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미니즘 = 성평등주의

반론의 여지없이 페미니즘(Feminism)은 여성을 뜻하는 영어 단어인 femini- . 여성을 뜻하는 라틴어 단어들인 feminus, femina, feminum 등 에서 왔다. 한국어로 번역하자면 '여성주의(女性主義)' 정도가 괜찮지 싶다. 대놓고 '여성을 위한 사상 내지 무언가'로 들린다.


근데 어느날 부터인가 성평등이 들어갈 자리에 '페미니즘'을 슬쩍 끼워넣는 행태가 보이기 시작했다. 온건하게는 '성평등을 위해 우리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한다' 같은 메시지부터, 강경하게는 페미니즘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는 사람에게 '성차별주의자, 여성혐오'라는 낙인을 찍는 행태들이다. 그리고 이 전략을 매우 유효하게 먹혔고 곳곳에서 성공하는 것처럼 보인다. 각종 언론과 미디어에서 성평등 담론을 논하는 자리에는 항상 페미니스트들이 끼어들지 않던가.


페미니즘따위와는 달리 '성평등'에 반대하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게다. 누가 되었든 성별에 따른 차별과 편견, 혐오는 사라져야 마땅하지 않겠는가. 근데 누구보다도 '남성'차별과 혐오에 몰두하는 페미니스트들이 '성평등주의자'랍시고 여기저기서 한 자리 차지하고 있으니 코미디도 이런 코미디가 없다.


그나저나 갑자기 의아해진다. 근래의 진보정치계에서 '소수자'와 '다양성'보다 중요한게 얼마나 있던가. 그들은 기본적인 생물학적 성(姓)보다는 개개인의 성적 지향과 성적 정체성을 더 중요시한다. 그렇다. 진보좌파들의 주장에 따르면 지금은 남성도 여성도 아닌 수많은 성(姓)이 존재하는 것을 인정해야하는 시대인 것이다. 뭐 솔직히 나는 성 소수자 이런건 아무래도 상관없다. 갑자기 내 동생이 커밍아웃을 하고 동성 친구와 결혼식을 올려도 기쁘게 참가할 용의가 있다.


하여간 진보좌파들. 그들은 대단한 창의성을 발휘해 온갖 성 중립적인(gender neutral) 용어를 창조해내어 사람들에게 사용할 것을 요구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을 혐오주의자 내지 성차별주의자로 매도하곤 하는데, 유독 페미니즘(feminism)이라는 대놓고 특정 성(姓)을 강조하는 용어가 '성평등' 사상으로 포장되는 데는 어째서인지 문제의식을 전혀 느끼지 못하고 있다. 도대체 왜 그런 것일까? 참으로 알 수 없는 사람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