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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18/01/07 17:16:33 |
Name |
ohfree |
Subject |
[일반] 군대가는 날 |
여러 날을 살다보면 당장 어제 저녁에 뭐 했는지 기억이 안나는 평범한 날이 있는가 하면,
십수년전 그 날이 생생하게 기억나는 날이 있다.
혹자는 두근거리는 심장을 안고 좋아 죽을것만 같던 그 사람과 첫키스한 날이 될 수도 있겠고,
또다른 누군가는 키스 하려다 싸다구 맞은 날일 수도 있겠다.
나에게는 군대 가는 날이 그런 날이었다.
영장이 나오고 나서 내 입이 심하게 삐져 나와있었나 보다.
아버지께서 말씀하셨다.
군대 가기 싫으냐?
예
왜?
가면은... 힘들잖아요.
군대가면은...그래도 보고 배울게 많을거다.
‘하아...아버지. 고마운 말씀이긴 한데...전혀 위로가 안되네요.’
그리고 아버지는 별 말씀이 없었다. 원체 부자간에 대화가 없어서 이정도도 많이 한 편이었다.
그리고 다음에 하신 말씀은 군대에서 힘들거나, 좆같거나 싶을때 머리속을 계속 맴돌면서 날 위로해 주었다.
가면 잘 할 수 있을거다. 남들 다 하는건데 네가 뭐가 부족해서 못하것냐.
생각해 보니 그랬다. 내가 뭐 부족한게 있다고.
부모님이 사랑해 주고 아껴주고, 형제자매 간에 우애가 넘치고(레알?)...사랑과 고기 반찬으로 이렇게 잘컸는데...
힘들 때 이말이 나에게 힘이 되었고, 제대후에도 내 곁에 있어주며 내 자존감을 지켜주던 말이 되었다.
근데 너무 심하게 지켜주었나 보다.
아직까지 내가 잘났다고 하는 꼬라지를 보니...
- 욕설이 포함되어 있어 수정 후 벌점처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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