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 내 꿈은 영화배우였다.
왜 다른 사람들도 하나쯤은 있는 그런 꿈 있지 않은가?
재능이나 소질이 있는 건 아니었고 막연히 선망과 동경이라고 해도 무방한 그런 꿈.
때로는 듣는 사람이 유쾌해져서 실소를 날릴 때도 있고 때로는 진중하게 선과 악을 넘나드는 그런 배우. 더불어서 인자한 미소와 발성이 훌륭한 배우.
그런 의미로 난 개인적으로 사무엘 L 잭슨과 모건 프리먼을 굉장히 좋아한다.
특히 인자한 미소와 그윽한 눈빛이 화면에 가득 잡힐 때는 나도 모르게 내 입가에 미소가 슬며시 올라갔다. 그저 바라만 봐도 한없이 멋져 보였다. 나 역시 그렇게 되어가리라는 희망과 함께.
그러던 어느 날... 정확히 어젯밤, 취미로 하는 오케스트라 합주가 있던 날 그를 보았다.
바로 사무엘 L 잭슨이 나타난 것이다!
그는 평범한 아니 차라리 허름한 옷차림에 가깝게 입고 있었고 모자를 깊숙이 눌러쓰고 있었지만 난 한눈에 알아봤다. 그가 틀림없었다.
난 그의 등장에 놀란 사람이 나뿐이겠냐며 주위를 둘러봤지만 아무도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 그저 악기 튜닝에 열을 올릴 뿐이었다.
서둘러 정신을 차려보니 어느덧 난, 마치 먼가에 홀린 듯 그의 앞에 다가가는 날 발견했다. 그리고 대화를 시작했다. 그것도 열정적으로.
가방끈이 길지 않는 관계로 태반을 이해 못 했다. 손짓, 발짓을 하고 콩글리시를 써가며 대화를 나눴다. 심지어 스마트폰 앱을 사용해서 그와 조금이라도 많은 얘기를 나누고자 했다. 그는 가끔은 흥미롭다는 듯 듣다가도 어떨 때는 진지하게 들어줬고 또 나중에는 예의 그 미소와 눈빛으로 날 바라봐줬다. 마치 말을 통하지 않지만 네가 무슨 말을 하고싶은지 다 아는 것처럼.
그리고 조금 후 그는 할 일을 마친 사람처럼 일어서서 나가려는 듯 보였다. 그래서 난 사인이라도 받고자 종이를 들고 그에게 다가섰을 때 잠시 날 응시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한참을 정신없이 대화를 나눴지만, 정확히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도 기억이 안 나지만 이 말은 또렷이 기억한다.
그가 내게 말했다. ''Happiness Happening'' 이라고...
그러자 지금껏 아무것도 모른 체 악기 튜닝에 여념이 없던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갑자기 웅장하면서도 감동적인 합주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마치 '널 위해 준비했어'라는 듯이... 기억의 습작 마지막 엔딩합주처럼... 그런 환상적인 합주였다.
갑자기 가슴 한구석에 뜨거운 무언가가 올라왔고 그렇게 눈물 한방울을 흘리면서 잠에서 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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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피니스 해프닝이라.
우연히 일어난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아라...지금 힘든 시기이지만 소소한 행복을 찾아내면 좋은 날이 올 것이다.
그걸 말하고 싶은 건 아니었을까.
석 달 열흘 동안 치킨을 뜯지 못하다가 자타공인 4렙가방인 여자 사람을 데리고 치킨을 뜯어서였을까. (그것도 무려 3번씩이나!) 아니면 곧 나에게 제법 중요한 시험과 면접에 대한 내 나름의 희망찬 결과를 바라는 기대였을까. 그것도 아니면 요즘 힘든 시기의 나에게 스스로 위안을 주기 위한 나름의 위로였을까.
어찌 되었든 꿈속의 '나'에게 감사해야겠다.
글자 그대로 우연히 일어난 행복한 꿈 덕분에 난 습관처럼 잠 못 이루는 밤에도 마치 숙면을 한 것처럼 개운한 아침을 맞이해서 하루를 기쁘게 보내고 있으니 이게 Happiness Happening 아니겠는가.
모두 다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기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