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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11/11 14:30:48
Name Farce
Subject [일반] 인디언이 꾸던 악몽은 백인이 아니라 한국인이었을까 (수정됨)
토요일 저녁입니다.
평소에는 지구가 크다는 말을 믿질 않았습니다만, 지구 건너편에 있으니 실감이 납니다.
12시간 동안 잠이 오지 않아도 아픈 허리를 꺾어서 얼굴을 무릎 위의 담요에 비비면서 잠을 구하던 비행이 떠오릅니다.
저는 그렇게 태평양을 건넜고, 이제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는 아니고 그 옆에 있는 성 마태오 (San Mateo)의 다리를 지나
조금 내륙으로 들어와있는 지역에서 지내고 있는 평범하고 흔한 대학교 교환학생입니다.

일본인들에게 저는 덕을 보고 있습니다. 이곳의 브랜디와 버본 위스키는 사실 한국만큼이나 비쌉니다.
3~4달라에, 오케이 세금포함 사달라! 라는 유행어를 받아주며 달콤한 맛이 나는 것은,
캘리포니아산 쌀로 빚었다고 곁먼에 360도 돌려서 접착제로 붙어있는 준마이 사케 밖에 없습니다.
아 사케, 심지어 저에게 거부감이 있는 맛도 아닙니다. 매우 담백해요. 곧 12월이라고 팔기 시작한 에그노그 (Eggnog)
칵테일의 계피향 진한 쓰린 맛 보다는 확실히 고향의 냄새가 납니다. 그래서 저는 2병을 내리 마셨습니다. 25 온스짜리 와인병 닮은 것으로.

제가 부끄러운 것은 술을 마셨기 때문입니다. 이번 학기에서 저는 모든 학생이 그렇듯 발표를 준비해야합니다. 강의 이름은 "미국문학사"!
아 아 그렇습니다 저는 문송하게도 지방의 영문학과에 다니는 미생이라고 합니다. Farce이지요. 번역하면 "헛소리를 지껄이는"이라는 뜻 입니다.
무슨 박사논문 디펜스도 아니고, 어느 민족출신 학생이
되었든, 전날에 술에 취한 냄새가 얼굴만으로 풍겨오는 인상으로, 왼손으로 배를 움켜쥐고 하는 행사입니다그려.
저는 "The Post Colonial Tale & The Ceremony" 그러니까. "탈식민지 이후 이야기, 그리고 의례"라는 발표문에 대해서,
5분에서 10분 사이로 발표하는 일을 맡았습니다. 물론 청중들은 별로 안 좋아하더군요.
왜냐면, 당장 저번 주에 수업 한 책이 "The Best We Can Do"라고 베트남 전쟁 이후 이주한 남베트남인에 대한 책이었거든요.

그런데 아시아인이 또 PPT를 열심히 만들어서, 앞에서 원고 종이 쪼가리 에이포 반 장을 찣어들고 발표를 한다.
사실 하품이 안 나올 수가 없어요. 에이시언이 발표를 하면 무조건 아시아 이야기로 이어지거든요. 그게 맞았어요.

레슬리 마몬 실코, Leslie Marmon Silko라는 푸에블로 (Pueblo) 인디언 작가분이 쓴 "The Ceremony"라는 책은요.
정말로 재미있습니다. PTSD에 대한 치료와 인디언으로서 정체성의 위기를 잘 버무린 책이에요. 계속 다음 장이 술술 넘어갑니다.

이 책이 딱 첫 장을 피면, "나는 전쟁을 다녀왔다," 이렇게 주인공의 독백으로 시작해요,
그리고는 이어서 말합니다. "그러나 나는 일본인들이 밉지 않았다." 그래서 저는 이 책을 몇 번이나 읽었고, 몇 번이나 사케를 목구멍에 부어넣었습니다.
백인들의 전쟁에서 돌아온 주인공에게 무당들은 말합니다. 악마가 씌였다고. 그래서 헛것을 보고 구토를 하고 자책을 한다고.
근데 치료는 못해준답니다. 왜 한 전쟁인지도 모르겠고, 사람이 가루가 되는 폭약냄새와 정글의 총검들고 찌르던 짓거리가 사람 정신을 좀먹는데
사실 푸에블로 인디언들의 사막 속의 정신세계하고는 맞는 해설서가 없거들랑요. 누구 잘못인지, 어떻게 치료할지 아무도 몰라요,

저는 미국에 와있습니다. 왜냐면, 제가 한국을 떠날 때가 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지요.
저는 다리가 부러졌습니다. 아니요, 제가 그냥 계단에서 미끄러진거에요. 박스가 컸고, 응? 비가 온 돌계단은 미끄러웠고,
근데 누가 발을 딛었냐, 상병 꺾인 나님이 직접 잘못 딛어 발목이 꺾인 게 아니냐.
국민의 세금으로 고쳤으니 십 싹 다물라. 베트남 전쟁의 참전용사처럼. 월남에서 돌아온 새카만 김상사.
근데 김상사는 상사 간부이고, 정글의 태양에 얼굴이 새카매 진 것이지, 저는 부모님 얼굴을 때꾹물 그대로 그걸 비볐어요. 다리가 아프고 귀찮아 안 씼었거든요.
그래서 제가 말을 한겁니다.

"야 한국아. 내가 진짜 너무 삐진 것 같다. 제정신으로 대화를 하자. 내가 좀 취했어. 한 1년 있다보자, 내가 이억만리 인지는 몰라도 삼천 마일은 떨어진 바다건너로 다녀올게 으응?"

제가 군병원에 전화를 했었습니다. 그랬더니 군병원 원무과장이 한다는 말이 알아서 고치라는 거였어요.
5달 뒤에, 너무 발목이 아파서 옆동네 의원에서 상처를 다시 째서 붙이고 전화를 다시 거니 새 원무과장이 그럽니다.
"아 그거 사실 우리 관할인데, 의사소통이 순탄하지 못했나봐요. (내 잘못은 아니고, 아마 너가 말귀를 못잡순게 아닐까.)
그게 치료 전이면 우리가 세금으로 해드리는데, 니가 이미 멋대로 해서 나는 몰라요 흐흐긁흐르륵흐으읅으"
이러니 준마이 사케로 혈관을 안 채우고 버깁니까. 아아 캘리포니아는 날씨가 참 좋아요, 쌀만 잘 자라는게 아니야.

그래요. 이 책이 참 재미가 있는게 말이지요. 회복에 대한 이야기에요. 제목 이름부터가 의례 "The Ceremony" 아니겠습니까.
엄청 흔한 방식으로 이야기가 끝을 맺습니다그려, 백인의 전쟁, 백인의 정복, 그걸 가지고 고통받지마라,
백인이 되려고 해도 어차피 그들은 너가 완전히 똑같아져도 핏줄을 들먹이며 손가락질 할테니.
인디언의 이야기를 믿어라, 선조들의 영혼을 믿어라, 너의 위치는 그곳에서만 찾을지어다.

그러면서 하는 말이 뭐냐며는 "백인은 사실 인디언 흑마법사들의 창조물이다 이래요,"

122쪽부터 128쪽까지 그냥 술김에 읽겠습니다.
한글로 적겠어요. 그래야 대학은 다니는 놈이다 싶어지니,

"옛날옛적에 하얀 사람이 없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좋은 것만 있던 것이 아니니 마녀들도 있었다.
그러니 세상이 모든 것을 갖췄다고 할 수 있겠지,

그런데 이들은 바다와 사막을 건너서,
지금 축구 경기를 하듯이 자기 재능을 서로 뽐냈고,
나바호 마녀 대부분, 호피 마녀 약간, 주니 마녀 약간
모두 푸에블로에 모여서 저로 잘났다고 뽐냈고,

삭은 냄새가 나는 시체거죽을 껴않고,
여우 가죽, 오소리 가죽, 살쾡이, 늑대
춤을 추고 자리에서 발을 구르면서

수우도 에스키모도 먼 곳 출신도,
"이 멋진 술수를 쪼끔만 맛봐 보거라" 하며
끼를 부리고 약을 팔고 저주를 파는데,
그 중에 어디서 온지 모를 마녀 하나가

남자인지 여잔지는 모른데 이렇게 말하던:
"나는 이야기 밖에 풀것이 없구먼"
그래 함 해보시오, 취한 마녀들이 말을 했지
아래부터 적을 말은 그 마녀의 말이라,

  "바다를 건너 먼 굴에 가면
검정 산 속에 흰 거죽 사람이 살아
생선의 배떼기처럼 흰 얼굴인데
털이 우겨지고 여기서 부르는 사람같지 않다

흙에서 난 사람도 아니요. 해보고 자란 것도 아녀
풀을 먹고 자라는 것도, 들짐승 살을 씹는 것도 아녀
살아있지 않은 존재니 뵈는게 죽은 것 밖에 없다.
세상을 죽었다 생각하는 자요. 두려움에 갇혀 산디

세상이 두려워, 뒤져버린 세상이 두려워, 뒤진 지들이 두려워
바람이 세게 불어서 우리 백사장에 그들 씨가 뿌려질 것인데
큰 배를 타고서 수 천은 구데기 쉬쓰는 것처럼 찍 싸질라
죽은 물건들 들고다녀, 꽝 쏴서 죽음을 쏴 댕길기고

짐승을 다 쏴 죽이는데, 사람도 짐승인줄 알아 죽이고 죽이라
물에다가 똥보다 진한 독한 걸 싸지를 것이고,  우리는 굶어서 우리 아를 먹겠지
뵈는 것이 두려워, 걔들은 다 쏴갈길기라, 무서우면 다 죽여삐릴기고

우리는 시체가 될거여, 우리는 피떡이 될거여,
Killing Killing killing killing

안죽여도 우리는 will die anyway
걔들이 산 존재가 있기를 안바라는 족속이라 그려
바다 건너서 깨어가 났구나
고통을 주려고, 근심을 주려고, 뒤진 허깨비들이
Whirling
whirling
whirling
    whirling"

그 이야기를 듣던 다른 마녀들이 기가 차서
"그래 니가 이겼다. 니가 짱을 먹어라, 상은 니꺼다."
"그런데 이런 것 없이 우리가 잘 살고 있더만, 이야기를 거두워 주면 안되겠니."

"안 돼. 이미 풀린 이야기, 오고들 있구만. 이미 풀린 이야기."

요런 책에 대고서 제가 발표를 했습니다. 후달리는 것이 뻔하니 PPT까지 공들여 만들여서.
그 어떤 다른 미국 학생도 공들여 PPT를 만들지 않았습니다. 제가 최초인 거였죠. 중간고사도 끝났고만.

이런 글에 대고서 제가 무슨 이야기를 했느냐.

"나는 이 이야기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즈텍 사람들 생각해봐라. 지들이 뭔가 정글에서 사람 심장 빼다 바치면서 뭔가 한다고 했더니 바다건너 스페인 사람들 과학적 납탄이 그 잘난 대가리에 박히지 않았냐?
짐 존스를 생각해봐, 아사하라 쇼코를 생각해봐, 종교에서 의미를 가질 수 있다는 놈치고 약먹고 집단 자살 안 한 놈들이 있어?
과학적 우주를 생각해봐라. 니가 무슨 의미를 가져, 무슨 인간 중심의 세계를 가지냐. 이러니 인디언들이 안되는거야.

한국은 유교 문화라는 게 있는데, 하나는 신을 괴력난신이라고 안 믿는거야. 금의환향이여, 현실의 성공말고는 죽은 사람을 위로도 못해,
그래서 우리가 종교 과몰입을 할 시간에 교회 세습을 논하고 있는거야. 종교는 진짜 한심한거고 아무도 진지하게 안 믿거든.
불만있어요, Americans? 당신이 전도한 Protestant 한인교회로 대체되었다. 서로 친하게 진해려고 말하지 아무도 신의 소리를 못듣는다.
그게 두려워서 맨날 주일마다 통성기도를 자기도 모를 언어로 목이 쉬게 하는 족속들이야 That is a experience!
고러면 샤머니즘적으로 푸에블로 인디안들처럼 공동체 안에서 내가 잘못된 헛생각은 안하고 인생 안 헜댔구나 안도하거든.

추석이란 무엇인가 .누군가 신문 칼럼을 적었다. 한겨례에 나는 배운 문과생이라 MLA 인용양식으로 PPT에 적었다.
한국인이 쓴 칼럼이다. 서로 직업을 묻고, 서로 월급을 묻는다. 그러나 "내가 누군가?"라고 물으면 위기가 온다.
Existential Crisis is a Crisis! 자신을 묻는다니 얼마나 위기인가! 한국인에게 큰 위기가 오는 때는 자신이 뭔가 의미한다고 자문하는 꼴볼견 때이다.
내가 세상에서 어떤 의미를 가지면 어떠지? 내가 무슨 행복을 찾아버리면 어떠지? 아니지, 나는 가족의 경제구조, 한국의 GDP의 톱니바퀴인데
내가 과대망상에 걸려서 나를 찾아버리면 어쩌지? 내가 미국인들처럼 소소하고 화려한 행복을 찾는다면, 티어 올리기를 포기하는
자위대, 신포도를 외치는 여우, 브실골, 책임회피주의자, 프리라이더 개꿀빨러, 인간조무사 인간미만잡!이 아닌가.

"내가 누군가!" 그게 스스로에서 찾아질 것 같으면 과몰입을 한거나, 술에 취해서 삐져있든지,  삐져서 술에 절어있던 현실을 도피하던!
사이비 종교에 과몰입을 하던, 아무튼 과학의 세계는 아니여. 총알이 날아오고, 대한민국을 구성하고, 알파고를 창조하는 리얼리티가 아니여.
그 리얼리티를 포기하면 쪽발이들이 또 총알 들고 한국을 찾아오잖아. 북괴가 핵을 만들고? 아니다. 헬스크림! 우리는 다시 노예가 되지않는다. 다시는!
우리는 우리의 주인이 될 것이야!

우리가 전에 베트남 이민자가 자식을 낳으면서 베트남 전쟁의 부모님의 생고생을 돌아보고는 그래도 미국에선 자식 놓기 좋다는 책을 읽었어.
그거 알아.. 그런 착각 안해. 한국사람들은. 한국 전쟁 끝나니 베이비 붐이라는 착각에서 깨버렸어. 애 낳을 가치가 없어.
적자 인생이야. 이제 중동으로 가서 사우디 디나르, 이라크 달라 받으면 니가 대학 나오는 순간 인생 평생 적자야. 고졸은 못난이 인형취급이고. 비행기표 값은 공짜야?
우리는 헛
소리 안해. 알라후 아크바르라고 무슨 종교적 신세계를 찾지 않아. 우리의 정답은 하나여, "광장"은 하나여,
니가 니가 무슨 뜻을 가진다고, 대단하다고 생각하고, 무슨 개인의 안식을 찾을 수 있다 생각하면 대한의 "광장"에서 조리 돌림을 당해.
그래 세상의 진리는 하나입니다. 애를 낳고 죽이는 생물학적 팩트폭력, 패액트 FACT의 Epistemology (인식체제)가 그대의 목구멍을 조이니! 교수님 좋은 단어 감사요.

그래서 우리가 불쌍하냐고? 이 헬조선이 20등 안에는 들어, 우리가 자본주의자의 선두주자야. 일본이 세습 민주주의로 헛짓,
중국이 공산당 독재로 헛짓 할때 우리는 자본주의를 계승할거여. 우리가 가장 잘난 국가야. 두유노 싸이? 예스! 유 아메리칸스 노우 싸이!
암어 코리안 유노!? 아이 노 왓 아이두! 코리아 누 왔 데이 두! 데이 아 빌리언즈! 한국은 헛짓거리 안해. 게임을 해도 공략을 보는 사람들이야.
자본주의 공략을 해봤냐? 니들은 내가 지금 종교는 하나의 썰이다라고 썰 풀면, 무슨 이슬람 극단주의자보듯이, 아 한 무신론자(atheist) 에이테이스트가
배려없이 구네, 너무 일방적으로 자기 종교 이야기푼다 이럴 사람들이잖아. 한국은 그런 불편함 따위 없어요.
우리는 종교를 초월했거든!

제가 하소연을 디스코드 들어가서 친구에게 했습니다. 다른 어디에도 할 곳이 없더라고요,
곰곰히 듣던 친구 왈, (그대로 적습니다.):

"너는 과학, 합리, 현대문명, 아니 어려운 말 말자. 한국 자체에 대해서 참 양가적인 태도를 취하는 것 같어."
(아니 '양가'가 또 뭔데?)

"자기 자신은 반대편에 서서 뭐라고 욕을 던지고 싶어하는데, 동시에 한국을 너무 압도적이라 생각해.
그래서 한국편을 안드는 사람에게 조롱을 던지는 것 같아."

맨날 이슬람 수피 성자들의 책을 읽고, 툭하면 성경책을 인용하지만, 결국은 두려워서 그러는 거잖아. 진짜 한국이 정답이면 어쩌냐,
한국에서 도망친 내가 결국 두유노 싸이에게 사로잡혀서 도태된 이주민으로 사냥당할 것 같은 공포. 일년짜리 교환학생주제에 영원히 도망칠수 있을 것처럼.

나는 악몽을 꾸는 거야. 한국이라는 악몽을.
근데 나는 한국인이잖아. 이 나쁜 꿈은 깰 수 없는 것이겠지.

발표가 끝나자 아무도 질문을 던지지 않았습니다. 표정을 이해할 수도 없었지요. 본래 낯설은 곳이라.
그러나 저의 한국어에 가까운 울부짖음이, 짐승이 레고를 발가락으로 밟아내는 소리가 얼마나 영어로 전달되는지는 알 수가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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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란운
18/11/11 15:0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정말로요.
18/11/11 16:17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허허실실
18/11/11 16:00
수정 아이콘
음... 아마 한국에서도 수업시간에 같은 발표하셨으면 낯익은 사람들의 서름한 낯을 만끽하셨을 거라고 봅니다.

(...)
18/11/11 16:17
수정 아이콘
(수정됨) Korean들 또 불만이 있어요? 당신의 인문학 위기, real crisis로 대체되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없어도 된다고? 알파고 만세라고? 그러면 스무 처녀를 낙원에서 볼 수 있는 무자헤딘에게 죽어주지 않을 이유는 무엇인가? 자신들끼리는 사티암(교회건물)에서 순진한 천국을 짓던 옴진리교의 독가스에 죽어주지 않을 이유가 무엇이고, 천국을 지상에 지으려던 이스마엘의 어쌔신들에게 죽어주지 않을 이유가 무엇입니까?

제가 찾은 대답은 이것입니다. 저는 살아있는 사람이라, 제가 도움 받은 것도 많은 사람이라 나를 해치려는 사람에게는 거부감을 지니게 됩니다. 그래서 저는 도망치기로 했습니다. 거리를 두기로 했습니다. 제가 토라진 마음으로 이상한 짓을 하고 헛소리를 하기 전에요.
Helix Fossil
18/11/11 16:0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눈 하나 달린 사람들만 사는 나라에 돌연변이로 두개 달린 놈이 태어났다고 칩시다.
이 돌연변이는 그 나라만 벗어나면 완벽히 정상이지만, 이 나라에선 곧 죽어도 돌연변이에요. 눈 두개로 사는것에 대해 온갖 멸시와 비난을 감수해야하죠.
다행히라고 여겨야할지 그 나라에선 돌연변이들이 자주 태어나 한쪽 눈알을 파내는 수술을 하면 정상으로 살아갈 수 있다고 합니다.
당신이 이 돌연변이라면 한쪽 눈알을 파내시겠습니까 아니면 정상인들 사이에서 눈 두개로 사는것도 나쁘지 않다고 자위하며 살아가시겠습니까.
18/11/11 16:16
수정 아이콘
(수정됨) 꿈을 아버지에게 말씀드린 적이 있었습니다. 10년 조금 덜 된, 꽤나 어릴때 한 말이었습니다.

터키 동부의 반 (Van) 호수에 가서 나라 없는 쿠르드 사람들을 연구하면서 살고 싶어요. 쿠르드말은 배우지 않을거고요. 서로 영어를 하면서 영원히 이방인으로, 크게 버는 것없이 바라는 것 없이 텐트에서 신기한 것을 아침마다 보면서 살고 싶습니다.

그러나 곰곰히 듣던 아버지께선 말씀하셨지요.

그러면 감기가 돌고, 물건이 하나 없어지면 그 사람들이 너를 찣어죽이겠구나. 그렇게 살고 싶다면 너가 없어지면 한국에서 찾으려올 사람이 있을 정도로 성공해야지만 가능하지 않을까?

거기에 대고 제가
하지만 저는 정말 한국이 저랑 맞지 않는것 같아서 이런 이야기를 한건데요. 라고 답할 순 없었지요. 여러가지 이유로. 시큼하게.
Helix Fossil
18/11/11 16:19
수정 아이콘
어휴 눈알을 뺏다가 넣었다가..... 난죽택!
18/11/11 18:14
수정 아이콘
굳이 쿠르드까지 갈 필요가 있나요? 현대자본주의
사회란 매우 편리하고 그 중에서도 대한민국은 살기 꽤 좋은편이죠.

그냥 가족이나 친구 같은 인간관계, 금전적이나 평판적인 사회적 성공, 결혼 같은것만 포기하면 얼마든지 자유롭고 굶어죽을 걱정은 없이 살 수 있는걸요.

물론 그런 선택을 할 경우 단점도 많습니다만 저같은 경우 이 선택지가 맘에 들더라구요. 이나마도 불가능한 국가들이 넘치니까요.
18/11/11 18:3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음 쿠르드 자체를 제가 정말 진지하게 원한다는 것보다는...

현실의 서늘한 무서움에 대한 겁에 대한 이야기이지요. 글이고 답글이고. 길게 적었지만 사실 내용은 별거 없습니다.

저는 절대로 한국이 못났다고 생각하지 않고 너무나도 강하고... 모든 것을 이길정도로 정답만을 찾기에....

저에게 매력적이지 않은 서늘한 거대한 세계가 저에게 너무나도 당당하게 찾아올 그런 공포를 느끼고 있는것이에요. '포기', '정답', '정상' 같이 한없이 약한 저를 깔아뭉개는 단어로 당당하게 무장한 이 체제가. 그러나 한국인이 아닌 세상은 이처럼 지독하게 세상 빡겜을 하지 않기에 헛짓 즐겜이나 하다가 GDP나 과학기술 같은 단단한 것에서 한국에게 따라잡히고 붕괴 할 것이며.. 결국 한국에게 불만을 가지고 도주한 저는 내통자로 효수 당해버리는 것이 아닌가...
스테비아
18/11/11 16:27
수정 아이콘
뭐랄까... 엄청난 글이네요. 다음 번에 글 쓰시면 글쓴이 바로 알아볼 것 같아요.
18/11/11 17:33
수정 아이콘
다음 글은 제발 맨정신으로 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으...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케이드
18/11/11 16:44
수정 아이콘
뭐랄까...
아마추어가 아닌 '글쟁이'가 쓴 글이라는 기운이 느껴지는 글이네요.
잘 읽었습니다.
18/11/11 17:32
수정 아이콘
'글쟁이'라니! 제가 정말 듣고 싶은 단어입니다.
감사합니다.

저만의 고민과, 저만의 것이지만은 않은 고민이 반반인 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사악군
18/11/11 17:04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왠지 어젯밤에 티비에서 본 '어느 창녀의 하루'가 생각나는군요.. 양가감정과 폭력과 진실과 거짓과 감정과 허구의 소용돌이가 쏟아져 내리는.. 정리되고 정돈되지 않은 심상을 그대로 접하는 기분이라 생생하네요.
18/11/11 17:30
수정 아이콘
이번 강의에서 불친절한 구조를 가진 소설을 너무 많이 읽어서. 좀 문풍당당해진 경향이 없잖아 있습니다. 정확히 하고 싶은 말이 뭔지 모르겠으면 그런 심상이라도 복잡하게 전달할 수 있게 노력하라...

라는 것은 반농담이고요.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첸 스톰스타우트
18/11/11 17:05
수정 아이콘
저는 고등학교와 대학교를 중국에서 나왔는데, 대학교 졸업할 때쯤 되니 '난 대체 어디에 속하는 놈일까..'하는 생각이 정말 많이 들었어요.
다행히 당시 중국인들은 한국에 대해 좋게 생각해줘서 한국인이라 뭔가 손해보는 일은 없었는데, 그렇다고 제가 그 공동체에서 소속감을 느낄수 있었던건 아니었거든요. 가끔 한국에 와서 보면, 중국이 아무리 공산당이다 독재국가다 하는데 정치 및 외교문제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방면에서 한국은 정말 보수적이고 답답한 국가라는 생각밖에는 들지 않았어요. 뭘 그렇게 사람들 눈치를 많이보고 남들 시선에 자기를 끼워 맞추는데 급급한지. 적어도 제가 겪어본 중국사람들은 남의 눈치 보면서 피곤하게 살지도 않고 타인한테 그걸 암묵적으로 강요하지도 않거든요. '아 중국사람들은 왜 저럴까'라고 이질감을 겪기엔 17살의 저는 너무 어렸고 그런 문화속에서 섞여서 몇년을 지내다 보니 한국에 적응하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한국인이 아닌것도 아니고 중국에서 소속감을 느껴본 적도 없었어요.

뭐 회사생활 하고 군대 갖다오고 하다보니 결국엔 다시 보통의 한국인으로 돌아왔습니다만.. 대학시절에 제가 고민했던 것들과 느꼈던 감정들이 어렴풋이 떠오르게 하는 글이네요. 기억폭력 당한거같기도 하고 .. 여튼 잘 읽었습니다.
18/11/11 17:28
수정 아이콘
소설 "광장"을 너무 읽은 것 같긴해요 제가.
밀실과 광장을 한번씩 경험하고, 전쟁터에 다녀온 주인공이 결국 바다를 향해서 웃으면서 끝나니까요. "중립국"을 그렇게 외쳤지만 사실 정답은 아니었던 것이고...

그런 경험이 있으시군요. 사실 저는 이번에야 외국에 처음나와서 생활하는 입장이라 좀 성급하게 말하는 것같은 부끄러움이 듭니다. 이제 슬슬 술도 깨고.. 헤헤... 제 모든 글은 항상 이불킥거리라 생각해서 조금 스스로에게 너그러워지려고 노력하고있어요. 나중에 다시 읽어볼수 있도록. 끄윽..
첸 스톰스타우트
18/11/11 17:56
수정 아이콘
사실, 한창 저렇게 방황(?)할 당시 저또한 글쓰기에 심취했었습니다. 근데 어느순간 뒤돌아보니 글쓰기를 시작했을 때 영향받았던 것들에서 벗어날 수가 없다는 걸 알았어요. 게다가, 내가 쓸 수 있는 글은 읽을 수 있는 사람들이 한정되어있고, 사람들이 많이 읽는 글을 쓰려면 제가 겪어보지 않은 것들에 대해서 써야한다는걸 깨닫고 나서는 글을 써서 밥벌어먹을 자신이 없어지기도 했고요.

글쟁이가 되기 위해서는 정말 자신에게 많은 투자를 해야 하는데.. 저는 제가 쓰기 싫은, 마음에 들지 않는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기 위해서 억지로 관련 취재를 하면서까지 노력하고 투자하고 싶은 마음도 없었고 설령 누가 돈을 준다고 해도 그렇게 해서 제가 만족할 수 있는 걸 써낼 자신이 없었어요. 그렇게 '이건 취미야' 라고 못이 박혀버리니 그만 흥미가 뚝 떨어지고.. 뭐 그렇게 되더군요. 관련 전공도 아니었고요.
18/11/11 18:00
수정 아이콘
첫 리플에서 '기억폭행'이라는 좀 무서운 단어를 쓰셨잖아요?

두번째 리플을 읽다가 뜬금없이 집안에서 귀신얼굴이라도 본 것처럼 소름이 돋네요. 제가 무서워하는 주제인건 어떻게 아시고...으
첸 스톰스타우트
18/11/1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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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rce님께 무슨 메시지를 전하려 한건 아니고.. 그냥 아무 의미 없는 제 경험담입니다. 그렇게 신경 쓰진 마시길..
18/11/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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뭔말인지 모르겠지만 일본소설 냄새는 나는거 같아요.
18/11/1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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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영어소설은 원서를 고수하는데,
일본어를 할줄모르니 일본소설은 한국어로만 읽었네요. 그리고 엄청 많이 읽었고요...

원하는 말을 해주는 것, 원하는 표현법을 지닌 것 같아서요. 사소설, 그 약간 병동냄새가 코에서 나는 것 같은 자폐스러운 자기 생각 일방적으로 털어넣기,
제가 한글로 글쓸때 영향이 있긴한것 같네요.

새삼스럽게 깨달았습니다. 고맙습니다.
라방백
18/11/11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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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을 공부하는데 있어서 남들과 다른 해석을 했다고 문제될게 있나요? 오히려 참신한 접근 방법이라고 좋아하실것 같은데요. 아마 교수님께서 너의 접근 방식이 참 참신한데 어떤 생각 혹은 경험을 근거로 그런 접근을 했는지 다시 발표해보라는 말에 스트레스를 받고 술한잔을 하면서 과제를 하고 있는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18/11/11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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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 울프가 이런 말을 했다고 배웠습니다.

남이 글을 쓰라고 강제할때가 즐거운 것이지, 몸 안에서 외치고 싶은 소리에게 내일, 다음, 나중이라고 어르고 욕하는 가장 나쁜 놈은 작가 자신이라고... 그래서 제가 발표하고도 일주일이 지나서도 막 벽에서 구르고, 방바닥을 손바닥으로 때리다가, 한 열흘차에 준마이 사케의 도움으로 몸을 해집고 꺼내서 던져놓은 작품입니다. 라방백님께서는 그걸 알아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쌍무지개
18/11/11 19:40
수정 아이콘
정제되고 깔끔한 케장콘 느낌이 물씬 나는 글입니다.
그래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18/11/11 19:54
수정 아이콘
병맛이라는 코드도 참 현대적이지 않나요. 러브크래프트 같은 현대적 공포물과 뿌리가 같다고 생각해요 저는.

예전에는 무언가 분명한 확신이 있었거나, 모르는 걸 모른다고 했지만, 현대인들은 뭔가를 안다고 생각하고 무언가 일어난다고 살지만 사실 자신이 무슨말을 하는지도, 옆에 들리는 말이 의미없는 말일지도 모른다는 공포 속에 살고 있지요.
뭐로하지
18/11/11 19:43
수정 아이콘
남의 맞춤법을 지적하는 사람은 성격이 고약하다는 연구결과가 있습니다.

껴않고 -> 껴안고
배떼기 -> 배때기
우겨지고 -> 우거지고
쉬쓰는 -> 쉬스는
거두워 -> 거두어
진해려고 -> 지내라고

저는 성격이 고약합니다.

잘 읽었습니다.
18/11/11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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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고친다고 계속 누덕누덕거리고 있었음에도 놓친게 한아름이나 되었군요. 왜 이런 것들은 한번 적어놓으면 다시 봐도 자연스러운지 모르겠네요... 나눠서 보면 참 눈에 띄는데도 말이지요.

소설을 들먹인 부분은 손이 멋대로 쳐놓은걸 그냥 두고싶은 마음이 컸는데 왜인지는 잘 모르겠네요. 아침에 일어나서 다시 한번 글 크게 고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뭐로하지
18/11/11 20:00
수정 아이콘
찣어들고 -> 찢어들고
떠날 때가 됬다고 -> 됐다고
딛었냐 -> 디뎠냐
딛어 -> 디뎌
때국물 -> 땟국물
버깁니까 -> 뻐깁니까(속어)

제 성격의 상태가..
첸 스톰스타우트
18/11/11 20:36
수정 아이콘
업체에서 초벌번역이랍시고 초월번역 해온것들 이분께 1차검수 맡기고싶네요..
10년째도피중
18/11/12 13:12
수정 아이콘
맞춤법도 고쳐주시면서 글에 대한 감상도 조금만 적어주시면 더 좋지 않을까 사료되옵니다.꾸벅
맞춤법 고치는 거야 참 좋은 일인데 왠지 내 글에서 그것밖에 보이지 않았던걸까 하면서 조금 슬퍼지거든요. 제 경우가 그렇다는 얘깁니다. 저도 맞춤법 오지게 틀리는지라...
펠릭스30세(무직)
18/11/12 00:09
수정 아이콘
우와 ~ 진짜 늦게 클릭했네요.

진짜 잘 읽었습니다.
18/11/13 08:33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10년째도피중
18/11/12 13:14
수정 아이콘
보통 이런 글은 의식의 흐름에 따라 왔다갔다 하다가 상호모순에 휘말리게 되는데, 이 글은 그러는 척만 한것같아서 배신감(?)이 느껴지네요. ^^ 뭔가 영상으로 풍경이 그려지는 글이 나올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
진심으로 너무 잘 읽었습니다.
18/11/13 08:34
수정 아이콘
엄청 갑갑하고 답없는 글이라는 걸 스스로 인지하고 쓴 보람(?)이 있는 감사한 덧글 감사합니다.
18/11/12 19:39
수정 아이콘
현학적이라 이해를 질 못하겠는데 사실 아무뜻도 아닌건가요?
18/11/13 0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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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이 갑갑하다, 라고 수업시간 발표를 하려다가, "그런데 너희도 똑같이 갑갑하다! 신이나 믿는 미국인들!"이라고 짜증을 내고, 한국이 갑갑하다는 저 자신이 더 갑갑하다고 짜증을 내는 그런 글입니다. 3중 구조네요.
18/11/13 00:17
수정 아이콘
한국의 빡겜 + 전체주의 + 체면 중시의 문화가 너무 스트레스를 많이 부여한다고 느끼시나봅니다.

저는 미국온 지 햇수로 15년째라 지금 한국의 문화가 어떤 지 이젠 잘 알 수 없는지라 해당 부분에 대해서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네요. 다만 미국의 기독교 문화에 대해서 너무 심각하게 생각하실 필요는 없지 싶습니다. 물론 아직도 미국인의 절반이 천사의 존재를 믿을 정도로 종교의 영향력이 강하게 남아있긴 한데, 확실하게 하향세이기도 합니다. 모든 위협은 그것이 상향세일 때 더 크게 다가오는 법인데, 미국의 기독교는 그런 느낌은 아니지요. Farce 님께서 만약 미국에 자리잡으신다면 님께서 마흔 찍고 아이가 학교 갈 무렵만 되어도 지금보다는 훨씬 덜할 것 같습니다. 미국의 문화 중 기독교보다 더 답답한 부분은 반지성주의라고 생각해요. 사실 기독교가 노답인 것도, '내가 7살때 목사님한테 들어서 가지게 된 의견과 너가 50년동안 실증자료를 토대로 내린 의견은 대등하다' 라는 '내 의견이 최고임. 이유따위는 필요 없음' 이라는 반지성주의 때문이 크죠. 근데 이것도 조금씩이나마 변화할 거라고 생각하기에, 장기적으로는 큰 걱정을 하진 않아요.
18/11/13 08:31
수정 아이콘
(수정됨) 어떤 SF 덕후들은 초지능인공지능과 우주개척에 대해서 떠듭니다. 인간의 문명과 세계가 더 많은 자원을 흡수하고 개척하고 개발하고 향상되는 것에 대한 영원한 상상의 나래를 펼칩니다. 처음엔 태양계, 다음엔 궤도 엘리베이터, 다음엔 다이슨 스피어 등등... 아직 과학적으로 개념이 잡히지 않은 희망사항을 풀어놓습니다. 그런데 이런거야 영화 줄거리로나 재미있게 쓰면 되지, 누가 생업을 가지고, 가족을 가지고 이런 크고 먼 이야기들에 대해서 고민합니까. 덕후들은 소수의 덕후들만 있으면 그만이잖아요.

그런데 한국은 행복해도 케이팝 유튜브 뷰어 카운트로 해피하고, 불행해도 OECD 통계로 새드하잖아요? 그래서 살인자에게 쫓기듯이, '저'에게 해를 입기싫으니 도망칠 수 밖에 없었지요. 남아있으면 제가 산산조각 나버릴것 같더라고요. 그런데 여기 캘리포니아에서 자꾸 한국고기집, 케이팝 클럽 같은 요소들이 '두 유노 사이' 하듯이 마구 튀어나옵니다. 한국이 출산율 떨어지는지 전쟁의 위기에 처했는지 아무튼 물리적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는지는 모르겠고. 사실 제가 뭐
그렇다고 미국이 위대하다, 미국 정서에 동질감이나 소속감을 느낀다! 이런 것도 절대 아닙니다. 이러니 매일 아침에 일어나면, 세상에 저를 위한 나라는 없구나,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의 안톤 쉬거에게 쫓기는 보안관이 된 느낌이 들어요.

제가 제 마을의 보안관인데.. 저야 말로 이 체제에서 자라나서, 구조를 이해하고, 애정을 가진 사람인데, 이래서 죽음을 어치 피할려고...
TheLasid
18/11/13 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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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부디 악몽에서 깨어나시길, 깨어나실 수 없다면 시간이 악몽을 누그러뜨리길 기원합니다.
18/11/13 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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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좋다구나 잘 살것 같네요. 시간이 지나면.. 그래서 지금 적어둬야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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