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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5/12/25 08:41:34
Name Colorful
Subject [일반] 우주의 종이접기
이 글의 존D.배로의 '당신이 모르는 줄도 모르는 100가지 수학이야기'라는 책에서 발췌한 두 번째 글입니다.


/



<우주의 종이접기>


[충분히 이해될 만큼 단순한 우주는 너무 단순해서 그 우주를 이해할 수 있는 정신을 산출할 수 없다 _배로의 불확정성원리]


자신감이 넘치는 청소년들과 내기를 해서 이기고 싶으면, A4 용지 반으로 접기를 7번 하는 것을 과제로 제시하면 된다. 아무도 그렇게 할 수 없을 것이다. 2배 증가 과정과 2배 감소 과정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빠르게 엄청난 결과를 낳는다. A4 용지를 반으로 접기를 반복하는 것은 제쳐두고 레이저 광선을 써서 반으로 자르기를 반복하는 것을 생각해보자. 이 자르기를 30번 반복하면, 자를 종이의 크기가 수소원자와 비슷한 1/10^8센티미터가 된다. 더 나아가 47번 반복하면, 수소원자핵, 즉 양성자의 지름인 1/10^13센티미터에 도달하고, 114번 반복하면 1/10^33센티미터라는 의미심장한 크기에 도달한다. 이 크기는 인간적인 척도로는 이해하기 힘들지만 종이를 반으로 자르기를 114번 반복하는 것을 생각하면 그리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다. 1/10^33센티미터가 의미심장한 이유는 이 크기에서 물리학에서 말하는 공간과 시간의 개념 자체가 해소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종이를 반으로 자르기 114번 반복했을 때 남는 종이조각에서 어떤일이 일어날지 말해주는 물리학 이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 종이조각의 규모에서는 우리가 아는 공간 대신에 모종의 카오스 양자 '거품더미'가 존재할 가능성이 높다. 그 거품더미에서 중력은 존재할 수 있는 에너지의 형태를 결정하는데 있어서 새로운 역할을 한다. 1/10^33센티미터는 현재의 물리학에서 물리적 실재로서 존재한다고 말할 수 있는 가장 짧은 길이이다. (이 길이는 양자이론의 개척자인 막스 플랑크의 이름을 따서 플랑크 길이로 명명되었다. 플랑크 길이는 세 가지 주요 자연상수인 빛의 속도c, 플랑크 양자상수h, 중력상수G를 조합하여 만들수 있으며 단위가 길이인 유일한 양이다. 더 나아가 플랑크 길이는 정확히 (Gh/c^5)^(1/2)과 같으며 우주의 상대론적 성격과 양자적 성격과 중력적 성격이 모두 연루된 유일한 양이다. 이 길이의 단위는 인간의 편의를 위해 선택되지 않았기 때문에 우리의 일상적인 단위들보다 훨씬 작다.) 이 극도로 짧은 길이는 현재 '만물의 이론'의 후보자로 나선 모든 이론이 도달하려 애쓰는 문턱이다. 끈 이론, M 이론, 교환 불가능(Non-commutative) 기하학, 고리양자중력 이론, 트위스터스(Twistors) 이론 등의 모든 후보자들은 114번 반복해서 반으로 자른 종이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를 서술하는 새로운 방식을 찾으려 애쓰는 중이다.

A4 용지의 크기를 두 배로 늘리기를 반복하여 A3, A2 등으로 만들면 어떻게 될까? 이 두 배 늘리기를 90번 반복하면, 모든 별과 가시적인 은하들을 지나서 가시적인 우주 전체의 가장자리에 도달하게 된다. 다시 말해 140억 광년 떨어진 곳에 도달하게 된다. 물론 그 가장자리 너머에도 우주가 있을 테지만, 140억 광년은 우주가 팽창하기 시작한 이후 140억 년 동안 빛이 도달할 수 있는 최대거리이다. 그러니 140억 광년은 우리의 우주 지평인 셈이다.

큰 규모와 작은 규모를 함께 생각해보면, 종이를 반으로 줄이기와 늘이기를 총 204회만 하면 물리적 실재의 최소 규모와 최대 규모에, 공간의 양자적 기원과 가시적인 우주의 가장자리에 도달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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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한
15/12/25 09:02
수정 아이콘
왜 종의 죠?
Colorful
15/12/25 09:33
수정 아이콘
수정했습니다
이진아
15/12/25 09:11
수정 아이콘
재미있네요!
Galvatron
15/12/25 10:10
수정 아이콘
좋은걸 알아갑니다. 이걸 담에 회사 연구소에 가서 회식할때 연구소 공들이들한테 퀴즈로 내봐야겠네요.
Sydney_Coleman
15/12/25 10:20
수정 아이콘
140억 광년이 대강... 1.4*10^10*3*10^8*365*24*3600~10^18*1000*100*1000~10^26(m)정도니, 1m 2x scale up으로는 26/0.3 ~ 87번. 음.. A4용지 2번 스케일 업 하면 1m가 된다고 가정하면 대강 89회로 90회와 비슷하군요.
살려야한다
15/12/25 10:51
수정 아이콘
고등학교 1학년 교과서에도 실려있는 내용이고 수업도 하는데 정작 많은 사람들은 고등학교 때 이런 것 배웠으면 수학이 재미있었을 거라고 말하더군요.
Jace Beleren
15/12/25 11:14
수정 아이콘
학원에서 일할때도 그렇고 최근에도 과외를 잠깐하면서 중, 고등학생들 교과서를 꽤 봤는데 정말 흥미있는 내용이 많고 잘 만들었다 싶더라구요.
15/12/25 11:44
수정 아이콘
이쁘게는 아니라도 7번까진 접히지않나요?
Colorful
15/12/25 12:07
수정 아이콘
제가 6년전 이걸 읽자마자 바로해봤는데 되더라구요
아 뭐야했는데 펴보니까 찢어져있더군요
15/12/25 12:03
수정 아이콘
A4용지 일곱번까지는 반듯한 모양은 아니라도
얼추 반으로 접었다 고 주장할만큼의 모양은 충분히 만들 수 있죠 ..

혈기 왕성한 청소년과 내기하면 망하거나 맞을지도 -_-;
Colorful
15/12/25 12:09
수정 아이콘
윗 댓글에도 적었지만 이게 압력이 너무 쎄져서 그런지 찢어지더군요
뭐... 내기의 결과는 똑같겠지만요^^
Colorful
15/12/25 12:25
수정 아이콘
전 상당히 반듯하게 했는데 아니면 본문에서도 반듯한걸 말하는지도 모르겠군요
숙청호
15/12/25 20:38
수정 아이콘
반듯하게 접지만 않으면 대충 접어지네요.
박루미
15/12/25 14:16
수정 아이콘
히히 난 접을 수 있을듯 - _-
Sydney_Coleman
15/12/25 15:01
수정 아이콘
한가지, 일반적으로 종이를 '차곡차곡 접는다'라고 하면 세로로 접은 후 가로로 접고, 다시 세로-가로접기를 반복하는 게 그 이미지입니다.(잘라내서 절반을 만드는 경우 또한 마찬가지) 본문에서 묘사하신 바도 그러하구요. 이 때 길이 스케일을 1/2 다운하는 데는 2번의 접기/잘라내기가 필요하며, 따라서 본문에서 말씀하신 숫자의 2배만큼 접어야(잘라내야), 또는 붙여서 늘려줘야 합니다.
절반으로 자른다를 한방향으로 채썰기하듯 자르거나, 붙여준다를 두루마리 휴지 붙이듯 붙여줬을 때 비로소 본문에 나온 숫자들 그대로 사용할 수 있다는 거죠.
Sydney_Coleman
15/12/25 15:06
수정 아이콘
또 하나, A4 일곱 번 접기는 가로세로 적당히 번갈아가며 접으면 생각보다 쉽게 달성됩니다.. 이것도 한방향으로 일곱 번 접는 게 불가능하죠.(접히는 부분 둘레 때문에)
Sydney_Coleman
15/12/25 15:28
수정 아이콘
책 내용이 인용하신 대로라면 오류가 있는 거 맞네요. 원문이 그러하던, 번역/의역 과정에서 누락한/창조한 부분이 있건.

140억 광년 = 1.4*10^10(140억)*3*10^8(m/s)*(365*24*3600)(sec) = (1.4*10^10)*10^10*(3*365*24*36)=1.4*10^20*1095*864~1.3*10^26(m)
이 나오고, 로그 10 값이 26.11 가량이므로, log_10 2~0.3010으로 나눠주면 86.75번의 길이스케일 2배가 필요함을 알 수 있으며, A4사이즈가 0.21*0.30 (m^2)이므로 대강 2번의 두 배 스케일 업에 의해 1m 길이스케일에 이른다고 어림할 경우 A4 스케일을 두 배로 88.75번(~89번) 거듭해 주면 우주의 스케일 140억 광년과 같은 스케일이 되게 됩니다. 이 때 140억 광년이 사방으로 퍼져있으니 2배 한 번 더 해주면 딱 90번 맞습니다
이를 위해서 A4를 A3로 만드는 식의 스케일 업 과정을 거친다면, 이는 2회 거듭해야 길이스케일이 2배가 되므로 180회 거듭해 줘야 A4 사이즈가 비로소 우주 전체만하게 되는 거죠.

출판사에 클레임하세요.. 책 내용이 사소하긴 한데 계산 부분이 잘못됨.;
Colorful
15/12/26 10:17
수정 아이콘
그런거 같네요
조지영
15/12/26 00:06
수정 아이콘
[물리학에서 말하는 공간과 시간의 개념 자체가 해소되기 시작하기 때문이다]
본문에서는 공간적인 개념만 이야기하고 있는데 시간적인 개념이 해소된다는 말은 설명도 안되어 있고 받아들이기도 힘드네요. 플랑크 시간은 어디로 제쳐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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