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를 둘러보다가 아주 훌륭한 다큐를 발견했습니다. 러시아가 직접 제작한 [로마노프 왕조]에 대한 다큐멘터리인데요 영어로 더빙되어 있어서, 한번 감상해보는 것도 좋을 듯합니다.
로마노프 왕조의 시조 미하일부터 마지막 차르 니콜라이 2세까지 총 8부작인데 적절한 연출, 대사는 한마디도 없지만 표정만으로 훌륭한 연기를 보여주는 재연배우들, 그리고 화려한 CG와 상황에 맞는 배경음악이 다큐에 재미를 더해줍니다.
또 한가지 인상적인 점은 각 인물들에 대한 세부적인 묘사뿐만 아니라 당시의 국제적 상황, 국가의 제도와 개혁의 내용들, 인구나 재정상태에 대한 통계 등을 보기 쉬운 지도와 그래픽으로 상세히 알려줍니다.
넷플릭스에 자체 제작 [마지막 차르]라는 제목의 다큐/팩션이 올라와있는데 그런 [기괴한 망작]에는 비교할 수 없는 퀄리티입니다.
제1부는 미하일 로마노프가 주인공이고 제2부는 소피아 로마노프나가 주인공입니다. 제3부는 표트르 대제가 주인공이며 제4부는 표트르 사후 왕위쟁탈전에 대한 전환기를 다루고 제5부는 러시아의 여제 예카테리나 대제가 주인공입니다. 제6부는 나폴레옹에 맞섰던 알렉산더 제7부는 알렉산더2세와 니콜라이 1세 제8부는 역시 니콜라이 2세와 대혁명으로 막을 내립니다.
같은 제작사에서 [소련의 동부전선]을 다룬 무려 18부작 (...) 다큐도 있고 또 [크림전쟁]을 다룬 4부작 다큐도 있더군요. 크림전쟁의 부제가 [제0차 세계대전]인데 이 전쟁이 크림반도에서 태평양까지 영국/프랑스/오스만제국 vs 러시아가 전쟁을 치르면서 나폴레옹 전쟁 이후 사상처음으로 종군기자가 등장하고 또 기관총 등을 이용한 대량학살이 이루어졌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러시아에서 제작한 다큐이기 때문에 아무래도 영국, 프랑스가 나쁜놈들로 묘사되기는 하지만 전반적인 국제정세와 당시의 시대적 맥락 그리고 전황을 파악하기에 좋은 자료인 거 같아요.
또 같은 제작사에서 [한국전쟁]에 대한 다큐도 만들었는데, 보지는 못했습니다. 대충 리플보니까 다소 친소편향적인 (러시아 제작인걸 감안하면........ 여윽시..) 내용이라고 하는데 이건 한 번 보고 말씀드릴게요.
아무튼 최소 [로마노프 왕조] 다큐는 딱히 정치적 bias가 들어갈 여지가 적으니 정말 강력 추천합니다. 역사 다큐물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지 일종의 탬플릿을 제공하는 거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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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 배경과 맥락, 그리고 니콜라이 2세 본인에 대한 묘사와 더불어 그 시대적 배경과 정책 등 보다는 선정성(섹스와 노출)과 야사(라스푸틴 관련)에 치중합니다. 해설자 중 한명으로 Simon Sebag Montefiore가 나오는데, 그런 네임드가 참여했음에도 왜 이딴 결과물이 나오는지 알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