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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7/29 19:24
근데 좀 커서 후반부 이야기를 좀 집중해서 보면서 육손은 정상참작이 된다고나 할까
어쨋든 촉과 오가 국력을 쏟은 거대한 대전에서 적을 이긴 것 뿐이고 비열한 술수를 쓴 것 도 아니니까요. 거기다 말년을 보면, 이궁의 변이라든가... 이궁의 변 같은... 하아... 답은 손제리를 깝시다. 제리는 나의 원쑤
19/07/29 17:34
항상 이릉 전투 관련해서는 저는 단순히 형주문제가 아니고 촉과 오가 너죽고 나살자라는 상황이었는데 단순히 형주 + 관우 문제 라고만 한정지어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특히나 아예 오는 남중 지역관련해서 친오파를 지원하며 촉을 흔들려는 행동을 계속 했는데 말이죠. 사실 이릉전투라는 단어 자체가 너무 문제를 형주문제에만 한정짓는다고 생각해서 촉오전쟁이라고 봐야한다고 생각하지만...
19/07/29 18:11
동감입니다. 손권도 나름 모든 걸 걸고 혼신의 뒤통수를 친 거지요. 유비 사후 제갈승상이 너무나도 스무스하게 동오와의 동맹관계를 회복하는 통에 사람들이 당시 형주를 둘러싼 219년의 전쟁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는 듯한데, 실상 말 그대로 목숨을 건 전쟁이었습니다.
19/07/29 17:37
양양이 저렇게 쉽게 뺏을 수 있는 곳이었나요? 이건 관우의 문제인가 아니면 손권의 문제인가.. 혹은 조인이 불을 지르고 도망간게 그 이후 탈환할 때도 주효했던건지 신기하네요
19/07/29 17:47
언제나처럼 좋은 글 감사합니다.
일 잘하는 사람은, 조직 전체의 최종 비전을 항상 염두에 두고 일하는 사람이지요. 내가 하는 업무가 회사가 10년 후 업계에서 국내 1위를 하는데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고 일하는 자세가 필요하다는 얘깁니다. 그런데.. 간혹가다가는 그냥 눈앞에 닥친 일이나 잘 처리해서 그때그때를 넘기는게 나을 때도 있습니다. 지금 매출 1조하는 회사가 10년 후 20조를 노린다? 허황된 비전은 단순한 구호일 뿐 제대로된 길을 제시해 줄 수 없거든요. 3국의 국력을 감안하면, 촉한이 삼국을 통일할 가능성은 NC가 올해 야구 우승할 가능성과 비슷하지 않았을까요. 그나마 형주를 상실한 시점에서는 한화가 우승할 확률로 떨어져 버렸고. 통일하려면 형주 수복이 필요해..에서 통일 자체가 이미 허황된 비전이라 이후에는 더 꼬이는 것 밖에 안남지 않았나 싶습니다. 지금 한화가 우승하겠다고 매경기 총력전하는 건, 올해만 아니라 내년 내후년도 말아먹겠다는 얘기가 되겠죠.
19/07/29 17:48
하지만 손권에게 원대한 포부는 없더라도 영토에 대한 욕심은 있었습니다. 그는 조조의 죽음으로 위나라가 혼란에 빠진 사이에 양양을 슬며시 탐냅니다. 4월에 병력을 보내 봤죠. 본격적인 전쟁이라기보다는 찔러보기에 가까웠습니다. 이런 움직임에 대한 쪼다 조비의 반응은 양양성과 번성을 불태우고 조인을 완으로 도망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별 생각 없이 양양으로 갔던 손권의 병력은 텅 비고 불타버린 성이나마 차지했습니다. 불과 한 해 전에 명장 관우와 조인이 운명을 건 치열한 결전을 벌이던 그 두 성은 이렇게 무척이나 허망하게 손권에게로 넘어갔습니다.
------------------------------------------------------------------------------------------------------------ 형주공방에 대한 이야기를 볼때마다 가장 이상하게 생각하는게 이 부분입니다. 일단 조인이 그토록 필사적으로 수성하려고 안간힘을 쓰던 양양을 저렇게 쉽게 포기하는것도 이상한데 더더욱 이상한건 손권의 움직임입니다. 궁극적으로 장강 방어선을 완성시키기 위해서는 양양, 번성 두곳은 필수인데 저곳을 진소인지 뭔지 하는 다른 기록에는 나오지도 않은 듣보잡을 배치했다 조인과 서황에게 격파당하고 다시 저곳을 잃는다는게 상식적으로 아무리 강동의 쥐라고 해도 이해가 안가는 대처죠. (이후 위의 침공을 당했을때 주연이 엄청난 악조건 속에서도 강릉에서 똥꼬쇼하면서 필사적으로 강릉을 지켜내고 위군을 패퇴시킨거 생각하면 더더욱 이해 안되는 대처...)
19/07/29 17:58
역사에 기록된 중요한 사건들이 실은 무척이나 터무니없는 이유나 단지 우연의 일치 떄문에 일어나는 경우가 많지요.
제 생각은 이렇습니다. 손권 : 그냥 한 번 슬쩍 찔러나 볼까? 조비 : 손권이 그 대단한 관우까지 때려잡은 걸 보니 엄청 센 게 틀림없다! 도망쳐! 손권 : 그냥 찔러봤을 뿐인데 조비놈이 도망친 걸 보니 무슨 꿍꿍이가 있는 게 틀림없어! 불타서 방어하기 곤란한 이 성에 주력부대를 주둔시키다가 격파당하기라도 하면 돌이킬 수 없어진다. 대충 듣보잡만 하나 배치해 두자. 조비 : (잘 생각해 보니 내가 삽질한 거 같지만 쪽팔리니까 모른척해야지.) 자. 손권의 얕은 수작은 이미 짐이 꿰뚫어보았다! 이제 전력을 다해서 양번을 탈환하라! 조인 : 우리 집안 동생인 저 황제놈은 왜 저 난리야. 짜증나 죽겠네. 서황아 얼른 가자. 손권 : 역시 속임수였군! 조비의 속임수를 꿰뚫어본 나님은 역시 대단해! ......이게 제가 내린 결론입니다.
19/07/29 18:40
설령 조비가 그런 멍청한 생각을 했더라도 조조가 관우한테 쫄아서 수도를 옮기려고 했을때 다른 신하들이 말렸던 것처럼 분명 말렸을건데 이거는 봐도 참 이상합니다. 뭔가 중요한 사건이 누락되었거나 아예 기록이 잘못되었을 가능성이 저는 더 높다고 보는 편입니다.
19/07/29 18:22
최근에 이릉에 대해 찾아보고 있는데.
이 타이밍에 이런글을 감사합니다~ 제가 왜..이릉을 찾아봤나 생각해보니.. 안읽어서 모른다는거...촉빠는 그저웁니다ㅠ
19/07/29 18:40
장비 죽는 순간, 촉빠인 저는 책을 또 집어 던졌다가..
혹시 제갈랴면 끓이지 않을까? 하며 책을 다시 들었다가.. 갑옷대신 Nospeis 입은 녀석만 아니었어도..ㅠㅠ
19/07/29 18:53
부릉부릉 이릉 대전의 시동을 거시는 군요.
토탈워갤에서 '가즈앙냥'이란 사람이 삼탈워맵으로 삼국지 시리즈 연재하는데 형주공방전 편 읽고 있는데 보니 역시 '글곰'님 글을 참고했다고 하더라구요. 아래 링크글 댓글에서 형주대여에 대한 논쟁이 흥미롭더군요. 단순히 유비가 핑계대며 안 돌려줌인 줄 알았는데 여러가지를 살펴보니 복잡하더군요. 새로 알게 된 사실이 빌린 땅은 강릉일부-강하쪽은 유기가 태수-인데 나중에 형남4군까지 돌려달라 했다는 내용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역시 손제리가..... 노양심인건데... 이부분에서도 귀찮으시겠지만 글곰님의 견해를 듣고싶습니다. 다른 분들도요.
19/07/29 19:03
링크 걸어주신 것 감사히 잘 읽었습니다.
그런데 혹 단축URL로 링크 걸어주실 수 있으실까요? 링크가 길다 보니 본문까지 횡으로 깨져 버려서요... ㅜㅜ
19/07/29 19:10
제갈량의 북벌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twar&no=249336 (1편, 토탈워에선 제갈량의 북벌루트를 자세히 구현했다고 하는 군요. 코웨이가 상용배치한거 보다가 삼탈워에 상용을 보면 중요성이 한 눈에 보인다고)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twar&no=250147 (2편)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twar&no=252353 (3편) 형주공방전(연재중)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twar&no=254881 (1편) https://gall.dcinside.com/mgallery/board/view/?id=ttwar&no=282314 (2편)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superidea&no=187012 (3편)
19/07/29 19:12
아... 그 의미가 아니라 맨 처음 거신 댓글의 링크 3개가 너무 길어서 익스플로러나 엣지에서 글이 깨져 버립니다. 그거 수정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19/07/29 19:36
소위 '형주를 빌린' 건에 대해서는 친 년도 전부터 무수한 학자들이 키배를 벌여 왔습니다. 그래서 제가 '진실은 이거다'라고 말해 봤자 그저 하나의 의견에 지나지 않을 겁니다.
그 점을 감안하고 말씀드리자면, 일단 유비고 손권이고 간에 '형주 일부는 손권이 유비에게 빌려준 것이고 유비는 돌려줘야 한다'라는 점에는 모두 동의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문제는 양쪽이 생각하는 형주의 영역이 다르다는 데 있죠. 형남 사군이야 유비가 직접 점령했고 손권은 손가락 하나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한편 강릉 일대는 좀 다릅니다. 남군, 특히 강릉현은 주유가 주도하여 공성전을 벌인 끝에 쟁취한 땅입니다. 유비가 도와주었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이었지요. 주유전의 기록을 보면 강릉성을 점령한 후 주유가 남군태수로 임명되었고 유비는 공안에 주둔했습니다. 그런데 이 강릉이, 주유 사후 어느 순간엔가부터 은근슬쩍 유비에게로 넘어가 있습니다. 심지어 미방이 남군태수로 임명되었고요. 그러면 이런저런 사정을 따져볼 때 '손권이 빌려준 형주'가 바로 이곳이라는 걸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죠. 이유야 빤합니다. 강릉은 형주의 요충지인 동시에 대 조조 전선의 최전방이었습니다. 유표가 유비를 신야에 두었듯 손권이 유비 강릉에 두어 조조를 견제하는 수단으로 삼았다고 추측할 수 있지요. 그렇기에 손권이 빌려준 형주는 바로 이 남군을 가리킨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한편 유표의 장자 유기가 강하에 있었는데 이 강하는 어느 순간 은근슬쩍 손권에게로 넘어가 있습니다. 조금 더 과감하게 추론해 보면, 강하를 손권에게 넘겨주고 강릉을 대신 받는 형태로 거래를 했다고 볼 수도 있을 겁니다. 이 추측이 사실이라 해도 결과적으로는 유비의 이득입니다. 강하의 절반은 이미 조조의 차지였거든요. 제 결론은, 손권이 그토록 내놓으라고 했던 형주의 정체는 바로 남군이라는 겁니다. 하지만 형주의 요충지이자 군사거점이며 동시에 향후 북벌의 근거지가 될 남군을 포기할 수 없었던 유비는 남군 반환을 거부했고 결국 익양대치를 불러왔지요. 이 때 손권은 형남 네 군 중 무릉을 제외한 나머지 세 곳을 점령하는데, 거꾸로 말하자면 적어도 (유비의 근거지인 공안에 인접한) 무릉은 유비의 것으로 인정하고 있었을 수도 있습니다. 여하튼 익양대치는 형주를 절반으로 나누는 걸로 끝납니다. 유비는 결국 남군을 돌려주지 않았죠. 대신 장사와 계양을 내줍니다. 이로서 양쪽 모두 불만족스러우나마 합의가 이루어진 거죠. 유비는 남군과 무릉군과 영릉군을, 손권은 강하군과 장사군과 계양군을 가졌습니다. 이 때 유비의 다급했던 사정(조조가 한중으로 옴)을 감안한다면 이게 유비 쪽으로 유리한 협상 결과였을 거란 생각은 안 듭니다. 손권은 적어도 본전 이상은 챙긴 거죠. 그러니 이후 손권이 뒤통수를 친 건 결국 손제리가 나쁜 걸로...
19/07/29 19:00
죽은 자식 불알 만지기일 뿐이지만 결국 관우가 죽은 가장 큰 이유는 미방의 배반입니다.
1. 위나라야 공격을 받았으니 당연히 모든 힘을 다해서 방어해야 하고 2. 오나라도 이 때가 형주를 차지할 가장 좋은 기회이니 놓치기 싫을 겁니다. 무엇보다 위-오 는 촉나라와는 다른 나라에요. 3. 맹달과 유봉은 해야할 일을 못한 거라 무능한 것일 뿐입니다. 4. 그런데 미방은요??? 아무리 관우에게 푸대접을 받았다지만 자기 누나가 유비의 아내이고 자기 형은 유비 세력에서 명예로는 최고 중의 최고였습니다. 그럼에도 배반을 하다니요. 미방이 무능했어도 배반만 안 했다면 사태가 이지경까지 오지는 않았을 겁니다.
19/07/29 19:35
처음엔 유비의 발끈러쉬인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유비는 충분히 준비를 했더군요.
촉빠로서 결과가 아쉽지만 촉오 대전은 한번은 일어났어야만 했었던것 같습니다. 그나마 위가 메롱했던것이 다행이었을지도요.
19/07/29 19:56
촉오대전은 서로 상대가 어찌 굴었던 간에 결국 작은 나라 둘이서 큰 나라를 두고 싸워 1강 2약 구도를 고착화시킨 거라 이릉으로 한 쪽의 잠재 국력을 결딴내기까지 간 건 소탐대실이라는 평가를 면할 수가 없죠.
19/07/29 20:01
전 솔직히 이 이후는 한번도 종식 판본의 글을 읽은 적이 없습니다
왠지 손이 안가더라구요 인터넷에서 여기저기 편린의 글들로만 접했습니다
19/07/29 23:02
이때 유비가 갈량이형의 말을 들어 오와 화친했다면 어땠을까? 라는 if 를 상상해본 적이 있었는데 본문에 나와있는 글곰님의 비유를 보니 그건 절때로 있어서도 있을수도 없는 일이었군요;;
항상 촉빠를 울리는 좋은글 감사합니다. 댓글은 자주 못 남겨도 항상 정독하고 있어요.
19/07/30 04:51
삼탈워하면서 정사랑 여러 전투들에대해 더 깊게 관심을 가지게되었는데..
알면 알수록 유비는 대단하다는 생각밖에 안듭니다. 그래서 더 안타깝네요. 다음화도 기다리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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