었습니다.
밀리 바닐리...
밀리 바닐리는 등장하자마자 미국 시장 데뷔 싱글인 [Girl You Know It’s True]를 빌보드 싱글차트 2위까지 올려놓더니 그것을 시작으로 연속 세 곡, [Baby, Don’t Forget My Number], [Girl I’m Gonna Miss You], [Blame It On The Rain]을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올려놓는 기염을 토합니다. 지금으로 비유하자면 싸이가 [강남스타일]로 대박을 터뜨린 후 후속곡 [잰틀맨], [행오버], 그리고 [대디]를 빌보트 싱글차트 1위에 연속해서 올려놓은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당시 미국에서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이들의 인기가 상당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라디오를 틀면 심심치 않게 이들의 곡들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듬해인 1990년 미국 팝음악 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상인 그래미 어워드에서 평생 단 한 번만 받을 수 있다는 "최우수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이들은 인기의 정점을 찍습니다.
하지만 곧 커다란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이들이 데뷔하고 난 후부터 계속해서 관련 업계에서는 이들이 실제로 노래를 부른 게 아니고 찰스 쇼라고 하는 남자가 실제 밀리 바닐리 목소리 주인공이라고 하는 소문이 돌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소문에 날개를 달아준 사실이 하나 있었는데 밀리 바닐리 멤버들이 인터뷰를 할 때 보면 이들은 너무나 강한 유럽식 영어 억양을 가지고 있었는데 막상 노래를 하는 가수의 목소리는 흠잡을 데 없는 미국 본토 흑인의 목소리였습니다.
의혹은 계속해서 눈덩이처럼 커졌고 결국 이들의 앨범을 제작했던 프로듀서 프랭크 파리언이 언론에 이실직고를 하면서 그 동안의 의혹이 사실이었던 것으로 밝혀지고 말았습니다. 오리지널 가수 찰스 쇼가 외모적인 면에서 도저히 대중들에게 어필할 수 없다고 본 프랭크 파리언은 당시 유럽에서 모델로 활동중이던 팹 모반과 롭 필라투스를 캐스팅해서 그냥 노래에 맞춰서 안무를 하면서 입만 뻥긋뻥긋하도록 시켰고 미국 시장에 이들을 데뷔시키면서 마치 이들이 진짜 노래를 부르는 것처럼 속였던 것이었습니다.
찰스 쇼...
이러한 사실이 밝혀지자 그래미는 자신들이 이들에게 주었던 신인상을 박탈하기에 이릅니다. 그래미상을 수상한 아티스트가 자신들의 앨범에서 실제로 노래를 부르지 않고 립싱크를 한 전대미문의 사건이었습니다. 이후 팹 모반과 롭 필라투스는 다시 한 번 가수로서 재기를 노려보지만 결코 처음의 성공을 다시 재현할 수는 없었고 롭 필라투스는 1998년 약물남용으로 짧은 생을 마감하기에 이릅니다.
탐욕에 눈이 먼 한 프로듀서와 세상 물정 몰랐던 젊은이 둘이 만들어낸 한편의 막장 희비극이었고 그래미 역사에 영원히 남을 오점이었습니다.
(비록 이들이 직접 부른 건 아니지만 밀리 바닐리의 노래들은 정말 좋습니다. 지금 들어도 촌스럽게 느껴지지 않을 정도고 보컬도 정말 노래와 잘 어울립니다. 몇 곡 링크 걸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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