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10/29 18:39:15
Name ohfree
Subject [일반] 로건과 역지사지 (수정됨)
영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휴 잭맨이 로건이라는 영화를 마지막으로 울버린 역할을 그만둔다는 글을 보았다.

아… 나이 들수록 몸도 더 좋아지더니만… 계속 더 해 먹지. 뭐라할 사람도 없는데.
오히려 그만 두면 뭐라할 사람들이 많을 텐데…

아… 왜 솔로 영화로 마지막을 장식 하려는거야.
울버린 솔로 영화들은 둘 다 별로 였는데.


감독은 누구지? 제임스 맨골드?


아… 울버린 솔로 영화 2편 감독이었다.
재미도 없는데 길기까지 한 그 영화의 감독이었다.


아… 잭맨형. 사비를 털어서라도 스필버그를 데려 왔어야지.
마지막이라며… 좋게 끝내야지…



그리고 영화는 개봉하였다.

리무진은 총 맞으면 안된다며 몸을 날려 차를 지켜내는 늙은 로건을 보며 울컥하였다.
예전에도 총을 맞으면 아파하긴 했지만 곧 인상쓰면서 악당들을 쓸어버렸는데… 이 영화의 로건은 늙고 기력이 쇠해서 굉장히 고통스러워 했다.


수십년을 젊은이로 살던 로건이 늙었다. 이제는 자기 마음대로 클로가 나오지 않는 손을 바라보며 손으로 클로를 잡아 빼낸다.
예전에 잘 되던 것이 잘 되지 않을 때 나이 든 것을 실감하게 된다.


예전엔 자동차키를 어디다 뒀는지 헤매는 엄마를 보며 방금 전 일을 왜 기억 못하지 했는데… 이제는 나도 알 수 있는 나이가 되었다.



찰스 자비에… 간지나는 이름은 프로페서X
그도 나이를 먹게 되었다. 우스꽝스러운 헬멧을 쓰면 전세계 사람들의 머리속을 헤집고 다닐수 있던 그도 이제는 늙고 병들어 버렸다.
손대기만 해도 으르렁 거리며 클로를 꺼내던 맹수 로건에게 따뜻하게 괜찮다고 말하며 다른 사람들과 잘 지낼 수 있게 다독여 주던 사람이었다.

숨만 쉬어도 화를 내던 로건이 그의 죽음 앞에 서럽게 울어대며 ‘그래도 옆에 호수도 있고…’ 말을 잇지 못하는 것도 이해하지 못할바는 아니었다.




그리고 로건도 죽는다.
죽음 직전 자신을 닮은 여자 아이가 ‘아빠’라고 말하자 희미하고 미소짓는 로건. 그리고 한마디

‘아…이런 기분 이었구나’

이 영화에서만 족히 오십명은 죽인 로건.
(이전 영화들까지 다 합치면 아마 람보와 못말리는 람보를 합친것보다도 더 죽였을 것이다.)


그렇다. 이렇게 수백명을 죽여봤던 로건도 죽을 때 기분이 어떤지 몰랐던 것이었다.
그리고 딸이 아빠라고 불러주는 것도.



백년을 넘게 산 로건도 경험해 보지 못한 감정들….겪어보고 나서야 그 기분을 알게 된다.




십수년을 알고 지낸 친구도…
죽고 못사는 애인 사이도…
피를 나눈 형제도…
사랑해 마지 않는 부모님도…

그들의 심정을 난 헤아리려 살펴보지 않았다.
살펴봤다 한들 제대로 알지도 못했을 것이다.




로건과 공통점이 생겼다.

그게 몸매라든지 얼굴이었으면 좋았으려만… 아쉽게도 다른점이 닮았다.
그와 난 역지사지라는 단어는 글로만 존재한다는 점이 닮았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18/10/29 19:41
수정 아이콘
로건 정말 명작이죠 몇번 봤습니다
이쥴레이
18/10/29 20:05
수정 아이콘
로건 기대 안하고 봤는데, 정말 히어로 영화에서 나쁘지 않은 서사를 보여주었습니다.
아버지와 딸같은 소녀와 성인남자에 로드무비가 다 그러한 전형적인 스토리라고 하지만, 내가알고 있던 엑스맨에
늙고 애처로운 모습이 마음이 아프더군요.

찰스도 눈물없이는 볼수 없고..

윈터솔져와 같이 제 손가락 3번째 안에 들어가는 히어로 무비였습니다. ㅠ_ㅠb
설탕가루인형
18/10/29 20:26
수정 아이콘
울버린 솔로가 죄다 망작이라 거를까 하다가 봤는데 너무 좋았습니다.
(휴잭맨의) 시리즈 마지막을 장식하기에 모자람이 없었어요.
그리고 글쓴분이 느꼈던 감정을 저도 많이 느꼈던 것 같네요.
초짜장
18/10/29 20:31
수정 아이콘
음... 로건은 나이가 들어서가 아니고...
코지마마코
18/10/29 22:08
수정 아이콘
아다만슘 아니었다면 100년은 더 쌩쌩했을텐데..
영원한초보
18/10/29 23:00
수정 아이콘
그런데 로건을 복제하면 나무 클로 나와야 하지 않나요?
아다만티움 주입이 유전자를 바꾸지는 않았을 텐데
한가을밤의꿈
18/10/30 08:46
수정 아이콘
로건은 원래 뼈클로였죠
18/10/29 23:35
수정 아이콘
로건은 정말 좀 오바해서
비슷비슷한 히어로물에서 나온 다크나이트 급 영화입니다
레알마드리드
18/10/29 23:52
수정 아이콘
윈터솔져, 다크나이트와 더불어 히어로 영화의 수작으로 꼽습니다. 히어로 그것도 불사신의 죽음이 이렇게 인간적으로 다가올 줄이야..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8689 [일반] 한 시대의 마감 - 앙겔라 메르켈의 퇴장 [41] KOZE9210 18/10/30 9210 1
78688 [일반] 독일에 대한 환상을 깨라. [85] 고통은없나13319 18/10/30 13319 17
78687 [일반] 영국 감사원, "'노 딜' 대비 이미 늦었다"…국경에 허점 우려 [24] 베라히8073 18/10/30 8073 0
78686 [일반]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원인을 게임으로 몰아간 국감 [66] 삭제됨8868 18/10/30 8868 0
78685 [일반] 그가 내게 말했다. ''Happiness Happening'' [1] 쩍이&라마3539 18/10/30 3539 2
78684 [일반] 대법 "강제징용 피해자에 日기업이 1억씩 배상" [95] 잰지흔8978 18/10/30 8978 3
78683 [일반] 스타 이즈 본 (스포없음) [20] 걷자집앞이야4982 18/10/30 4982 1
78682 [일반] 아랫글에 대한 개인 의견 [137] 뽀롱뽀롱9084 18/10/30 9084 4
78681 [일반] 문재인 정신차리게 남경필 뽑자 [384] 전자수도승29879 18/10/20 29879 63
78680 [일반] 대대 통신병 등 이야기 [8] 삭제됨5631 18/10/30 5631 0
78679 [일반] 로건과 역지사지 [9] ohfree6996 18/10/29 6996 8
78678 [일반] 한자교육의 필요성 [359] 삭제됨18810 18/10/29 18810 4
78677 [일반] 월급 도적의 곰형 최근작 추천... [7] 타카이8298 18/10/29 8298 0
78676 [일반] 지난주 토요일에 29회 공인중개사 시험이 있었습니다. [56] 리니지M11572 18/10/29 11572 1
78675 [일반]  알라딘 중고거래 꽤 짭잘하네요 [35] CastorPollux14684 18/10/29 14684 0
78674 [일반] 잠 못들고 위로받고 싶은 어떤 남자의 이야기 [38] MalboroGold9142 18/10/29 9142 1
78673 [일반] 의미가 되고싶다. [2] 카바티나3678 18/10/29 3678 4
78672 [일반] 영화<창궐>을 보고. (스포있음) [36] 알레그리8389 18/10/28 8389 3
78671 [일반] 난민을 받는다는게 그렇게 불편한가요? [426] 삭제됨21084 18/10/28 21084 22
78670 [일반] [뉴스 모음] No.206. 또 '가짜 지지세력' 운운한 이재명 지사 외 [32] The xian9777 18/10/28 9777 20
78669 [일반] 신재생 에너지 사업은 과연 성공할까? [115] iPhoneXX9472 18/10/28 9472 1
78668 [일반] 기본소득제 [63] 평범을지향12623 18/10/28 12623 7
78667 [일반] 감기, 마트쇼핑, 아랫집아저씨 [4] style4743 18/10/28 4743 0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