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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8/01 11:16
멋진 해석이네요. 기본적으로 방주정도는 생각하면서 봤지만
프로메테우스에 비유하신 부분은 정말 감탄이 나오네요. 정치, 종교적으로도 해석해 볼 여지도 충분한 영화였어요. 예를 들어서, 교실 칸에서 아이들을 교육할 때(혹은 세뇌할 때), 인간세계가 체제의 유지를 위해서 '교육이라는 수단을 어떻게 이용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죠. 기득권과의 대립이라는 부분은 신화적인 부분 이외에도 2011년 말에 월가에서 일어났던 Occupy Wall Street 시위와 연계해서 해석 할 수 있는 여지도 있었죠. 정말 이것저것 뜯어보면 뜯어볼 수록 더더욱 메세지가 많이 보이는 영화입니다.
13/08/01 11:39
저도 동의합니다.
참 많은 부분에서 은유가 많이 쓰여서 곱씹을 수록 많은 의미가 나올것같습니다. 저도 처음에는 월가의 99%가 점령하라....가 떠올랐지만.... 영화를 보고있는중에는 창세기의 출애굽기가 연상되기도 했고...또 영화가 끝나고 난 후에는 방주이야기도 떠올랐습니다. 요나라는 이름때문에 요나와 물고기도 떠올랐구요... 그리고 지금 생각해보면 인류의 진화(?)또는 역사가 연상되기도 합니다. 생각하면 할수록 많은 메세지가 떠올라...어쩌면...영화가 끝나고 여운이 더 진하게 남은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그래서 영화를 한번 더 볼려구요...아마 분명 다시보면 다른 메세지를 느낄수 있을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3/08/01 11:18
뭔가 이상하네요. 예로 든 것들이 전부 여기서 하나 따오고 저기서 하나 따오고 하는 식이라서, 이야기의 통일성이 하나도 없어 보이는데 영화가 그런 것 같지는 않고... 좀 무리한 해석 같아요.
13/08/01 12:38
메타포라는게 창작자 머리에서 하나씩 꺼내오는 것일텐데, 관객도 그 메타포를 해석함에 있어 제 머리에서 하나씩 꺼내다 보니 그렇겠지요...
13/08/01 11:55
방금 다른 곳에서 본 글인데...
메이슨 총리가 모두들 자리가 정해져 있다고 할때 보인 손동작이, 꼬마 티미가 엔진실에서 하는 일이었네요;;; 디테일...
13/08/01 12:30
괴물 때도 그렇고 봉준호 감독은 여기저기서 신화의 상징이나 다의적으로 해석될 만한 것들을 끌어와 영화 곳곳에 집어넣습니다. 그러다보니 해석의 여지도 많고 영화평론가들이 좋아하죠.
다만 살인의 추억이나 괴물 때는 한국 영화다 보니 한국 사람이 이해할 수 있는 사회적 코드들을 많이 넣었다면 이번에는 서양(그리고 대개는 세계적)에서 이해될 만한 성경이나 그리스 신화적인 종교적 코드들을 많이 넣었습니다. 그런데 이 작품이 원작부터 이런 요소들이 많은 데다 기본적으로 종교라는게 그 사회의 뼈대이면서 그 사회를 반영하고, 나아가 뒤르켐 같은 경우는 종교 의식은 개인에게 미치는 집단적 영향력 그 자체라고 봤을 때 성경이나 그리스 신화의코드들이 동시에 사회에 대한 코드가 된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참 다양한 해석이 나올 수 밖에 없습니다. 단적으로 빛을 잃고 어둠 속에서 학살당할 때 저 먼 곳에서 빛을 가져온다는 코드는 다양한 해석을 하기 너무 좋은 떡밥이죠. (물론 저도 이걸 프로메테우스라고 봅니다. 꼬리칸에 있는 사람들이 성냥 없다고 불을 못만드는 원시인도 아니고, 그 성냥의 주인이 남궁 민수이고 그리도 요나 역시 대놓고 프로메테우스인게 프로메테우스의 의미가 '미리 아는 자' 입니다. 이건 뭐....
13/08/01 12:38
요나는 기차에서 태어나 CW7에 대한 원죄가 없는 새로운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프로메테우스에게 불을 배운 첫번째 사람익, 불에 매혹된 사람이라고 해석할 수 있을 듯 합니다.
13/08/01 13:14
또 하나 생각난건데 송강호가 메인으로 나온 포스터의 글귀 '나는 닫힌 문을 열고 싶다'는
결국 닫힌 순환계(기차가 순환하고 있는 철로)의 현재 사회 시스템을 나가겠다는 주제의식과도 연결되는 의미심장한 글귀입니다. 봉테일;;
13/08/01 14:57
근데 마지막에 커티스와 윌포드가 만나서 윌포드가 커티스에게 열차의 새 주인이 되어줘.. 라고 하는 부분에서
소름 돋은 분 없으셨나요? 저는 커티스가 앞 칸으로 그 많은 사람들을 희생하면서 끝까지 전진한게 길리엄과 한 통속인 커티스가 열차의 새 주인이 되기 위해서.. 라는 반전인줄 알고 정말 놀랐네요 와우 이런 결말이면 정말 완벽한 영화다!! 라고 생각했는데 는 갑자기 그렇게 모두 코크를 마시죠.. 가 되어서 결말이 아쉬웠네요
13/08/01 17:30
프로메테우스를 상징으로서 남궁민수는 의도된 게 맞습니다. 그 의도가 드러나는 방식이 너무도 노골적이라 차라리 "나는 프로메테우스다"라고 외치는 것과 다름이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된다면 모를까 꿈보다 해몽 소리 들을 건 아니죠.
13/08/01 20:14
노골적이지는 않죠. 불친절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는 상황에서
자기가 알고 있다고 그걸 노골적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지 않을까요.
13/08/01 21:37
설국열차가 불친절하다면 (가장 대중적인 영화의 상당히 효과적인 메타포 활용으로서 일례를 들어본다면)놀란이 다크나잇에서 넣어놓은, 알프레도의 버마 이야기와 같은 건 뭐라고 설명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아마 그러한 불평이 있다면)불친절하다기보다 매트릭스 2에서 그랬던 것처럼 주제의식을 서사가 진행되는 과정이 아니라 결말부에 몰아넣었기에 조응이 잘 되지 않았다는 걸 그리 표현한 것이겠죠.
(여담이지만 설국열차와 관련해 이야기 하나 해보자면)매트릭스 2도 매트릭스의 팬들에게는 굉장히 좋은 영화입니다. 하지만 영화내내 키아누 리브스의 무술 장면만 늘어놓다가 막판에 가서 주제의식을 강조하기 위한 설정 놀음 늘어놓으면 일반 관객 입장에서야 생경함을 느낄 수밖에 없죠(뭐, 설국열차가 그 지경이라는 이야긴 아닙니다. 다만 이러한 문제점을 일정 부분 내포하고 있는 건 사실이니까요.). 서사 예술에서 주제의식이란 서사에 녹아 들어, 서사를 향유하는 것만으로도 그 주제의식에 설득되어야하는 겁니다. 생짜의 주제의식이라면 그게 제 아무리 위대한 철학이어도 대단한 영화라고 말하기 어렵죠. 정신현상학 강독회 비디오테입을 위대한 영화라고 말할 순 없지 않겠습니까. 이와 별개로, 설국열차에 딱히 실망하거나 한 건 아닙니다. 작품을 비꼬는 것도, 본문을 비꼬는 것도 아니고, 음, 그냥 개봉전에 생각했던 정도였네요.
13/08/02 08:22
상징은 발견되거나 부여된다는 측면에서 내러티브에서 차용하는 메타포는 상징이라고 말하기 어렵겠죠. 의문이 드는 점은 본문에 있는 식의 메타포가 사실이라면 대충 이것 저것 짜맞춘 수준 낮은 내러티브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점인데, 그런 비포장 도로의 느낌은 아닌 것 같다는 얘기를 하고 싶네요. 만약 그렇다면 정말 화나는 일이고요.
일본 오타쿠 문화에서 비롯된 것 같은데, (말씀하신 매트릭스가 좋은 예) 내러티브에 녹지 않은 채 뜬금 없이 뿌리는 떡밥과 그걸 받으면서 지적 고양감을 느끼는 대중의 관계는 이미 헐리우드에서 잘 수용한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대중 문화의 이런 태도는 제 입장에서는 굉장히 불쾌합니다. 일종의 지적 기만이랄까요? 맨오브스틸처럼 내러티브에서 바이블코드를 충실히 차용하거나, 어벤저스처럼 신화 주인공이 나와서 싸움을 하던가, 그것도 아니면 퍼시픽림처럼 오마주로 일본문화를 소비하는 영화들은 정직한 대중문화라고 보고요. "안녕? 나는 프로메테우스야. 지금부터 프로메테우스처럼 말할거야"이나 "안녕? 여기는 시뮬라시옹이야"라고 선언하는 게 대중에게 어떤 느낌을 주는지 생각해보면 좋은 내러티브라고 볼 수가 없죠. 이런 선언 없이 단순하게 예수와 비슷한 환경에서 예수와 비슷한 고민을 하는 걸 보여준 맨오브스틸은 적어도 내러티브의 자격은 갖춘 게 아닐까 싶고요. 사실 영화를 안 봤는데(!) 스포에 전혀 신경 쓰지 않는 스타일이라서 이것 저것 리뷰를 보고 있자니 별로 보고 싶은 마음이 안 드네요. 아마 억지로 옹호하거나 억지로 싫어하거나 둘 중에 하나가 되어버릴 것 같아서요.
13/08/01 19:31
신화의 차용과 메타포 남발이 좋은 영화가 되는 조건은 아니죠. 어벤저스는 애초에 신화의 인물이 출연하죠.
거기다 설국열차는 그걸 전달하는 방식도 대사 혹은 인물의 직접적인 행동 등 일차원 적이죠. 그런 면에서 설국열차는 봉테일의 장점이 드러나지 않은 실패한 영화라고 봅니다. 봉준호보다는 제작에 참여했다던 박찬욱이 직접 감독을 했다면 오히려 나은 영화가 되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설국열차를 보면서 여러 모로 올초에 나온 클라우드 아틀라스가 떠오르더군요. 둘 다 재미는 없었지만 완성도만을 놓고 보면 자본력을 떠나 확실히 워쇼스키 남매가 봉준호보다는 한수 위의 감독이라고 생각되네요.
13/08/01 20:13
아뇨. 신화의 차용이 주가 아니라 그걸 감독이 재해석 해놓은거죠.. 어벤져스는 그냥 만화구요.
그리고 전달방식이 대사나 행동으로 일차원 적이 아닙니다. 그러니까 사람들이 해석이 분분하겠죠. 실패한게 아니라 꽤나 훌륭한 작품이죠.
13/08/01 21:35
실패한 영화라는 님의 의견에 동의하진 않습니다만(실패라는 건 의도와 실제가 불일치했을때 성립할텐데요. 설국열차가 좋은 작품이냐 그렇지 않냐와 무관하게 그러한 불일치가 있다고 보긴 어렵다 싶거든요) 신화의 차용과 메타포 남발이 좋은 영화의 조건이 아니라는 건 공감합니다. 그 전달 방식이 일차원적이라는 것 역시 동의하구요.
13/08/02 21:38
전 아주 멋지게 보았습니다.
하고자하는 말을 다 뱉어낸 속시원한 느낌? 어둠속에서 아이가 '불'을 들고 뛰어오던 그 순간은 시간을 더 늘렸어도 감동적이였을 것 같아요. 전 아주 단순하게 '남궁민수'가 '성냥'을 쥐고 있다는걸 '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크로놀 자체를 '불' 이라고 생할 수도 있다고 보니까 더 새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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