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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6/13 12:58:46
Name Danial
Subject [일반] 개인적으로 느끼는 한국 보수의 스펙트럼(2)

*저도 정확하게 아는 것은 아니므로 지적할 부분이 있으시면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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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개신교 우파 

홍경래의 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조선시대부터 서북 출신은 관직에 진출하는 것이 힘들었고, 관직에 진출한다 해도 승진에 있어 많은 차별을 받았다. 대신 상업에 집중하여 경제적으로 발전할 수 있었으나 풍족한 물산에 대한 가혹한 수탈로 조선 정권에 강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서북 지방은 기독교가 가장 빠르게 전파된 지역 중 하나였다. 정치적 고립이 반봉건 근대화를 불렀고, 성리학적 질서에 대한 반감으로 1930년대 기독교 인구의 절반이 서북 출신이었다. 해방 이후 소련에 의해 토지해방이 진행되자 평안도의 자본가, 지주와 개신교 신자들이 월남하게 되고 이들이 서북청년단을 구성하여 초창기 기독교 세력에 영향을 주게 된다. 월남한 이들의 눈에 남한은 언덕 위의 도시(city on a hill)로 보였을 것이고, 역사적으로 한국 기독교가 공산주의에 대한 뿌리깊은 반감을 갖게 된 것은 어떻게 보면 필연적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나는 개신교 우파는 실제 영향력에 비해 과대대표되는 집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내가 개신교 우파가 과대대표되고 있다고 생각하는 근거는 크게 두 가지이다. 첫 번째로 종교는 대한민국에서 후보를 선택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준이 아니었다. 대한민국은 중동과는 비교할 수 없고 흔히 자주 비교되는 미국과는 달리 굉장히 세속주의적인 나라이고, 이례적으로 무교 비율이 높은 나라이다. 또한 특정 종교 지도자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일 수 있으나 그렇다고 일반 신자들이 종교 때문에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데이터가 없다. 

두번째로, 종교-가치파들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주제는 외교나 경제보다는 민감한 사회 이슈에 대한 판결들, 예컨대 낙태 합헌이나 동성결혼 인정 등이다. 자연스럽게 그런 판결을 결정할 수 있는 위치, 즉 대법관 임명에 촉각을 곤두세운다. 예컨대 복음주의 세력이 대주주 중 하나이기 때문에 그들의 눈치를 볼 수밖에 없는 미국의 경우에는 연방대법관 후보자가 그동안 어떤 판결을 내렸는지 커다란 이슈가 된다. 하지만 한국에서 헌법재판관 후보 지명은 그동안 개인의 흠결이 있었는지 등이 주요했었지, 진보/보수 성향 판결을 내렸는지가 당락을 좌우하는 팩터가 아니었다. 그 결과 헌법재판소에서는 큰 홍역 없이 굵직한 진보적인 판결을 처리할 수 있었다. 그래서 이들의 영향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

따라서 몇몇 개신교 우파의 목사들이 사회가 받아들이기 힘든 수위의 막말을 쏟아내는 것은 사실이나, 이들이 가진 제한적인 확장성으로 인해, 이들이 정치적으로 유의미한 세력화가 되어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물론 어떤 이들은 이렇게 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들의 숫자가 적을지라도 잘 결집되어 있고, 한 문제(예컨대 동성애)에 집중할 수 있지 않은가? 그렇다면 나는 이렇게 반문하고 싶다. 그래서 이들이 헌법재판관을 만들 수 있는가? 이들이 지지하는 보수 성향의 재판관이 있고, 대통령이 그를 지명하지 않을 때 느껴야 하는 압박감이 있는가? 그렇지 않은 이상 그들은 영원히 달리는 기차를 보고 짖는 개에 불과하다. 그리고 모두들 알다시피, 개가 짖어도 열차는 간다.  

한편 기독교 우파의 주장은 민족주의와 선민사상과 연결되기도 한다. 이들은 성경에 나오는 유태인의 역사와 한민족의 역사를, 그들이 세운 이스라엘, 미국을 대한민국과 연결하는 멘탈리티를 갖고 있다. 이들에게 미국이 세계 최강대국이 된 것은 선택받은 국가였기 때문이며, 한국이 전쟁의 참화를 딛고 선진국의 반열에 진입한 것도 하나님의 은총이라는 논리는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런 주장을 주로 하는 목사들은 보편종교로서의 기독교를 보여주는 신약보다는 민족종교 특징을 보여주는 구약을 주로 인용하며, 유태인 광야의 역사를 한민족 일제강점기와 일치시키는 과감한 비유법을 사용하기도 하며, 지구상에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민족은 유태인과 한민족 뿐이라는 괴이한 선민사상을 설파하기도 한다. 

이 생각은 성경에 나쁜 것으로 되어 있는 동성애, 낙태의 확대 등을, 이스라엘, 미국과 마찬가지로 하나님의 동산이 되어 있는 대한민국을 무너트리는 시도로 간주하며 구원을 위해 이곳을 지켜야만 한다는 국가주의로도 확대된다. 종종 이들은 반공주의와 결합하여 극렬한 반북적인 스탠스를 취하기도 하는데, 공산주의 자체가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체제이기도 하며, 무엇보다 초기 한국 기독교의 형성에서 개신교 신자들과 월남 지주들의 자식들로 구성되었던 서북청년단을 빼놓을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주요 관심사 : 낙태, 동성애, 창조론 등 사회적 이슈 


4. 뉴라이트 

이들은 주로 탈민족주의에 기초하여 새로운 대한민국의 건국 신화를 만드는 데 초점을 둔다. 그렇다면 이들이 생각하기에 기존의 건국 신화란 무엇인가? 그것은 기존의 민족주의적 관점에서 바라본 실패주의적 사관이다. 이런 실패주의적 사관은 다음과 같은 스토리를 가진다.

대한민국은 성립부터 '같은 민족이 둘로 나뉜' 실패한 건국이었다. 또한 반민특위 해체로 일제 부역자들을 제대로 청산하지 못했으며, 뒤이은 반공주의 아래 부역자들이 가면을 바꿔 사회 지도층을 차지하도록 만들었다. 한편 군사 쿠데타로 집권한 권위주의 정권은 미흡한 대일청구권 협상으로 진정한 사과도 받지 못한 채 문제를 미봉하는 데 그쳤다. 이들은 국가 주도하에 경제 정책을 강력히 추진하여 성과를 거두었으나 민주주의를 계속해서 후퇴시켰다. 87년 체제의 성립으로 정치적 측면에서 커다란 진전을 이루었으나 3당합당을 거치며 친일/친독재 세력은 여전히 현재 존재하는 정당으로 계승되고 있다. 盧의 2003년 3.1.절 연설을 인용하면, "우리의 근현대사는 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에도 불구하고 정의는 패배했고 기회주의가 득세했다" 

그렇다면 이들이 바라보는 탈민족주의 역사관이란 무엇인가? 먼저 뉴라이트는 건국을 실패로 바라보지 않는다. 해방은 일본 제국주의의 모순이 극에 달했을 때 급작스럽게 찾아왔고, 해방 직후의 해방공간은 첨예한 이념간의 대립으로 혼돈과 광기에 빠져들어 투표와 같은 다수결의 원리에 따른 공공선택이 불가능한 공간이었다고 말한다. 즉, 그 당시 어떤 이념과 경제체제를 선택할 것인가, 한반도에서 어떤 국가를 수립할 것인가, 민족이 우선인가 이념이 우선인가에 대한 합의가 되어 있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한다. 그 결과 민족과 반공 사이에서, 반공을 선택했던 이승만의 역할을 강조함으로써 그를 건국의 아버지로 놓는다. 뉴라이트가 평가하는 이승만의 업적은 크게 두 가지로서 하나는 농지개혁을 통해 지주제를 붕괴시켰고, 공산주의가 농민 계층에게 확산되는 것을 막았다는 것이다. 두번째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통해 한국이 실제적 힘을 바탕으로 자유민주주의가 유지될 수 있도록 했다는 것이다. 또한 이 과정에서 반민특위를 공격하여 부역자 청산을 막은 것은, 다소간 잘못된 행위이나 그 당시 친일 부역자에 대한 기용은 나라가 유지되기 위해선 필요악에 가까웠다고 주장한다. 이후 군부독재 정권이 일본과의 관계개선으로 얻은 자금을 갖고 산업화에 돌입하였고, 이는 종속이론이나 반식민지 반봉건론 같은 이론으로는 반식민지로 전락했어야 하나, 좌파의 이론과는 달리 성공적인 결과로 입증되었다는 것이다.  

양측의 논지는 이미 논문집 <해방전후사의 인식>, <해방전후사의 재인식>. 혹은 대중서 <강준만의 현대사 산책>, <대한민국 이야기> 등을 통해 잘 나와 있으니 어느 쪽의 의견이 보다 사실에 가까운가를 논하지는 않겠다. 다만 뉴라이트의 특징을 세 가지로 바라볼 수 있다.

첫째로 이들은 한국 보수세력을 위한 새로운 신화를 만들려고 하고 있다. 기존 한국 보수는 친일, 친군부의 잔재라는 이름표를 주홍글씨로 달고 살아야만 했다. 기존 친일에서 친러, 친러에서 친미로 갈아타는 꺼삐딴 리, <여명의 눈동자>에서 광복이 되었음에도 악질 형사 스즈키가 종로 경찰서 고등계에 똑같이 으시대는 이미지가 여전히 대중의 뇌리에 강하게 박혀 있는 것을 의식한 탓일까? 그들은 기존의 <태백산맥>등의 과장된 묘사를 지적하고 해방 공간에 대한 상황들을 자세히 묘사하며 좌우가 극단적으로 나뉘어 서로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에서 과연 어떤 것이 최선이었는지 묻는다. 온건하게 평가하면 이승만에 대한 온당한 평가를 요구하는 것이고 냉정하게 평가하면 좋게 말해도 면죄부다. 

둘째로 이들은 기본적으로 '위로부터의 운동'이다. 뉴라이트는 대중적으로 시작된 것이 아니라, 식민지 근대화론 연구를 중점적으로 하던 낙성대학파를 이론적 배경으로 학계에서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자본주의 맹아론의 주된 주장인 경영형 부농론을 반박하기 위해 소농사회론을 가지고 반박하면서 시작되었고, 이후 조선 후기와 일제 강점기를 다룬 수량경제사적 연구들이 시작되어 차츰 뉴라이트의 사상적 근거를 만들었다. (개인적으로는 낙성대 학파와 뉴라이트는 분리해서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셋째, 그래서 이들은 영원히 마이너리티에서 벗어나지 못할 운명이다. 한국 사회의 영원한 다수파인 반일 민족주의를 무너트리기 위해서는 학계에서 통하는 어려운 이야기로는 한계가 있다. 대중들에게 허수열과 김낙년의 논쟁이 어떤 의미가 있겠는가? 이영훈이 위안부는 일본 제국주의만의 문제가 아니고 전쟁범죄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주장이 사람들에게 어떻게 들리겠는가? 뉴라이트는 기독교 우파보다 더 설득력 있을 수는 있겠으나 더 많은 사람들을 결집할 수는 없다.  

-주요 관심사 : 국정교과서 서술내용, 친일논쟁 


5. 한국 보수세력이란 무엇인가?

그렇다면 한국에서 보수란 누구인가? 그는 북한을 누구보다 싫어하는 누군가이다, 그는 노조를 싫어하는 사람이다,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기 위해서는 보수적인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믿는 누군가이다. 보수는 그 모두이지만 동시에 그 모두가 아니다. 한국 보수는 서로 다른 주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다른 집단 간의 느슨한 연대에 가깝다. 하지만 이를 외면한 채 보수가 하나의 단일하고 결집된 집단이라고 바라보면면 필연적으로 실제와 이해가 갈릴 수밖에 없다.

예컨대, 이전 글에 CapitalismHO님께서 달아주신 댓글(https://cdn.pgr21.com/?b=8&n=81441&c=3579867)을 보면,
(저격하고자 하는 의도가 아니라, 이런 인식이 꽤 흔하다는 것에 대해 말하고자)

"DJ-참여정부가 한국 사회에서 가장 정통 우파적인 경제정책을 펼쳤다는 건 자명한 일인데도 모르는 분들이 많죠. 그래서 노무현 욕하면서 이명박이나 박근혜를 찬양하는 걸 보면 개인적으로 어이가 없습니다"

라는 주장이, 실제 현실(보수 우파가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에 호의적이지 않은 것)과 맞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국민의 정부나 참여정부에게 적대적이었던 보수 계층은 시장주의 우파가 아니라 반공주의 우파였기 때문일 것이다. 노무현 정부를 예로 들면, 취임 초기부터 전시작전권 전환을 추진하고 동북아 균형자론을 이야기하는 등, 반공주의 우파를 크게 자극했고 결과적으로 핵실험으로 적대적으로 돌아서게 만들었다. 이들은 각자 중요시하는 이슈가 다르고 그에 대한 민감도도 다르다.

개인적 체감으로 현 정부에 대한 민심 이탈은 어느 정도 가시화되고 있다고 느낀다. 그런데도 대통령 지지율은 48%선을 지키고 있다. 나는 그것을 이렇게 이해한다. 한국 보수세력은 회색지대로 후퇴하고 있다. 대통령을 지지하지는 않지만, 그 반대편에는 120석을 갖고서도 20석 소수 강성야당처럼 행동하는 자유한국당이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 중 어느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무당파층의 확대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들의 지지율은 잠재된 것이다. 결국 총선 직전에는 둘 중 한 쪽으로 잠재된 지지율이 쏠리게 될 것인데, 과연 어떤 쟁점이 부각될지 개인적으로 관심을 갖고 있다. 

보수주의는 이론적이면서도 경험적이다. 시장주의 우파는 이론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본인이 느끼기에 체감 경기가 좋지 않다면 증가한다. 심지어 본인들이 공공 부조의 수혜자인 경우에도 말이다. 이런 현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일반 대중이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구분하면서 접근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중은 절대 모든 이슈에 하나하나 따져가면서 접근하지 않는다. 정치란 어떤 분열 쟁점을 부각시키고 어떤 분열 쟁점을 묻어버리는가에 대한 것이다. 과연 어떤 쟁점을 부각해서 어떤 포지션을 차지하는 것이 유리할 것인가? 그것을 이해하는 정당이 잠재된 보수표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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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우구스투스
19/06/13 13:07
수정 아이콘
내용도 좋지만 뭐랄까 글 자체가 너무 담백해서 읽고나서 뒷맛이 좋아서 추천합니다.
19/06/13 13:18
수정 아이콘
감사합니다.
곰그릇
19/06/13 13:0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진보 보수의 외국식 잣대를 굳이 우리나라에 가져와서 맞출 필요는 없다고 생각해요
한국에서의 보수와 마찬가지로 한국에서의 진보도 북한을 누구보다 좋아하는 누군가이고 노동 여성 인권이라는 가치를 좋아하는 누군가이며
광주에서 시작된 민주주의 정신의 수호를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누군가의 느슨한 조합일 뿐이거든요
곰그릇
19/06/13 13:10
수정 아이콘
'진보 진영에서 북한의 인권 문제를 중요하게 다루지 않는 깃'
'보수 진영에서 미국의 전시 작전권의 환수를 반대해온 것'
이게 한국식 진보이고 한국식 보수일 뿐입니다 노무현 정권이 우회전한 것 박근혜 정권이 좌회전한 것 같은 건 외국식의 시선일 뿐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한국식이 무조건 잘못된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식대로 잘 하면 이념이 어떻고 말고는 쓸모없는 문제일 뿐이죠
19/06/13 13:20
수정 아이콘
제가 외국식의 정의를 가져왔다는 부분이 어디인지 여쭤봐도 될까요?
곰그릇
19/06/13 13: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글쓴 분이 가져왔다는 뜻은 아니였습니다 그냥 평소의 제 생각이에요
그리고 외국식이라는 표현도 지금 보니 이상하네요 그냥 '보편적인 정상적인 강학적인 시선' 정도로 봐 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19/06/13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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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진보, 보수는 북한 인권에 대해서는 모두 켕기는 부분이 있을텐데요...
곰그릇
19/06/13 14:02
수정 아이콘
모두 켕기는 부분이야 있겠죠
다만 인권에 대한 가치는 아무래도 진보 쪽에서 더 크게 평가할텐데
진보진영에서 북한의 인권문제를 제대로 다루지는 못하거든요

전 이게 일반적으로 구분하는 보수/진보가 아니라
북한과 미국이라는 기준이 추가된 한국식 보수/한국식 진보라고 생각합니다
19/06/13 14:26
수정 아이콘
진보쪽은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북한의 경제 개발을등을 목표로 하는 인권 문제는 적극적인데 정치범 등에 대한 북한 정권의 문제에는 소극적이죠.
19/06/13 13:13
수정 아이콘
냉전시대처럼 일극화된 시대가 아니라 다극화된 현재시대에 사는 이상은 정치세력이 서로 다르되 공통분모를 가진 여러 정치세력들의 느슨한 연대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겁니다. 대한민국만 그런 것이 아니라 일단 민주정치라고 칭하는 나라들은 대부분 그럴거예요.

다만 한국의 경우는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이라는 두 가지 과거사가 지금까지도 이들 정치성향에 큰 영향을 주며 방향성을 부여하는 역할이 되어있는 것이고, 그로 인해 보수 및 진보진영의 헤쳐모여의 기준이 되어 있는 거겠지요.
19/06/13 13:23
수정 아이콘
네. 저도 비슷한 의견입니다. 다만 제 생각에 현재 진보세력은 인물에 대한 정치세력화가 어느 정도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보수는 박근혜 몰락 이후로는 그다지..
참돔회
19/06/13 14:22
수정 아이콘
보수는 현재 나오는 인물들로 봐선 희망이 없지요 ㅠ_ㅠ
19/06/13 14:24
수정 아이콘
솔직히 저 개인은 인물에 의한 정치세력화, 라는 것을 별로 내켜하는 편은 아닙니다. 과거 3김 정치가 그랬고, 3김 이후 박정희를 아이콘으로 내세운 박근혜의 집권이 그랬듯이요. 개인적으로 고 노무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체로 좋은 평가를 받아야 당연할 분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분의 불행한 죽음으로 인해 굳어져버린 진보진영의 인물 지향 성향에 대해서는 조금 거부감도 있습니다.
과거 친노 일부가 그랬고, 요즘 대깨문이라 불리는 부류가 그러는 것처럼 너무 인물에 매몰되어 선명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느라 포용력을 상실하고 있는 이들이 진보진영 핵심에 못박혔다고 생각해서 말이죠. 이들이 독재나 부정부패 상대로는 대단한 활약을 펼친 강한 약인 것은 맞지만, 그 약효가 너무 강해서 극약을 넘어 독에 가까운 부분도 있다고 보거든요.

조금 다른 얘기를 하게 되어버렸는데, '그 사람이 옳으니 그 사람만 따르면 옳아' 라는 개념은 민주국가에는 별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봅니다. 민주국가의 시민은 정치적 권리를 얻는 대신 상시 정치에 대해 고민하고 스스로 자신에게 어울리는 답을 찾아야 할 의무가 있는데, 과거 3김이나 보수진영이 보는 박통 같은 부류의 카리스마적, 권위적 정치인들에 의한 정치는 그런 시민의 자율적 판단력을 떨어뜨리는 데 크게 일조했다고 생각하거든요.
19/06/13 14:45
수정 아이콘
저도 인물론은 장기적으로 민주정에 악영향이라고 봅니다. 재미있는 건 혁명의 1세대 지도자들은 유연함이 돋보이고(레닌 등) 세대가 지날수록 교조화가 되는 모습이 보이죠. 중국은 덩샤오핑이 그런 걸 막기 위해 노력했다고 보여지지만, 점차 둔화되는 것은 필연이라고 봅니다.
너에게닿고은
19/06/13 14:52
수정 아이콘
항상 모든 분야에서 느끼는건데
어제의 해결책은 오늘의 문제가 되는것 같습니다.
19/06/13 14:55
수정 아이콘
명답이십니다. 제가 예전에 로마사를 보면서 느꼈던 건데 모든 오래 간 제국은 계속 문제를 땜질하면서 버텨 나가는 것 같습니다.
Bemanner
19/06/13 13:2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좋은 글 잘봤습니다. 한국 보수의 이념 스펙트럼에 대해 배워갑니다.
사견으로는 보수 중에서 가장 큰 세력은 이념에 따른 보수주의자가 아니라 지역(농촌-도시, 전라도-경상도) 혹은 인물(김대중 노무현 / 박정희 / 김영삼)에 따른 보수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지역구도가 높은 도시화율 및 수도권 집중으로 무너지고, 인물론이 박근혜의 탄핵과 함께 무너지면서 보수의 회색지대화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고요.
19/06/13 13:25
수정 아이콘
앗 저와 비슷한 의견을 동시에..
그래서 저는 차기 대권주자로 이낙연의 확장성이 지역주의가 얼마나 희석되었는지를 보여주는 방증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곰그릇
19/06/13 14:45
수정 아이콘
보수의 지역/인물론은 박근혜에 의해 철저하게 무너졌지만 진보의 지역/인물론은 여전히 살아있다고 생각해요
조금 더 노골적으로 말하자면 전 여권의 차기 대권주자가 이낙연(혹시나 조국)이 될 거라고 생각하는데 (혹시나 이재명 안희정 같은 여권 차기주자들이 멀쩡히 남아있었어도 마찬가지로요)
이유는 이들이 문재인 행정부 출신이기 때문이에요 문재인이라는 인물을 이어간다고 볼 수 있겠죠
19/06/13 13:26
수정 아이콘
굉장히 좋은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19/06/13 14:11
수정 아이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불타는펭귄
19/06/13 13:29
수정 아이콘
한국 보수의 스펙트럼에 빠지지 말아야 하는 세력이 NL아닌가요?
19/06/13 14:02
수정 아이콘
음.. 제가 이해를 못하겠네요. 혹시 뉴라이트가 변절한 NL출신인 점 때문일까요?
물속에잠긴용
19/06/13 14:25
수정 아이콘
뉴라이트가 NL계였던가요? 제가 알기로는 PD계열입니다만....
19/06/13 14:54
수정 아이콘
뉴라이트는 구 주사파와 NL출신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19/06/13 15:08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 유명한 강철서신의 주인공이자 NL 혹은 주사파의 시조 김영환씨가 대표적인 뉴라이트 인물이죠. 좀 더나아가 구 NL들이 대학때 배운 조직운영방식으로 뉴라이트의 조직을 운영한다라고 하는 사람도 있고...
불타는펭귄
19/06/13 22:13
수정 아이콘
독재자 타파를 위해 목숨걸고 싸웠으나 DJ가 그런 과격한 사람들은
다 배제시키고 온건파 운동권만 정치권에 물갈이용으로 부르죠.
주사파들은 자기들이 하던 그대로
전두환을 김일성으로 등치시켜서 북한민주화 운동을 하면서 진영을 바꿉니다.
먹물 주사파는 주로 경제사학을 전공하고 나중에 대안교과서를 만들죠.
뉴라이트 전국연합은 김진홍 목사가 주도해서 만들고
강경 주사파 출신 정치인도 출현합니다. 당연히 보수쪽에서죠.
보수언론에서는 이들을 북한인권운동가라고 소개하면서
탈북자 예능에 출현시키며 세탁해줬죠.
이분들이 주로 외치던 게 북한붕괴론이죠.
탈북자 빼오는 일을 하다가 중국 공안에 잡히기도 합니다.
참고로 뉴라이트 책을 주로 출판하는 곳이 기파랑인데 여기 대표가
박근혜 대통령 자문그룹인 7인회중 한 명입니다.
19/06/13 13:34
수정 아이콘
위와 같은 생각입니다. 침략과 전쟁, 그리고 경제 발전으로 인물론 우위의(심지어 노무현 전대통령까지 이런 유형이었죠) 정치스펙트럼이 주류를 생성했지만, 박근혜 탄핵과 문재인의 대통령 당선으로 권위와 카리스마 위주의 인물론의 공백 시대라 생각합니다. 공백상태에서 인물론이 다시 대두 한다면 좌든 우든 포퓰리즘 정권이 탄생할 것 같습니다.
19/06/13 14:58
수정 아이콘
포스트 문재인 시대가 되면 인물론도 점차 옅어질 것을 기대합니다. 어떤 일본 외교관이 지적했듯이 한국은 모든 문제가 도덕으로 환원된다고 했는데 저는 인물론이 그 원인 중 하나라고 보거든요.
진솔사랑
19/06/13 13:37
수정 아이콘
우와 꿀잼. 진보도 써주세여! 읽고싶습니다
너에게닿고은
19/06/13 13:48
수정 아이콘
작년 정도에 관련서적을 좀 봐야했었는데 낙성대학파 관련해서는 그들의 이론(식민지 근대화론)이 기존 역사학계를 지배하고 있는 민족주의 역사관에 대한 반론이라 그런지는 모르겠는데, 현상을 기술(description)한다는 느낌에 가깝지 설명(expalination)한다는 느낌이 그닥 없는게 있습니다.
그래서 대안제시에 약한게 아닌가하는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일명 사이다느낌이 없어요. 그래서 인기가 딱히 좋을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느낌을 사실 사회과학서적류 중 문화인류학류 책 읽을때 제일 많이 받았었는데(그래서 뭐 어쩌라고...?이런 느낌) 성향이 다른 이쪽 책을 읽고 그런 느낌을 받아서 기분이 묘했습니다.
오랜만에 4. 에서 제시한 주제 관련해서 제일 객관적으로 서술해주셨다 생각됩니다.
19/06/13 14:35
수정 아이콘
제 생각에는 현상에 대한 이해를 동의한다, 찬성한다로 이해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나는 이승만이 왜 친일파를 등용했는지 이해한다
라는 문장을,

이승만이 그 당시 어떤 생각으로 친일파를 등용했는지 알겠다, 라고 해석하는 것과

이승만이 친일파를 등용한 것에 찬성한다, 라는 건 다른 이야기인데 보통은 그 둘을 같은 걸로 보거든요.

저도 낙성대학파가 제기한 문제들은 역사학계가 넘어갈 수 없는 강한 지점들이 있다고 봅니다. 예컨대 토지조사사업이나 산미증식계획에서의 기존 수탈론은 꽤 허술했던 것 같습니다.
chilling
19/06/13 14:05
수정 아이콘
무당층에 대한 정의가 좀 더 엄밀해야 한다고 봅니다. 거대 양당을 지지하지 않는 집단 or 바른미래, 정의당 등을 포함해 어떠한 정당도 지지하지 않는 집단인지 말이죠.

본문처럼 전자로 정의한다면 유의미한 수치 변화를 볼 수 있기에 말은 됩니다만 무당층이라는 표현이 어울리는가에 대해선 좀 의문이 듭니다. 무당층을 후자로 정의한다면 무당층이 유의미하게 늘어나지 않았습니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의 지지율 하락을 바른미래, 정의당에서 흡수했다고 해석하는 게 맞습니다.
chilling
19/06/13 14:15
수정 아이콘
좀 더 자료를 보니 수정할 필요가 있겠네요.

전자도 갤럽 기준으로 보니 오차를 감안하면 유의미한 변화는 없습니다. 무당층을 본문처럼 정의하든 일반적인 정의로 사용하든 무당층이 확대되고 있다고 해석하긴 어렵네요.
19/06/13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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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생각엔 아예 정치 비토층이라고 할까요. 이런 응답 자체를 하지 않는 사람들, 계속되는 실언과 정쟁으로 정치 이슈에 관심을 끊는 사람들이 늘어난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 부분은 제 뇌피셜이므로 그냥 넘어가셔도 됩니다. 특별한 근거는 없고 다 방증이라..
chilling
19/06/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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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씀하신 부분에 대해 통계학계에서 보통 협조율이라고 부르며 지적을 합니다. 우리나라 여론조사기관들이 발표하는 응답률 계산법엔 전화를 받고 조사를 거절하는 사람은 포함이 되나 애초에 전화 받는 걸 거절하는 사람은 빠지기 때문이죠. 후자까지 넣어 응답률을 발표한다면 응답률 수치는 훨씬 더 내려가겠죠.

그런데 이 전화를 받지 않는 사람들의 행위동기는 단순히 정치무관심으로 인한 거절만이 아니라 다양하기에 접촉실패 수의 증가가 꼭 정치무관심층의 증가라고 해석할 수도 없습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그냥 내가 인터넷도 하고 주변을 보니 그런 느낌을 받는다 정도에서 더 나아갈 순 없겠죠. 잘 읽었습니다.
19/06/13 14: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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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의견 감사드립니다.
바부야마
19/06/13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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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jjohny=쿠마
19/06/13 1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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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신교 우파는 실제 영향력에 비해 과대대표되는 집단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특정 종교 지도자들이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것은 사실일 수 있으나 그렇다고 일반 신자들이 종교 때문에 정치적으로 편향되어 있다는 데이터가 없다."

동감하고, 종교 지도자들은 자신들의 영향력이 얼마나 제한적인지를 자각해야 하며 정치 지도자들 역시 개신교 우파의 말들에 [굳이 좌지우지될 필요가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하겠습니다.
19/06/13 1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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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9/06/13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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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당선에는 그닥 도움이 안될수는 있어도 낙선은 가능하다 라고 생각하는듯 합니다. 또한 지역의 대형교회는 성당 혹은 절과는 다르게 지역 토호세력화되어서 지역에서는 무시못할 세력이기도 하고요...
새강이
19/06/13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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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 감사합니다. 추천드리고 갑니다. 혹시 진보 스펙트럼도 써주실 수 있으면 부탁드려요~
19/06/13 14:52
수정 아이콘
음 제 생각에 [사건의 깊이], 와 [인물론]때문에 생각보다 쉬운 주제는 아닐 것 같습니다.

첫째로 어느 정도의 사건까지 다룰 것이냐의 문제입니다. 전대협이나 혁통전대 등은 다뤄야겠지만 진보신당의 부정선거 문제(심각한 문제였지만 너무 소수라서 대중들은 아무도 모르는)까지 다뤄야 할지... 그리고 비정당에서의 움직임(노조나 여성단체 등)은 어떨지... 이 부분은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곰그릇
19/06/13 14:17
수정 아이콘
[한국 보수세력은 회색지대로 후퇴하고 있다] 이게 정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대로 흘러간다면 다음 대선에서도 회색지대로 후퇴한 보수세력이 자한당으로 돌아가지 않을 거라고 생각이 들어요
StayAway
19/06/13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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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대한 분석이 들어가지 않으면 소위 한국의 보수에 대한 설명은 불가능하다고 봅니다.
애초에 보수는 이념적인 통일성 보다는 현실적인 이해타산으로 뭉치는 게 더 빈번하고
공동의 적으로 설정하기 가장 좋은 적은 북한이니까요. 뭐 여러가지 설명이나 학술적 연구도 있겠지만,
러프하게 표현해서 북한이 싫은 최대다수 합집합이 아닐까 싶네요.
19/06/13 14:48
수정 아이콘
저도 이들을 모두 묶는 공통분모를 꼽자면 그나마 북한이라고 보는데, 반공주의 우파가 최대주주여서 그런 건지 아니면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이 점도 염두에 두셔야 할 것이, 보수가 북한을 싫어한다는 것이 사실일지라도 그 역이 참이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예컨대 최근 중도진보 계열은 [나도 북한 정권이 싫지만] 현재의 유화 정책이 리스크를 통제하는 데 최선이다라고 말하죠. 즉 보수는 북한을 싫어한다와 북한을 싫어한다고 모두 보수다는 진리값이 같이 가지 않습니다.
StayAway
19/06/13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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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북한을 싫어하는 사람중 현재 야권에 반감이 없는 최대다수의 합집합이라고 하면 크게 무리없지 않을까요?
복슬이남친동동이
19/06/13 14:22
수정 아이콘
보수는 그 모두이지만 동시에 그 모두가 아니다. 한국 보수는 서로 다른 주제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다른 집단 간의 느슨한 연대에 가깝다.

이 부분은 한국 뿐만 아니라 대단히 폭넓게 적용될 수 있는 테제 같아요. 예를 들어 미국의 보수세력을 보아도 authoritarian이라고 불리는 애들이 있고, 반면에 자유주의와 시장주의가 만나서 결합된 애들이 있고 아예 일종의 변형된 민족주의스러워 보이는 애들이 있는데, 서로 다른 주제에 대해 서로 다르게 반응할 뿐만 아니라, 일부 주제는 아예 논의하지도 않는 (아웃 오브 안중인) 집단도 있거든요.

애초에 이런 다원적인 사회에서 (요즈음의 사회는 그걸 환영하든 환영하지 않든 기본적으로 졸라 다원적입니다) 두 개, 세 개의 부대에 술을 모두 담을 수가 없습니다. 전 이게 굉장히 근본적인 것이고 한국의 보수에 국한된 것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확실히 이런 단순한 집단 구분보다는 사안별로, 주제별로 (왜냐면 실제로 물음이 달라지니까) 논의를 좀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뉴라이트 집단에 대해서도 흥미로운데, 특히 신화를 창조하려 한다는 부분에서 흥미가 갑니다. 뉴라이트로 분류되는 주장들을 살펴보다보면, 주로 근대사와 관련된 부분에서 마치 '한반도 상고사'를 다루는 듯한 느낌을 받거든요. 시조 정립이라고 해야하나.

나중에 혹시 기회가 되시거든, 소위 자유주의 분파에 대해서 글을 써 주셨음 좋겠군요. 제가 보기에는 정치지형, 스펙트럼을 얘기한다면 가장 이야기할게 많은 부류인데.
19/06/13 14:36
수정 아이콘
미국에 대해서는, 제가 최근에 전율을 느끼며 읽은 [분열하는 제국]이라는 책을 추천드립니다. 애초에 다르게 반응하는 집단들이 어떻게 형성되었는지 잘 서술하고 있습니다.
10년째도피중
19/06/1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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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기하신 내용에 전체적으로 동의합니다. 솔직히 큰 기대 안하고 클릭했는데 뭐 하나 얻어가네요.
[탈민족] 부분때문에 골아픈게요. 이제는 [탈민족적 사고]를 이야기만 해도 "너 뉴라이트지?"라는 소리를 한 번은 꼭 듣게 되어 있습니다. 이영훈 교수의 주장가운데 상당수는 근거가 있다보고 다만 그 주장을 어떻게 해석하고 현대 정치구도와 어떻게 연결시키냐는 별개의 일이라 생각합니다....만은 그렇게 되지는 않고 있다는게 문제겠지요.
19/06/13 15:15
수정 아이콘
행동에 대한 해석과 그 평가가 온전히 분리될 수 없기 때문에 계속해서 식근론과 뉴라이트가 얽히는 것이겠죠. 식근론과 그에 대한 재반박을 보면 그간의 역사학계가 상당히 허술하게 일제시대에 대해 접근했다는 생각이 듭니다만... 역시 문제는 그 해석이겠죠.
10년째도피중
19/06/13 15:29
수정 아이콘
네. 저도 기존의 역사학계가 가진 일제시대에 대한 접근법이 허술했다는 건 사실이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그 모순을 파고드니 헛점이 드러날 수 밖에요. 저도 이영훈 교수 책을 읽다보면 일제시대까지는 나름 끄덕끄덕하는 부분이 꽤 있습니다. 말씀대로 그 해석이 문제인 것이죠. 산미증식계획과 그 증산량에 대해 "일제에 의한 수탈"로 해석하는 것이 옳은가? 라는 부분에서 "그게 꼭 그렇지는 않다"라는 부분까지는 팩트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 뒤에서부터 확 갈리더군요. 여튼 이 분들은 일제와 조선이 합의된 형태의 교류와 통치를 했다는 부분에 있어서 어느 정도 인정하자는 입장입니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계급이 강조되고 "조선인=억압받는 하층민"으로 치환되는 모습에 대해 분개하는 느낌이었습니다. 계층과 계급적 해석에 대해 강한 거부감을 갖고 있더군요.
저격수
19/06/13 15:36
수정 아이콘
식근론에 대한 이해를 해보고 싶은데, 이영훈 교수의 어떤 저서를 참고하면 될까요?
10년째도피중
19/06/14 00:43
수정 아이콘
(수정됨) 아이고 엄청 아는 것처럼 적어놨는데 실은 학회지라든지 여러 교수들의 저서를 모은 글로만 읽은게 여기서 뽀록이.... '책'이 아니라 '글'이라고 할 것을. 옛날에 읽은 것들은 십 수년은 되고 그나마 최근 기억나는게 임지현 교수의 '국사의 신화를 넘어서'에 실렸던 이영훈 교수의 글이네요. 저서들 검색해보니 해방전후사의 재인식말고는 면식도 없....
그나마 저 책도 식근론에 대해 중점적으로 다룬 것은 아니니 그냥 가장 최근 책인 '한국경제사'가 제일 근접하지 않을까....요....? 원 글쓴 분이 더 잘 아실 것 같네요. 아는 척만 하고 도움이 못돼 죄송합니다. ;;; 저도 이 기회에 본격적으로 좀 읽어봐야 겠습니다.
김솔로_35년산
19/06/13 14:26
수정 아이콘
그다지 길지 않은 이 글을 이렇게 쓰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과 시간이 필요했을까 생각하면.. 추천하지 않을 수 없는 글입니다.

좋은 글 정말 감사합니다. 이런 주제를 이렇게 정갈하고 담백하게 풀어낼 수 있다니 대단합니다.
LightBringer
19/06/13 14:32
수정 아이콘
너무 좋은 글이네요 내용 알찬데 이해하기도 쉽고
19/06/13 14:36
수정 아이콘
개신교 우파집단은 50대 이상 집단이 기도제목 나누는 명목으로 있는 방에 리더로 있는 사람들 중심으로 정치적 견해 쏟아내는걸 근 10년간 계속 하고 있습니다. 기도 제목 나누라고 있는 방에 가짜 뉴스 가짜 유튜브 올려놓고 중보기도 하자고 선동하죠.
홍승식
19/06/13 15:01
수정 아이콘
각 스펙트럼에 대해서는 그렇군 하는 부분도 있고 그런가? 하는 부분도 있는데 결론이 참 좋네요.
19/06/13 15:17
수정 아이콘
사실 개신교 교단에서 큰 소리 내는 사람들이 우파 성향이 강해서 개신교 교인들은 우파 성향이 강한가.. 라고 생각하기 쉽긴한데, 막상 지난 대선 출구 조사에서 문재인 후보 지지자를 분석했을 때 천주교 다음이 개신교였죠. -_-; 사실 호남에 기독교 비율이 높다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다는게 더 합리적인 분석이겠지만요.
19/06/14 08:10
수정 아이콘
그게 그것일지는 모르겠지만 호남에 기독교도 쎄지만... 경북/경남쪽도 불교가 좀 쎄죠, 그게 영향이 좀 있을듯 합니다. 사실 교회빼고는 교단기준으로 정치색을 들어낸것은 거이 본적이 없어서... 다른종교는 그냥 개인성향을 따라가는듯 합니다.
사악군
19/06/13 15:32
수정 아이콘
이 각 스펙트럼은 보수세력의 세력구분도 될 수 있지만
보수 지지자 개인의 성향의 스펙트럼으로도 볼 수 있어서 재밌네요.

예컨대 저같은 경우는
1. 반공주의 우파이고
2. 시장주의- 이론적 시장주의 우파에 가깝고
3. 개신교 우파는 아니고
4. 뉴라이트 우파와는 공감요소가 많은 편입니다.
19/06/13 15:46
수정 아이콘
잘 봤습니다.


보수는 현 시대의 가치를 지키려는 이념
진보는 현 시대를 개선하려는 이념

교과서적으로 정의하면 이렇게 되겠죠.


우리 나라의 문제는,
보수라고 자칭하는 그룹이 집착하는 가치가
구시대의 그것, 시대에 뒤떨어진 앙시엥레짐인데 있어요.
무언가를 붙잡고 성공을 거두어 본 사람들이 빠지기 쉬운 함정이죠.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보수를 자칭하는 사람들이 자유민주주의를 훼손하는 세력을 추종하는 것은 아이러니한 일입니다.


생존을 넘어 삶, 의식주를 넘어 인권, 성장에 걸맞는 분배, 결과우선주의가 아닌 과정의 공정성, 인치가 아닌 법치, 독단이 아닌 시스템


우리 나라는 이미 세계 11위 경제력을 가진 선진국이고,
우리 국민들은 후자의 가치를 누릴 충분한 권리가 있습니다.
19/06/13 17:06
수정 아이콘
한국이 경제력에 걸맞는 시스템을 갖추어야하는 건 맞는데, 분배는 어디까지 해야할지는 잘 모르겠어요.
유럽의 복지가 좋긴 한데. 그 마저도 후퇴하고 있는 모양새이고.. 혁신적인 산업이나 미래동력? 같은 게 좀 딸려보여서요.
이비군
19/06/13 15:48
수정 아이콘
극단적인 개신교 우파들의 막말 수준은 극과 극은 통한다는 듯이 그들이 말하는 종북 좌빨과 다름이 없는데 유투브같은 인터넷에서나 현실에서나 은근히 자주 볼 수 있어서 영향력이 높아 보이는게 아닌가 싶네요.
Quantum21
19/06/13 16:41
수정 아이콘
언제한번 진보의 스펙트럼에 관해서도 써주세요.
DownTeamDown
19/06/13 17:13
수정 아이콘
진보는 정말 사상적으로는 팔색조에 마이너한거 까지하면 별별거 다나오긴하는데 메이저한거만 추려봐도
완전 자유주의자나 리버럴 부터 사민주의자 라던지 사회자유주의같은 섞인것도 있고
주사파도 있고 여기에 페미니즘이니 젠더프리니 퀴어 등등 마이너 한것 까지 들어가기 시작하면 무한정한게 문제죠.
아마 글 쓰신분도 1편에 답글에서 못한다고 하셨고 https://cdn.pgr21.com/?b=8&n=81441&c=3579872
제가 생각해도 못할것 같아요
cienbuss
19/06/13 21:52
수정 아이콘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넷에서 어설프게 이분법적으로 정치세력에 대해 논하는 경우 서구정치사상에 대한 이해도 결여되어 있는데다, 심지어 국내 현대 정치사에 대해서도 무지한 경우가 많죠. 서구의 정치 스펙트럼도 역사적 맥락 속에서 형성되어 왔고 프레임이 만들어졌는데, 당연히 이걸 다른 지역에서 그대로 이식하긴 어렵고. 왜곡된 수용이나 개인들의 경험 등이 뒤섞이기 시작해지면 매우 복잡해지기 시작하는 것 같습니다.

장기적으로 세대교체가 진행되면서 기존의 혼돈스러운 이데올로기에서 벗어나서 좀 더 일관되고 명확한 정치세력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새로운 이데올로기는 적어도 구세대로부터는 탈피 할 필요가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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