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을 한 마디로 정리하라면, 프로의 시대가 열렸다는 점입니다.
2003년 8월 무렵에 열린 CTB3예선 당시에 프로팀의 대거 탈락은 워3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실력차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게 한 계기였습니다.
하지만, 정작 CTB3에서 4강에 튼 클랜은 모두 프로 선수들을 자신의 클랜에 보유한 클랜이었습니다.
각종 리그에서도 순수 아마추어가 리그에 진출하는 것이 많이 어려워졌구요.
그런 의미에서 저는 올 한해가 프로들의 시대가 개막한 계기라고 보고 싶습니다.
제가 정리한 것에 다른 의견 있으신 분들은 꼬리말 많이 남겨주세요.
전제) 대상으로 한 리그는 온게임넷 2차, hello apM WEG, 온게임넷 인비테이셔널 12월 27일까지, PL3,4,5(12월 29일까지),CTB3입니다.
전제2) 국제 대회등은 성적 집계에서 뺐지만, 참고는 했습니다.
1. 최고의 선수: 천정희
굳이 천정희 선수를 꼽은 이유는 꾸준히 강력했다는 점입니다.
어떤 선수를 평가하고, 한 해를 되돌아 보는데 있어서 그 기준은 두 가지인듯 합니다.
하나는 얼마나 전체 판도를 압도했느냐이고, 다른 하나는 얼마나 꾸준했느냐 입니다.
만약에 지금 두 달가량의 MVP를 꼽으라면, 당연히 장재호 선수를 꼽겠지요. 하지만, 1년을 전체로 볼 때, 가장 꾸준하게 성적을 낸 천정희 선수에게 무게 중심이 쏠리게 되더군요.
그는 자신이 참가한 대회에서 4강이상의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물론, 개인전 무대에서 결승에 오른 적이 없다는 것은 약점으로 작용 할 수 있지만, 모든 대회에 4강에 오른 것은 결코 범상한 실력이라고 말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만큼 그가 남긴 성적은 꾸준하게 강력했다고 할 수 있겠지요.
비단, 국내대회만이 아닌, 국제 대회에서도 4강에 모두 들었다는 사실은 결코 그의 성적이 우연히 아니라는 점을 말하며, 그가 한 해동안 얼마나 좋은 성적을 거두었는지를 말합니다.
바로 이 점 때문에 천정희 선수가 올 해, 워3리그 선수 중 가장 강력한 선수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2. 최고의 팀: 손오공 프렌즈.
지금 시점에서는 분명 손오공은 강팀이 아닙니다.
하지만, 1년을 통틀어 본다면, 손오공은 강팀이라고 말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3월에 끝난 온게임넷 2차리그 1,2위 석권, 슈마배 프로리그 우승.
4윌 PL3 우승, CTB3 우승.
8월 PL4 3위....
hello apM WEG를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그들은 독보적인 성적을 남겼습니다.
그들과 대적할 만한 팀들은 여럿 생겼지만, 아직은 그 아성을 넘기에는 약간 모자란 한 해라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만약 지금의 분위기가 내년까지 이어진다면, 손오공 프렌즈가 아닌 다른 팀이 내년에는 최고의 팀으로 선정이 되겠네요. 여하튼 1년 전체로 볼 때, 손오공의 여의봉이 다른 팀의 도전을 막아낸 한 해라고 생각합니다.
3. 최고의 휴먼: 박세룡.
고민이 없었습니다.
휴먼으로 우승을 차지한 두 번째 선수입니다.
휴먼 그 이상의 종족이라는 평가까지 받았습니다.
아무리 불리한 상황에서도 강력한 전투력 한 방으로 상황을 역전시킨, 얼라이언스의 마스터입니다.
PL3에서 장재호라는 거물을 누르고, 휴먼의 영광을 부흥시켰다면,
PL4에서는 디펜딩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하는데 성공했습니다.
(비록 3위라는 성적으로 만족 하기는 했지만, 이도 대단한 것입니다.)
가장 강력한 휴먼.
그래도 쇼부라면을 많은 휴먼 유저들이 되뇌이게 한 장본인.
그가 올 한해를 장식한 휴먼임을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입니다.
4. 최고의 오크: 이중헌/황태민
황태민이냐, 이중헌이냐를 놓고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승률은 황태민 선수가 훨씬 좋습니다.
하지만 다승은 이중헌 선수가 더 많습니다.
(황태민 9승 4패, 이중헌 19승 18패)
양 선수 모두 굵직한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한 경력이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양 선수의 조건을 비슷하다고 볼 수 밖에요.
이중헌 선수가 오크로 최초로 TFT 결승에 오른 공로가 있다고 하지만, 지금은 은퇴를 했다는 사실도 있지요.
두 선수 모두가 해당이 된다고 생각하게 된 것은
아마, 오크의 인재 부족이 떠올라서 일 것입니다.
오크하면, 지금 떠오르는 선수가 바로 이 두 선수라는 사실은,
두 선수가 얼마나 강했는지를 알려주는 하나의 단초이자,
동시에 오크진영에 더 많은 인재들이 출몰해야 한다는 과제를 일러줍니다.
오크 유저 가운데 10전 이상을 기록하고, 5할 승률을 넘은 사람이 김홍재 선수 뿐이라는 사실은 이를 대변합니다. 동시에 두 선수가 한 해동안 얼마나 강했는지를 증명하기도 하지요.
5. 최고의 나엘: 장재호.
PL3 2위. WCG 한국 대표.
그리고 지금 가장 잘나가는 나엘의 대표주자.
별다른 설명이 필요없을 듯 합니다.
그가 모든 대회에 나가지 못했기 때문에,
생각보다 많은 입상의 경력이 없지만,
만일에 그가 모든 대회에 나갔다면, 아마도 그는 그 대회의 최고의 선수가 되었으리라 믿습니다.
그만큼 그는 참 잘 하는 선수이자, 나엘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선수입니다.
27승 14패라는 성적은 리그만 놓고 보아도 휼륭한 성적입니다.
여기에 많은 사람들의 감동을 이끌어낸 점까지 곁들인다면,
그에게 최고의 나엘이라는 수식을 돌려도 어색하지 않네요.
6. 최고의 언데드: 천정희
언데드는 올 한해 많은 인재를 쏟아 내었습니다.
천정희, 강서우 두 선수는 여전히 강력했습니다.
그리고 오리지널때 부터 활약한 선수들이 TFT에 성공적으로 다시금 진입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hello apM WEG 최고의 선수 중 하나인 최원일 선수라던가, ESWC 우승자 조대희 선수, 꾸준히 강력한 유승연 선수, 오정기 선수, 김동문 선수처럼 언데드는 그 유저층이 나엘에는 미치지 못한다고 해도, 나름대로 탄탄한 층을 구축했습니다.
이 가운데 최고의 언데드는 천정희 선수로 꼽겠습니다.
강서우 선수는 다승에 있어서 천정희 선수와 별 차이가 나지 않지만,
(천정희: 32승 20패, 강서우 31승 23패)
수상 경력이 조금 뒤진다는 약점이 있네요.
조대희 선수는 우승 경력도 있지만, 워낙 다른 방면에서 승수가 적다는 점이 약점입니다.
다른 선수들도 위의 두 선수와 비슷하구요.
앞에서 천정희 선수가 MVP로 뽑히는 이유를 꾸준히 강했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이는 최고의 언데드에도 그대로 적용이 됩니다.
7. 최고의 신인: 장용석
27승 15패.
누구의 성적이라고 생각을 하십니까.
이 성적은 장용석이라는 선수의 성적입니다.
2003년 12월 리그에 데뷔한 이래 양 리그에서 8연승.
그리고 3위 입상.
WCG 국가 대표 1위 선발.
화려한 성적을 거두었습니다.
올 한해 꾸준히 좋은 성적을 거두며 센세이션을 일으킨 소년.
감히 말하건대, 이 소년의 성적과 비교할 신인급 선수는 올 한해 없었습니다.
그는 그만큼 강했으며, 최고의 선수라고 평할 수 있습니다.
그가 최고의 나엘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단 하나, 결승에 오르는 길 뿐입니다.
8. MIP: 이재박
BWI에서 다소 무기력하게 패배하며 8강 탈락.
이재박이라는 선수에게 가해진 비난은 다소 지나친 감이 있었습니다.
그의 실력이 다 발휘가 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니까요.
실력을 제대로 다 발휘를 하는 것 또한 실력의 진보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그의 PL4 우승은 의미가 있습니다.
꾸준히 노력하며 자신의 실력을 방송에 적응시킨 선수가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 상징적인 예이자, 나엘에 또 하나의 강력한 고수가 출현했음을 알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재박.
PL4 출전 초기에 그의 우승을 점친 사람이 있었을까요.
그런 의미에서 그가 가장 많이 성장했다고 평하는 것이 지나친 일은 아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