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8/16 12:15:57
Name Pauseball
Subject [일반] 나이, 서열, 그리고 벽 (수정됨)
해외 거주 4년이 되었습니다.


까만 밤중, 살짝 서늘한 날씨 마당에서 주홍빛 난로와 주인과 마셨던 여러 이야기와 빨간 와인 – 70대

서핑과 사랑에 빠지고, 음악과 같이하는 환상적이던 요리 솜씨 – 40대

나의 여행 친구 널찍하게 펼쳐지는 도로와 화려한 레스토랑, 허그할 때 느껴지는 풍만함 -70대

많은 여행 친구들 – 10~30대

잘생겨서 머리카락만 만져도 그림이 되는 졸라 부러운 대학 신입생 잘생긴게 최고야.. -20대

졸라 잘생겼는데 사진은 드럽게 못 찍어서 사진만 찍으면 못생겼는데 잘생긴 다른 잘생긴놈 – 20대

항상 트럼프 카드를 같이하며, 항상 게임만 붙잡고 있는 게임중독 게임은 졸라못하는 – 중딩

175cm를 넘어가는 전 모델 청산유수처럼 튀어나오는 화려한 언변 마당발 - 40대

꽃꽂이, 의사, 학생, 영양사, 라쿠고, 회사원, 자전거덕후, 골동품점 주인 등 과 함께하는 여러 이벤트와 여행 – 10~60대 골동품점 사람들



나이, 서열의 벽이 없는 만남이 있는게 해외에 거주하면서 행복한 점이다.
조언 없는 삶 이야기,
배 쥐어 잡고 같이 웃는 늙다리 아저씨,
문 두드려 만나 같이 저녁 먹으러 나가는 골동품점 주인,
워터 슬라이드 하나 내려오며 빵 터지는 10대, 20대, 30대, 40대 동료들
가볍게 앉아 밑도 끝도 없이 얘기를 나누던 많은 사람들
다양한 취미, 다양한 직업, 뭐든 다양하게 가진 사람들

동일한 눈높이를 가진 사람들이다.
나이, 서열로 정말 친구 되기 힘들더라구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음냐리
19/08/16 12:24
수정 아이콘
열린 사고 방식을 가진 사람이 많아지면 가능합니다. 근데 한국은 아직 아닌거 같아요.
foreign worker
19/08/16 12:25
수정 아이콘
현지인들에게 전 외국인인 이상 서열하고는 어느 정도 무관한 존재(얘네들도 상대의 나이랑 재력을 보기 때문에 완전히 무관하지는 않습니다)가 되는 것이 장점 중 하나죠. 본인의 의지만 있으면 다양한 계층과 친하게 지내는게 가능하니.
당연하다면 당연한 거지만 현지인들도 자기들끼리 급을 상당히 따집니다. 핸드폰이랑 오토바이등 눈에 잘 띄는 분야에서 허세가 장난아니네요.
곽철용
19/08/16 12:59
수정 아이콘
비슷한 계층끼리라도 친구되고싶네요
전 젤친한사람들이 저랑 나이가 다른데
형 동생하는게 어색해요. 근데 이게 극복해보려해도 더 큰사회안에 있기에 어쩔수가없음
foreign worker
19/08/16 13:11
수정 아이콘
서열, 계층 무시는 그냥 외국인의 특권입니다. 근데 전 언어의 장벽 때문에 근본적인 한계가 있네요. 흐흐흐(베트남어 배우기 너무 어려움;;;).
그리고 말이 그렇지 정말로 고위층이면 인맥이 있지 않은 이상 어렵습니다. 사는 곳도 틀리고 행동양식도 다 틀려서리.

베트남 사람들끼리 서열 따지는 걸 보고 놀랐네요. 지역도 잘 따지고.
더 웃기는 건 현지 교민들끼리도 서열 어지간히 따지더군요. 같은 한국인인데 보기가 참...
19/08/16 13:02
수정 아이콘
나이 서열의 가장 큰 문제점이 직장인것 같아요.
나보다 나이어린 상사가 온다는건 나가라는 소리인가? 이런거 말이죠.
修人事待天命
19/08/16 13:02
수정 아이콘
미국지사로 발령이 나서 온가족이 4년 살다가 얼마전에 돌아온 친구가 있는데.... 온가족이 우울증에 걸려서 정신과 상담 받고있다고 하더군요 ㅡㅡ;; 애는 초등학교 저학년때 이사가서 돌아오니 중학생인데 학교문화에 적응 못하고 있고, 애엄마도 뭐... 저만해도 외국(특히 한국보다 선진국) 살다가 다시 한국왔다고 생각하면 좀 막막할 것 같긴 합니다. 여러가지 이유에서...
아웅이
19/08/16 13:04
수정 아이콘
한국도 으르신들 세대에 비하면 조금씩은 뭉개지는것 같아요.
Quarterback
19/08/16 13:08
수정 아이콘
해외 살면서 제일 좋았던 것 2가지

1. 나이와 상관 없이 대화하고 사람을 사귈 수 있다.
2. 남의 일에 오지랍이 없다.

이 2가지만으로도 삶의 질이 올라가고 행복해집니다. 여기에 비하면 한국은 사는 것 자체가 스트레스죠.
달과별
19/08/16 15:38
수정 아이콘
오지랖과 님비는 동네별로 다르지 않나요? 뭘 하던 신경 안쓰는 데도 있지만, 자기 정원 하나 바꾸는데도 지역주민들이 들고 일어나는데도 있잖아요. 지역 실세와 분쟁 한번 터지면 실시간 감시 대상에 올라가는건 외국이라고 다를까요.
Quarterback
19/08/16 16:42
수정 아이콘
남의 일에 상관 안하는 것(개인주의)과 Community 에 관심이 없는 것(무관심)은 다른거죠. 미국의 특정 지역이라 일반화는 힘들지만 일단 남이 뭐하든 큰 관심이 없고 묻지도 따지지도 않습니다. 이건 어떻게 보면 생활해봐야 느끼는 건데 불필요한 질문이나 간섭, 조언이 없습니다. 이걸 제가 오지랖이 없다고 표현 한 거고요. 그런데 이 사람들도 Community에 대해서는 한국에서 느끼는 것보다는 더 소속감이 강한 측면이 있습니다. 어쨌든 이 Community를 위해 나서서는 오히려 한국보다 더 하다고 볼 수도 있고요. 말씀하시는 것과 포인트가 다른거죠.
긴 하루의 끝에서
19/08/16 17:25
수정 아이콘
저는 그걸 일본식 개인주의와 미국식 개인주의로 구분합니다. 요즘 말로 표현하자면 아싸식 개인주의와 인싸식 개인주의라고나 할까요? 똑같이 개인의 자유와 개성을 존중하며 서로에 대한 배려를 근간으로 하고 있지만 그 결과가 전자는 단절인 반면 후자는 궁극적으로 소통을 지향하죠. 한국은 어째 점차 전자와 같은 사회로 변화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데 개인적으로는 우려가 참 큽니다.
19/08/20 15:26
수정 아이콘
외국인이라 그런 거 아니예요?

독일 다니엘 얘기 들어보면 독일에서는 이웃들 뭐 하는지 감시하는 할머니 있다 그러고, 거기 유튜브 댓글 보면 독일 가서 살아보니 실제로 있다 그러고, 생각해 보면 미스 마플 소설이라던가 이런 거 보면 오지랍 떠는 사람들 맨날 나오고.
지금뭐하고있니
19/08/16 13:36
수정 아이콘
한국에서도 자기가 윗사람-여러 면에서 상대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는 사람(외모, 학력, 학벌, 나이, 부 등등)-이고 자기가 저렇게 하기로 마음 먹으면 제한적이나마 가능하다고 봅니다.
달과별
19/08/16 15:34
수정 아이콘
그냥 외부인은 필터를 끼워주기 때문에 위험도가 낮은 겁니다.

외국에서도 20대가 50대랑 친구라고 자주 마시고 놀러다니면 독특한 취급 받는건 매한가지거든요. 반면 괜찮다고 봐주는 강도도 약하죠. 외부인으로의 삶이 나쁜 것만은 아닌 이유같네요.
긴 하루의 끝에서
19/08/16 17:18
수정 아이콘
서열 의식에 있어 나이는 핑계라고 생각합니다. 엄밀히 따지면 나이는 반말을 할 것인가 존댓말을 할 것인가에 대한 구분의 역할밖에는 되지 않습니다. 반말과 존댓말이 서열 의식과 곧장 연결되는 것도 아니고요. 또한 서열 의식이 있다한들 서열에 따른 예의의 범주가 어떠하냐에 따라 드러나는 양상은 매우 다를 수 있습니다. 서구 혹은 외국이라고 해서 나이와 서열을 전혀 인식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모르는 이, 친하지 않은 이에게 말을 건내며 편히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정도의 일은 국내에서도 충분히 가능한 일입니다. 단지 문화적, 성격적으로 이를 어색해 하거나 심지어 불편해 하는 게 여전히 일반적이라서 흔치 않을 뿐이죠. 특히 요즘은 오히려 정반대로 가까운 사이가 아니면 그 누구도 자신에게 말을 걸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들까지 있는 시대잖아요.
19/08/16 23:32
수정 아이콘
동감입니다.
다록알
19/08/17 19:35
수정 아이콘
미국 생활 4년차인데 친하지 않은 사람들과 편히 대화 나누는 부분은 한국과 확연한 차이를 느낍니다. 길거리에서도 그렇고 점원들도 그렇고 아파트 단지 내에서도 그렇고 대화를 건네주는 사람이 참 많아요. 마찬가지로 나이에 대한 인식도 한국과 차이가 너무 커요. 나이가 반말과 존댓말을 구분짓는 역할이라고 말씀하셨지만 실상 많은 수의 한국인들이 나이따라 대접 받고 싶어하고 대우해주죠. 한두살 차이나는데 바로 초면에 반말하고 윗사람 대접 받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어디 한둘입니까? 미국엔 그런사람이 없다고 보시면 됩니다.
그 닉네임
19/08/18 14:08
수정 아이콘
유학생들 말들어보면 온 나라가 하나의 군대같다고 그러더라구요.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2245 [일반] DLS 대란…'위험 0%'라더니 "원금 몽땅 날릴 판" [96] 청자켓16372 19/08/16 16372 4
82244 [일반] [데이터주의] 제주 카니발 칼치기 폭행 사건 [102] swear19935 19/08/16 19935 2
82243 [일반] 나이, 서열, 그리고 벽 [18] Pauseball9356 19/08/16 9356 6
82242 [일반] 이스라엘이 동북아에서 최초로 한국과 FTA를 체결했네요 [61] 훈수둘팔자14329 19/08/16 14329 0
82241 [정치] 이번 광복 경축사에 대한 북한 반응. [291] 하나의꿈19772 19/08/16 19772 45
82240 [일반] (혐오주의) 인면수심의 살인자 고유정 [92] 토끼17406 19/08/16 17406 8
82239 [일반] 유비가 바보라서 그랬겠어요 [43] 치열하게15466 19/08/16 15466 4
82238 [일반] 최후의 바톤 [10] 성상우5862 19/08/15 5862 4
82237 [일반] 끔찍한 이별 그리고 다시 온 문자 [38] ykssh11514 19/08/15 11514 1
82236 [일반] 어디에나 있었고 어디에도 없었던 한국의 포레스트 검프 [64] 허니드링크13995 19/08/15 13995 109
82234 [일반] 가끔 염세적인 히끼꼬모리 분들이 잘 이해됩니다. [32] 결국이것인가10400 19/08/15 10400 1
82233 [정치] 게임중독세 이야기 [72] bhsdp11421 19/08/15 11421 0
82232 [정치] 김정은의 북핵거래와 개혁개방 [45] 피터피터9981 19/08/15 9981 7
82231 [일반] 나무위키 'pgr21' 항목이 재미있네요 :) [127] 결국이것인가17250 19/08/15 17250 3
82230 [정치] 문재인대통령의 남북경제협력를 비웃는 그 시선들을 바라보며 [254] 피터피터18436 19/08/15 18436 27
82229 [일반] 분노의 질주 : 홉스 & 쇼 (올해 최고의 액션영화) [28] 삭제됨8252 19/08/15 8252 5
82228 [일반] 안중근 의사 하얼빈 의거 재현 프로젝트 Blooder5792 19/08/15 5792 8
82227 [일반] [자작] 달랑베르시안 1# ~만화와 소설 그 어딘가쯤 존재하는 이야기~ [4] 태양연어3433 19/08/14 3433 4
82226 [일반] 안... 안전띠 어디 있습니까. [17] chilling8846 19/08/14 8846 6
82225 [일반] [도서] 8월 보름동안 구매한 책들 [4] aurelius7166 19/08/14 7166 3
82224 [일반] 바둑을 공부하는 한가지 방법 [21] 성상우13252 19/08/14 13252 5
82223 [일반] 통신 3사가 지하철 5G망 공동 구축에 합의했습니다 [44] Leeka10376 19/08/14 10376 0
82222 [일반] 40살 아재의 무협 웹소설 추천물 [62] wlsak23132 19/08/14 23132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