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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11/20 15:01:36
Name 피정
Subject [일반] 소개팅 100번과 결혼
사실 정확히 세어보진 않았습니다만, 30초반엔 정말로 매 주말마다 소개팅 또는 애프터가 있던 기간이 3~4년 이였고 소강기 후 30후반에 부모님이 주선해주신 맞선이라 부르는 역시 소개팅을 또 수십번을 했고...최소한 어떤 경로로 만났건 연애 감정을 가지고 일정 기간 연락하는 '썸'은 100번은 훌쩍 넘을 것 같습니다.

누군가에게 이런 얘길 하면 '왜' 그랬냐고 많이들 물어봅니다. 그렇게 많이 만났으면서 왜..

이제야 결혼이라는걸 결심하고 한 여자를 만나면서 그 '왜'가 무언지 조금은 알거 같네요.

1.저는 너무 일방적이였습니다.

나만의 기준, 나만의 방식, 나의 감정 그것만이 소중했고 진정한 공감, 이해, 제일 중요한 양보라는걸 할줄 몰랐습니다.
이게 구체적으로 무엇이라고 설명하기 참 어렵습니다. 저라는 사람 자체가 변한건 없는데 마음을 열고 계산을 안하니까 모든게 편합니다.

상대에게 무엇을 받는것에 집착하지 말고 무엇을 더 해줄수 있을까 고민하는게 좋은 사랑이라고 합니다.
참 식상한 말같은데 요즘 이런 느낌을 받는게 신기합니다.

2.별 잘난게 없이 눈만 높았습니다.

인정하지 않고 살았지만 100여번의 썸중에 여성분이 적극적인 경우도 수십번이 있었는데 이뤄지지 않은걸 보면 부정하기 어렵습니다.
뭐 그래도 될 정도로 능력있고 잘나면 그래도 됩니다..정말 근자감만 있었어요.

제가 사실 20초반엔 인기가 좀 많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인기많았던 이유도 별거 없이 자신감만 넘쳐서 그랬던거 같기도 합니다.

3.그래도 짝이 있다.

결국 지금 만나는 여자친구는 그 수많은 썸녀중에 한명이 아닌 예전부터 알고 지내던 친구였습니다.
너무너무 편하고 좋습니다.

진작에 알았다면 더 좋았을지 아닐지 생각해보지만 잘 모르겠습니다.

이제 결혼을 앞두고 마치 엄청나게 높고 험준한 산 앞에 선 기분입니다만 두렵진 않습니다.
이미 짝이 있으신 분들은 계속해서 좋은 사랑하시고 많은 솔로 분들도 힘내시고 따듯한 연말 맞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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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군
17/11/20 15:08
수정 아이콘
행복하세요~ 산도 빨리 넘으세용~
작은마음
17/11/20 15:10
수정 아이콘
정말 인연을 찾는게 어려운 일인거 같아요
일단 찾는데 성공하신걸 축하드리고
남은 일정도 잘 넘으시길 바랍니다.
Live Forever
17/11/20 15:12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마음 먹기가 세상에서 제일 힘든일이죠.!!
이시하라사토미
17/11/20 15:13
수정 아이콘
맨첫줄이 저랑 비슷한거 같은데..........
저도 언젠가는 짝이 생기겠죠????????
Jon Snow
17/11/20 15:13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염력 천만
17/11/20 15:18
수정 아이콘
글쓴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저는 결혼대상자로 가장 중요한 조건을 고르라면, 말이 통하는 사람이랑 해라 라고 조언하고 싶습니다.
세상 살아가면서 아 이사람하고는 말 안통하네 싶은 사람들이 있고, 아 이사람하고는 말이 통한다 싶은 사람이 있는데요
결혼 이후 그 사람하고 가장 많이 하는건 섹스보다는 대화이고 그 사람과 내가 사랑하고 있구나 느끼게 해주는 것도 돈이나 섹스보다는 대화인것 같습니다.
말이 안통하면 평생 불행하고 갈등을 해결할수도 없습니다.
글쓴님이 본문에 말씀하신 다른사람의 배려도,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의 다른 이름이라고 생각합니다. 이해할 수도 없으면서 나 혼자 일방적으로 참거나 나 혼자 일방적으로 강요하면서 배려가 만들어질수 없을 테니까요.

글쓴님께서 엄청나게 높은 산이 있다고 하시는데 사랑하시는 분과 많은 대화 하시며 잘 풀어 나가시리라 믿습니다. 그러면서 더 애틋해지고 굳건해지고 하니까요.
파란무테
17/11/20 15:26
수정 아이콘
222 추천입니다.
17/11/20 15:24
수정 아이콘
연애 9년차… 곧 10년차가 됩니다만 1번을 일찍 알면 여러모로 좋다는 생각이 듭니다. 내 만족을 위한 연애는 결국 enjoy라고 봐요. 서로를 위해주고 싶은 사람끼리 연애를 하면 그 너머를 볼 수 있다고 생각하고요.
17/11/20 15:3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결혼 전에 소개팅 참 많이 하고 잠깐 잠깐 사귀다 헤어졌는데..
결혼은 스타 클랜에서 13년전 부터 알고 있었던 친구와 했습니다.
사람일 참 모르더라고요.
사귀기 전에 제일 친한 친구에게 사귀려는데 어떠냐고 물어봤는데
친구가 전화 상으로 한 3분정도 껄껄 웃었던 것 같아요;;
17/11/20 16:39
수정 아이콘
두 분이 같은 종족인가요 다른 종족인가요?
같은 종족이면 통하는게 있나 궁금해서요
17/11/20 19:48
수정 아이콘
크크 팀플만 많이하는데 둘다 토스로 합니다.
얘기나 성향은 잘 맞아서 대화를 많이 하게 되긴 하더라고요
Grateful Days~
17/11/20 16:00
수정 아이콘
저는 선 30번.. 집사람은 선 100번 보고 결혼했어요~

@ 축하드려요!~
원해랑
17/11/20 16:37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잘 맞는 사람 만나는게 가장 좋은 것 같습니다. 나이 아주 많으신 형님이 제게 해주신 말씀이 "처음에는 안 맞는 것도 그냥 넘어가고 참아진다. 나중에는 결혼하면 서로 적응하겠지 한다. 그러나 사람은 바뀌지 않는다. 처음부터 잘 맞는 사람을 만나야 한다." 였습니다.
그리고 지금 저말을 아주 깊게 공감하고 있습니다.
저격수
17/11/20 16:49
수정 아이콘
잘 맞는 사람이 한 명이라도 있는 게 축복이고, 그 사람이 배우자가 된다는 건 더 큰 축복입니다. 웬만한 사람에게는 그 한 번의 기회가 없는 것 같기도 해요.
눈팅족이만만하냐
17/11/20 18:38
수정 아이콘
예전부터 알고 지내는 여자도 없는 사람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핸드레이크
17/11/20 20:05
수정 아이콘
34살인데 올해 소개팅 10번쯤했네요....ㅠ..
이런나도 인연이 있을지..
먼치킨
17/11/20 20:57
수정 아이콘
축하드립니다!!!
토실하다
17/11/20 21:52
수정 아이콘
저도 2달에 3회 이상 선을 봤지만 결혼은 10년정도 알던 분과 했습니다.
결혼을 할 마음만 있으면 어떻게든 되는게 결혼입니다. 저희는 상견례날 식장을 잡았습니다.
사람이란게 데드라인이 있으면 초인적인 능력이 생깁니다. 힘내십시오.
Faker Senpai
17/11/21 09:47
수정 아이콘
소개탕 딱 한번 해봤네요. 100번이라니 덜덜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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