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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2/21 01:35
늘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중간에 팽월의 본거지라고 지도상에서 언급해주신부분은 위표가 분봉받았던 서위 즉 안읍과 곡옥 강성을 위시로한 분하 지역이고, 팽월이 주로 활약했던 지역은 대량성-복양쪽을 위주로한 위나라 후기 즉 양나라쪽 지방이었죠. 대략 같은 지도에 상산-제나라 사이 어딘가라고 볼수있지 않을까 싶은데 한편으론 저동네도 딱히 초나라 영향권이라기엔 멀고 옆에 제나라는 그 나름대로 개판이고 하던 시절이니 팽월이 저리 활동할수 있던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호로관이란 명칭은 주나라때부터 있었다고 알고있는데 저시절엔 성고라고 불렸더라구요.
19/02/21 07:48
그쪽보다는 지도상 초나라로 나오는 지역 중 서쪽 일대일 겁니다. 지도상의 초나라가 항우의 봉국 서초인데 항우가 서초에 위나라 동편 대량 일대를 포함시켰거든요. 즉 팽월의 본거지는 서초의 최전선과 수도 딱 그 중간에 있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19/02/21 01:38
이 사람 최후는 정말 너무 불쌍한게
한신처럼 오해받을 짓을 하거나 영포처럼 대놓고 난을 일으킨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유방에게 직접 붙잡혀 죽은것도 아니고 난 잘못한게 없다고 분명히 낲작 엎드렸음에도 불구하고 여후에게 ..(..)
19/02/21 01:44
질문이 있습니다.
1. 글에 따르면 초나라는 항우 외에는 장수들이 전투마다 패한 것 같은데 항우 빼고는 다 무능했나요? 2. 항우는 왜 팽월 먼저 쓸어버리지 않았나요? 3. 유방이 별동대 보내려면 한참을 돌아보내야 될텐데 그 사이 항우는 공으로 안쳐들어갔나요?
19/02/21 01:53
1. 그 부분은 뭐라고 말하기 힘듭니다. 왜냐하면 항우 외의 장수가 독자적으로 대규모 군대를 이끌고 뭘 한 사례가 드물기 때문입니다. 항우가 그 부분을 증명시킬 수 있는 기회 자체를 별로 안 줬다고 봐야 할것 같습니다. 워낙 고대에 당시가 혼란기에다 당시 상황상 기록도 남길 전문적인 문인도 드물었던지라 한나라쪽 인물들도 몇몇 사람들 제외하면 기록이 부족한데 패자인 초나라쪽 인물은 기록이 거의 없는 측면도 있구요.
2. 항우가 팽월을 진압하려고 할때마다 팽월이 빠져나가 결정타를 피했습니다. 팽월의 세력이 유격부대에 가까워서 한곳에 명확하게 둥지를 틀지 않아 잡기 어렵기도 했고, 그렇다고 팽월을 쫒아다니다가 시간을 다 보내면 전방의 유방이 문제구요. 3. 기록의 미비로 부대가 움직인 정확한 타임라인은 알기 어려우나 당시 유방은 낭중 정충이라는 인물의 조언을 받아 공 지역의 보루와 해자 등을 보강하는 등 방어 강화를 위해 힘쓰고 있었습니다. (별동대가 움직이기 이전 시점에서도 팽월이 계속 후방에서 작전을 펼치며 초나라 본대의 움직임을 무겁게 하기도 했고)이때문에 항우의 본격적인 공략이 지체 되었을 가능성이 있겠네요.
19/02/21 05:19
첫번째 질문만 대답해볼께요.
성공한 벤쳐기업은 당연히 CEO가 모든 것을 마음대로 정할 수 있습니다. 그가 창업자이고 최대주주이니까요. 항우가 가진 불리한 점은 항우는 창업자가 아니라는 점입니다. 지금은 몰락한 명문가의 자제가 절치부심하여 20년 이상 심사숙고 하다 벤처열풍을 틈타서 스타트업 기업을 창업합니다. 그 자제는 자신의 친척과 친구들과 인생을 바쳐 창업을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의 친척과 친구들은 대부분 명문가 자제라서 우아하신 분들이기도 하죠. 그리고 어느정도 창업후 성공을 거둔 뒤에 창업자인 명문가 자제는 갑자기 사망합니다. 그는 고자라서 형제도 있고 많은 친척도 있기는 한데, 아들이 없습니다. 모두가 어리벙벙했던 상황에서 기업의 경영권이 주식이 하나도 없던 어떤 이사에게 넘어갑니다. 그런데 대주주인 창업자의 형제, 친척들은 경영권을 다투지 않습니다. 어느 비내리는 날 조카가 나서 피비린내 나는 싸움 끝에 경영권을 장악합니다. 경영권을 장악한 조카는 올인을 즐기는 타입입니다. 기업을 장악하자마자 단 하나의 기회에 기업의 모든 자원을 들이붓습니다. 모두가 실패한다고 말할 때 그는 대박을 일굽니다. 위기 상황 때문에 그는 성공을 할 때까지 경영권 분쟁을 겪지 않았습니다. 대박은 터졌고 기업의 가치는 천배만배이상 앙등했습니다. 조카의 경영권은 분명해졌지만, 창업자의 친척과 창업자의 친구에 조카의 친구까지 이 회사의 주식, 경영권에 군침을 흘리고 있습니다. 회사의 가치가 앙등한 이때에 주식을 배분하고 경영권을 보좌해줄 이사를 선임해야할 상황입니다. 삼촌의 친척과 친구들은 20년이상 삼촌과 교우를 나누면서 창업을 준비했습니다. 그런데 경영권 위기 상황에서 침묵했지요. 조카의 친구들은 날건달이었습니다. 우아하지도 않지요. 그런데 대박은 친척 친구 모두 하나가 되어 함께 일구어냈습니다. 당신이라면 누구에게 이사의 자리를 주겠습니까? 초나라 사람들에 유능한 이도 있었고 무능한 이도 있었습니다. 항씨 친척들은 대부분 무능했고, 신기하게도 항량의 친구들도 대부분 무능했습니다. 그런데 이사진은 이 두 부류가 대부분이었지요. 결과적으로 볼 때 유능한 사람은 범증이었습니다. 항우의 친구들은 대부분 유능했음에도 항량의 사람들에 밀려서 고위직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종리매와 계포의 유능함은 당대에도 소문이 난 것으로 보임에도 이 둘은 초나라 시절 장군자리에 앉지 못합니다.
19/02/21 22:13
본인 잔인한거랑 별개로 항우 인성은 젠틀하다는 평이 있습니다. 휘하 병사들도 아끼고요...
오히려 인성 부분에서는 유방이 괴담이 많....
19/02/21 22:45
항우가 무시무시한건 행동원리 자체는 지극히 평범하다는 겁니다. 꼴보기 싫은 놈들이 다 없어졌으면 좋겠다. 나보다 다른 사람이 더 주목받는건 싫다. 잘못되더라도 내 잘못은 아니다. 나랑 내 가족이 대우받는 건 당연하다. 이런 특이할 것 없는 생각을 필터링 없이 폭력을 이용해 전부 실현하는 것만으로 이렇게 끔찍한 결과가 나오는데다, 심지어 다른 사람들까지 따라하게 만들어버리니 마치 인간이란 종에게 시비를 거는 듯한 양반이라고 할까요(.... 유방은 '너 때문에 반란 안하면 멍청이 소릴 듣는다.'고 하기도 했죠
19/02/22 07:21
천하를 제패한자라서 자기가 모든걸 결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모든걸 진짜 혼자서 한거죠. 조언을 듣지않고 안들었다고 뒷담화를 하면 솥에 삶아 죽였습니다.
인사가 만사인데 외부적인 인사에 실패해서 초한대전을 벌어지게 만듭니다. 제나라와도 팽월과도 경포와도 싸웁니다. 내부인사에도 실패합니다. 그가 임명한 장수들은 대부분 무능했습니다. 사기를 읽다가 용저가 천하의 반을 휩쓴 한신을 무시하는 장면에서 어이가 없었습니다. 무원칙한 인사로 대박을 일군 벤쳐기업이 4년만에 망합니다.
19/02/21 02:41
그야말로 레이드의 기본이죠. 유방이 메인 탱커에 팽월이 어그로 나눠 끌며 서브 탱딜러, 소하는 끊임없이 양곡과 병사를 보급하며 힐러, 그리고 메인딜러인 한신이 잡몹정리 다 끝내고 막타. 도중에 한신이 중립몹 테이밍하려는 역이기를 팀킬하는 삽을 푸긴 했지만요.
바꿔말해 항우는 그야말로 몹 NPC급의 인공지능이었....
19/02/21 07:17
메뚜기보다 곡식을 더 잘 털어먹었던 팽월인데 제가 좋아했던 초한지 인물들은 말년이 다들 처참하더군요. 신불해님 늘 좋은 글 감사합니다.
19/02/21 07:46
좋은 글 감사합니다!
근데 꺼라위키에 보면 당시 항우 진영에 항우가 포로로 잡아놓은 유방의 가족들이 있었으니, 여후도 팽월의 깽판 때문에 보급이 끊긴 초군 포로로 지내면서 엄청 고생했을 거고, 그래서 팽월의 위험함을 뼈저리게 느꼈기에 팽월을 그토록 잔혹하게 죽인 거 아니냐는 말이 있으니, 그 추측이 맞다면 진짜 인생 무상합니다...
19/02/21 09:31
보통 삼국지 뒤통수 안맞으려고 구석부터 밀어놓고 진군하는데 3만 독립유군이 뒤통수 치면 세이브/로드각 나오네요 크크 헬난이도 인정합니다
19/02/21 12:40
일전에도 비슷한 질문글을 남긴적 있는거 같습니다. 저기서 말하는 몇십개의 성들은 castle을 의미하는게 아니라 군 현 리 같은 행정단위들을 지칭하는 것이겠지요?
19/02/21 19:56
항우 본기에서 거병할 즈음에 '힘이 세발솥을 들어올릴 정도였다' 는 언급과 거병할때 회계 군수 은통을 죽이고 '부하 백명을 죽였다' 는 충공그깽한 언급이 있기는 한데, 기록에는 언급이 없지만 설마하니 거병까지 하는데 항우가 따르는 부하들도 없이 그걸 다 죽이진 않았을것 같고..
그 외에 소설에서 나오는 일기토 장면 같은건 정사엔 없습니다. 다만, 유방에게 일대일 승부를 신청하고 유방이 나서는 대신 부하인 누번이라는 사람이 튀어나왔는데 일갈 한번으로 겁에 질려 달아나게 했다는 일화는 있습니다.
19/02/21 20:50
항우군이 얼마나 팽월에게 시달렸는지를 마침 항우에게 포로로 잡혀서 거기 있던 여후가 저 사람은 진정으로 위험한 인물이다라는 것을 몸소 체험했고 먼 훗날 유방에게 오해를 사 귀양가던 팽월을 구해주는 척 다시 꼬셔서 데리고 와서 인간 젓갈을 만들어버렸다는.. 이야기가 있죠
19/02/21 22:31
사냥이 끝나면 사냥개는 잡아먹는 법이죠
유방이 진짜 무서운 사람이죠 조금 다른이야기지만요 살아생전 무시무시한 장군들을 수족같이 부리고 배신은 꿈도 못꾸고 부하들이 그냥 전적으로 믿고 의지했던 칭기즈칸이 진짜 대단한것 같습니다 아니면 배신한 부하들은 다없애서 기록에 없는것일까요? 수보타이만해도 유방 항우 다합쳐도 그이상가는 엄청난 전투기록들이 있죠 알렉산더도 죽음후에 부하장군들끼리 전쟁이 나고 영토를 나누어 먹었죠 그에 비하면 칭기즈칸은 진짜 단단한 대제국이 유지 되었죠 호라즘 원정도 남아도는 유목민 세력가들의 전투력해소 차원이라는 견해도 있더군요 미련한 호라즘왕이 잠자는 호랑이 콧털을 건들은 껶이랄가요?
19/02/21 22:51
알렉산드로스는 좀 억울할만 하죠. 적어도 칭기즈칸은 네 아들이 장성할 정도는 되었는데 알렉산드로스는 말 그대로 급사에, 후계자도 한 명은 정신이상자, 한 명은 아예 태아여서 후계구도 다질 시간도 없었고...
19/02/21 23:10
전 오히려 알렉산더는 위엄이라고 생각하는 게 본인은 여기저기 땅만 점령하러 돌아다니다 30대에 급사했는데
그럼에도 그가 만든 세계 자체는 200년 가까이 갔다는 게....
19/02/21 23:31
알렉산더는 선왕한테 받은 군사 영토 많았죠
칭기즈칸은 진짜 맨땅에서 흙수저로 시작했어요 알렉산더가 칭기즈칸처럼 무일푼에 시작했다면 비교조차 안될것 같아요
19/02/21 23:29
칭기즈칸은 알렉산더에 비하면 아버지한테 받은게 없는 흙수저죠 자수성가 형이랄가요?
알렉산더는 칭기즈칸에 비하면 진짜 금수저입니다
19/02/22 08:39
사실 유방이 토사구팽의 원인이 된 사람이긴 한데 딱히 사냥이 끝나서 사냥개를 잡아먹었다기보단... 사냥개가 죽을 빌미를 계속 던지던 것에 가깝죠.
사실 숙청 위험에서 원인이 사기에 가깝다 싶은게 한신, 팽월, 번쾌 정도인데 한신은 그 최후의 원인은 사실이 아닐 수 있어도 그 이전에 했던 짓들을 보면 죽이는게 당연한 수준이고... 한신은 두번 반란 고변이 있었고 한번은 죽일 수도 있었는데 유방이 회음후로 강등만 하고 살려주죠. 그 후에 두번재 고변이 있었을때 하필 유방이 반란 진압하러 나가서... 그 사이에 여후가 죽여버린 것에 가깝죠... 팽월도 반란 고변 됫을 때는 죽이지 않고 파촉 지역으로 귀양...보냈는데 자긴 억울하다고 여후한테 하소연했다가... 여후가 유방에게 팽월 죽이게 부추긴거죠... 다시 반란 고변시키기도 했고...
19/02/21 23:33
알렉산더는 급사보다는 독살 가능성 생각하면 오히려 자신의 실수일지도요?
열병에 걸린거면 그것조차 운명이 부족한걸테니가요 흙수저 칭기즈칸이 더 위대해 보입니다 알렉산더는 선왕에게 받은 유산만큼이나 빨리죽었고 흙수저 칭기즈칸은 초년엔 힘들었지만 무일푼에서 대제국에 역대급 제왕이니가 더 위대해 보입니다 둘다 위대하지만 칭기즈칸이 한티어 위라고 봐요 어릴적 둘다 제 맘속 영웅들이지만 나이들수록 자수성가 하기가 힘든지 경험이 되서요 알렉산더가 부자 건물주 나 대통령 아들이라면 칭기즈칸은 어릴적에 아버지 돌아가신 진짜흙수저 입니다 시작 가진게 비교조차 할수없어요 칭기즈칸이 알렉산더처럼 군대 영토등유산이 많았다면 진짜 전 세계 통일 했을지도 모른다고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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