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실 치즈 개척자' 지정환 신부 별세…향년 88세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10760695
척박한 농촌 임실에 '치즈 씨앗' 뿌린 지정환 신부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10760695
21세기 한국에서 가장 각광받는 식재료인 치즈를 (국내 최초로) 만들어낸 지정환 신부(디디에 세스테반스)가 88세의 나이로 오늘 오후에 선종하셨습니다.
2016년 2월 4일에 대한민국에 특별한 공로가 있는 자에게 수여하는 국적 증서를 받아 한국과 벨기에의 이중국적입니다.
전쟁으로 가난하던 1959년 12월에 한국에 오셔서 1964년 부터 임실에 부임하셔서 치즈 만드는 것을 시작하셨습니다.
배고픈 아이에게 고기가 아닌 고기를 잡는 법을 가르쳐주라는 말씀을 가장 잘 보여주신 분이죠.
한국 치즈의 선구자 87세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33&aid=0000037876
돌아가시기 전인 작년에 하신 인터뷰인데 이곳에서 지신부님이 하신 노력을 보다 더 자세히 알 수 있습니다.
“전주교구 부주교이던 김이환 신부님이 지어주셨어요. ‘지’는 제 이름 디디에에서, 그리고 신부님의 ‘환’자를 따서 적당히 만든 거죠. 나중에 보니 깊은 뜻이 있더라고요. 정의가 환하게 빛날 때까지 ‘지랄’한다. 한동안 그렇게 소개했는데 진짜로 지씨 성을 가진 분을 만나고 보니 괜히 미안해지더라고요. 올 초엔 창성창본을 신청해서 지금은 임실 지씨의 시조가 됐어요.”
지정환이란 이름을 지으신 이유도 나와있네요.
“종종 그런 질문을 받는데 내 답은 항상 같아요. 지금 이 순간. 나에겐 지금이 가장 좋은 시간이고, 내겐 오늘밖에 없어요.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뭐냐고도 물어요. 지금 내 앞에 놓여 있는 것이 세상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입니다.”
“그렇지 않아요. 누구를 위해서 한 건 없어요. 누군가를 위한다는 건 그들을 무시하는 거예요. 전 단지 그들과 함께 한 것 뿐입니다. 노자가 이런 말을 했어요. 앉아서 기다리지 말고 그들에게 가라, 그들과 함께 살아라, 그들을 배우고 사랑하라. 그들이 알고 있는 것부터 시작해 그것으로 무언가를 이루어라. 사제든 목사든, 특히 지도자라면 누구나 이를 새겨야 합니다. 공수신퇴(功遂身退). 내가 내세울 수 있는 건 없어요. 공을 이루었다면 이내 물러나야 합니다.”
우리는 그냥 치즈를 만든 분이라고만 알고 있지만 말씀하시는 걸 들어보면 이분이 성직자라는 것 다시금 깨닫게 됩니다.
“음…, 하나 있긴 해요. 내 장례식에 노사연의 ‘만남’을 불러줬으면 좋겠어요. 우리들의 모든 만남은 하나라도 우연이 없거든요. 그렇게 귀하게 만났으니 서로 사랑해야지요.”
이 인터뷰에서 장례식장에서 만남을 노래해 달라고 하셨으니 많은 사람들이 같이 불러줬으면 좋겠습니다.
신부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