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9/04/13 15:44:27
Name iiiiiiiiii
Subject [일반] 호러블한 꿈 이야기 (수정됨)
저는 호러에 대한 꿈을 자주 꾸는 편입니다.
이런 꿈을 처음 꿀 때는 꿈에 대해 검색하기도 해봤는데 속 시원하게 이런 꿈을 꾸는 이유나, 이런 꿈을 꾸지 않는 방법 등은 찾을 수가 없더군요. 그래서 제가 꾼 꿈들을 한번 공유해보고 싶었습니다. 제가 특이한 경험을 하는 건지, 아니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 경험을 해보는 것인지 궁금해서요.


1. 기시감
꿈을 꿀 때는 대부분 기시감이 느껴집니다. 꿈속에서 '어 이꿈은 이미 꿨었는데?'라는 생각을 자주 합니다. 그리고 그 꿈 다음에 이어질 내용을 어느정도 미리 짐작할 수 있습니다. 어떤 정해진 시나리오가 있고 저는 그에 따라 움직이는 느낌입니다. 연기자라고 할까요.
예로 들면 어떤 적이 쫓아오고 제가 그걸 피하는 모습 등입니다.

2. 가상의 작품
꿈에서 만들어진 가상의 작품이 등장합니다. 어떤 공포게임, 어떤 공포만화, 어떤 스릴러 등등이요. 저는 그 작품에 대해 이미 알고 있고, 그 작품을 내가 읽거나 직접 하고. 아니면 그 작품 안에서 캐릭터가 되서 활동합니다. 캐릭터가 된다고 해서 다른 이름이 생기는건 아니고 난 이작품에서 이 역할을 맡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신기한건 꿈에 등장하는 작품들은 제 마음에 쏙 들어서 제가 어떻게든 작품명을 기억하려 한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깨고 나서 그 작품은 있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죠.

3. 죽음
저는 거의 죽는 역할입니다. 한 꿈을 보면 저는 수상한 연구소에서 매일 일하고 있습니다. 시나리오를 알고 있는 저는 왜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는지 의아해합니다. 그러다 경보가 울리고 사람들이 도망치는 걸 보고 괴물이 왔다는 걸 깨닫죠. 전 엑스트라고 여기서 죽으니까 괴물이 당연히 나한테 오는 걸 이해합니다. 그래도 괴물이 너무 무섭게 생겨서 일단 도망치죠. 그래도 소용없이 저는 죽고, 꿈에서 깹니다.
그 외에도 식칼을 맞거나, 정체를 알수 없는 적에게 습격당하거나 해서 죽죠. 가끔 제가 너무 잘 싸워서 혹시 내가 주인공 아닌가 싶을 때도 있는데 그 때에도 어김없이 죽습니다.

4. 끔찍한 장면은 검열
제가 이런 꿈 처음 꾼 이후로 호러물을 의도적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 끔찍한 상황은 일어나는데 그 장면을 꿈에서 보여주지는 않습니다.
칼에 찔려서 엄청 아픈데 딱히 상처를 보여주지는 않죠. 공포게임이나 소설에 등장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의도적으로 보려고 해도 잘 보이지 않습니다.

5. 제일 기억에 남는 꿈 - 원작 소설이 있는 게임
전 공포게임의 등장인물인데 원작소설이 있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설의 내용을 게임을 진행하면서 천천히 확인해보죠. 지금 생각하면 궁금하면 다 읽어보면 됐을텐데 한 장씩 확인합니다.소설은 이상하게 지지직거리고 흑백으로 보이는 다락방에 있습니다. 게임을 진행할 때마다 저는 소설을 보고 닥치게 될 일에 대해 두려워합니다. 집이 저주에 걸려서 등장한 인물들이 차츰 죽어가는 내용이었죠. 인물들은 하나같이 힘이 없고 말랐습니다. 이 꿈이 기억에 남는 이유는 제가 꿈 속에서 잠이 드는 것으로 게임속 세상과 소설을 볼 수 있는 방으로 왔다갔다 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깨고 나서도 공포에 질려서 소설을 찾아봐야겠다고 생각했죠.

6. 기억나는 꿈의 장면
전체 내용은 희미해졌지만 한 장면만 떠오르는 꿈의 장면입니다. 편하게 음슴체로 쓰겠습니다.
- 학교를 걷는데 빨간 화면으로 보이고 좀비처럼 학생들이 반대 방향에서 걷고 있음
- 도망치고 있는데 다리가 조금도 힘들지 않아서 의아해함.
- 이제 곧 누가 죽겠네 하면서 만화책을 읽는데 분명히 악역인 인물이 너무 예쁘게 웃음. 순간 당황하면서 다음장을 넘기니 바로 괴물습격.
- 좀비물에서 죽어가면서 너무 억울하다고 속으로 생각함. '내가 몇명을 죽였는데...'
- 꿈에서 어떤 애가 나오는데 사이코패스라는 걸 이미 알고 있어서 잘해줬음. 그런데 다른 애가 살인함.

끝을 어떻게 내야 될지 모르겠네요. 감사합니다.

+추가
쓰고 나니 생각나는 꿈의 중요한 특징이 하나 있습니다. 대부분의 꿈에서 저는 실패합니다. 그리고 실패한 뒤 분노를 나타내죠.
혹시 현실의 좌절감이나 우울함이 이런 식으로 나타나는 게 아닐지 궁금하네요.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ageofempires
19/04/13 16:22
수정 아이콘
꿈이 재미있죠. 꿈을 더 잘 알고 꿈 내용을 기록하는 일기를 써내려간다면 꿈에서 이게 꿈인지 알게 되어 자각몽도 꿀 수 있습니다.

꿈의 내용이 특히 재미있다면 내용을 덧붙여서 간단하고 짧은 소설오 써보세요. 혹시 아나요? 영화 시나리오로 채택될지.

터미네이터도 제임스 캐머런의 꿈에서 비롯되었다고 하더군요.
iiiiiiiiii
19/04/13 16:33
수정 아이콘
ageofempires님의 덧글을 생각나는 꿈이 있네요. 높으신 분들이 자신들의 유희를 위해 살인 대회를 열고 아이를 되살리기 위해 학교에서 배틀로얄을 하는 주부...라는 진부한 내용의 꿈이었죠. 크크
터미네이터가 꿈에서 비롯되었다니 처음 알았어요. 신기하네요.
ageofempires
19/04/13 20:23
수정 아이콘
beatles의 가장 유명한 곡인 yesterday도 폴 매카트니가 꿈에서 들은 멜로디를 가지고 만든 곡입니다.
꿈에서 깨자마자 잊지 않기 위해 피아노로 연주했다는데요. 워낙 멜로디가 좋아서 무의식적으로 과거에 들은 곡을 표절한 건가 싶어서 음악 관계자들에게 계속 물어봤다고 했는데 다들 이런 곡 들어 본 적 없다고 해서 본인 곡인가 싶었다고 합니다.

꿈에서는 영감이 많이 떠오르니 그걸 안놓치고 상업화할 수 있다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도 있을 겁니다. 물론 음악가나 영화감독처럼 창조적인 것을 만드는 사람이어야겠지만요.
19/04/13 16:27
수정 아이콘
꿈은 무의식의 발현이라고 보는게 맞는 것 같습니다.
저도 워킹데드를 볼 때는 꿈에서 좀비들이 나왔는데 마지막으로 호러블한 꿈을 꿔본지가 까마득하네요.
언제나 제가 관심갖고 있는 것, 무의식중에 간절히 원하는 것들이 꿈에서 나오는 것 같아요.
iiiiiiiiii
19/04/13 16:36
수정 아이콘
관심갖고 있는것, 간절히 원하는 것들을 꿈에서 볼 수 있다니 뭔가 부럽네요.
저도 호러물은 의도적으로 멀리했지만 호러물의 특유의 흐름은 좋아해서 꿈에 나오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네요.
등장인물이 처음에 다수 나오고, 각자의 이유로 하나씩 사라져 가는 흐름을 좋아하거든요.
루트에리노
19/04/13 17:46
수정 아이콘
저 대학원생인데, 꿈에서 연구주제 얻은 적 있습니다 크크
iiiiiiiiii
19/04/13 20:01
수정 아이콘
꿈에서 연구주제를 얻다니 부럽습니다. 아마 평소에 열심히 고민했던 성과가 나온 것이겠죠?
레이첼 로즌
19/04/13 20:40
수정 아이콘
벤젠의 분자구조도 꿈에서 나온 것이라고 하죠.. iii님도 꿈에서 새로운 발견을 하시길..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0795 [일반] [육아] 9개월 육아 후기 [32] qtips10357 19/04/15 10357 20
80794 [일반] 쉽게 씌어진 시 / 윤동주 [8] matthew7008 19/04/14 7008 26
80792 [일반] 한국(KOREA)무술에 대한 생각(3) [42] 성상우8270 19/04/14 8270 13
80791 [일반] 일본 총인구 8년째 감소…70세 이상 20% 첫 돌파 [91] 군디츠마라14219 19/04/14 14219 1
80790 [일반] 이세계물과 일상 [29] chldkrdmlwodkd8379 19/04/14 8379 1
80789 [일반] Pc? 페미코인 때문에 평이 좋다? (영화 미성년)(노스포) [24] 삭제됨10420 19/04/14 10420 2
80788 [일반] 갤럭시 S10 필수 어플 두가지 추천 (s7, s8, s9, 노트시리즈 포함) [39] 삭제됨16371 19/04/14 16371 8
80787 [일반] 매형에게 실수했네요. [62] April23315957 19/04/14 15957 26
80786 [일반] 안드로이드 최고의 앱 [29] 다록알13396 19/04/14 13396 4
80785 [일반] 어찌 그 때를 잊으랴. ㅡ 사물탕. [10] 이순7092 19/04/13 7092 19
80784 [일반] 임실치즈를 만든 지정환 신부가 88세로 선종하셨습니다. [36] 홍승식12589 19/04/13 12589 56
80783 [일반] [보드게임] 트릭 테이킹 게임에 대하여 알아보자! [22] 8661 19/04/13 8661 7
80782 [일반] 호러블한 꿈 이야기 [8] iiiiiiiiii5646 19/04/13 5646 1
80781 [일반] 한국(KOREA)형 주류모델(2) [57] 성상우8724 19/04/13 8724 26
80779 [일반] 역시 아인슈타인이 옳았다? [44] 다록알15288 19/04/13 15288 3
80778 [일반] 뒤늦은 후회와 반성 [4] 슬픈운명6543 19/04/13 6543 3
80775 [일반] 거미들, 실험실 수난의 역사 [29] cluefake11108 19/04/12 11108 37
80774 [일반] 북한이 세대교체를 단행했습니다. [20] 아유13998 19/04/12 13998 6
80773 [일반] 좋은 글 [17] 존킴6565 19/04/12 6565 6
80772 [일반] 삼국지 드래프트? 숨은 진주를 찾아보자 (3) [21] 글곰9432 19/04/12 9432 9
80771 [일반] 아시아나, 매각의 길로? [91] probe16805 19/04/12 16805 4
80770 [일반] 일반론 [74] 성상우9223 19/04/12 9223 7
80769 [일반] 이번 한미정상회담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 [48] 미친고양이11531 19/04/12 11531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