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시영이라는 배우가 머릿 속에 각인된 건 드라마 포세이돈을 봤을 때 입니다. 이 드라마는 해경이 주인공인데 이시영이 해경 중 하나로 출연했죠. 당연히 범인과의 격투씬이 있었는데, 한국 드라마의 격투씬이라면 딱히 특정 격투기에 베이스를 두지 않고 겉멋 충만하게 싸우는게 기본이죠. 근데 복싱으로 시원하게 범인을 두들겨 패는 액션이 나왔습니다. 같은 해경인 최시원씨와 함께 다대 2로 싸우는 장면인데 최시원은 전형적인 한국 액션을 선보였지만 이시영의 그 완벽한 복싱자세에서 뿜어져 나오는 힘과 스피드는 정말 놀랄만 했습니다. 여성 연기자 한정으로 대역을 써도 저 정도의 격투액션은 한국 드라마에서 본적이 없었는데, 몇번을 돌려봐도 진짜 이시영씨 본인이 한거라는데 더더욱 놀랐네요. 아니 그냥 그 장면은 한국 드라마의 격투액션에서 남녀 통틀어 역대급이라 생각합니다.(근데 이 영상이 유튜브에 검색해봐도 없는 것 같네요.)
그리고 1년 쯤 후인가? 갑자기 복싱계에서 샛별처럼 떠오르더니 국대까지 해버리더라구요. 그걸 보고 포세이돈에서의 격투씬이 납득이 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그 여배우가 원톱주연으로 액션영화를 찍었습니다. 기사를 보니 모든 액션을 대역 없이 직접 했다네요. 오호라~~ 근데 포스터가 너무 B급 영화같은데 어쩌지.. 고민하다가 그냥 봐버렸습니다.
그런데... 액션 수준이 그닥..; 주요 격투기술이 테이크다운과 연장질이더라구요. 주먹으로 치는 것보다 발로 차는게 더 많았던 것 같기도 할 정도로 주먹질이 별로 안나옵니다. 그 액션들을 직접 소화한건 대단하긴 한데 왜 특기인 복싱 놔두고 그런 액션을 선택한건지 이해가 안됩니다.
단순히 복싱이 안나와서 액션이 별로라는게 아니고, 그냥 전체적인 액션의 완성도가 높지 않아요. 아저씨 같은 명작과는 비교도 안되고 위에 언급한 포세이돈의 액션장면(그 장면은 매우 짧았습니다만)과도 비교가 안됩니다.
장점이라면 여자가 남자와 싸울 때 정말 이시영 정도라면 이길 수도 있겠다는 느낌이 날 정도로 좀 리얼했다는 것과(근데 이건 액션영화로서 좋은 점이 아닙니다. 액션 영화는 일단 연출이 멋져야죠. 그리고 영화치고 리얼하다는 겁니다.) 몸으로 싸우는 것 보다 칼, 각목, 전기충격기, 권총 등의 연장을 통해 남자를 제압하는 씬이 많아서 여자가 남자를 이기는 부분에서 나름 합리적인 설득력이 있었다는 점 인데요.
그런데 그런 장점조차 최후의 액션씬에서 다 날려먹고 열명 쯤 되어보니는 남자한테 각목으로 수차례 얻어맞아도 갑옷이라도 입은 것처럼(실제로는 빨간 원피스 입고 있음)별 타격도 받지 않고 남자들을 다 때려눕히는 부분에서 다 날려버립니다.
스토리는 진부해빠지고, 너무 진부하다보니 그닥 악당들이 나쁘게 느껴지지도 않아요. 악당이 나쁜 짓을 한건 맞는데 스토리가 너무 진부하면서도 개연성이 없다보니 뭔가 붕 뜬 느낌이 나서 그런 것 같아요. 진부하면서도 개연성이 없다는 건, 영화에서 일어나는 사건 하나 하나는 클리셰 덩어리인데 그게 연결이 너무 느슨해서 독립적 사건 같은 느낌이 들어요. 근데 알고보니 그게 다 쫀쫀하게 연결되어 있더라구요?(사실 영화에서 사건들이 연결되는 건 너무 당연한건데 그게 약간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연결고리가 약함)
저는 액션을 좋아해서 스토리가 이래도 역션이 좋으면 다 용서하는데 그 정도가 아닙니다. 드라마 액션씬이었으면 꽤 괜찮겠다는 느낌이 들 수준이라...
제 생각에는 IPTV에서 할인행사할 때 결제해서 보면 괜찮겠다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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