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8/12/23 02:27:58
Name norrell
Subject [일반] 아쿠아맨 감상평 (약스포)
요새 PGR에 아쿠아맨 감상 쓰는게 인기길래 저도 한번 써봅니다.
다른 분들이 대부분 장/단점 별로 써서 저는 영화 보면서 느낀 특징적인 점들 써볼게요.
스포는 최대한 자제하겠습니다.

1. 장면이 매끄럽게 이어지지 않고, 띄엄띄엄 연결된다.

특히, 내용의 호흡이 짧은 초반부에 두드러지는데요. 짧은 컷들이 많아서 그런지 앞/뒤가 탁탁 끊어지는 느낌입니다. 내용이 말도 안되게 연결되는 건 아닌데 뭔가 부드럽게 이어지지 않습니다. 마치 피아노 칠 때 '스타카토' 치는 느낌입니다. 초반부는 주로 시간적 연결이 끊어지는 것 처럼 느껴지는데, 후반부에는 공간적 연결에서 끊어지는 것 같이 느껴집니다. 주변 배경 장면이랑 등장인물들이 뭔가 조화롭지 않은 경우들이 있어요. 전문적인 용어같은 건 잘 몰라서 어떻게 표현해될지 잘 모르겠는데 뭔가 약간씩 끊어지며 이질적입니다.

2. 비쥬얼은 압도적이다.

제가 영화 내에서 처음 이걸 느낀게 아틀란티스 모습 볼 때 인데요. 묘사가 '코코' 볼 때의 느낌입니다. '코코' 볼 때도 저승세계의 비쥬얼에 압도 당했었는데 아틀란티스 모습 볼때도 이런 느낌을 전해받았습니다. 그 뒤로 각종 종족들 및 생물들이 나타나는 장면에서, 각 종족의 특징을 드러내면서도 사실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런 배경 뿐만 아니라 마지막 전투 때 등장인물의 대비를 금색/은색의 대비로 표현한다던지, 대규모 전투의 웅장함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수준급을 보여줍니다.

3. 스토리가 게임 퀘스트 깨는 것 같다.

옛날 영화에서 자주보였고 최근에도 심심찮게 보이는 작법인데요, 공식적인 명칭같은게 있는 방법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게 뭐냐면 '스토리에서 A사건이 터졌다. 누가 A를 해결하려면 B를 만나야 된다고 한다. B를 만났더니 C를 해야된다고 한다. C를 했더니 이제 D를 해야된다고 한다. 이렇게 쭉쭉 뭔가를 해결하면 새로운 과제가 주어지고, 그 과제들을 선형적으로 풀어나가다보면 모든게 해결되고 해피해피 엔딩으로 이어진다.' 는 구조의 이야기를 말합니다. 줄거리가 이런 틀에서 진행되고 중간에 '중간보스', '최종보스'도 있습니다. 보면서 게임으로 만들면 아주 좋을 스토리라고 생각했어요.
이런 이야기 방식은 장/단점이 있다고 봅니다. 장점이라면 이야기 이해하기 쉽고 비쥬얼과 캐릭터에 집중하기 쉽게 해준다는 점이고, 단점이면 스토리가 단조롭다는 점이죠.

4. 설정이 풍부합니다.

보면서 약간 잭 스나이더 느낌 났어요. '배트맨 vs 슈퍼맨' 끊나고도 DC히어로 갤러리 가면 한참 떡밥들이 발굴되서 나타났죠. 근데 잭 스나이더는 이런 설정 떡밥들을 숨겨놨다면 제임스 완은 이것을 조금이라도 극중에서 보이려고 합니다. 저음 처음에 7종족 뭐 이런 이야기 할 때, 흔히 나오는 실제로 보여주지는 않을 숨김맛 같이 쓰일 줄 알았어요. 근데 극이 진행되면서 '아쿠아맨'에 관련된 배경 설정들이 하나씩 풀어해쳐지며 이러이러한 것들이 있다고 보여주는 것을 보고 놀랐습니다. 그것도 각 종족, 배경에 대한 설정들을 핵심적으로 보여주었다고 봅니다. 해마하면 이것, 상어하면 저것, 인어하면 그것 이렇게요.


'아쿠아맨'을 보면서 마블이 얼마나 시스템을 잘 구축했는지 역으로 생각해보게 됩니다. '아쿠아맨'이 잘만들었다고 생각되고, 이건 순수하게 제임스 완의 능력이라고 보입니다. DCEU에 속한 다는 사실은 오히려 어느 정도 마이너스가 된다고 느낌니다.
마블은 보면 '공장제 영화다', '볼수록 히어로 영화에 피로감을 느끼게 한다', '요새 폼이 떨어진다' 같은 이야기가 나오지만 MCU 특유의 퀄리티와 감성이 있어요. 그래서 보면 프랜차이즈 식당처럼 비슷비슷한 느낌을 주는데 대신 감독이 누구던간에 어느 정도의 퀄리티가 보장됩니다. 각 작품은 감독의 영향을 받으면서 플러스되기도 하고 마이너스되기도 하지만요. 하지만 DCEU는 아직은 각 작품을 맡은 감독이 그 작품을 결정짓는 것 같습니다.사실 MCU 외에는 이렇게 유니버스라고 불릴 만한게 없어서 이걸 그냥 만들어낼 수 있는건 아니고 우연히 된것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앞으로 DCEU는 일단 각 단독 작품의 퀄리티에 신경쓰면서 명예(?) 회복에 주력하는게 좋을 것 같습니다. 유니버스로 묶는 건 각 캐릭터들이 확실히 잡히고, 그들이 저스티스 리그에서 뭉치고 무언가를 보여주면서 시작될 것 같습니다. 이런 면에서 이번 작에서 아쿠아맨의 캐릭터가 확실히 잡히지 않은건 좀 아쉽습니다. 토르 짝퉁 소리들어도 확실히 캐릭터 잡아주는게 좋지 않았을까 합니다.
아무튼 DCEU 화이팅 입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키스도사
18/12/23 07:32
수정 아이콘
샤잠도 기대됩니다. 2연타석 안타만 쳐줘도 디시가 다시 살아날텐데..

좋은 글 잘 봤습니다.
방과후티타임
18/12/23 09:09
수정 아이콘
그러네요. 딱 일본식 SRPG하는 느낌이랄까.....특별한 혈통을 타고난 주인공을 도와주는 현자(벌코), 여자친구(메라)와 중간보스(블랙만타), 최종보스(옴)......레벨업을 위해 퀘스트를 하고, 아이템 찾고.....
Dr.RopeMann
18/12/23 12:46
수정 아이콘
저도 방금 보고 왔습니다.

액션만큼은 마블보단 낫다!
우주견공
18/12/23 19:40
수정 아이콘
100퍼 공감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9455 [일반] 투자로 돈버는게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하여 [42] 주본좌11628 18/12/23 11628 6
79454 [일반] 신재생발전의 필수부품(?)인 ESS에서 올해만 16번의 화재가 났답니다. [21] 홍승식8340 18/12/23 8340 2
79453 [일반] 학생부 종합전형이 굉장한 파급력이 갖게 된 이유 [53] 아유8635 18/12/23 8635 9
79452 [일반] [단상] 미국 이후의 시대를 준비해야 할 때 [55] aurelius10978 18/12/23 10978 17
79451 [일반] 나의 코인투자기(코인 아님) [7] minyuhee6886 18/12/23 6886 0
79450 [일반] 20대 남자는 민주당을 버리고 자유당으로 갔는가 (갤럽 조사를 중심으로) [326] 홍승식19767 18/12/23 19767 11
79449 [일반] [넷플릭스] '트로츠키' 감상한 소감을 저도 올려봅니다. [9] 작고슬픈나무9292 18/12/23 9292 8
79448 [일반] 결국 유치원 3법의 통과가 무산되었습니다. [168] 음냐리13877 18/12/23 13877 13
79447 [일반] 후지산에 올라가 봅시다 (사진 다량) [10] 봄바람은살랑살랑6241 18/12/23 6241 8
79446 [일반] 음주운전자 정치인의 뻔뻔함 [26] 삭제됨9577 18/12/23 9577 15
79445 [일반] 짧은 글. [9] PROPOSITION5231 18/12/23 5231 21
79444 [일반] 스카이 캐슬 10화 감상 - 반 친구들은 다 적일 뿐이야. [76] 펠릭스30세(무직)13216 18/12/23 13216 4
79443 [일반] 살인도 예술이거든요!! [15] 물만난고기9988 18/12/23 9988 2
79439 [일반] 아쿠아맨 감상평 (약스포) [4] norrell5238 18/12/23 5238 1
79438 [일반] 영화 메라(feat.아쿠아맨)약스포 후기 [엠버허드~~럽게 이뻐] [33] 부모님좀그만찾아9069 18/12/23 9069 5
79437 [일반] 김정호의원 해명 보시고 가십시다. [263] HORY18115 18/12/22 18115 4
79436 [일반] 삼행시 잘 짖는... 아니 잘 짓는 방법 [58] 2221589 18/12/22 21589 107
79435 [일반] 학생부종합전형의 현실을 알려드립니다 [150] truebeatsfear15574 18/12/22 15574 53
79434 [일반] 한국 구축함이 사격통제레이더로 일본 초계기를 겨냥 [95] 잰지흔12588 18/12/22 12588 0
79433 [일반] 이재명 및 김성태가 불리해지자 사용한 문준용 문제에 대해서. [73] SKKS12808 18/12/22 12808 16
79432 [일반] [넷플릭스] 트로츠키 정주행 완료한 소감 [6] aurelius8155 18/12/22 8155 5
79431 [일반] 미묘하게 사실적인 짧은 글짓기 [11] 누구겠소5501 18/12/22 5501 8
79430 [일반] 김포공항에서 국회의원이 갑질을 시전했습니다 [271] 한국화약주식회사20424 18/12/22 20424 47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