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역학의 세계에서 전자는 관측되기 전까지는 위치를 특정할 수 없다. 하이젠베르크의 불확정성 원리에 따르면 특정한 전자의 위치와 속도를 동시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는 없다. 이들은 슈뢰딩거 방정식에 따른 확률로만 기술할 수 있을 뿐이다. 그러므로 어떤 전자의 위치가 확정된다면 속도는 전혀 알 수 없다. 하지만 주류적인 코펜하겐 해석에 따르면 전자를 관측하는 순간 파동함수가 붕괴되면서 특정한 전자의 물리량을 알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이른바 슬릿 실험에서 관측이 이루어지면 빛은 파동이 아니라 입자의 특성을 띠게 되는 것이다.
물론 양자역학은 기본적으로 미시세계에서 적용되는 법칙이다. 고로 거시세계의 기준으로 볼 때 어떠한 존재가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하거나 중첩되어 존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일정부분의 오류를 무릅쓰고 설명하자면 입자가 타 입자와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거시세계에서 파동함수는 필연적으로 붕괴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미친) 과학자들이 생각했다. 양자역학에 따른 파동성이 거시세계에도 존재한다면 어떻게 될까?
모름지기 과학자들이란 불가능에 도전하는 존재이고, 그렇기에 양자역학을 거시세계에 적용하는 이론을 만드려는 이들도 있었다. 이른바 모든 것의 이론(TOE)이 바로 이러한 노력이 추구하고자 하는 이상이다. 물론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그런 노력을 회의한다. 거시세계에 적용되는 일반상대성 이론과 미시세계의 양자역학을 합치는 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하여 생애 말년에 모든 것의 이론을 구상하고자 했던 아인슈타인은 노망난 뒷방 늙은이 정도의 취급을 받았다.
그러나 그것이 불가능하지 않다면? 정말로 모든 것의 이론이 존재한다면? 예컨대 에드워드 위튼은 모든 것의 이론으로 초끈이론을 주창했다. 이는 한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업적이거나 혹은 희대의 사기다. 문제는 초끈이론이 수학적으로 무척 아름다우나 그것을 검증하기가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하지만 2018년 10월, 대한민국에서 마침내 양자역학을 거시세계에 적용하는 데 성공한다.
한 인간이 통째로 존재하는데도 파동함수가 붕괴되지 않는,
그렇기에 한 인간이 파동함수의 모든 가능성을 포괄하는 존재가 되는,
특정한 존재가 동시에 여러 곳에 존재하면서 제각기 자신의 가능성을 확률적으로 실행하는,
그런 존재가 현실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존재의 명칭은 한사랑.
주최측에 의해 공식적으로 초청받았지만 공식적으로 초청받지 않은, 그다지 유명하지 않은 트로트 가수 본인이면서 동시에 그 사람과 동명이인으로 추정되는, 직업미상이면서 가수인 한사랑이, 관계가 깊지만 실은 누군지도 모르는 사카모토 류이치의 음악상을 대리수상하기 위해 무대에 올라갔고, 트로피를 자신이 챙겼으면서 동시에 지인에게 맡겼는데, 실은 또다른 대리시상자가 같은 시공간에 존재했고, 누구인지 알 수 없지만 사실 해당영화 제작사 관계자인 것 같은 사람들이 그 트로피를 다시 받아갔는데, 그 트로피가 없어진 줄 알았지만 사실은 다른 트로피가 없어졌고, 없어진 트로피를 가져간 사람이 밝혀졌지만 아무도 모른다는, 실로 완벽에 가까운 거시적 양자역학적 존재가 마침내 탄생한 것이다.
물리학 만세.
ps) 이 획기적인 물리학적 발견에 투자하실 분은 제 계좌로 입금 바랍니다. 내년에 노벨물리학상 받으면 조금씩 나눠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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