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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9/06/04 21:12:55
Name Colorful
Subject [일반] (스포) 기생충 - 무(無)계획은 악(惡)이다. (수정됨)


 이 세상에 나쁜 사람들은 누굴까?

 나는 이 세상에 정말로 나쁜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저 각자의 이유가 있었을 것이고, 역사를 보면 항상 못된 사람들이 있듯이 나도 그런 상황이 되면 충분히 '같은' 행동할 수도 있다고 생각이 든다. 하지만 그런 질 나쁜 사람들도 모두 각자의 부족함이 여유로 채워진다면 적어도 한 두명 쯤은 옆 사람들 도와줄 마음이 들 것이고 그것이 메갈이든 일베든 정치인이든 누구에게나 똑같이 적용된다고 본다. 한 마디로 내가 나쁜 사람이 되야지! 해서 나쁜 짓을 하는 사람은 정말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다면 이 세상에 수 많은 악재는 왜 일어나는 것일까? 저는 사람들이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각자의 자기일만 생각하거고, 혹은 나보다 더 힘든 삶을 생각하는 것이 괜히 마음아프고 귀찮아서 고민하지 않게 되고 결국 어떻게 되던 나는 상관없어~, 다른 누가 하겠지~ 하는 사이에 어디선가엔 고통받는 사람들이 '사고'처럼 생겨나게 된다고 본다. 사람들이 더 신경썼으면 안생길 수 있던 일들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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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스하면서 딴 생각했지!?'  사실 기우의 손을 잡는 순간, 그 전에 과외 할 때도 얘가 그랬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그거 아십니까? 바람의심이 심한 사람은 사실 자기가 바람 피기 때문이란걸??? 그렇다면 다혜가 키스할때 딴생각을 의심하는 이유는 뭐다???]


결국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은 계획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치환되고 그런 무플랜 때문에 어떤 사고가 발생하는지 이 영화에서 보여주고 있다.






 이선균은 나쁜 사람이었을까?

 사실 조금만 생각해봐도 이선균(박사장)은  다른 사람에게 딱히 해라는 걸 끼친게 없다. 비록 딸에게는 부족하고, 냄새난다 많이 먹는다 집안일 못한다 뒷담하는 등 싸가지 없고 못된 캐릭터로 보기 쉽상이나, 그는 유능한 인텔리였고 자기 차의 팬티가 있다는 게 이상하다는 것까지 캐치할 정도로 똑똑했으며 잘린 가정부 아줌마의 노고와 택시기사의 매너 등 나름대로 다른 사람의 장점 정도는 알아볼 정도의 사람이었다. 특히나 그는 아들에게 자기 휴일까지 써서 캠핑을 가는 아빠였다. 인디언 쇼를 준비할 때는 자기도 살짝 신나서 설명할 정도로 아들의 팬이었고, 자존심이 쎈 그가 멋쩍었는지 다 큰 어른되서 이러쿵 저러쿵 하소연 비스무리한걸 했지만 송강호가 그 말을 같이 거들었을 때 이선균은 정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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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냄새가 선을 넘었어' 사실 송강호가 아내를 사랑하냐고 처음 물어볼 시점에 이미 그는 선을 밟았다. 하지만 금 한번 밟았다고 뭐라하기엔 째째하다고 느꼈는지 아내에게는 조그만 아쉬움과 함께 냄새가 선을 넘었다고 이야기 한다. 이선균은 확실히 예리했고 송강호가 care 명함을 줄 때 그가 받아들이는 태도를 돌이켜보면 냄새가 난다는 그의 말은 사실 뭔가 미심쩍은게 있다는 뜻도 담겨 있었을까...]


 그의 아내에 대해서 생각해보면 누워있는 모습이 여러번 나오고 잘 속는 등 약간 어리버리한 모습도 있지만, 생일 벙개를 할 때 그녀는 일찌감치 운전기사를 불러놔  도울 수 있게 준비시켰고 아들을 위한 학익진과 인디언 깜짝쇼까지 계획하는 여자였다. 뭐 별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있고 부잣집 가정에 여러가지 단점들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따지고 보면 그 정도의 단점은 정말 누구에게나 존재하는, 평범 이상의 가정이 아니었나?






 기생충 둘이 만나다

 영화 초반부터 와이파이조차 해결할 계획 하나 없었던 송강호는 시종일관 유야무야 넘어가려는 모습을 많이 보여준다. 그리고 그와 아주 비슷한 성격의 캐릭터 하나가 나온다. 그것은 바로 지하실에서 살던 남자. 생각해보면 두 가정 중에 한 가정만 없었더라도, 기생충 같이 사는 가정이 하나만 없었어도 결말과 같은 파멸은 없고 모두가 평화롭게 지냈을 것이다. 마치 10명의 의인만 있었어도 소돔이 망하진 않았을 것처럼. 실제 세상도 마찬가지. 계획하는 것 없이, 생각하는 것 없이 사는 사람들이 한 둘이 아니라 많아 진다면 결국 그 결말은 안좋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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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 Thinking, No Stress' 처음에 이 분 나왔을 때 왜 내 막장모습이 저기있나 했네요; 참고로 위 사진은 기생충 사진 아닙니다]


 아무리 생각해봐도 지하실에서 모든 비밀이 들어났을 때 두 가정의 최선의 생존방법은 같이 협력하면 살아가는 것이었습니다. 비록 다음날 모녀 둘이서 정신차리고 같이 돕자! 얘기해보지만 그때는 이미 늦었습니다. 왜 그 두 가정은 서로 협력하자는 걸 바로 생각하지 못했을까요? 송강호 부인이 먼저 화내며 경찰에 신고하려다가 어쩌구 저쩌구 된 김이 있지만 근본적인 이유는 이 지하실 싸움 이후에 비 맞으면서 도망친 가족의 대화에 있다고 봅니다.


- 기우 : 문득 든 생각인데 내 친구였으면(이전에 먼저 과외를 했던 친구) 이 상황에서 어떻게 했을까?
- 소담(제시카) : 멍청아 그 선배였으면 애초에 이런 일이 안일어나지!

그렇습니다. 애초에 저 두 가정이 계획을 세울줄 알고 생각을 제대로 할 줄 알고 인생을 똑바로 살 줄 안다면 애초에 지하실에서 마주할 일이 없었을 것이고 저 상황을 타개할 방법을 궁리해야될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렇지 못했기에 저런 상황에서 조차 안 좋은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스노볼이 계속해서 굴러가기 시작합니다. 기생충이 공생할 수 있다면 그건 원래 기생충이 아니겠죠.






 마지막까지 굴러가는 스노우볼

 지하실에서 전 가정부가 죽지만 송강호는 아직까지도 생각하기를 싫어합니다.(그 여자가 죽는 것도 사실 어떻게 보면 지하실 남자가 무계획 삶을 살다가 마주친 참사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정원에서의 생일 파티. 난장판 속에서 이선균은 차키를 달라하고 코를 막고 냄새나는 남자 아래에 깔린 차키를 줍니다. 그리고 인디언 머리를 찰랑거리면 도망가려는 순간 송강호가 이를 잡고 죽인다. 인디언을 죽인다... 나는 이 장면에서 이 영화의 No.1 악당(?)은 송강호라고 강하게 느꼈다.(더욱이 죽이는 순간엔 인디언 가발을 벗고 있는 송강호). 인디언은 선을 넘는 것과 냄새나는 것 2가지를 불쾌해 했고 재앙이 정원에서 벌어진 순간 혼자 빠져나가는 것이 아닌 가족들을 데리고 탈출하려 했다. 여기서 왜 송강호는 인디언을 죽였을까? 냄새난다고 코막는 모습이 너무 짜증나서? 갑자기 지하실 남자에게 동질감을 느껴서? 소파 밑에서, 가족 앞에서 냄새난다고 한 소리 듣는 것은 기분이 나빴을 터인데 과연 그것이 정상참작이 될만한 이유일까? 약간만 생각이라는 걸 해도 이선균을 죽일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없다. 그렇기에 이 영화에서는 송강호가 이선균을 죽인다. 말이 안돼는 상황이 나오는 것. 무계획으로 생각없이 감정만이 남는 순간으로 살기에 이런 말도 안돼는 사태가 나오는 것이다.


이 세상에서 못된 짓을 마음먹고 행하는 사람은 정말 거의 없다고 본다. 하지만 일상생활에서는 언제나 갈등과 악재가 일어나고 이런 일들은 대부분 사람들이 더 고민하지 않기에 얽히고 섥혀 많은 일들이 일어난다고 생각한다. 결국 그런 무계획 무생각은 지하실 남자의 아내와 송강호의 가족들에게 다침과 죽음을 안겨주고 더 나아가 선량한 이선균 가족에게까지 영향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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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 리뷰를 짧게 써봤네요. 영화 리뷰는 처음이라 부족한 점이 많을 것 입니다...
또 확정적으로 쓴 부분들이 있는데 당연히 윗 글은 단순히 저의 생각일 뿐이고 
저와 다른 생각을 하는 것은 당연하고 틀린 부분도 있을 수 있다 생각합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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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악군
19/06/04 22:31
수정 아이콘
송강호가 예언하죠. '무계획이 최고야. 계획이 없으면 실패할 일도 없어.' '계획없이 사니까 사람도 죽이고 나라도 팔고 하는거야.'

그래서 다 책임지고 수석으로 지하실 기생충을 죽일 '계획'을 세운 기우는 계획이 실패하여 사람을 죽이지 못하고 거꾸로 죽을뻔 합니다. 반면 아무 계획이 없던 송강호는 이선균을 죽이는데 성공하죠..
Colorful
19/06/04 22:40
수정 아이콘
(수정됨) 오 재밌네요. 또 생각해보면 사람을 죽인 지하실 남자 또한 아무 계획 없었는데, 그도 정말 살인을 벌이죠. 실수로 전 가정부를 송강호 부인이 죽인 것은 사고라고 치면 정말 계획없이 사는 사람들만 살인을 벌였네요.

따지고 보면 피자 박스 알바도 그 아줌마가 구했고, 아들 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전 가정부도 자기 돈으로 남편 먹여 살리는 계획을 가지고 있었으니깐요.
미메시스
19/06/04 22:44
수정 아이콘
저는 송강호가 박사장 죽이는거 그리 이상하지 않았는데요..

지하실 사람과 피터지게 싸우고 자기집은 침수됬는데 휴일에 부자집 파티준비는 도와야하고 거기다 딸이 죽는 사건이 연이어 터지는데 멘탈 성할사람이 없죠

그 와중에 냄새 트리거를 건드리자 폭발한거고

술마시는 씬에서 아내 멱살잡이로 폭력성이 있다는 암시도 미리 줬구요
Colorful
19/06/04 22:59
수정 아이콘
제가 뭐 살인을 해본게 아니라서 쉽네 어렵네 단정짓기는 힘들지만, 그래도 사람인데... 그 긴박한 상황에서 자기 딸이 죽어가고 아들도 다쳤는데 그 상황에서 냄새를 포착한다라... 저는 정말 이해가 안됩니다. 사람 죽일 힘으로 자기 아들 딸 더 빨리 병원옮기죠... 오히려 빌겠습니다. 자기 딸 같이 가달라고.

사실 제가 해석을 '말도 안되는 이 상황이 바로 무계획 무생각 때문'이라고 했지만, 그래도 이건 너무 말이 안됩니다;
영화치고도 너무 오바했어요. 아무리 미친놈이라도 그 상황에서 사람을 죽이는 건 너무 나갔다 했습니다.
그 긴박한 상황 속에서 자기 식구들 챙기는게 맞지, 차키 달라하고 냄새난다는 걸 보고 사람을 패는 것도 아니고 죽인다....

어떤 범죄자던 사실 이해할만한 껀덕지가 있을 수는 있습니다. 박근혜씨도 마찬가지로 생각하고요. 하지만 이해한다해서 그게 옳은 행동이 될 수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미메시스님이 이해하고 저도 이해 할만한 상황이라고 해도 송강호가 악이라는건 변함없는 사실이라 생각합니다.
돼지샤브샤브
19/06/04 23:11
수정 아이콘
"개연성이 있다" 랑 "옳은 행동이다" 사이의 갭은 어마어마해서 아예 다른 말이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옳은 행동이라고 생각하거나 말한 사람은 아무도 없는 것 같구요.
Colorful
19/06/05 00:13
수정 아이콘
지레짐작 그것까지 설명했네요.
人在江湖身不由己
19/06/05 00:14
수정 아이콘
평소에는 무던하게 지내던 사람들이 어느 임계점을 돌파하면 확 바뀌는 경우가 있죠.
스노우볼이 구르고 구른 끝에 터진 거라고 생각합니다.
Colorful
19/06/05 00:23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거까지 제가 추가해서 적으려 했는데... 감사합니다.

저는 미메시스님처럼 생각은 안하지만 어쨌든 그런 행동이 이해가 된다면 거기까지 송강호에게 압박이 들어온 모든 상황 자체도 무계획으로 출발했다고 볼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人在江湖身不由己
19/06/05 00:31
수정 아이콘
네 저도 어쨌든 송강호는 카스테라 점도 해보면서 열심히 살아보려고 노력하다가 어어어 하는 사이에 '무계획이 상계획이야' 라고 변해버린 그런 가장을 표현한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닥에 깔린 무언가-내가 정말 노력을 하지 않은 건 아닌데-의 정서는 잃어버리지 않은, 뭐 그런 것 아닌가 싶습니다. 댓글 감사합니다 ^^
19/06/05 23:03
수정 아이콘
조여정이 비오는 덕에 오늘 파티 하게 됐다고 말할 때부터 송강호는 표정이 굳어져갔죠.
이미 그(부자)들에게 혐오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아요.
마스터충달
19/06/04 22: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사실 시스템의 문제도 있긴 한데, 그것 이전에 그냥 '아... 얘는 안 되겠다' 싶은 사람도 있거든요?

"이유가 있어서 가난한 사람도 있다."

이걸 봉준호처럼 진보성향 진한 감독이 영화로 표현했다는 게... 좀 놀라웠습니다.
처음과마지막
19/06/04 22:48
수정 아이콘
(수정됨) 너무 단순하게 해석하신것 같아요
가난한 사람이 나쁜 사람 건강하고 착한 사람이 부자인 설정으로 보기 보다는요
상황에 따라 각자 어쩔수없이 이 세상에 적응할수밖에 없는걸 보여주려고 했던것 같습니다
나쁜 삶이 아니라 태어나면서 부터 금수저와 흙수저로 나누게 되는 한국의 현실을 날카롭게 보여주었기에 대다수 관객들이 재미있게 보면서도 현실의 씁쓸함과 허무함을 느끼게 아닐가 싶어요
감독도 태어나면서부터의 빈부격차와 한국사회의 양극화 현상을 영화에서 날까롭게 보여주고 싶었던것 같습니다
부자로 태어나고 가난한집에 태어나는게 단순히 상황인것이지 좋은 사람이 부자로 태어나거나 그 반대인건 아니죠
아기뱃속 이나 올챙이 정자때 착한일을 해서 부자집 자식으로 태어나는건 아니죠
우연과 상황이 누구는 부자로 누구는 가난한집 자식으로 태어나게 하는것이죠
자본주의 약점과 헛점을 그리고 어쩔수 없는 현실을 꼬집은 영화같습니다

송강호 입장에서는 딸이 피흘리고 죽어가는데 차키달라고 하면서 냄새난다고 인상쓰는 사장을 욱해서 찌를만한 상황이였죠
그렇다고 또 사장이 아주 나쁜 사람은 아니지만요
현실에서도 대다수 부자들이 가난한 일반인을 보는 인식도 비슷할겁니다
상황이 그렇게 몰아갈 뿐이죠
조선시대 기득권과 계급사회도 일본 지배와 해방 격변기 그리고 육이오 등으로 많은 변화가 있었죠
영원한 기득권은 없는 법이니가요
Colorful
19/06/04 23:17
수정 아이콘
생각해볼만한 문제인 것 같네요.

무계획이 악으로 이어지는 건 맞지만, 그렇다면 무계획은 과연 어디서 올까.
가난해서 무계획적인 삶을 사는 건가, 아니면 무계획적인 삶을 살아서 가난하게 되는 건가.

실제로 반지하에서 생계고민하는 것보다 파티를 위해 운전기사 전화 때리고 계획하는게 훨신 쉬운 일에 가깝죠.

사실 저는 사람들이 이 영화를 가난/부자로 나눠지는 것에 너무 많은 포커싱을 한게 조금 의아했습니다. 이 영화는 부자들이 아닌 송강호와 지하실 가족에 더 포커싱이 가있고 그들의 무계획에 대해서 다루고 있으니깐요.
뭐 무계획이 악이라는 것은 별개로 그럼 무계획을 어떻게 없앨 것인가? 만약 무계획이 가난에서 왔다면 해결책은 무엇인가에 대한 대답은 당연히 기근근절이겠죠.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역사적으로 저희가 살고 있는 세대는 정말 많은 발전과 행복을 누리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저처럼(?) 못사는 사람들과 다양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이 존재하는데 그 이유는 대부분 '(남을) 생각하지 않음', 이 영화에서는 '무계획'으로 대변된다고 생각하고요, 앞으로도 이런 무계획은 정말 많은 사람들에게 피해를 줄거라는 메세지로 읽힙니다. 이 영화에서는 특별히 그런 '무계획'적인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이었고 딱히 부자여서, 가난해서 그렇게 됐다고 생각은 안하네요.
충분히 이 영화에서 이선균네 가족이 무계획적이었을 수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고요, 그렇게 스토리를 짰을 수도 있었고 그렇게 부자들이 나쁜 사람들이 됐을 수 있지만 그냥 이 영화에서는 그렇게 안했을 뿐이라고 생각해요.

가난한 사람들이 무계획적인 사람들로 꾸며져서 영화가 진행되는 거지, 그걸로 가난 부자 나눠서 생각하고 이런건 조금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처음과마지막
19/06/04 23:25
수정 아이콘
(수정됨) 그것도 너무 단순하게 무계획과 계획으로 보시는것 같아요
박정희나 전두환은 철저하게 계획적으로 쿠데타를 하고 독재를 하고 민주주의 외치는 사람들을 철저하게 잡아가고 고문했죠
세상이 계획대로만 되지도 않구요
박정희가 퇴근후 고급요정에서 부하이자 친구한테 총맞을줄은 몰랐겠죠
영화 해석은 제각각이지만 비오는 날 부자는 캠핑을 망치지만 가난한 송강호 가족은 집자체가 물에 잠기죠 변기에 앉아서 담배피는 장면만봐도 부자와 가난한 사람들의 대비가 극명한 장면이죠

그냥 무계획 과 계획이 메세지라면 수많은 일반 관객들이 영화가 끝나고 먹먹함과 씁쓸함을 설명할수가 없죠 대다수 일반관객들은 부자 기득권이 될수 없습니다
어찌보면 송강호 가족들에 가깝죠
대부분의 가난한 사람들은 사실 한달 한달 먹고 살기 바빠서 큰 계획이 어렵죠
갑작스런 큰 질병이나 사고 자연 재해등에 취약하거든요 보통의 중산층들도 사고등으로 삐끗 하면 하층민으로 전락하기 쉬운 한국 사회 시스템 입니다

엄청난 계획을 짜고 유도하고 대중을 선동하고 광고의 천재가 20세기에 있었습니다

히틀러와 나치당 이였죠

히틀러도 젊은 시절에는 가난한 청년이였구요
Colorful
19/06/04 23:47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제 생각엔 무계획이 단순한 이야기라고 생각되지 않습니다.
당연히 이 세상엔 나쁜일을 계획하는 사람들이 있죠.
하지만 무계획(무생각) 또한 나쁜 일이라고 말하고 있는게 이 영화의 메세지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개인적으로 저는 무계획 무생각이 더 많은 나쁜 일을 벌인다고 생각하고요.

저도 마찬가지고 누구한테든 '생각하지 않는 일이 나쁜일이냐?' 라고 물어보면 '네' 라고 대답하기 힘들죠.
하지만 계획을 가지고 않다가 파멸이 일어나는 게 바로 이 영화에서 발생하는 일이에요.
무계획이 정말 악이라는게 단순했나요? 이미 알고 계셨나요? 그렇다면 박수 쳐드릴 일이죠.
그저 생각없이 지내는 일이, 자기 방의 이불 안치우는 일이 남한테 피해를 끼친다는 건 일반적인 상식으로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는 결국 그런 삶들로 인해 파멸이 나타나는 것이고요.

가난하기에 이런 파멸이 나타났다. 그것이야말로 너무 단순한 생각이라고 생각해요. 중간에 분명히 그들에게 기회가 있었습니다. 둘다 공존할 기회가. 하지만 왜 결국 파티장이 난장판이 됐죠? 가난해서 사람들 마음의 여유가 부족해서 입니까?

송강호 부인이 술마시면서 말하죠. 내가 이런집이 있었으면 더 착했다. 하지만 정작 전 가정부를 죽인건 그녀의 가족들이 부잣집에 정착하고 그녀가 가정부로 자리를 잡아 나가면서 생긴 일입니다.
전 가정부가 뇌진탕으로 죽어가면서 하는 말도 인상적입니다.
'원래 이런 누나 아니였는데...'
19/06/0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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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신 말씀들, 사회구조가 문제다 라는건 영화안보고도 할 수 있는얘기죠 오히려.

영화는 그냥 가난한데 잘 살 의지나 생각도 없는 기생충, 이런사람들도 있다라는걸 보여줄뿐인데..
모든 가난한 사람이 다 기생충으로 사는게 아닐텐데, 상황에 따라 적응할수 밖에 없다는 모습을 보여주는것이다? 오히려 영화밖의 말씀을 하시는것 같아요.

비오는날 술판만 안 벌렸으면 아무 문제 없었겠죠.
그리고 주어진 상황이건 머건 보통사람이면 그렇게 남의 집에서 술판을 벌이는게 말이 안됩니다만, 이가족은 그렇게 하죠.
스테비아
19/06/04 23:04
수정 아이콘
오 뭔가 리뷰에서 생각할 거리를 많이 얻어갑니다. 정성글 추천!
19/06/05 00:02
수정 아이콘
글쎄요. 영화상에서 계획적인 사람이 있었나요?

일단 민혁이라면 그런일 자체가 안생긴다는건 가정교사일때 그집에 몰래 들어갈 일 자체가 없다는 이야기죠. 민혁이의 계획이란건 기우랑 같아요. 여자애 대학들어가면 고백하는거.

이선균과 조여정도 계획적인 뭔가가 있었나요? 이선균도 딱히 묘사가 없고 특히 조여정은 계획없이 주변인의 말에 쉽게 움직이죠.
Colorful
19/06/05 00:19
수정 아이콘
이선균은 잘나가는 사람처럼 보이는데 계획이란게 없을리가...
생일 번개와 아들 트라우마 극복용 인디언 계획은 조여정이 세운 것 맞구요.
거창 한 계획은 영화상에서 나타난 것은 없습니다만 지하실 남자와 송강호 처럼 정말 조그만 계획이 1도 없는 사람 또한 영화상에서 없었죠.
skatterbrain
19/06/05 00:51
수정 아이콘
잘나가는 사람처럼 보이는데 계획이란게 없을리가... 는 현실에서 할 생각이구요. 영화에서 그런 대비 관계를 보여주려면 확실하게 묘사가 되어야 합니다. 그리고 박사장 아내가 생일 번개와 인디언 계획을 계획했다고 하지만 그게 뭐 대단한 계획이라고는 할 수 없죠. 그것보다 훨씬 더 큰게 과외교사 영입(?), 그리고 그 이후 주변인 말에 휘둘리면서 무계획으로 기택 가족들을 받아들이게 된건데, 이걸 계획적인 사람이라고 하는건 억지입니다.
Colorful
19/06/05 01:09
수정 아이콘
글쎄요... 그걸 당한건 계획이 아니라 그냥 당한거죠... 계획이랑 무관하게...
그건 그저 그녀의 순진한 모습이지 그걸로 계획적이지 않은 사람이라고 판가름 하는거야 말로 억지인데...

처음에 이선균 조여정부부는 운전기사의 카섹스와 마약을 의심하면서 어떻게 처리할지 의논하고 계획하는 모습도 기억에 남습니다. 물론 여기서 이선균 혼자 다 생각하고 조여정은 또 다시 순진하게 거들기만 합니다. 뒤에 마당 생일 파티를 조여정이 꾸미면서 이선균이 그녀의 계획을 듣고 침대에 누우면서 엄지척 하는 모습도 기억에 남고요...

당연히 대단한 일이 아니기에 가난한 사람들이 그런 삶을 살면 그런 계획을 세울 것이고 그러니깐 가난이 문제야! 라고 반박하실 수는 있지만, 기택 가족들을 받아들이는게 무계획적인 일이라는 지적은 잘못됐습니다.

조여정은 가정부가 아프다는 사실을 들키면 자기가 큰일 날까봐 어떻게 처리할지 기택과 의논하고, 그의 아들이 아프다는 제시카의 말에 충격먹고 제시카의 계획을 따르려 합니다. 여기서 조여정이 무분별하다고 볼 수는 있지만 무계획적이다 라고는 보기 힘들 것 같네요.
skatterbrain
19/06/05 01:16
수정 아이콘
제 말을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계신거 같은데, 저는 가난한 사람이 그런 삶을 살면 그런 계획을 세울 수 있으니 가난이 문제야! 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애초에 무계획과 계획을 이 영화의 핵심 키워드로 놓는 글쓴이님의 관점 자체에 동의하지 않거든요.
Colorful
19/06/05 01:41
수정 아이콘
저는 님이 가난이 문제라고 말하지 않았다는 것을 압니다.
그런 식의 영화 전반적인 해석차원의 문제는 님께서 제시 하실 수는 있지만 조여정의 단점 몇개가 들어났다고 해서 그걸로 계획적인 사람이 아니네 뭐네 하는 억측은 어렵다는 말입니다. 뭐 괜한 이야기를 중간에 했네요

감독이나 작가가 의도하던 안하던 실제 세계와 현실적인 캐릭터를 잘 가꾸어 놓고 거기에서 새로운 사실이 발견된다면 그것 또한 진리가 될 수 있습니다.

이선균은 계획적인 사람으로 추측하는게 합리적이고요, 그런 모습을 영화에서 포커싱을 안했다고해서 그런사람이 아니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나 조금은 부족하지만 단서들을 제가 일일이 나열해 드리기 까지 했는데 단순히 정답아님 땡~ 이라고 말씀하시는 건 조금 성의없지 않나 싶네요...
19/06/05 01:38
수정 아이콘
지금 Colorful님께서는 같은 상황에 다른 기준을 대고 계세요. 같이 비가내려서 이선균네는 캠핑 취소하고 집으로 오고 송강호네는 침수가 되었는데 이선균네는 당한거고 송강호네는 무계획인건가요? 카스테라집 아저씨가 생일파티에서 난장판을 벌여서 기정이가 찔린건 무계획때문이고, 송강호가 이선균 찌른건 당한건가요?
카섹스와 마약을 의심하면서 나눈 대화를 계획이라고 말씀하시면 송강호네 가족이 팬티와 복숭아로 집에 들어온 건 계획적이지 않다는건가요?
Colorful
19/06/05 0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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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정말 노답일 정도로 계획이 없던 사람은 첫 댓글에 남긴 것처럼 송강호 씨와 지하실 남자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엄밀히 말씀드리면 기정이도 당한거고 이선균도 당한 것으로 읽힐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송강호네 가족이 들어온건 상황을 보시면 자식들이 다 계획한 내용으로 볼 수 있습니다.
care 상담원은 그의 딸이고, 송강호는 연기 교육을 그의 아들한테 받죠.

그래서 악이라는 겁니다. 주변인들까지 피해를 받으니깐요.

반지하집은 결국 부모들로부터 시작됐으니 자식들은 관계가 없겠죠.

결국 파티장의 사태도 사악군님께서 체크해주신 것처럼 계획하지 않은 두 사람이 모든 걸 망쳤죠.
19/06/05 02:12
수정 아이콘
Colorful님 기준에 따르면 무계획이라고 보일만한 사람은 송강호밖에 없습니다. 스위치에 머리를 쳐박으며 모스부호를 치는 지하실 남자도 계획이거든요.

사실 잘 생각해보시면 오히려 계획이 일을 망쳤습니다. 수석으로 살해할 '계획'으로 기우가 그 문만 안열었어도 기정이와 이선균이 죽었을까요?
Colorful
19/06/05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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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댓글 수정했습니다)
모스부호로 계획을 만든다라... 그런 계획을 만든 것은 맞는데, 몇십년 생각없다가 갑자기 계획을 세운다라... 계획하는 사람이라고 강조해서 말할 수 있을지...
사실 그가 지하에서 뛰쳐나와 살인을 저지른 것도 어떻게 보면 계획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저는 그냥 감정의 연속이라고 보고 싶네요. 송강호가 이선균을 순간 죽인 것처럼 말이죠. 죽은 아내를 보며 모스부호를 치는 것과, 지하에서 나와서 사람들 죽이는 건 계획이 아닌 그저 분노에 차서 행동한다는게 더 해석이 매끄러울 것 같아요. 뭐 이건 동의하지 않으신다면 어쩔 수 없구요.



그리고 계획으로 일을 망쳤다는 건 마치 음주운전으로 사람이 죽었는데 죽은 사람이 애초에 밖에 안돌아 다녔으면 안죽었어라고 말하는 거랑 비슷하게 느껴지네요. 확실한 사실은 기우가 계획을 안했으면, 교통사고로 죽은 사람이 집에 있었으면 안죽었을 거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팩트가 곧 그들이 그 문제의 책임자인것을 나타내진 않습니다. 그 사람이 집에 있었으면 안죽었을 테지만 딴사람이 죽었을 수 있고, 기우가 문을 안열었으면 모녀 중 하나가 열었을 공산이 크지요.

혼돈의 사건이 일어나는 상황까지 가게 된 진정한 범인은 무계획의 남자들이자 음주운전자입니다.
19/06/05 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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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실 아저씨의 과거는 몇년전만 해도 대만 왕 카스테라 사장이었습니다. 몇십년동안 생각이 없었다고 생각하시는 것은 억측입니다. 지하에 있을때 법공부등을 한 흔적도 있군요.

이선균, 조여정의 과거는 모릅니다. 계획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잘사니까 계획적일것이다? 아뇨 오히려 영화에서는 그들이 별로 계획적이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이선균은 아들의 인디언놀이를 소파에서 바라보면서 자려다 조여정과 하는 성행위에서 충동적인 사람이라는 것을 드러냅니다. 조여사야 심플하다는 이야기를 영화내내 이야기할 만큼 생각이 없구요.

비밀문의 손잡이는 송강호가 뺐습니다. 안에서는 절대 열 수 없죠. 현실적으로 가족의 안위를 최우선으로 한다면 그냥 놔두는 ‘무계획’외에 방법이 없습니다. 그랬다면 그 두사람이 지하에서 죽어가는 것으로 이야기가 끝나겠죠.

그가 지하에서 올라왔을 때 저지른 살인을 계획적이라고 말씀드리는게 아닙니다. 무계획은 악이다 라고 말씀하신 논거들이 틀리셔서 그것들을 지적하고 있는거죠.
Colorful
19/06/05 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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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mmer 님//생각해보니 심플하다 라는 말도 그렇고 조여정이 어느 정도는 무계획적이라는 말이 맞는 말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해보면 마지막 피바다는 조여정이 기여를 어느정도 했다는 게 맞는 것 같네요.


저는 무계획이 모든 파탄의 원흉이라고 강하게 봅니다. 영화 흐름상 그것 때문에 스노우볼이 너무 굴러가거든요.


지하실 남자와 송강호가 한 때는 사업을 벌였다는 대사들도 생각해볼만 합니다.

그들도 한 때는 계획이라는 것을 세우던 사람들인데 여러 실패들을 겪으면서 무계획적인 사람으로 변한걸로 현재에서 묘사됩니다.
몇몇분들이 댓글로 말씀드린 것 처럼 저런환경이면 무계획적으로 살만하다고 한것도 있고요.
하지만 이유야 뭐가 됐건 그들은 생각을 안하는 사람들이 됐고 그것으로 여러 상황들이 지속적으로 악화됩니다.

근본적 원인이 무계획이 아닌 가난이다, 실패다, 사회구조다(이것 때문에 무계획적인 사람이 됐으니). 그래서 무계획이 악이 아닌 가난이 악이다라고 반박하시는게 아니라 무계획은 관계가 없다고 하시는건 저는 납득하기가 힘듭니다.
아직 summer님께서 제기하신 근거들 중에 그럴듯한 반박이 없거든요.


비밀문의 손잡이를 빼는 행동도 무계획적인 송강호의 캐릭터와 어울립니다. 무계획적인 그의 삶에 그런 사태가 벌어지니 뒷일 생각안하고 사람 죽던말던 그냥 가둬놓고보죠. 그리고 체육관에 누워서 진짜 생각안하죠.

생각하지 않는 삶을 사니 그런 비이성적인 대처를 계속해서 하는 것이고 결국 후폭풍이 몰아치는 영화의 내용입니다.
19/06/05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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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도 말은 그렇게 했지, 이것저것 사업도 해봤고, 이번일에 있어서도 철저하게 운전기사로서의 역할을 수행했지요. 결국 무계획이 좋은거라는 말 또한 노력해도 잘 안되는 일이 많았기에 하는 한탄으로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 다룬 다양한 주제의식 중에서 '계획'을 다뤘다는 것도 재미포인트 중 하나지만 그게 영화의 모든걸 관통하기는 어렵다고 봤어요.
물만난고기
19/06/05 0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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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회이란건 플랜 A가 있고 변수에 따른 B,C....처럼 그걸 보완해주는 계획도 따르는 법이죠. 송강호 가족이 초반엔 나름의 계획을 가지고 이선균 가족에게 잘 빌붙어 살지만 그 지하실의 남자와 전 가정부 부부를 만나면서 그들의 플랜 A가 깨지게됩니다. 그리곤 그들의 삶은 바로 낭떠러지로 곤두박치죠. 재밌는 점은 그들의 플랜 A가 깨지는 날 사실 이선균 가족의 플랜 A도 같이 엉클어졌다는 겁니다. 원래대로라면 캠핑을 즐겼어야했지만 비 때문에 그러지못하고 또한 그것 때문에 가족들끼리 다툼도 있었죠. 더 웃긴 점은 송강호 가족은 엉클어진 자신들의 주계획에서 다른 계획으로 옮겨타거나 계회자체를 다시 바로 잡는등 그런 시도는 하지도 못하고 오로지 그 사태를 숨기기 급급하다는 것이고 반면 이선균네는 한우를 넣어 만든 짜파구리(그 난리통에 송강호 부인이 정말 사력을 다해 만든)로는 풀리지 않는 아들의 짜증에 가족들끼리 다소 다툼이 있었지만 다음 날 바로 가든파티라는 플랜 B로 아주 충동적이고 손쉽게 갈아탔죠.
그리고 이런 차이야말로 감독이 하고 싶은 말이 아닌가싶고 그건 무계획이 악이라서가 아니라 아무리 플랜을 잘 짜고 뭐 해봤자 사소한 변수하나에 모든게 엉클어지는 그들의 밑바닥 인생이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송강호의 무계획 찬가는 이런 자신들의 한계를 스스로 자조하는거라 보여졌고요.
人在江湖身不由己
19/06/05 00:20
수정 아이콘
어떤 논리의 대우는 참입니다. A가 B라고 하면 B가 아니면 A가 아닌 것이죠. [무계획이면 악이다]의 대우는 [선이면 계획이다]일텐데, 선행이 계획으로 이루어지는 건 아닐 겁니다.
Colorful
19/06/05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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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네요. 사실 위에도 말씀드렸지만 무계획이라는게 사실 무생각을 대변한다고 보고 있어서요..

선이면 생각이다.

선이 이뤄질려면 결국 남을 생각해야 되지 않을까요?
人在江湖身不由己
19/06/05 00:36
수정 아이콘
아.. 사실 [어떤 논리의 대우는 참입니다]가 아니라, [어떤 논리가 참이라면 대우도 참입니다]가 맞을 겁니다. 그런 관점에서, 컬러풀님이 말씀하신 명제-의 대우입니다만, [선이면 계획이다]-가 참이 되려면 맹자의 측은지심 같은 사례에서 보듯이 계획이나 생각을 하지 않고도 선행을 하는 사례들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댓글을 달아보았습니다..
Frozenblue
19/06/05 0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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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오히려 아무리 계획을 세워봐야 물에 휩쓸려가는 인간들에게 무의미하다는 식으로, 계획을 비웃는 메시지가 있다고 생각했는데 흥미롭네요. 결국 등장인물 중 자기 계획대로 엔딩을 낸 사람이 아무도 없고 특히 기우의 마지막 아xx꿈 전개에서 화룡정점을 찍은 걸로 봤는데... 이름이 '기우'인 것도 재미있네요. 일어나지 않을 미래에 대한 계획을 하는 기우.
skatterbrain
19/06/05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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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걸 너무 단순하게 도식화해서 보시는 것 같네요. 처음에 가지고 계셨던 '돈 많은 사람들 = 나쁘다'도, 심지어 이영화에서 '실은 가난한 사람들이 나쁘다' 이것도 아니죠. 그냥 상류층과 하류층 어디든 똑같은 인간이지, 계층으로 선악이 나눠지지 않는다는걸 담고 있는거죠. 그리고 영화 내용을 잘못 기억하고 계신 부분도 꽤 보이네요. 저 위에 다신 댓글도 그런데 전 가정부 대사는 '원래 이런 누나 아니었는데' 가 아닙니다. 충숙이 언니(기택 아내)와 전 가정부는 그날 처음 만난 사이입니다.
Colorful
19/06/05 0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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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대사를 쓰면서 기억이 온전히 안나서 전달할 수 있을 정도로만 하긴 했는데, 그 '누나 원래 착한대' 였나? 어쨌든 그런 식의 뉘앙스는 맞습니다;

그리고 저는 가난한 사람들 부자인 사람들 나눠서 보고 있지 않습니다. 그저 나쁜 사람들이 가난한 사람들인게 독특했다는 것이지, 계층적인 갈등이나 가난한 사람 부자인 사람들로 어떤 성격이 대표되고 있다고 보고 있지도 않고요.

영화를 보면서 예측을 많이 하는 편입니다. 처음에 유학가는 친구가 사모님이 심플하다고 했을 때 '이거 설마 사모님과 기우의 로맨스?' 라고 생각을 했었고, 비슷하게 부자인 사람은 결국 나쁘게 나타나지 않을까? 라고 그냥 영화 스토리를 예상했던 것 뿐이지 그게 저의 진정한 해설은 아닙니다. 위에 댓글에서도 남겼는데 제가 계층 구분으로 영화를 보고 있지 않아서요...

어디가 문제인지 더 구체적으로 말씀해 주시면 제가 더 설명해드리거나 아니면 수정할 수 있을 것 같네요.
skatterbrain
19/06/05 01:10
수정 아이콘
'충숙이 언니는 정말 좋은 사람인데, 나를 발로 밀었어, (남편에게) 따라해 충숙이 언니, 충숙이 언니' 라는 대사인데요. 앞에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말은 그저 첫 만남 때 지하실까지 내려오는걸 도와줘서 남편에게, 저 분 좋은 분이라고 했던 그 말을 되뇌인 것 뿐입니다. 진짜로 좋은 사람이라고 말하는 뉘앙스가 아니구요.
Colorful
19/06/05 01:29
수정 아이콘
지하실까지 내려오는 걸 도와줘서 좋은 사람이다는 아닌 것 같고요 약간 뇌진탕 걸려서 오락가락하는 것도 있고, 남편에게 이르는 것도 있고. 저는 사실 하도 상황이 괴기해서 사실 이 분이 총숙언니를 아는 동창이었나? 하는 생각으로 영화를 봐왔네요. 그 누나 원래 착한대를 그래서 총숙을 원래 알고 지내는 사람으로 보고 있었네요. 근데 이건 일반적인 해석으로 보기 힘들겠네요. 카톡으로 알았다고 했으니
skatterbrain
19/06/05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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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뇨. 지하실까지 내려오는걸 도와줘서 좋은 사람이다 가 맞습니다. 처음에 남편이 충숙언니를 보고 '뭐야?' 표정으로 물었을 때 저 분은 좋은 분이라고 했었죠. 그 대사를 똑같이 반복한겁니다. 일종의 대비죠. 근데 '그 좋은 사람'이 날 발로 밀어서 죽게 만들었으니 남편이 복수를 하길 원하는 거죠 그 대사는.
19/06/05 23:05
수정 아이콘
저도 이렇게 알고 있습니다. 내려오는 걸 도움 받고 나서 남편에게
좋은 분이셔~ 하면서 소개하죠.
맥핑키
19/06/05 03:03
수정 아이콘
송강호의 계획 대사는 영화 전체를 관통한다기 보다 똑같이 물난리를 당한 두 가정의 극단적인 대비를 보여주기 위해 쓰인걸로 보입니다.
두 가정 모두 나름의 계획을 짜고 실행까지 했는데, 하나는 물난리가 나서 집으로 허겁지겁 돌아왔지만 짜파구리 먹고 마당 캠핑, 혼란 속 섹스로 마무리 됐고요. 다른 하나는 지옥같은 하루를 보내고 사람까지 죽인데다 살림살이는 죄다 침수되고 집도 잃었죠.
왜 계획없이 사는지를 보여주려 했다는 편이 차라리 감독의 의도에 조금 더 가깝지 않나 싶네요.
Colorful
19/06/05 03:13
수정 아이콘
맞는 해석이라 생각해요.
그래서 근본적으로 질문해보면 그들이 가난하고 힘들어서 계획없이 사는 것인가?
아니면 계획없이 살기에 가난하고 힘든 것인가?

맥핑키님은 전자로 해석하고 계시고 저는 후자네요.
개인적으로 인디언이 죽는 장면에 팍 꽃혀서 저는 감독이 후자를 크게 염두해두지 않았나 싶어요.
호박주스
19/06/05 03:07
수정 아이콘
계획도 특권일 수 있겠구나 싶네요. 여유있는 부자들에겐, 크든 작든 계획을 세우고 성취하는 것은 어렵지 않은 일이며 때론 취미처럼 손쉽고 흥미로운 과정일 수 있으나 가난한 자들의 삶은 반대로 뭐든 계획대로 이뤄내기가 쉽지 않죠. 그래서 결국 무계획, 무생각이 불합리한 자본주의 양극화 구조 속에서 하나의 대응방식으로 체화되고 궁핍하고 불행한 삶을 이어가는 것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네요.
Colorful
19/06/05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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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던 피터슨 교수가 했던 말이 생각나네요. 기후변화를 해결할 가장 좋은 방법은 기근문제를 해결하는 것이라구요.
무계획적인 삶, 생각이 없는 삶이 바로 가난에서 왔다면 그 가난을 해결하는 것이 악을 없앨 가장 빠른 방법이겠죠.
Redpapermoon
19/06/05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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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보면 씁쓸해진다는 글을 어디서 읽고 조조로 보고 왔는데, 기대 이상으로 잘 만들었더라구요.
개인적으로, 가난한 사람 = 나쁜 사람이라는 이미지가 조금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거실에서 거하게 술을 마시는데, 기택네 엄마(충숙)이 "돈이 많아서 착한 것이다, 내가 이걸 다 갖고 있어봐"

말은 이렇게 하면서 막상 지하실에서 갑과 을의 상황에 놓이게 되었을 때, 경찰에 신고하겠다며 전가정부(문광)에게 위헙을 가합니다.
(엿듣던 가족들이 넘어지는 시점에서 무산이 되지만요)
쫓겨난 가정부와 비교했을때 모든걸 쥐고 있었으나 "가난"하기 때문에 나쁘기 보다는 그저 배려하지 못하는 기택네 가족의 모습을 잘 그린거 같습니다.
Colorful
19/06/05 03:43
수정 아이콘
음 사실 저는 가난해서 나쁘다는게 아닌 일반적인 부자-악당 클리셰를 말해놓고 그것과 다르다는게 신선했다고 한건대 오해하시는 분들이 좀 있군요. 그 부븐은 그냥 아예 삭제하는게 좋을 것 같네요. 감사합니다.
브리니
19/06/05 0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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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제를 아예 잘못 세우신거 같은데...세상엔 계획적으로 악의적인 일을 꾸미는 사람이 매우 많습니다. 무계획적이고 본능적인 악의보다 훨씬 많습니다.
처음과마지막
19/06/05 05:02
수정 아이콘
(수정됨) 저도 동의합니다
히틀러 와 나치 가스실 일본군부와 식민지 제국주의 마루타 실험 인디언을 멸종시키고 땅을 차지한 미국인들과 독재 쿠데타를 계획한 박정희와 전두환 등등 너무 많죠

인간이 뭔가를 꾸미고 계획하는게 지구와 자연환경에는 재앙이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원자력 발전도 미래인류에 재앙이 될확률이 높죠 물론 지금 현재는 잘사용하고 있지만요 후쿠시마에서 오염수들은 지금 이시간에도 몰래버려지고 있구요

기우가 그냥 아버지말 듣고 가만히 있었다면 지하실남자는 굶어죽었을 확률이 높죠.

솔직히 삶을 많이 살아본 사람들일수록 인생이 계획대로 될수없다는걸 점점 느끼게 되죠
거대한 자연과 역사와 국가 사회앞에 개인의 계획이라는건 부질없이 무너지는 경우가 허다하죠

이미 고대 철학자 노자나 장자등은 인간의 계획이 더 세상을 어지럽힌다고 봤었죠

그리고 무의식적인건지 아니면 대중들은 현실을 회피하고 싶어하지만 지금 한국의 현실은 부의 재분배나 가진자와 가난한 사람간의 수많은 갈등이 결국 가장 큰 문제인 사회죠 개인이든 국가든 결국 가장 큰 문제는 결국 돈문제죠

돈에 의해서 보이지 않는 계층 계급으로 나누어지는 자본주의 시스템이죠
판사들만 해도 결국 전관예우니 뭐니 결국 돈앞에 법관의 양심이고 뭐고 돈앞에 장사 없는 세상입니다

자본주의 세상에서 돈과 부자와 가난한 사람과의 갈등부의 재분배 문제가 결국 모든일의 핵심이죠

미래에는 환경 파괴나 자연오염 3차핵전쟁등으로 큰 변화가 있을수도 있겠지만요 살아남은 인류들은 다시 물이나 자원가지고 다시또 싸우겠죠

그나마 인류가 만든 가장 잘만든 시스템이 지금까지는 자본주의라는 점에서 대다수 일반인들은 지금 현실이 계속될걸 알기에 가슴이 답답할수밖에 없죠
19/06/05 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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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정이는 딸입니다 크크 기우가 문열었죠
처음과마지막
19/06/05 05:23
수정 아이콘
이름이 헷갈렸네요 수정할께요
다이어트
19/06/05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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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이선균과 송강호 가족간의 관계에 가려져서 크게 보이지는 않지만 화기애애한 가족 내에서도 송강호는
가족에 기생해서 살고 있는 그런 느낌도 들더라고요. 사업으로 다 말아먹고 반지하에 살게 하고 박스 접는거 또한 못하고
이선균 집에 취직해서 일하는데 4명 중 유일하게 선을 넘을랑말랑 하면서 제 역할을 못하는 느낌을 주고요.
중간에 술 마실때도 기분을 참지 못해 술상을 엎어서 위기감을 고조시키고 그로 인해 기정이 다치는 암시도 줍니다. 그리고
제일 오랫동안 아래에 있어서 상황을 제대로 알고 있는 유일한 인물임에도 불구하고 정보 공유를 하지 않고 계획 또한
세우지 않아서 아침에 아무것도 모르는 기정이 음식 가져다 주려다 죽을뻔 하기도 하고 구속을 제대로 하지 못해 사건을
일으키고 그 와중에서도 딸을 살리지도, 아내가 그렇게 싸우는데 도와주지도 못하고 오히려 자신의 기분을 나쁘게 한
선균을 죽이기만 하고 앞으로도 영원히 아들과 어머니의 짐이 됩니다. 작중에 등장하는 송강호의 철학과 대사는 다 반대로
그래서는 안된다. 무계획은 안된다. 그렇게 봐야하지 않을까 싶네요.
웃어른공격
19/06/05 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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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송강호는 가족에 기생하는거라 생각했습니다.

나름 유능하게 기생했던 송강호네가족이 부잣집에 기생했다면 

무계획에 무능했던 송강호는 가족에 기생한거고

그래서 자신의 숙주의 죽음과 자신을 적대하는것으로 보이는 

이선균을 별다른반감없이 죽인게 아닌가하는 생각도해봤습니다 

이선균 기준으로 선을 넘는것도 송강호뿐인데 이것도 숙주로 생각하지 않는거라서 그런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드러나다
19/06/05 07:55
수정 아이콘
기생충 두 가족은 공생을 못했을 겁니다.
만약 공생을 협의했다면, 영화 다음 씬은 어떻게 상대의 통수를 막고 먼저 통수를 쳐내는가에 대한 서로의 '계획'이 오가는 장면이었겠죠.
루카쓰
19/06/05 08:44
수정 아이콘
계획은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키워드 중 하나입니다. 기생충에서 가장 많이 나온 단어가 계획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말 많이 나옵니다. 말 그대로 시종일관 나옵니다. 오프닝에서부터 아내는 기택에게 계획을 묻고, 엔딩에서까지 기우는 본인의 계획을 말하니까 말이죠.
그래서 계획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 고민 많이 했는데 참고가 되는 의견이었네요. 잘 읽었습니다.
스카이
19/06/05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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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호가 이선균을 죽인 것이 저도 처음엔 그 차에 내 딸도 태워달래야지 왜 저러나 했습니다. 다시 생각해보니 이해가 가기도 하더라고요.
자기 딸은 칼 맞고 죽어가는데 기절한 아들만 챙기는 모습에서 이선균이 자신들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다고 느꼈을 것 같고, 머리에 피 흘리며 정신잃고 이선균네 딸에게 업혀가는 모습을 보고 지킬 것이 없어졌다고 생각했을 것 같습니다. 그 상황에서 냄새에 코막는게 트리거가 되어 폭발할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송강호가이선균 죽여놓고 죽어가는 딸 내팽개치고 도망가는 중에 살 길 찾아 지하실로 들어가는 무생각 무계획의 인간이었기에 이해가는 일인 것 같습니다. 저래놓고 다시 딸 살리려고 노력했다면 오히려 이상했을 것 같습니다.
라카제트
19/06/05 1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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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내에서 자신의 계획을 입에 담는 사람은 딱 두 사람이죠. 아버지 기택과 아들 기우.
그런데 아이러니 하게도 무계획론의 아버지는 얼결에 목표를 이뤄 버렸고
유계획론의 아들이 세운 계획들은 모조리 실패 합니다.

가족 단위의 기생 계획은 얼마가지 못했고
내년에 명문대에 꼭 가겠다는 5수생의 계획도 머리를 크게 다친 이후로는 힘들어 보입니다.
엔딩의 계획도 감독 인터뷰로 500년 이상이 걸린다고...

위와 같은 계획들은 사실 기우가 크게 실수를 저질러 실패 했다기 보다는
겉보기만 그럴싸 했지 사실은 허황되어 계획이라 부르기도 민망한 것들이었죠.

여기서 선과 악의 구분은 무의미 하다고 봅니다.
그저 봉준호 감독 신중하되 참 짓궂은 사람이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는 기생충이 계급갈등과 더불어 세대갈등도 담고 있다고 보는데
그 상징 중 하나가 기성 세대의 "무계획"과 젊은 세대의 "계획인듯 보이지만 사실은 아닌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책 읽어주세요
19/06/05 1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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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저는 이선균이 좋았네요.
몸에 밴 리얼 부자가 아니고 후천적 부자를 너무 잘 연기했어요.
그 큰집을 가정부 한명으로 관리하는 마인드,
가사만 안할뿐 집안 대소사는 매번 본인들이
해결해야 하는,
매너있고 부리는 사람이 선 넘는거 싫어하지만
정작 사람 부리는게 몸에 배지 않아서 가끔 눈치도 보고
싫은것도 참는,
본인 환경이 바뀌어서 깨끗한거 좋아하지만
넓은 공간에서 나는 냄새에 대해서는 찝찝하지만
문제에 대한 확신이 없는,

영화내내 부자와 가난을 보여주는데
정작 부자도 일종의 부자 흉내 중이라는게 느껴져서
참 좋았습니다. 이선균 짱짱맨
19/06/05 14:06
수정 아이콘
공감합니다. 이선균 짱이었어요
저는 이 영화에서 제일 연기 잘한거 같아요.
19/06/05 14:09
수정 아이콘
맞습니다. 사실 이정도면 하층민이나 서민과 공존할 수 있는 부자죠.
대놓고 무시하거나 차별한 적도 없고, 냄새발언도 부부끼리 한 얘기이며 그 안에서도 다른 부분은 좋다고 평가해주는, 굉장히 합리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임.
매일푸쉬업
19/06/05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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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와 별개로 기생충이 천만관객 돌파하길 바랬는데 10년전 마더 김혜자 가슴 지시 관련건 이슈 터져서 망했네요.
제 주위 여자분들도 그거보고 엄청 놀라더군요. 실망했다면서
19/06/05 17:30
수정 아이콘
그거 사전 협의한거고, 김혜자 본인이 기억이 조금 잘못됐다. 라고 해명 한걸로..
매일푸쉬업
19/06/05 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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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방금 해명떴네요. 다행입니다. 그래도 좌표찍고 욕이랑 저주 퍼붓고있던데
무난하게 천만 돌파했으면 좋겠네요. 더불어 내년초 아카데미 수상도
19/06/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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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보면 다들 알게 되죠. 계획이라는 것도 여유가 있어야 짤수 있다는 걸요. 여유 없는 사람이 짜는 계획이란 대부분 허황되게 흘러가게 마련입니다. (엔딩 속 기우의 계획이 이걸 잘 보여주죠.) 결과적으로 정말 끝없이 가난한 이 가족이 세울수 있었던 계획은 거의 없을 겁니다. 저는 이 영화에서 악인은 하나도 없다고 생각해요. 다들 환경 속에서 할수있는만큼 최선을 다해 살다가 환경에 의해 비극적 결말을 맞은거죠.
Colorful
19/06/06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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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속된 실패 속에 그들이 무계획적으로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그것은 악이라기보단 운명이라 본다는 사람들이 꽤 있지요. 이해는 합니다.

저는 일반적인 관점에서 그저 이야기 했을 뿐입니다.
예컨대, 이 영화가 연쇄살인마에 대한 영화이고, 그 살인마의 불우한 가정환경이 넌지시 언급되어 있었다면, 그 살인마는 악이 아닌 어쩌면 운명이기에 그저 어쩔 수 없는 비극이라고 볼 수 있지만, 일반적인 사람들은 그저 범죄자로 볼 뿐이지요.

저도 진심으로 이 영화에서 무계획적인 애들이 나쁜 사람들이라 생각하지 않습니다만(이 세상에 악은 없다고 믿거든요), 영화의 전반적 사태에 대한 원흉은 무계획성이기에 그것을 그냥 악이라고 '일반적인' 관점에서 표현한 것 뿐입니다.
19/06/05 1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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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의 주제는 그냥 단순하게 얘기하면 세상에 선악은 없고 계급과 그 계급화된 사회가 모든 문제를 만든다 인데 애초에 선악 얘기하는거는 영화를 오독한게 아닌가 ...마 그케 생각합니다.
19/06/05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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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에서 선악을 따지는건 영화를 오독하는거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를 단순하게 해석하면 인류 역사에서 사유재산이 생긴 후 만들어진 계급사회의 모습을 몽타주한거에 불과합니다.
각자의 계급에서 흔히 보이는 모습을 조금 극대화 시켰을 뿐이죠.. 물론 중간계급의 사람들은 거의 나오지 않기는 하지만...
19/06/05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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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전에 보고 왔는데, 송강호 대사를 듣다 머리속으로 스쳐간게, No plan is best plan.. 어디서 주워 들었는데 딱 이거다 혼자 생각했네요.

이선균 죽이는 씬에서 놀란 1인이고, 죽이는 순간 빠르게 앞 씬으로 기억을 돌리고, 다음 씬을 집중해서 본 1人으로 전혀 죽일 이유는 없었어요, 아니 감독 조차 죽일 맘이 없구나 생각했는데, 이선균을 죽여버려서 정말 충격받았네요.

처음으로 계획을 세우지만(글쓴이님이 말한..) 송광호의 신념이랄까? 계획을 세워봐야 그대로 안된다는 말처럼,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고... 송광호 역시 "역시나 맞았어... 계획은 세운대로 되지 않아"라 느꼈을때고, 계획없이 처한 상황에서 스스로 최선이다 생각한게 이선균 죽이고 빤스런 한거라 스스로 결론 내렸네요.

몇 시간전에 본거라 여운이 가시기전에 딱 이런글이 있길래 두서없이 느낀점 댓글로 적어 봤어요. 그냥 개인적 견해고, 이제부터 감독 의도 찾으러 구글신 영접하러 떠납니다.
김엄수
19/06/06 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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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본지 얼마 안돼서 정리가 덜 되긴 했는데
저는 왜 지하의 사람들은 무계획할 수 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줬다고 생각합니다.

송강호 말처럼 계획을 세워도 변수는 늘 존재하기 마련이죠.
이선균에게 그런 변수는 말 그대로 '변수'에 불과하지만 송강호에겐 '생존'을 좌우하는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억수같이 쏟아지던 비처럼요.
결국 여유가 없는 사람들은 무언갈 하기 위해 계획을 세우고 변수에 하나씩 노출될 수록 치명적으로 다가올테고 점점 지하로 내려갈 수 밖에 없는거죠.
영화 내에서도 그래요.

사업을 구상하고 카스테라 가게를 연 '계획'의 결과는 반지하였죠.
이후 피자박스를 접으며 하루하루 '무계획'하게 살아갈땐 물론 지지리궁상이었지만 그 자리에 머물뿐 더 하강하진 않습니다.
최우식이 가정교사로 들어가고 온 가족의 '계획'하에 차근차근 이선균 집안을 잠시한 결과는 파국이었고요.
사건이 벌어진 후에도 송강호는 '무계획'이 최선이라며 방관하고
최우식은 돌을 들고 사건을 마무리할 '계획'을 세우죠. 그 결과는 반지하에서 완전한 지하로의 추락이었죠.

정리하면 계획 -> 무계획 -> 계획 -> 무계획을 반복하며 서서히 밑으로 밑으로 내려가는 사람들을 그려냈다고 생각합니다.
정확히 말하면 무언갈 계획할 수록 점점 추락하는 모습이라고 할 수도 있고요.
어찌보면 지상에서 반지하, 반지하에서 지하로의 추락을 지하실의 부부는 이미 겪었다고도 볼 수 있겠죠.
그런 사람들에게 함부로 계획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할 수 있을까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계획'이라는 말을 했지만 바꿔 말하면 '열심히' 살아라는 이야기잖아요. 목표를 잡고 계획을 짜서 하루하루 성실히 살아라.
안전망이 부재한 사회에서 그런 말이 얼마나 허망한가. 저에겐 그 점이 더 와닿았습니다.
한편 최우식의 마지막 편지에 쓰여진 거창한 목표와 '계획'이 영화 이후에도 일어날 고통과 추락을 암시하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기도 했고요.

이거 말고도 해석할만한 관점이 무궁무진한 영화이긴 한데
계획과 무계획에 대한 저의 생각은 이렇습니다.
Colorful
19/06/06 0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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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들에 답변하면서 생각을 정리할수록 무계획이 악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드는군요.

재밌게도 송강호 가정의 계획이 성공한 사례가 몇 가지 있습니다. 바로 그들의 집에 잠입한 것이지요.

그렇다면 그들집에 잠입한 '계획 때문에' 결말의 모든 사단이 일어났을까요? 기우가 수석으로 죽이려는 계획 때문에?
이건 어떤가요. 그들이 태어나지 않았어도 그런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겠죠.

계획에 대한 김엄수님의 생각은 이야기는 스토리의 본질을 정확히 이해하고 있지 못한다고 봅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계획이 실패한 근본적 원인은 사회 안전망 문제가 아닌 송강호와 지하실 남자의 무계획성에서 비롯됩니다. 그들의 카오스적인 성격이 영화에서 나타나는 계획들을 마치 블랙홀마냥 집어삼키고 망쳐버립니다.
송강호의 사업이나 카스테라집이 망한 이유는 사회구조적 문제일지 몰라도, 적어도 영화상에서 진행되는 혼돈은 모두 그들의 무계획적인 성격에 기반합니다.
술판을 남에 집에 벌린 것도 어느정도 그렇고요, 송강호가 그냥 생각없이 가둬놓고 냅둔 것도 그렇고.

폭우로 반지하에 물이차는 일은 재난에 가깝습니다. 그 일이 없었다치면 멘탈이 조금은 덜 나간 송강호가 이선균을 죽일 일은 없을 수도 있지만, 그것은 조금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 일 뿐이고, 그 일이 없었어도 무저갱의 입구는 열렸을 것이고 파티가 난장판이 될 일은 확실했을 것 같네요. 그리고 그 난리는 무계획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는 게 맞구요
EPerShare
19/06/06 09:01
수정 아이콘
기생충이 명작이라는 평은 많이 들었지만, 저는 막상 보고 나니 "아, 이래서 사람들이 명작이라는 거구나"하고 이해할 수는 있었지만 저 스스로는 등장인물들의 행동도 이해가 안 가고 공감도 전혀 안되더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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