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오늘 제 72주년 광복절 경축식이 있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oid=001&aid=0009475738&sid1=001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09&aid=0003996605 (연설 전문)
주요 행사에서 정부 요인 대신 그 행사의 주인공들을 최대한 예우하겠다는 청와대의 의전 원칙은 광복절 경축식에서도 예외 없이 적용되어 광복의 의미에 부합되는 독립유공자 및 국가유공자들이 초청 및 대통령 내외의 양쪽에 배치되었고, 국민의례, 광복회장의 기념사, 독립유공자 가족에 대한 훈포장 수여,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의 경축사로 정점을 이뤘습니다. 이후 독립유공자 김용환 선생의 이야기를 뮤지컬로 각색한 공연과 민중가요 '그 날이 오면', 광복절 노래 제창, 김영관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후손인 배국희 씨의 선창에 따른 만세 삼창을 끝으로 모든 경축식 순서가 마감되었습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광복절 경축사에서 '국민주권'이라는 단어를 과거 백 년 전의 1917년 7월, 독립운동가 14인이 상해에서 발표해 대한민국 임시정부의 토대가 된 '대동단결 선언'에서 국민주권에 입각한 임시정부 수립을 제창한 일과 연관지으며 대한민국의 정통성이 대한민국 임시정부로부터 이어지는 것을 재확인하였습니다. 이 날 경축사에서는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그리고 저마다의 항일로 암흑의 시대를 이겨낸 모든 분께, 촛불로 새 시대를 열어주신 국민께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라는 대목에서부터 박수가 터지기 시작해 경축사 동안 무려 39번이나 박수를 받았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16&aid=0001277472
한편 광복절 경축식에 참여한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역대 정부는 모두 집권 후 중립적인 입장에서 국가 경축일 행사를 하는데, 이 정부의 8ㆍ15 기념식은 촛불승리 자축연 같았다"며 유감을 표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상황인식이 2차대전 전 영국의 체임벌린 수상의 대독 유화정책을 연상시킨다. 국제정세를 잘못 파악한 체임벌린은 히틀러에 대한 오판으로 2차대전의 참화를 막지 못했다는 것을 유의하기 바란다"나 "평화는 구걸하는 것이 아니라 힘을 통해 얻어진다는 것을 명심하시라"는 등의 말로 문재인 대통령을 비난했습니다.
물론 대북 상황인식에 대한 비판은 생각의 다름과 처지에 따라 할 수 있는 것이라 생각하지만 가만히 보면 자신들의 기득권이 위협 받는다는 이유로 이 나라에 전쟁이나 무력충돌이 나기를 바라는 듯한, 음험하고 끔찍한 사람들이 요즘 점점 늘어나는 듯 합니다. 심히 해괴한 일입니다.
2. 요즘 친 정부 성향의 커뮤니티 등에서 간혹 나오는 '이게 다 야당 때문이다'라는 말에 설득력을 더해주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0&oid=028&aid=0002375885
한겨레 등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한 여론조사 결과 여야간 협치가 잘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답변은 무려 66.3%나 되었습니다. 그러나 협치가 잘 안 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 664명을 상대로 협치가 안 되는 원인이 누구에게 있느냐고 물어보니 응답자의 45.5%가 자유한국당이 원인이라고 답했습니다. 반대로, 협치가 잘 되고 있다고 평가한 응답자들은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의 긍정 노력이 합쳐서 70% 이상이라고 답했습니다.
이걸 보면 '이게 다 야당 때문이다'라는 말에 동의하는 사람들이 적어도 누군가가 말하는 '일부 좌파'들은 아닌 것 같습니다.
3. 자유한국당 혁신위원회에서 당 혁신을 위해 여러 가지 방침들을 내놓고 있는데 그 내놓는 방침들이 하나같이 심상치가 않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1&oid=421&aid=0002891077
자유한국당의 혁신위원회는 오늘 발표한 1차 혁신안에서 "'국회를 통해 선출되는 한국당 몫 공직인사 선출을 위한 '인사추천위원회'와 당 '정치학교'를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인사추천위원회는 자유한국당 몫 인사의 선정 절차를 투명하게 하고 전문성 있는 위원 위촉을 통해 당의 정책적 입지를 반영하겠다는 것이니 뭐 그렇다 치지만 문제는 '정치학교'입니다. 2018년 지방선거 공천이 확정된 후보를 대상으로 정치학교를 시작해 광역 및 기초 단체장 후보는 3박 4일, 비례를 포함한 광역 및 기초의회 의원 후보는 5박 6일의 입소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또한 류석춘 위원장은 지난 총선의 실패를 상향식 공천의 문제라고 보고, 상향식 공천을 배제하는 대신, 전략공천 또는 책임공천 방식으로 인재를 영입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으며 전략공천의 폐해에 대해서는 "그것을 자기 사람 심기에 이용하면 지방선거에 참패하고 지도부가 물러나야 하는데 저는 그렇게 못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른바) 사천이 이뤄지면 당 패배는 자명한 일"이라고 말하며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시 생각해 보니 심상치 않은 방침들은 맞습니다만,
이럴 거라고 생각한 예상 범위에서 벗어나는 건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4. 오늘 제 72주년 광복절이지만 태극기 생산 업체들에게 '광복절 특수'는 거의 없다시피하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18&aid=0003898152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태극기 시장은 약 100억원대로 추정되지만, 이 업체들은 지난해에는 그나마 일부 판매가 됐었는데 올해는 아예 태극기가 팔리지 않아 힘들고, 기대했던 광복절 특수도 전혀 없는 상황이라고 합니다. 태극기 판매가 저조해진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대략적으로 몇 가지 들면 이미 꾸준히 감소해 온 태극기의 수요, 광복 70주년을 맞아 무료로 태극기를 배포한 영향의 여파, 중국산 태극기의 범람, 태극기 집회 등의 보수단체 집회로 인한 이미지 훼손과 그로 인한 태극기 게양 기피, 태극기의 상징성 희석 등이 있다고 합니다.
종합해 보면,
대한민국이 나라다운 나라라는 공감이 있어야 애국심이 생기고, 애국심이 생겨야 태극기도 찾게 되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5. 세월호 선체에서 건설 현장에서 사용하는 철근이 100톤 넘게 발견되어, 이에 대한 현장 조사에 착수했다고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18&aid=0003898560
해양수산부는 세월호에 철근 총 426톤이 실려 있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으며, 철근이 모두 수거되면 정밀하게 무게를 계측해 사실관계 파악 및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은 내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유가족들을 만나 사과와 위로를 전하고 유가족들의 의견을 청취해 정부 차원의 의지와 대책을 표명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아직도, 다섯 명이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6. 이른바 '살충제 달걀'로 인해 지난 14일 밤 12시부터 모든 농장의 달걀이 출하 중지되자 농림부에서 전수검사에 들어갔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421&aid=0002891763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01&aid=0009476070
금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 곳은 경기 남양주 농가(피프로닐)와 경기 광주(비펜트린), 전북 순창(비펜드린, 기준치 이하)으로 총 3곳입니다. 당국은 오는 17일까지 전수검사를 마칠 예정이며 살충제가 미 검출된 농가에 대해 즉각 출하를 허가해 오는 16일부터 평시의 25% 수준으로 달걀 공급을 정상화한다는 계획을 잡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양주 농가에서 시료가 채취된 것이 9일이고 검사 결과가 알려진 14일 이전까지 이미 약 10만 개 이상의 계란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는 상태여서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는 상태입니다.
제발 먹는 것 가지고 장난치지 말았으면 좋겠습니다.
7. 한편 이번 살충제 계란 파동의 근본적 원인은 닭의 사육환경과 금지 살충제 사용 실태를 묵인한 인재(人災)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hm&sid1=101&oid=009&aid=0003996803
무슨 이야기인고 하니 사육환경 문제로 인해 닭 진드기 등이 발생하는데 닭에게 흙목욕 등의 자연과 비슷한 환경을 제공해주지 못하니 위생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고, 그 위생문제로 더 독한 살충제를 살포하게 되는 것이 근본 문제라는 것이지요.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79&aid=0002863206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1&oid=015&aid=0003810043
실제로 작년 8월에 이미 이러한 사태에 대한 제보 기사가 나왔고, 닭에 기생하는 진드기를 제거하기 위해 맹독성 살충제를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지적하는 일이 있었지만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런 위험성과 실태를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국내에서 생산된 계란에 대해 잔류물질 검사를 하지 않고 사실상 방치해 오다가 한 언론사의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작년 8월 대한양계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살충제 목록과 사용 시 주의사항’ 등을 뒤늦게 게재하고, 산란계 사육농가를 대상으로 체계적 잔류농약 검사를 처음 한 것은 올해 4월이 되어서였다고 합니다.
먹는 것 가지고 장난 치는 사람은 물론, 먹는 것 가지고 장난 치는 사람을 방치하는 사람도 가만 두면 안 되겠습니다.
8. 이번 뉴스 모음의 마지막 뉴스는 문재인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에서 언급된 '임청각'(보물 182호)의 복원 사업과 친일파 상징물 관련 소식입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9475785
대한민국 초대 국무령인 석주 이상룡 선생의 생가이자 독립운동가 9명을 배출한 고성 이씨 가문의 종택인 임청각은 일제에서 마당 한가운데로 중앙선 철길을 뚫고 행랑채와 부속건물 등 50여 칸을 뜯어내는 등 훼손하였다고 합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오늘 경축사에서 임청각의 모습을 거론하며 우리가 되돌아봐야 할 대한민국의 현실이라고 안타까워했지요. 마침 국토부는 2010년부터 임청각을 지나는 중앙선에 대한 복선화전철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 사업이 완료되면 임청각을 관통하는 철로가 폐선이 되기 때문에 임청각을 온전히 복원할 수 있게 된다고 합니다.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56&aid=0010493952
하지만 광복 72주년인 오늘까지도 전국적으로 친일파를 기리는 기념물만 2백 개가 넘는 것이 현실입니다. 작곡가 현제명, 친일파 시인 주요한 등을 기리는 기념물들이 독립운동가들의 기념물과 함께 서있는 등의 일도 있는 게 현실이지요. 이에 대해서는 모두 철거하자는 목소리도 있고, 이범익의 친일 행각을 적은 단죄문처럼 이들이 어떤 과거 잘못을 했는가를 같이 기록함으로써 반성의 재료로 삼자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디테일한 방법론에 비록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두 가지 인식은 공감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하나는, 친일행위는 대한민국의 역사적 범죄라는 인식이고, 다른 하나는, 일제 강점기의 잔재가 청산되어야 한다는 인식이지요.
- The xia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