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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4/14 17:53
개인적으로는 먼치킨 이고깽을 싫어하는 터라 이세계물 범람이 달갑지만은 않은데, 확실히 탄탄한 수요층이 존재하는가 봅니다.
생각해보면 무협지나 이세계물이나 본질은 큰 차이가 없는지도 모르겠어요. 잘 읽었습니다.
19/04/14 17:55
그냥 한국의 양산형 무협물 보시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좋을듯 합니다. 미국도 7-80년대서 부터 지금까지 페이퍼백 형식의 이세계물이 나왔고 (퀄리티 역시 제멋대로인) 그나마 살아남아 있는게 많지 않고 한국도 무혐물 -> 이세계물의 테크를 타긴 했고 이런 이세계물이 증가하는 건 그만큼 사회적으로 힘들어서 그런 거라고 보시면 됩니다. 일본 이세계물의 경우 이고깽도 많지만 블랙기업에서 시달리는 현실이 싫어서 도피작용으로 멋진 영웅이 된다는 것에 대한 카타르시스 때문일 테니까요. 일본 이세계물을 보면 일본이 정말 안정적인 사회인지 의구심이 들때가 많습니다. 한국에 버금가는 야근하면서 그게 맞다라고 강요하는것이 말이죠. 버블시대를 넘어서 점점 사람을 갈아버리는 시대가 직업은 보장되었어도 삶이라는게 없으니까요.
19/04/14 17:59
한국도 이세계가 없진 않았지만 한 10년 전쯤에 유행탔던거 같고 지금은 환생 갑질물이 대세 아닌가 싶은데
일본은 이세계가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단 말이죠 혁명을 경험한 한국인은 익숙한 곳에서 신분상승을 꿈꾸는데 비해(그래서인지 신데렐라 스토리 드라마도 유달리 많은건지) 혁명을 경험해보지 못한 일본은 일찌감치 현실로부터 도피해서 모르는 곳에서 지배자가 되고 싶은건가 싶기도 하고 갑질문화가 한국만의 특징은 아닐텐데 유달리 마음에 들지 않는 사람을 직접 구체적으로 징벌하고 싶어하고 무시받고 싶지 않는 한국인과 그냥 몬스터나 부패한 고위관료 같은 뻔한 악역을 타도하고 누구에게나 칭송받는 세상의 구원자가 되는 일본인 물론 다른 경우가 얼마든 있겠지만 가까운 두 나라의 대세가 되는 흐름이 꽤 많은 차이가 난다는 것은 흥미로운 주제죠 누가 한번 진지빨고 비평해주면 재미있을거 같긴 한데
19/04/14 18:55
요즘 한국 양판소 트렌드는 갑질인거 같아요.
이세계로 가든, 환생을 하든, 회귀를 하든 무조건 주인공이 갑질을 하고 그걸 독자들은 사이다라고 받아들이죠. 더불어 사는 것은 호구라고 하구요.
19/04/14 19:14
요즘 다시 이영도 작가 소설을 정주행중인데
재미있어요. 다시 읽어도 항상 재미있습니다. 읽을때마다 느낌이 달라서 좋네요. 나이를 먹어가면서 생각이 다르게 읽히는게 좋네요
19/04/14 19:16
현실은 짱구아빠와 고길동만 해도 인생의 승리자....
12국기 추천합니다. 이계물의 조상님중에 한분이지만 이계전이가 얼마나 빡센지 잘 보여줍니다.
19/04/14 19:26
이런 쪽에서는 구운몽이 나름 갑(?)이죠.
결말이 요즘 세상과 맞지 않지만 어느 시대에나 사람들이 원하는 건 비슷하다는 걸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19/04/14 19:29
현대로오면서 비교가 쉬워진 덕분에 좋은 점도 있지만 경쟁이 극심해져서 상대적 박탈감과 피로감이 커진 탓이라고 생각합니다.
실제로 하고싶은거 다 하면서 사는 사람은 10%도 안되겠지만 SNS, TV등에는 반짝이는 사람들만 보이죠. 실제로 그 반짝이는 사람들도 나름의 고통과 고충이 있겠지만... 그리고 사람들이 선망하는 삶의 절대적 질이 늘어난 것도 있고요. 이런 부분이 사람들의 욕망을 너무나 극대화시키지만 그 자리에 올라갈 수 있는 사람들은 한정되있으니 사람들은 이제 과거 고도 성장기의 "하면 된다"는 마음가짐보다는 "편하게 결과만 보고싶다"라는 욕망을 채워주는게 이세계 물로 보고 있습니다. 사실 과거에는 이런게 없었냐 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유명한 작가 마크 트웨인조차 "아서 왕 궁정의 코네티컷 양키"라는 이세계물 비스무리한 작품을 냈다고 하더군요. 저도 이세계물이 정말 싫긴합니다. 긴장감도 재미도 필력도 없는 작품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요.
19/04/16 02:25
저는 그렇게라도 많은 작품들이 쏟아지고,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이 가볍게 독서에 진입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수많은 작품들 중에 긴장감, 재미, 필력이 있는 작품도 많아질거구요. 카페 같은 것들 때문에 별 이상한 것들이 쏟아지는 것은 물론 문제지만 그래도 얼마전처럼 작가님들이 굶어죽을 걱정 할 일이 좀 줄어든 건 사실이니까요..
19/04/14 20:14
학과 선배, 후배들과 술마시면서 했던 이야기 중 하나가 세대교체의 무서움이었습니다. 80~90년대 생들은 비교적 완성도 높은 소설, 애니, 만화등을 보면서 자랐지만 00년대 생들은 상대적으로 완성도가 떨어지는 양산형들을 재밌다고 생각하며 성장했다고 가정하면, 과연 그들이 만드는 작품은 어떻게 될까 하는 이야기였죠. 지금은 그 어느시대보다 문화 컨텐츠의 양이 풍족하고 질적으로 괜찮은 작품도 많지만 동시에 양산형 작품들이 쏟아지기 때문에 마이너한 작품들이 묻히는 경향이 큰 시대기도 한 것 같습니다. 미국의 펄프 픽션 시절처럼 그 시절의 좋은 아이디어들과 스타일을 계승되어 발전의 원동력이 될 수도 있겠지만, 현재 일본의 애니시장처럼 특정 스타일을 끊임없이 답습하고 좋은 아이디어의 작품들은 저예산 제작으로 몰리는 현상이 될 수도 있겠죠. 한국은 그래도 양산형이 대다수를 차지하던 시절을 지나 작품성과 오락성이 균형을 맞추는 지점으로 이동했다고 생각되지만, 여전히 갈길이 멀어보이긴 합니다. 앞으로 업계가 어떻게 바뀌게 될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19/04/14 20:57
자극적인 소설들이 판을치는데 지금 00년생이 80~90년대꺼보면 답답해서 안봐요
자극적인소설이 제일재밌어요 80~90년생들도 자극적인거 먼저봣다면. 완성도높지만 지루한것들 안볼껄요?
19/04/14 22:04
그럴 가능성이 높겠죠. 완성도와 재미가 꼭 일치하지는 않으니까요. 굳이 80~90년대라고 콕 집어서 이야기한 이유는 제 생각에 그때가 미국과 한국이 호황기였고, 일본의 추락이 아직 덜 진행된 때여서 그랬습니다. 자극적인 재미와 완성도를 같이 챙길 여력이 있었죠. 그때가 지금과 같은 불황기였다면 대리만족물이나 양판소들의 대중적 확산이 더 빨리 일어났을지도 모르죠.
19/04/14 20:29
왜 이세계인가? 현실물을 보면 설정구멍이 신경쓰여서 몰입이 조금 힘들어요. 중요한 건 이야기가 장르화 될 수 있느냐지 현실 비현실은 상관 없는 것 같습니다. 현실이라도 장르로 받아들이면 설정구멍은 그냥 대충 넘길 수가 있지만 이세계 쪽이 더 편해서 선호합니다.
왜 갑질인가? 보통 공포의 외인구단 같은 비극류보다 톰과 제리같은 희극이 가볍게 보기 좋습니다. 그리고 대개 을질은 이야기가 신파로 흘러서 가끔 봐야 재미가 있지 자주 보면 감정 소모만 심하고 재미가 별로 없어요. 왜 환생, 회귀인가? 케바케이긴한데 정석류보다 주인공의 목적의식이 뚜렷해서 이야기 전개가 빨라 좋습니다. 보통의 이야기는 사건이 시작되기 전에 먼저 세계관과 인물을 묘사하는데 초반부를 소모하는데, 환생/회귀면 바로 본 이야기로 들어가서 익숙한 장르면 이야기를 위해 필요한 장치들이 생략되서 좋아요. 이건 취향 차이겠지만, 어디있는지 모르는 엄마 찾아 삼만리가 아니라 인생 2회차에서 엑스칼리버를 아더왕보다 빨리 뽑아서 멀린이랑 같이 엄마를 가둔 나쁜 마왕을 퇴치해서 엄마를 만나는 이야기를 보는게 편합니다.
19/04/14 21:44
이세계물의 주요 특징을 본다면 '게임화'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이세계물을 많이 읽어본 편은 아닌데 요즘 일본발 이세계물은 어떤 당위도 없이 게임처럼 스테이터스가 뜨더군요.(뭐 게임 세계로 들어갔다 이런것도 아닙니다. 그냥 전이되고 보니 게임같은 세계이고 능력치니 래밸이니 이런걸 당연시 합니다.)
문학이 세태를 반영한다고 한다면 꽤 의미심장한 현상이 아닌가 싶습니다.
19/04/14 21:48
최근에 웹소설들을 좀 보게됐는데 회귀/환생물이 많아서 좀 놀랬습니다. 작년에 마행처우역거부터 처음 봤는데, 얘는 나름 이세계물이겠네요.
하여튼 요즘 소설들은 주인공이 고난/역경을 겪게 되는 걸 독자들이 참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주인공이 먼치킨이고 킹왕짱인 것들이 대세인데, 예전 무협물과도 일맥 상통하는 면이 있는 거 같긴 합니다. 주인공이 기연(독특한 성좌, 환생, 회귀)을 만나서 이후의 일들을 힘들이지 않고 풀어나가 고수?로 성장하는 식이죠.
19/04/15 13:55
고난을 못참는건 웹소설 일일연재 화수의 소비구조가 크다고 봅니다. 고난이 지속될 경우 독자의 인내심을 시험하기 딱 좋은 방식이라.. 옛날 무협물도 사실 주인공의 위기는 뻑하면 찾아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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