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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8/01/12 12:30:04
Name 벨라도타
Subject [일반] 부동산과 어머니 그리고 문재인. (수정됨)
십 년 가까이 부동산 사무소를 운영하시는 어머니 덕분에
전 나이에 비해서 부동산투자에 눈을 빨리 뜬 편입니다. 덕분에 중개사 자격증도 땄고요.


몇 년전
어머니가 운영하시는 사무소의 근처에 새로운 아파트가 건설되기 시작했습니다.

한 1년 반? 2년? 정도 부동산 경기는 미쳐 돌아갔습니다.
분양권 가격은 물론 실물가격까지 올라가는게 눈에 보였으니깐요.

거기에 편승해서 저희 가족들도 사무실 근처의 그 아파트에 투자를 해서 꽤나 재미를 봤습니다.
저야 무일푼이지만, 어머니는 물론이고, 동생, 그리고 이모들까지....

저도 기뻤습니다.
가지고 있는 분양권 프리미엄 가격은 계속 올라가고,
부동산 거래는 거래대로 활발 하고,
지금 살고 있는 집도 가격이 엄청 올랐으니깐요.


근데 어느 순간
제 기억으론 그 아파트 분양권 프리미엄이 8천을 넘어가던 상황이었습니다. 시간적으로는 재작년 12월 정도 인것 같네요.
'아 이거 뭔가 이상한데?' 라는 생각이 들었죠.

결국 이것 저것 생각을 해 보니 이런 결과가 나왔습니다.
1. 메이커는 지방 건설사. 대충 3군 정도 됨.
2. 지하철역 10분 거리라고 하는데, 그닥 와 닿지 않음. 위치적 장점은 바로 옆에 대형마트 있는것 정도가 전부.
3. 학군 좋지 않음.
4. 분양가는 저렴하지만 바로 옆 1군 건설사 아파트와 비교 해봤을때 결코 싼 가격은 아님.
5. 투기수요를 억제하기 위해서 각종 장치들이 부동산 거래에 확대 되고 있음.


특히 5번의 경우에 좀 더 설명을 하자면
이전까지 부동산, 특히 분양권을 거래 할 때 자금의 출처를 밝히는 일을 법에서는 강제하고 있었지만 실제로 적용되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다만 재작년 연말부터 부동산, 매수자에게 '소명자료'를 제출하라는 요구가 정말 많이 있었죠.

그리고 저는 이 것을 몇 년전에 정착된 '실거래가 신고'와 비슷하게 봤습니다.
아무리 정부에서 다운계약서를 금지하고, 실거래가 신고를 정착 시키려고 해도 잘 안되자 '시범타자' 케이스를 사용 했습니다.

주로 새로 입주하는 아파트가 그 대상이었고,
그 시도에서 대표적이고 비싼 아파트를 골라서 전수조사를 한 다음에
처음에는 '실거래가 신고 소명자료'를 제출 하라고 했죠. 그에 대한 부동산 및 매수매도자들의 반응은 그냥 '무시'였습니다.
그런 자료가 제출이 안돼자 구청, 세무서에서는 과태료를 때려버린 거죠.
세무서에 신고한 금액과 현재 거래되고 있는 가격차이만큼요. 몇천만원은 기본이고, 억단위로 나오는 사람도 있었겠죠?

이 일이 있고 나서부턴 '실물거래'에는 실거래가 신고가 정착이 되었습니다.



본론으로 돌아와서 이렇게 저렇게 생각 해보니 그냥 이쯤에서 발을 빼는게 맞다 라고 생각하곤
주변사람들을 끝없이 설득 했습니다.
'그 아파트는 아닌 것 같다.'
'집을 사고 싶으면 지금은 분양권 팔고 그냥 위치 좋고, 수요 많은 집을 사는게 맞는것 같다. 그런건 떨어질때 더 떨어지고 아예 팔리지도 않는다.'
'옆에 메이커 아파트 봐봐라. 그것하고 가격차이 얼마 나지도 않는데, 누가 메이커도 없는 아파트 들어가 살겠냐.'
'지금 가지고 있는 집도 팔고 그냥 2년만 전세로 들어가있자.'
등등...
진짜 과장 없이 가족들에게 일주일에 30분씩 설득을 한 것 같습니다. 재작년 연말부터 작년 8.2대책 나오기 전까지요.


결론은 제가 말한건 아무도 안 들었습니다. 그냥 관성대로 '앞으로도 올라가겠지'라고 생각 하셨다고 하시네요.
그리고는 고점에 물렸습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고점 대비 떨어졌다고 보는게 맞겠죠. 주식이나 코인처럼 자주 사고 팔지는 못하니깐요.

작년에 8.2대책 나오고 나서는 분양권은 매물을 보러 오는 사람 한명 없고, 실물도 거의 거래가 안됩니다.
찾는 사람도 없고.. 자연히 떨어 질 수 밖에요. 지금 살고 있는 집도 마찬가지로 고점대비 떨어졌습니다.



문제는 얼마전부터 어머니가 계속 이렇게 말씀하시더라고요.
'문재인 뽑아서 부동산 경기 망했네. 괜히 뽑았다.'

어머니는 PK에서 태어나시고 자라셨고, 콘크리트는 아니지만 기본적으로는 새누리당을 지지하십니다.
여기 사는 평범한 50대 이십니다. 누구누구 지지한다. 이런 말을 직접적으로는 안 하시지만 그런 뉘앙스는 가지고 계시죠.
작년에는 문재인에 투표하셨다고 합니다만 제가 극성으로 말해서 그렇다고만 하시는지는 잘... 흐흐흐


그때마다 제가 말하죠.
'애초에 부동산 거래 강화시키는거는 박근혜떄부터 그랬잖아요. 소명자료 제출건도 박근혜때 이루어졌고...'
'제가 그만큼 말했는데, 안들으신건 어머니잖아요'
'정부의 정책방향도 리스크에 넣으셔야 한다.'
'올라갈때는 누구나 번다. 근데 내려올때는 그게 아니다...'
'아니 그리고 그렇게 계속 집값이 뛰면 나중에 어머니 세대가 죽고나면 우리세대는 어떻게 하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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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블리즈서지수
18/01/12 12:32
수정 아이콘
저 14000원 잃었습니다. 이번주 치킨이 사라졌어요! ㅜㅜ
최종병기캐리어
18/01/12 13:23
수정 아이콘
이가때문에 그동안의 정권이 부동산정책에 미온적이었죠. 버블을 꺼뜨리는 순간 역풍은 자기들이 맞거든요.. 코인열풍도 비슷한 길을 걷는듯...
벨라도타
18/01/12 14:03
수정 아이콘
그래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정책 시행과 지지율을 다 잡는다면 좋겠지만요..

박근혜 말기때 오르던 속도가 아직 유지 되었다면... 전 좀 오싹합니다.
완전연소
18/01/12 13:42
수정 아이콘
지방은 지방대로 강남은 강남대로 문제점이 많은 대책입니다.
저희 동네 기준으로 34평짜리 아파트가 작년 6월에 16.5억이었는데 지금은 20억입니다(중위가 기준)
심지어 얼마 전에 실거래가로 22억도 찍었다고 합니다.

전 8. 2. 대책 나오고 가지고 있던 집을 팔았고, 주변에도 파는게 좋다고 말했는데 요새 엄청나게 호구 취급받습니다.
주변 다주택자들은 이른바 존버 모드로 들어가려는거 같은데 진짜 올 4월 이후에는 집값이 잡힐지...
아니면 강남과 지방 양극화로 양쪽 모두 문제가 될지 모르겠네요..
18/01/12 13:47
수정 아이콘
저의 동네도 집값이 미친듯이 오르고 있네요
참고로 실거래가가 계약 파기 된것은 신고 안해도 되서...
요즘 자전거래 의혹이 몇군데씩 돌고 있네요 ㅡㅡ;;;
벨라도타
18/01/12 13:51
수정 아이콘
오른건 둘째치고 지금 저희집이랑 자릿수 하나가 차이나네요. 허허허... 부럽습니다.
데일리야근
18/01/12 13:45
수정 아이콘
반대로 집값이 오른 저희집은.. 부모님이 딱히 문정부 칭찬을 하지는 않습니다. 어차피 안찍었으니까요 크크.
벨라도타
18/01/12 13:58
수정 아이콘
오르면 내가 잘한거. 내리면 네가 못한거... 흐흐
미뉴잇
18/01/12 13:45
수정 아이콘
8.2대책은 집 값 양극화를 보여준 정책이었죠. 서울은 계속 오르고 있습니다.

아무리 정책 쏟아내봐야 안 팔고 버티면 됩니다. 보유세 수십배 올릴거 아니면 올리는 만큼 내면 되고

양도소득세 중과세? 안 팔고 버티면 됩니다.
고타마 싯다르타
18/01/12 13:49
수정 아이콘
부동산정책에서 궁금한게 양도세를 낮춰야 하는거 아니에요? 그래야 다주택자들이 건물을 팔자나요.
벨라도타
18/01/12 13:57
수정 아이콘
부동산을 사는 사람들이아주 밑바닥에 깔고 가는 것이
'팔때는 무조건 이득을 남긴다.' '손해가 보면 팔지 않고 그냥 가지고 있는다.' 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깐 가격 낮아지면 그냥 들고 있는다는거죠.
오르면 그제서야 이익실현을 할까? 아니면 좀 더 오르게 들고 있을까?를 생각한다 이거죠.

결과적으로는 양도세를 낮춰서 '거래'가 활성화 되면 여러 사람들이 더 자주 사고 팔것이고, 그로인해 집값은 더 높아진다...
라는게 제 생각입니다.

체감한 바로는 분양권에서는 그냥 주인이 여러번 바뀐 집이 그렇지 않은 집보다 비쌉니다.
같은 아파트, 같은 크기, 같은 라인, 비슷한 층수라도 말이죠.
순둥이
18/01/12 16:17
수정 아이콘
양도세는 어짜피 이득본거에서 걷는거라 뭐 그렇게 큰 효과는 없을겁니다.
미메시스
18/01/12 14:02
수정 아이콘
경기도에 아파트 구매 준비중인 사람입니다 요새 아파트값이 하락세인가요? 제가 들어가려는데는 왜 몇달새 5천이나 올라있는건지 ㅜㅜ

각설하고 질문하나 드려도 될까요?
요새 자금조달계획서? 같은걸 제출하라고 하는데 실제 이걸 바탕으로 글에서 언급하신 전수조사 같은걸 하나요??
벨라도타
18/01/12 14:11
수정 아이콘
그 자금조달계획서라는게 양도세 관련입니다. 결국은 다운계약서 쓰지 마라라고 하는거니깐요.

양도세 신고를 했는데, 자료가 미비하다면 추가로 이러이러한 자료를 내라고 구청에서 요구를 할겁니다. 전수조사를 그리 자주 하진 않습니다.
말한 케이스 같은 경우에는 그 아파트가 '조정지역'으로 규제가 들어갔었거든요. 그래서 저런 자료를 내라고 했었겠죠.

제출요구는 한 달 뒤일수도 있고, 두 달 뒤일수도 있습니다.
그 때 내시면 되는것이고요. 안 달라고 했는데 줄 필요는 없죠.

다운계약서 안 쓰신다고 한다는 가정하에
명심하실 사항은 돈을 주고 받는것을 왠만하면 계좌이체로 하라는 것이죠. 그래야 편합니다.

제 케이스는 아니고 들은건데,
계약금과 잔금을 이체로 안하고, 현장에서 현찰로 주고 받았다가 계약서상의 그 금액을 입증 하는데, 애를 먹었다고 하더라고요.
다운계약서만 안쓰신다면 걱정하실것은 없습니다.
18/01/12 14:46
수정 아이콘
(수정됨) 요새 코인도 코인이지만, 부동산이 정말 복불복이죠.

제가 부동산이 뭔지 개념을 알게된 꼬꼬마시절부터 성인이 되고나서의 거의 20여년 늘상 생각한게,
땅 투자는 옛날이나 먹히는거. 부동산은 이미 늦었다. 였습니다.

예전에 IMF 졸업하고 집값 쭉쭉 상승하던 시절에 '놀러와'에 독고영재가 나와서, 요새 부동산 투자를 알아보고 있다면서
명언을 남겼습니다. '땅은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예능적으로 웃으면서 농담 비슷하게 한건데요.
이 말을 듣고, 오.. 그럴듯한데? 하면서도 이미 다 올라서 끝물인데 아저씨도 참.. 옛날분이네. 이러고 넘겼습니다.

2004년 군대 전역하고 복학전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신사역 근처 잠원동 롯데캐슬인데 설악아파트를 재건축해서 만든곳이죠.
당시 세상물정 몰랐지만 설악아파트 한채에 1억 5천하던게 재건축하고 8억까지 뛰었다고 거기 사람들 떼부자 됐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와.. 어마어마하구만. 근데 너무 올랐네. 이제 끝물이구나. 했는데 ..... 뭐 다들 아시는 대로 끝물은 무슨 끝물이 됐죠.

마냥 장밋빛은 아니었습니다. 2009년 금융위기 이 후 쭈욱 집값에 대한 불신이 생기고, 전세수요가 폭증하면서 전세값이 엄청 올랐죠.
저희 동네도 집값이 내리막을 걸어서, 집사고 손해본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당시 결혼한 제 친구들은 다 전세로 살았구요.
집은 뭐하러 사냐? 가 대세였습니다. 그 당시엔..

그리고 2015-6년 부동산 대란을 겪었죠. 와.. 제가 사는 아파트가 집값이 4년간 답보상태였는데 갑자기 거의 2배가 올랐습니다..
여기서 경계가 나뉩니다.

1. 2015년 이 전에 집사서 결혼한 신혼부부
--- 넘사벽 ---
2. 2015년 이 전에 전세얻어 결혼한 신혼부부

중간에 넘사벽의 장벽이 생겨버립니다.
1번과 2번이 같은 자산으로 출발해서 몇년 지나지도 않았는데 자산이 많게는 두 배 차이납니다.
1번 하려면 돈이 애초에 많았어야 하지 않냐? 라고 하는데 모은돈 합치고 대출 여기저기 비비면 20평 아파트 한 채쯤은 마련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았죠.
(그마저도 힘든 사람들도 많긴 합니다)

요새 코인으로 이제 돈 안벌어도 될 정도로 대박난 사람들도 가끔 있고, 노동에 회의감이 든다 어쩐다 말이 많은데.
저는 저 때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하스스톤이나 인생이나 다 운빨젓망겜이라는걸요.
벨라도타
18/01/12 15:54
수정 아이콘
그러니 정부에서 기를 쓰고 신혼부부에게 분양 따로 해 주고 그런거겠죠...
어렵다고 해도 여기 부산, 에선 20평대 아파트는 대출 받으면 어렵지 않게 살 수는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의 지속적인 상승입니다만
전 그래도 10-20년 정도는 갈 것 같습니다.
다만 지금 5-60대가 전체 부동산의 40%가까이 가지고 있다고 하는데, 그들이 죽기 시작하고 상속이 시작되면 패러다임 자체가 바뀔것 같아요.
작은빵떡큰빵떡
18/01/12 16:34
수정 아이콘
말씀하신 경우를 제 회사 동료들에게서 둘다 봤습니다.
두 명 다 결혼을 일주일 간격으로 해서 신혼집을 차렸는데, 한명은 대출 왕창 끼고 집을 샀고
한명은 대출 약간만 끼고 전세로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2년이 지나 자산을 보니, 집을 샀던 사람은 집값으로 2억이 올랐고
전세를 들어갔던 사람은 오른 전세값에 전전긍긍하며 다른 집을 알아보고 있었습니다. 결국 대출 더 받아서 살던 집에 그대로 살더라구요.
참... 뭐라 할 수 없는 생각이 들더군요.
larrabee
18/01/12 18:24
수정 아이콘
하스스톤은 인생을 담은 게임이죠.. 인정합니다
imemyminmdsad
18/01/12 15:04
수정 아이콘
저희 어머니와 형도 부동산 중개 하시는데 주변 부동산 중개인들 거의다 문재인 엄청 싫어한다고...
벨라도타
18/01/12 15:56
수정 아이콘
거래가 잘 되다가 규제 맞고는 거래가 안되니...
MirrorShield
18/01/12 19:40
수정 아이콘
중개인은 가격보다 거래량이 중요하니 싫어하는게 정상이죠
초코궁디
18/01/12 15:12
수정 아이콘
제작년에 9.5억에 구매한 아파트가 오늘보니 15억 호가하더군요. 저는 사정상 이사를 갈 수도 없고 평생 그 집에서 살아야 하는 처지인지라 이게 뭐 내가 돈을 벌었다 재산이 생겼다 이런 생각은 안드는데, 최근 몇 년 사이가 어메이징한 것은 사실인 것 같습니다. 코인때문에 별로 문제시되지 않고 있을 뿐이지...
18/01/12 15:35
수정 아이콘
저도 올랐다고? 그래서 뭐? 했는데,
사정이 생겨서 막상 팔고 계약서에 도장찍으니까, '와... 이게 뭐지? 10년 일한거보다 더 벌었네?' 하는 체감이 확 들더군요.
벨라도타
18/01/12 16:01
수정 아이콘
대단한 멘탈이시네요. 한두푼도 아니고 5억인데... 흐흐
저라면 그렇게 대담하게 말 못할것 같네요.
엔조 골로미
18/01/12 16:48
수정 아이콘
사정상 저기 계속 살아야되면 저거 팔아도 비슷한 가격대집을 사야되니까요
벨라도타
18/01/12 17:02
수정 아이콘
그래도 저라면 그 기분이 다를 것 같아요. 직접 안 겪어봐서 모르긴 하지만...
18/01/13 09:57
수정 아이콘
강남권 집값은 요새 다시 미쳐 올라가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원하는게 결국 관료들 자기 집 값 올리는게 아니었냐는 말을 할 정도로요. 다주택자 죄인 취급 하는 덕분에 뭐.. 다들 강남으로 달려라 하는 중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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