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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11/13 04:53
1. 전체적으로 맞는 말이지만, 그래도 말씀하신 것보다 밴드 팬들 역시 멤버 교체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멤버 간 케미에 신경을 쓴다고 생각합니다. 멤버 교체가 잦거나 멤버 교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는 밴드는 사실 대개 리더의 음악적 역량이 압도적인 경우죠. 음악적 역량이 팀 내의 한 두명에게 집중되어 있는 밴드의 경우 밴드 멤버라기보다 거의 세션맨 수준으로 타 멤버들을 대하고 교체하는 경우도 잦고, 또 팬들도 그 친구 나간다고 음악 안 변하는 거 아니까 크게 신경 안 쓰고.
밴드도 말씀하신 것처럼 음악적인 엔진이나 다름없는 멤버를 교체하거나, 음악적 역량이 균등하게 분배되어 있는 밴드에서 내분이 일어날 경우 걸그룹 못지않게 팬들이 동요하고 움직이죠. 평가도 움직이고요. 노브레인이 평가마저도 바뀐 대표적인 예고, 오아시스, 비틀즈는 아예 파토가 나버렸고 가장 최근에는 포트노이가 나갈 때 팬들이 충격을 받았던 드림 시어터가 있고요.뭐 드림 시어터는 평가가 바뀌진 않았지만... 또 예시를 레전드 밴드들에서 시야를 좀 넓혀서 보면 멤버 교체 잦지 않았던 밴드도 많죠. 폴 아웃 보이, 뮤즈, 라디오 헤드, 그린데이... 또 밴드 멤버들간의 케미에 대해 신경쓰지 않는다는 건 어느 정도는 일리가 있지만, 사실 해외의 밴드, 그리고 역사가 이미 끝나다 시피한 밴드이기에 그런 게 크다고 생각합니다. 한국만 하더라도 국카스텐 팬들은 멤버들간의 케미에 대해 걸그룹 수준은 아니지만 많이 신경쓰고 또 재미를 느끼잖아요. 자우림도 그렇고. 물론 걸그룹이 멤버 교체에 더 민감한 건 맞죠. 밴드는 음악적 역량/비중이 압도적인 팀의 리더/보컬-프론트 맨만 유지되면 팬들도 내가 원하는 음악이 훼손되지 않을 거라는 걸 알지만, 걸그룹의 멤버 교체는 오징어 짬뽕을 시켰고 잘 먹고 있는데 식당에서 갑자기 테이블에 쳐들어와 오징어를 빼내고 한치를 넣는 격이니까요. 까놓고 말해서 걸그룹은 주체적으로 자기 음악을 위해 뭉친 그룹이 아니라 회사가 기획한 상품이니까요. 음악만 판다고 보기도 힘들고요. 2. 뭐 본인도 말씀하셨다시피...방방 뛰는 거 좋아하면 메탈 공연을 가지 걸그룹 공연 가진 않죠 크크. 클래식 공연장에서 슬램 안 하는 게, 머라이어 캐리 공연장에서 슬램 안 하는 게 신기한 일은 아니죠. 그냥 장르마다 다른 공연 관람법이 있는 거고, 걸그룹 보다 메탈 공연이 더 좋으신 골수 메탈 헤드신 거 같습니다 크크. 3. 위에서도 말했지만 걸그룹은 기획 단계에서 어느 정도 인기가 분산되게 기획하는 게 일반적이고, 밴드는 알아서 조직된 만큼 팀을 조직한 핵심 멤버의 비중이 압도적인 경우가 많죠...오아시스 포토 카드 돌리면 갤러거스 나오면 그냥 끝 아닐까요 크크. 화이트 스트라입스로 하면 멕 화이트 나오면 대부분의 팬들이 으아 XX! 을 외칠 거 같은... 포토카드는 걸그룹/아이돌 그룹이 음악만 파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라고 생각합니다. 뭐 사실 전 이거에 대해 아주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입장은 아닌데, 또 나쁠 것도 없지 않나 싶어서...사실 정말 순수하게 음악만 파는 가수라는 건 걸그룹 뿐만 아니라 있을 수가 없죠. 단지 아이돌 그룹이 그걸 너무 물질적으로 구체화 시킨 게 좀 거시기한데 뭐 또 너무 싫어할 것도 없지 않나 싶어요. 하니 포토카드 이쁘더라고요 크크. 4. 이것도 대표적인 걸그룹/아이돌 그룹이 음악만 안 판다는 예시죠. 유사 연애감인데...사실 한국/일본 아이돌 그룹이 파는 상품 중에서 제가 제일 부정적인 게 이부분이긴 합니다. 물론 팝 시장에서도 이거 파는 가수 많죠. 저스틴 비버 한창 때가 그렇고, 조나스 브라더스나 뭐 그런 친구들...하다못해 래퍼로 와도 트래비스 스캇이나 에이셉 라키같은 친구들은 음악적 역량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어느 정도는 패션과 트렌드의 아이콘,섹시한 남성으로써 자신을 판매하죠. 그런데 한국/일본 아이돌 그룹은 좀 그 비중이 살짝 위험할 정도로 높은 편인 거 같긴 해요. 개인적으로 일본은 좀 선을 넘었다고 보고요. 5. 그건 그냥 다른 사람들에게 들려주셔도 마찬가지일겁니다 크크. 폐쇄성의 문제가 아니라 메탈의 문제....크크...저도 램 오브 갓 좋아했고 킬스위치 인게이지도 좋아했지만...아마 아이돌 팬덤도 이제 끝물인 퓨처 베이스 사운드나 이제 전성기에 접어든 싱잉 랩같은 거 들려주면 '들을만 하네' 할 걸요. 먹통 붐뱁이나 트랩은 메탈과 비슷한 반응이겠지만요. 나이트 위시나 랩소디 오브 파이어 같은 파워 메탈 계열이 그나마 좀 장벽이 낮지 않을까요...? 아이언 메이든도 몇몇 노래...에이시스 하이나 런 투더 힐 같은 건 좀 사람들이 들어주던 것도 같던... 6. 이건 위에서도 말했지만...밴드는 사실상 외주, 하청업체, 용역, 혹은 비정규직이죠. 알아서 뭉쳤고 인디의 생태계에서 살아남은 강자들이 메인 스트림의 간택을 받는다, 그게 밴드의 정체성이기도 하고요. 씨엔블루나 FT아일랜드를 밴드/락 매니아들이 절대 인정 안 해주는 이유 중 하나기도 하고. 반면 걸그룹은 정규직, 기획 상품이죠. 걸그룹 관련해서 소속사 욕하는 건 아이폰 X같으면 애플 욕하고 갤럭시 X같으면 삼성 욕하는 거랑 똑같은 거죠. 7. 걸그룹이 판매하는 상품에서 유사 연애 감정의 비중이 크다는 게 문제인 거 같습니다. 한국이든 미국이든 어디든 성인 남성이 특정 상품을 유사 연애 대상으로 소비한다고 생각하면 주위 눈총이 곱진 않죠...브아걸과 EXID 를 빨았던 저는 좀 편했던 거 같습니다. 하니가 한창 뜰 때 EXID 빠는 건 숨겼는데 지금 와서는 레고라는 거 알아도 '솔지가 노래 잘하지' 하시는 정도라...근데 이것도 이것대로 좀 아쉽더라고요 ㅜㅜ
18/11/13 10:11
6. 인디에서 살아남은 밴드가 메인스트림으로 올라가는 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인디=마이너, 메인스트림=메이저리그가 아니니까요. 인디는 말그대로 메인스트림과 동떨어진 인디펜던스, 독립리그라고 봐야죠. 모노톤즈 같은 팀이 인디에서 경쟁력이 없어서 티비로 진출 못한건 아니니까요. 모노톤즈는 뭐 다른 이유로 망했습니다만....
18/11/13 09:04
요즘 아이즈원에 빠져들고있는데 벌써부터 얼반웍스 어떡하누 우리민주 어떡하누 걱정하는 자신을 보고있게됩니다.
소속사는 대공감이네요 정말
18/11/13 09:38
메탈은 포크나 잔잔한 음악 좋아하시는 분께 들려줬어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
메탈의 경우 시끄러운 것과 음악사이의 일종의 역치가 사람마다 달라서 그에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것 같습니다.
18/11/13 10:17
말씀하신 게 다 맞는데, 제가 말하고 싶은 바는 이거였어요. 걸그룹 곡 들어보라고 하시는 분들이 "아이돌 음악이라고 무시하면 안된다, 음악을 편견없이 들어봐라"라고 말씀하시는데 정작 그분들은 록/메탈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이...흑흑
18/11/13 10:04
3번은 락밴드 선호층, 걸그룹 선호층 간의 차이가 아니라 세대차이입니다. 요즘 세대는 음악은 음원사이트나 유튜브 등으로 즐기는 것에 처음부터 익숙한 상태라면, CD 세대는 시대의 변화가 있더라도 CD 감성에 대한 향수가 남아있을 수 있으니까요.
시대가 CD 시대에서 음원사이트나 유튜브 시대로 넘어갔기 때문에 음악을 듣기 위해서 CD를 살 이유가 없게 됐지만 아이돌 팬덤에서 굿즈로써의 기능이 부각되면서 "음악과 무관한 이유로" CD에 대한 수요가 현재에도 계속 존재하고 있습니다. 각종 포토카드를 모으거나 팬싸인회에 당첨될 확률을 높이기 위해 1명이 여러장, 수십장 씩을 사게 되기도 합니다. 당연하지만 음악 들으려고 CD 사는거면 여러장, 수십장 살 이유가 없습니다. 7번 걸그룹 덕밍아웃이 어려운 이유는 걸그룹을 가수로 생각하지 않고 그저 유사연애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직 많다는 불편한 진실 때문이죠. 하지만 걸그룹이 뜨려면 일단 노래가 좋아서 노래가 떠야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걸그룹에게 음악 역시 매우 중요합니다. 걸그룹 세계에서 소위 "급"을 따질 때 역시 음악의 흥행여부를 가장 중요하게 봅니다.
18/11/13 10:20
3. 말씀하신 굿즈로서의 기능이라는 부분이, 걸그룹계에서는 일반적이지만 록계에서는 그렇지 않으니까요. CD 구매 자체는 세대 차이가 맞겠습니다만, 콜드플레이가 아무리 요즘 세대에게 어필한다고 쳐도 포토카드를 넣지는 않을테니까요.
18/11/13 11:09
걸그룹 노래 잘 안들어서 그런지 지금까지 나온 많은 노래들이 잘 구분이 안되요. 다 그게 그거인 것 같은 기분..
기억에 남는 곡 하나 들어보라면 텔미? 근데 이것도 다른 노래랑 뭐가 다른지 잘.. 그래도 음악 하시는 분들께서는 이번 누구 노래는 잘빠졌다 아니다 하는 것 보면 이 분야도 아는 만큼 보이나봐요.
18/11/13 11:30
당연히 아는만큼 보이는거죠. 제가 느끼기엔 아이돌 걸그룹 계층 음악은 다양성이 확실해서 질릴 수가 없습니다. 제가 관심없는 장르의 음악은 다 비슷하게 느껴지고 왠지 마음에 안 들기도 하더군요. 이것도 역시 아는만큼 보이는거구요.
텔미가 10년이 넘은 곡인데 이걸 예시로 드시면 그냥 아이돌 걸그룹 음악에 관심이 없었다는걸로 보여지게 됩니다. 너무 메이저한 노래라서 생활하면서 몇 곡 강제로 듣게 된 케이스를 제외하면 스스로 아이돌 걸그룹 음악 찾아서 들어보지 않으셨겠네요. 물론 저도 제가 관심없는 장르, 옛날 음악 등에 대해서 스스로 찾아 듣지 않습니다.
18/11/13 11:30
글 읽고 제가 쓴줄 크크크 본문 모든 내용에 공감이 가네요
한때 기타 없는 음악, 밴드 자작곡이 아닌 음악은 취급도 안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군대에서 소녀시대를 알게된 후 걸그룹 덕후가 되었지요. 얼마전 아이즈원 쇼콘 티케팅에 실패한 후, 예매해놨던 주다스 프리스트 공연을 취소하고 암표사서 쇼콘 갈까 진지하게 고민했었는데, 안한걸 아직도 후회하고 있습니다. 요즘에는 왕년의 메탈헤드도 아이돌 덕질을 정말 할만한게, 아이돌 음악이 양적으로나 질적으로나 정말 좋아졌어요. 에프엑스는 언더 오버 메이저 마이너를 통틀어서도 우리나라에서 가장 고퀄의 일렉음악을 하는 팀이었고, 3대기획사는 당연하고 중소기획사도 음악 그 자체로도 만족할만한 퀄리티의 음악을 들고 나오죠.
18/11/13 11:46
저도 이런 글 한번 써 보려고 했는데 마침 글이 올라왔네요. 전 해외 팬들이랑 비슷하게 유입된 경우인데, 유튜브의 케이팝 게임 영상을 우연하게 보고 노래가 좋아서 찾아봤더니 예뻐서 심쿵!
6번 같은 경우 문제의 본질은 한국 아이돌이 '아티스트'가 아니라 '퍼포머'라는 데 있죠. 직접 노래를 만들고 그 노래로 소규모 공연장에서부터 명성을 쌓아가는, 즉 언더에서 오버로 올라오는 과정을 겪는 대다수의 해외 밴드들과 달리 한국 아이돌은 처음부터 소속사가 멤버 구성에서부터 노래, 춤 및 무대까지 사실상 100% 관여하고 방송 무대라는 오버그라운드에서 시작하며 댄스그룹 등 지하 아이돌은 실질적으로 오버그라운드로 올라올 기회가 박탈되기에 성공하는데 있어 회사의 능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니까요. 거칠게 말하면 성공에 있어 아이돌 개인의 능력은 거의 무관하다고 봐도 될 정도입니다. 그렇기에 팬들이 유달리 소속사에 관심이 많은 거죠. 나이트위시는 레이블이 센츄리 미디어건 뉴클리어 블라스트건 큰 상관은 없지만 트와이스는 JYP 소속이냐 MBK 소속이냐에 따라 엄청나게 달라집니다. 그래도 메이헴처럼 멤버간 죽고 죽이는 관계가 되거나, 디섹션이나 AILD처럼 보컬이 살인교사로 빵에 가거나 맨오워처럼 기타리스트가 아동 포르노 소지 혐의로 체포되거나 할 일은 없을 케이팝 걸그룹은 단언컨대 가장 완벽한 밴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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