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동도 불편하시고 말씀도 잘 못하시던 고모부 입에서 뜻밖의 말이 나왔다.
고모는 순식간에 눈시울이 붉어졌다.
순이는 젋었을적 고모부가 고모를 사랑하였을때 불러주었던 애칭이었다고 한다.
술 석잔에 고모부는 기억의 테잎을 되감아 사랑했던 여자를 떠올려 내었다.
지금 고모부 앞에 앉은 사람은 10분전의 그 무서운 할머니가 아니라 수십년 동안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가 앉아 있었을 것이다.
친구들을 만나 술 한잔을 해도 그러하다.
이제는 잘해야 일년에 두번을 만나는 친구이기에 별 할말은 없다.
지난 설날에도, 추석에도 그렇고 낼모레 설날에도 그럴 것이다. 고등학교때 이야기를 뜯어 먹을것이다.
수업시간에 낙서하다가 밀대 부러지도록 맞은기억, 수능 끝나고 술 처음 먹고 하루종일 토했던 기억 등… 뜯어먹을 안주거린 많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들과 함께 고등학생이 된다.
그리고 누군가 집에 들어가자고 했을 때 안 들어가면 인사불성이된다.
술한잔…
과거의 기억을 떠올려 주는 마법의 약물.
아… 행여 전 여자친구하고 술 한잔 하면 아름다웠던 시절을 같이 회상할 수 있지 않을까 할 사람들이 있을 수 있는데…그러진 말자.
왜?
그냥 하지마. XXXX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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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에는 정말 묘한 힘이라는게 있을까요? 이젠 기억조차 희미해지는 사랑했던 사람의 모습을 끄집어내고, 아름다웠던 추억을 일으켜 세우는 그런 힘 말이에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세상에서 술 먹는 것을 가장 싫어하지만 이런 글을 볼 때 마다 가끔 10년 뒤에 내 생애 가장 아름다웠던 시절을 같이 했던 사람들과 한 잔 기울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참 좋군요. 근데 저는 뭔가 인생의 허무함 같은걸 느꼈습니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 다 부질없다...자주 만나던 친구와도 점점 보기힘들어지고, 정말로 좋아했던 여자가 변함에 따라 그 감정도 점점 변하고...이걸 정이라고 포장하기에는 인생이 고착화되고...그러다 나이 들고 여러 병이 찾아오고...인생 80살 정말로 의미없다는 생각이 느껴지네요. 저도 그 길을 따라 걷겠죠. 그냥...좀 짧더라도 하고 싶은걸 다 하면서 사는 인생이 정말로 좋은거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