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03/15 17:05:13
Name IoP
Subject [일반] 두 개의 싱숭생숭 中 첫 번째.
비가 오네요.


개인적으로 비는 싫어합니다.


한 손이 구속하게만드는 우산과 젖어버리는 바지 밑단. 그리고 묵직하게 누르는 데상트의 백팩마저도 축축 늘어지게 만드는.


게다가 마음에 일으키는 동요를 신경쓰면 되려 지쳐버립니다. 예전 인연과 그리고 새로운 인연, 내가 담고있는 학업.


북받쳐오르는 감수성에 취하는 3시 45분의 텐션, 스스로도 보기에 마치 비 자체에 취한것 같이 보입니다.


귀에 꽂은 이어폰엔 헤이즈의 젠가가 들리고, 허각의 바보야가 들립니다.


한쪽도 지직거리기 시작하고.. 아마도 이어폰도 바꿀때가 온거같네요


개인적으로 비가 정말 싫어요. 불편하잖아요. 이 모든게 다 비때문인것 같습니다. 정말 싫어요.








하필 어제 누군가를 만났고 거절당했을뿐인데 , 기껏 떨쳤더니 오늘 이 비가 그걸 다시 떠오르게 하기도 하고요.



------------------------------------------------------------------------------------------------------

도서관안에서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는 모르겠지만 긴 시간끝에 고개를 들었습니다.

그랬더니 왠걸. 어느샌가 수수하지만 제 스타일에 꼭맞는 상대가 거기서 태블릿으로 공부를 하고있더군요.

하지만 느껴지는 분위기 속에서 열공의 포스는 뿜어져 나오고,

장소는  학문의 집합체같은 곳, 도서관이니

속세의 수컷이라 할지라도  어떻게 무작정 행동하겠습니까.

어쩌지 어쩌지 하다가..

[어차피 이번밖에 보지못할 것이니 말이라도 걸어보자] 라는 엔진이 '또' 발동이 걸려

그 자리를 수업도 빼먹고 앉아있게 했습니다. 그녀가 도서관에서 발을 떼고 내가 적절히 말을 걸 장소 타이밍이 올때까지.

시간이 지나고 그녀가 일어서자.

쫄래쫄래 쫓아가서  어렵게 어렵게 의사를 전달하고 번호를 받아냈습니다. 그러자 뒤늦게 그녀가 붙인 한마디


"제가 근데 나이가 좀 많아요 .."


줄곧 내내 생각하게 했습니다. 저는 복학한 25살. 나이가 많다고함은 어디쯤일까.

연상을 주로 많이 좋아하는 편인데, 그중에 나는 어디까지 만날 수 있을까라고 친구들과 군대 동기후임들과 농담삼아 말했던 적도 있었습니다.

그때는 28살까진 만나볼수 있지않을까 했지만. 막상 그녀의 나이가 많다고 생각하니 설령 생각보다 나이가 많아도 별 상관이 없겠더군요.




그리고 얼마안가 만났습니다. 학과공부가 바쁘다보니 밥까지는 그렇고 교내 카페에서 차 한잔 하기로 했죠.

주로 그분이 다니는 학과나 어떤공부를 얼마나 하시는지.

그리고 몰랐던 나이에 관해서. 또 이전 직장생활에 관해서 물었습니다.
(만나기전 카톡으로 직장생활까지 하고왔다며 조심스럽게 말하시길래 궁금했었습니다. 근데 실수한것 같네요. 번호물어봐서 만난적은 2번이라 정보가 너무 없었고 마음만 앞서나갔던 것 같습니다.)

평소에 말을 잘한다고 소리를 들었는데 무슨말을 건네야 할지 몰라 그분위주로 얘기를 했습니다. 정말 쉬운 일이 아니더군요. 어떻게 해야할지를 몰랐습니다. 입은 쉴새없이 그분에 대해 묻고있었구요.

어쨋든 얘기는 순조롭게 됐고 과건물까지 바래다 주며 만남을 끝냈는데

그날 저녁, 애프터 신청을 했더니

이런... 본인의 스타일이 아닌 것 같다고 말하네요. 나이차이도 대략5살정도 나서 힘들 것 같다고 얘기도 했습니다. (차이가 날거란걸 알았음에도 번호를 주길래 괜찮은 줄 알았습니다.)

어디까지나 짧은 카톡이었지만 분위기는 나쁘지않았고 대화에서도 그렇게 감점당할 모습은 보여주지 않았다고 생각했는데 일이 이렇게 되버렸네요.
(지금 생각난거지만 제가 연기를 배워서 리액션이 좀 큽니다..  리액션이 크면 방정맞아 보였겠죠. 모르겠습니다. 그게 감점요인이 됐을지.)


살면서 시도를 적게하진 않았고, 그중에 번호를 받은적도 정말 드문데다 거의 다 실패를 해서 익숙할텐데.



어째서 이번만큼은 왜 이렇게 기억에 남고 아쉬울까요.




누군가와 안맞아 연락을 이어갈 수 없다는 아쉬움은 이전의 경우에도 똑같이 분명히 있었습니다만

여지껏 가져왔던 아쉬움하고는 참 많이 다른거 같습니다. 구차해지면서 까지 연결고리를 얇게나마 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정도로 말이죠.

누군가랑 이제 인연이 없다는 사실이 참으로 뼈저리게 느껴지는 순간인 것 같습니다.





물론 어제 밖에 안됐지만, 그 날 옷 입은게 지금도 떠오르네요.
(기억이 안나는게 이상한 것도 같습니다만 첫 인상이 너무 선명해서 세세한 부분까지 다 기억이 납니다. 물론 변태끼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평소같았으면 역시는역시 역시라며 넘어가고 캔맥이나 때리며 정상생활을 이어가겠지만, 이거이거.. 비까지 와버리니 PGR에 뭐라고 쓸지

그리고 어떤 댓글이 달릴지 생각하며 한시간반째 잡고있는 중입니다.

벌써 글을 몇번이나 쓰고 지웠네요. 더 조심스럽게, 그리고 이상태를 진솔하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주위에선 됐다고 합니다. 요즘 세상에 여자가 반이 넘는데 왜 자꾸 나이도 많은 사람에게 그런 감정 갖느냐고.
주위 여사친들도 다 그러죠. 저정도 말했으면 그만하는게 맞아.
심지어는 예전 글의 저도 그랬습니다. 주위에 널린게 여잔데.


근데 어떡합니까. 주위에 여자가 많은들 그게 다 무슨 소용이라고.





.. 이럴땐 다들 어떡하실겁니까?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This-Plus
18/03/15 17:11
수정 아이콘
당연히 접어야죠.
거절의사가 확실하네요.
18/03/15 17:12
수정 아이콘
역시군요. 감사합니다.
사악군
18/03/15 17:13
수정 아이콘
(수정됨) 분명한 거절을 받았으면 받아들일 줄 알아야 합니다.

** 길게 수정해서 썼었는데 쓸데없는 꼰대잔소리라서..다시 지웠습니다. 힘내시길!
18/03/15 17:19
수정 아이콘
예삿일이 아니더래도 확실한건 받아들여야 하는데 이렇게 글을 쓰고 말았네요 크크 사악군님의 말씀이 맞습니다
홍승식
18/03/15 17:16
수정 아이콘
열번찍어 안 넘어간다는 말은 사실일 수 있어도 열번이나 찍어야 합니다.
그것도 온 마음을 다해서요.
깨작깨작 찍어봤자 역효과만 나죠.
지금같은 마음으로 10번을 더 시도할 수 있으면 하시고, 아니면 접으셔야죠.
18/03/15 17:21
수정 아이콘
충동적인 마음이 아니란걸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어떻게 찍어야할지도 감이 오지 않습니다. 윗분들 말씀대로 거절은 받아들이는게 매너라고 보고 한번도 시도조차 안했으니까요. 그런데 지금은 계란으로 바위깨라니까 접근방법자체가 잘 보이지않습니다. 그래서 제가 글을 쓴게 아닌가 싶네요
18/03/15 17:22
수정 아이콘
머리로는 거절을 받아들이는게 맞다고 하는데 마음만은 따로 논다는게 참 아이러니하네요
18/03/15 17:35
수정 아이콘
그냥 아쉬운 정도면 스탑.. 느낌적인 느낌이 거하게 온다면 딱 한번만 더.. "처음이자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식사 한번만 하시죠! "
18/03/15 17:45
수정 아이콘
제 이성이아닌 본능을 읽으시고 제가듣고싶어하는
답을 준것인지 아니면 일종의타협안이나 타개책을 주신건지 궁금합니다 크크
18/03/15 18:20
수정 아이콘
음..예의를 갖추고 2번정도 대쉬하는건 크게 무리가아니라고 생각해서요. 후회가 남는다면 상대가 불쾌하지 않은선에서 최선을 다해볼만하죠. 번호준거보면 그쪽도 아에 꼴도보기싫을정도는 아닌것 같은데요 하하. 다만 남자 20 여자 25은 서로 젊고 풋풋하지만 여자 30이면 결혼까지 생각 할 나이라는게.. 꼭 결혼하자고 만나는건 아니어도 끝이 보이는 상대방과 시작이 꺼려질수는 있을것 같네요
18/03/15 18:33
수정 아이콘
평소에 제 견해와 똑같아서 다시 댓글달아봅니다.
정으로 사귄다거나 상대방이 결혼의사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제하는상태 는 말그대로 끝이 보이는 연애라고 생각합니다.
이렇게 끝이 보인다는 건 이제 더이상 관계의 존속으로 오는 만족감이 있을지언정 시간이라는 벡터가 있는한 관계의발전의 여지가 없기때문에 헤어져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또, 결혼까지 생각할 나이라는건 당연히 고려해야할 사항이 맞긴 하는건데, 시작할 때조차도 여성 스스로 혹은 여성이 좋아하는 상대가 내가 결혼할때가 됬는데 하며 브레이크를 거는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좀 궁금합니다. 서로가 교제한다는건 사랑까진 아니더래도 호감을 전제로 이루어지는 행위인데 돈,현실,나이 같은게 개입되서 플로토닉한 개념이 많이 때가 탔구나라고 생각해서요. 돈이야 경제적으로 직접적인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체감이 되서 그렇다고 하지만, 나이에 관해서는 요즘세상에 아직 의식하는사람이 많을까 의문이 들기도합니다. 글에서 제가 25살이라고 얘기한만큼 아직 많은것을 보지못해서 아무것도 모른채 질문하는겁니다만 한번 의견들려주시면 감사할 것 같습니다
18/03/15 19:49
수정 아이콘
현실속에서 하는 연애 혹은 결혼을 함에 있어서 현실을 고려하는건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꼭 조건맞춤을 하는게 아니라고 하여도 닥치게될 현실에 대한 예측과 마음의 준비, 각오, 대책 마련은 때묻을지언정 성숙해지는거겠죠. 나이 문제는 나이자체보다는 첫째 서로가 원하는 결혼시점이 틀어질 가능성이 있어서, 둘째 25세 '학생' 인 것이 문제가 될것 같네요. 결혼이 출산과 직접적인 연관이 있는만큼 생물학적인 문제가 있어서 세월아 내월아 마냥 지체할수가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음에 쏙 든다면야 사실 5살 차이가 대수겠습니까만 아마 그정도는 아니셨을것 같아요. 에고.. 글을 쓰다보니 참.. 제가 안면도 없는 여성분 마음속을 어찌알겠습니까 당장 와이프 속도 다 모르는데요^^; 다만 남여를 포함해 모든 인간관계를 맺는 시점에 상대방을 고려하고 이해하려는 노력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일렉트릭숔
18/03/15 18:01
수정 아이콘
저도 여기에 한표요
딱한번더 해도 안되면 어쩔수 없는거고 이정도로 아쉬우면 한번더 해야할듯!
현은령
18/03/15 18:11
수정 아이콘
두번까진...해볼만 한거같아요..
소린이
18/03/15 17:57
수정 아이콘
용기 있으시네요 멋집니다. 살면서 아직 한 번도 이성 번호를 물어본 적이 없네요.
18/03/15 18:59
수정 아이콘
지금아니면 없다라고 생각하면 여러모로 추진력이생기는듯 합니다 크크
foreign worker
18/03/15 17:59
수정 아이콘
마음이 아프겠지만, 또 잊혀집니다.
그때까지는 버텨야죠.
18/03/15 19:00
수정 아이콘
이제껏 시간이 발라준 연고만 몇캡이 되는지 모르겠습니다 크크 댓글 감사합니다.
Cafe_Seokguram
18/03/15 18:40
수정 아이콘
제가 처음으로 어른이 되었다고 느꼈을 때가, 대학교 3학년 때였던가, 맘에 드는 이성에게 고백하고 거절당하고 돌아오던 날이었습니다.
그날 참 많은 생각을 했었죠.
아직까지도 후회가 안 되요.
yangjyess
18/03/16 11:04
수정 아이콘
내스타일 아니다... 크크 이렇게 확실하고 친절한 빨간불이 있나요?

만약에 글쓴분이 <내 스타일 아니다>라고 말해야 할 정도의 여성이라면 어떤 느낌일까를 떠올려 보세요. 그리고 그 여자가 계속 들러붙는다고 상상해보세요.. 답 나오죠?

분위기 좋았니 뭐가 감점이었니 이런거 따질 필요도 없습니다. 상대가 나한테 호감 있으면 무슨 개소리를 해도 다 득점입니다. 눈밖에 나와있으면 정확히 그 반대구요.
RainyDay
18/03/16 13:50
수정 아이콘
정답!
18/03/16 15:21
수정 아이콘
팩트로 명치를 맞은것 같네요 크크 사람은 역시 역지사지가 되어야 아는가봅니다.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6169 [일반] [칼럼] WP, 트럼프와 김정은은 동맹을 맺어야 한다. [57] aurelius11633 18/03/15 11633 17
76168 [일반] 두 개의 싱숭생숭 中 첫 번째. [22] IoP7240 18/03/15 7240 2
76167 [일반] 여성 SF 작가 3명을 추천하며 [26] 글곰9213 18/03/15 9213 13
76166 [일반] [스포포함?]이제와서 쓰는 신과 함께 후기(KJU 비긴즈) [12] 좋아요6334 18/03/15 6334 2
76165 [일반] 故 송경진 교사의 배우자분께서 청와대 청원을 올리셨네요 [49] roqur13656 18/03/15 13656 40
76164 [일반] 강원랜드 근황 [59] 길갈16010 18/03/15 16010 38
76163 [일반] 음주운전 무죄 받는 법 [64] 아지메15441 18/03/15 15441 8
76162 [일반] 앞으로의 인생계획 [28] 흰둥12035 18/03/15 12035 7
76161 [일반] 힐러리 클린턴, 트럼프 지지자 비하 논란 [122] 자전거도둑16374 18/03/15 16374 5
76160 [일반] 디지털 데이터의 증거 능력 [30] 오히모히10322 18/03/15 10322 1
76159 [일반] [뉴스 모음] 대통령의 개헌 입장 표명과, 제왕적 국회의원들의 파렴치한 개헌 반대 [50] The xian11319 18/03/15 11319 69
76158 [일반] 美민주당, 공화당 텃밭에서 보궐선거 승리 [70] Luxtau11698 18/03/15 11698 1
76157 [일반] 과거엔 이명박을 옹호했기에 후회한다는 글은 왜 인터넷에 없나요? [188] i_terran18121 18/03/15 18121 83
76156 [일반] 편하게 죽을 수 있다면 좋겠다 [25] 삭제됨7527 18/03/15 7527 6
76154 [일반] TBS 뉴스공장 정경훈 PD가 직위해제되었습니다. [107] 티르30371 18/03/14 30371 10
76153 [일반] 근무 좀 쉬어가면서 하세요 xx청 인사계 담당자님 [175] Julia24875 18/03/14 24875 122
76152 [일반] ‘합의금 노린 무분별한 저작권 침해 고소사건’ 즉시 각하 [29] 군디츠마라14413 18/03/14 14413 8
76151 [일반] 딴지일보에서 그분 가시는 길을 보도했습니다 [23] Julia16761 18/03/14 16761 28
76150 [일반] 검찰, 정봉주 전 의원 고소사건 공안2부에 배당 [37] 삭제됨11875 18/03/14 11875 1
76148 [일반] 틸러슨 국무장관이 짤린 이유(국뽕주의) [49] 내일은해가뜬다15865 18/03/14 15865 7
76147 [일반] 오늘 뉴스공장 김어준 생각 [286] 삭제됨18526 18/03/14 18526 94
76146 [일반] 스티븐 호킹 박사 별세 [75] 차가운밤11046 18/03/14 11046 17
76145 [일반] 안희정 뇌물수수 혐의 [94] 초코에몽15812 18/03/14 15812 1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