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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07 00:18
유명한 검투사 만화를 찾아보니 크레스켄스는 처음부터 최고인기의 Retiarius 였겠네요. 가이우스는 초반의 기묘한 모양의 투구와 큰방패 + 비교적 길어보이는 검을 볼때 Murmilo 인것 같습니다. 마지막 전투에서 두사람은 비교적 경장을 입고 싸우는데 이는 검방vs검방 대결에서 잔혹함을 돋구기 위해 갑옷 밸런스를 조정했을 가능성이 있겠네요. 다만 마지막 전투에서 크레스켄스는 스스로가 상대와 같은 무장을 골랐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무장을 검투사가 스스로 고를수 있었을수도 있었을까요?
18/01/07 00:27
비슷한 레벨의 무장이라면 검투사가 선택하는건 충분히 가능했을것으로 봅니다. 아예 레티아리에서 다른 병종으로 전향도 가능했는데, 비슷한 레벨에서 무기를 바꾸는 정도는 문제 없었을 겁니다. 애초에 같은 병종이라 해서 세세한 무기, 장비가 모두 같던것도 아닙니다.
18/01/07 00:35
미드 스파르타쿠스에선 당시 최고의 챔피언이었던 가니쿠스, 레오콜리스, 스파르타쿠스가 모두 쌍검을...
크릭서스만 무난한 무르밀로고 그물 던지는 캐릭터는 실력도 없고 비열하게 나오다가 사망하죠.
18/01/07 00:38
안 그래도 유게 글 때문에 로마시대 검투경기에 대한 글을 써볼까 생각(만)하고 있는 참이었는데, 무척 반갑고 흥미로운 글이네요.
거두절미하고 거칠게 요악해보자면, 본문에 언급된 것처럼 그물+창 조합이 최강이었고, 1대1에서 이보다 강한 '병종'은 결국 나타나지 않았죠. 어느정도로 강했냐면, 갑옷까지 입은 레티아리는 사자같은 인간의 몸으로는 넘사벽인 맹수조차도 어렵지 않게 잡곤 했고, 심지어 죽으라고 컨디션을 망친후 내보낸 '처형'목적의 경기에서조차도 이겨버리곤 했습니다. 나중에 인간vs인간과 인간vs동물의 경기가 완전히 분리되고, 처형목적의 경기는 후자로 옮겨감으로써 이런 모습은 사라집니다. 나중에는 기독교인이 후자의 희생양이 되는 경우가 많았죠. 하지만 역시 본문에서 잘 설명해주신 것처럼 그물을 들고 있다고 항상 이기는 것은 아니었는데(창보다는 그물이 핵심이었던 걸로 추측됩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레티아리가 워낙 OP였기 때문에 알몸으로 싸워야했고,특히나 노예출신 같은 경우 조금만 체구가 커도 레티아리로 경기에 참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실제로 져서 죽는 레티아리도 적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어차피 검투사라는 직종 자체가 파리목숨이었기 때문에, 길어야 1~2년에 죽을 운명의 사람들이기도 했고요.(하지만 통설처럼 전부 노예출신인 것은 아니었습니다. 특히 후기로 갈수록 자유민 검투사들 비중도 늘어납니다) 계속 이긴다 한들 주최측의 밸런스패치(?)를 당해낼 수는 없었습니다. 이게 패배해도 내일이 있는(물론 검투경기도 의외로 진다고 다 죽는 건 아니었습니다)스포츠인 현대 격투기와의 가장 큰 차이점이기도 한데, 검투사들은 패배할 경우 거기서 커리어가 끝날 위험이 몹시 컸기 때문에, 패배로부터 배워서 주최측 조차 손 쓸 수 없는 절대강자가 되는 경우는 매우 드물었습니다. 두 번째로 흥미로운 점은 '방어구'의 중요성인데, 검투경기에서 갑옷, 방패같은 방어구는 '무기'보다도 더 중요했습니다. 보통 무기가 방어구보다 더 중요한 RPG게임에 익숙한 현대인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부분이죠. 방패와 단검을 갖춘 검투사에게 창만 든 검투사는 이기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수준이었습니다. 모든 방어구를 통틀어 가장 중요했던게 방패인데, 단지 방패를 든 것만으로, 대놓고 처형 목적의 경기(보통 처형당하는 쪽을 나체에 맨손으로 들여보내거나, 송곳이나 몽둥이 하나를 들려줬습니다)에서 '사고'가 나는 걸 방지할 수 있었습니다. 아마 처형 목적의 경기도 흥미진진하게 만드는데 이 방식이 많은 도움이 됬으리라 생각합니다.(검투사의 체구가 훨씬 작거나, 눈 한 쪽이 없는 것처럼 치명적인 신체적 결함이 있다고 해도 방패가 있으면 질 확률이 거의 없었으니까요.) 세 번째로 흥미로운 것은 검투사 병종의 문화적 배경에 따른 매치업인데, 실제로 말씀하신 에퀴테스를 흉내낸 병종들은 주로 에퀴테스끼리만 싸웠고(중세 마상창시합과 비슷하지 않았나 추측하는 사람도 있습니다)이건 당시 상류층이었던 기사계급을 고려한 것이 아닌가 생각되기도 합니다. 반면에 갈리아인을 모사한 검투사, 그리스식 호플리테스를 모사한 병종 같은 경우, 체구가 큰 노예를 써서 최대한 강하게 보이게 한 뒤 패배하는 역할, 소위 말해서 악역을 많이 맡았을 거라고 합니다. 갈리아에 수도가 탈탈 털렸던 적이 있고, 그리스 문화에 선망 비슷한 인식이 있었던 당시의 문화상을 반영한 것으로 추측됩니다. 나중에 그물 든 검투사가 너무 강해지자 카운터 쳐보려는 병종이 이것 저것 나오기도 했고요. 마지막으로 숨은 강캐였던 병종이 하나 있었는데, 의외로 채찍도 숙달될 경우 굉장히 강력한 무기였다고 합니다. 살상력도 충분하고 리치도 기니까요. 채찍을 무기로 인식하는 경우가 드문 오늘날의 관점에서는 신기한 일이죠. 대신에 반대급부로 급접전을 너프시키기 위해서, 근접무기로는 단검조차 지급받지 못하고 몽둥이를 써야 했고요.
18/01/07 00:50
저도 항상 검투경기 글 한번 써봐야지 하다가 피곤해서 안썼는데, 한번 써보니까 나름 속이 시원합니다 크크크. 보통 냉병기 떠올릴때 창칼단도방패갑옷 이런 정도만 떠올리지 그물을 떠올리는 경우는 없는데, 그렇다 보니 저도 검투사에 대해 처음 알아보다가 뜬금없이 그물이 원탑이었다는걸 알고 신기방기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알고 나서 생각해보니 충분히 납득이 가더군요. 현실에서도 그물에 몸이나 물건이 엉키면 제대로 움직이기도 힘든데 그때라고 다르진 않았을것 같습니다. 사거리가 창보다도 길다는 점(애초에 투척무기니까), 투척무기 주제에 회수해서 재사용이 된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었겠네요. 또 대방패 들면 거의 갑옷을 다 벗겨버린것 보니까 방패의 위엄도 많이 느꼈습니다. 채찍의 경우 제가 찾아본 글에선 없어서 처음 듣는데 역시 신기방기하네요.
18/01/07 00:55
벨런스 패치와 주최측의 농간...
우리가 각종 게임 중계를 시청하는 재미와 비슷하겠네요. 경기 끝나고도 하루종일 떠들 수 있을 만큼 소재도 많을거고.
18/01/07 01:14
저도 그런 미드들 보다가 당연히 검방, 창 이런거만 생각했는데 난데없이 그물을 던지질 않나, 아무리 봐도 비현실적인 쌍칼이 튀어나오질 않나 해서 드라마가 멋있게 만들려고 왜곡한줄 알았더니 다 현실이어서 놀랐던 기억이 납니다. 특히 그물은 알고보면 엄청 센 병종이라 납득했는데, 알고봐도 구려보이는 쌍칼이 인기 끌었던걸 보면 역시 쌍칼이 멋지다고 느끼는건 고대로마인이나 현대인이나 똑같나봅니다.
18/01/07 01:19
검투사 무술은 꼭 승리에 최적화된 것도 아니었다고 하더라고요. 인기를 끌어야 도장의 수입이 늘기 때문에, 보여주기 위한 큰 모션도 많았고, 실용적으로 작게 모션 써서 치명상 입힌 뒤 멀리서 죽기를 기다리는 것은 허용되지 않았다고....
18/01/07 01:21
맞습니다. 위에서 samnite 처럼 장비가 멋져서 인기끌었던 병종도 그렇고,,, 이런 점 조차 현대의 스포츠와 닮은점이 많았네요. 또, 실제 전장에선 거의 쓰인적도 없던 그물이 가장 무서웠다거나, 밸런스를 위해 일부러 갑옷 벗긴것만 봐도 실제 전쟁에서 쓰이던 무술과는 여러모로 달랐으리라 짐작가능합니다.
18/01/07 01:23
후대로 갈수록 스포츠화 되면서 검투사의 사망률은 줄어들고, 관중들도 비교적 유해집니다. 물론 그때도 대놓고 처형목적 검투경기에선 가차없었고, 이 줄어든 사망률조차 현대의 말기 암환자 5년 생존률 레벨입니다. 그나마 초기의 1,2년만에 거진 죽어나가던 시기보다 나아졌다 정도죠. 물론 이렇게 된건 현실적으로 로마 정복전쟁이 끝나면서 예전처럼 소모품으로 쏟아부을 노예가 줄어든 탓이 큽니다.
18/01/07 03:35
그런데 왜 원거리는 그물만 있나요
아처는 언제나 게임에서 사랑받는 클래스인데 뒤치닥 거리만 시켰군요. 동양에서 전투 병과보면 창이아니라 이보다 훨씬 긴 싸리 빗자루 같은게 있어서 그걸로 상대 무기 떨구고 그러던데 이런 무기로는 그물을 상대할 수 없었을 까요?
18/01/07 04:34
잘은 모르지만 거리를 너무 주면 활을 감당할 수 없고, 너무 붙여서 시작하면 활이 너무 효과 없어서 제외하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무엇보다 치고 박고 싸우는 재미가 없어서...
18/01/07 09:04
낭선 말씀이신가요 흐
확실히 특이한 무기긴 했지만 그건 창검 병기 상대로 효과적인 거죠. 할버드의 가벼운 형태랄까?(현실적으로 할버드는 갑옷째 때려죽이는 무기에 가까웠다지만) 그물 상대론 훨씬 안좋은 무기일거같아요.
18/01/07 15:34
개인적으론 궁수가 나오면 재미가 없었던게 아닌가 싶네요. 또, 양손무기가 1-1에선 생각보다 취약했듯이 궁수 역시 1-1에선 활로 방패를 뚫을 수 없어 취약했으리라 봅니다.
방패면 몰라도 기다란 양손무기면 그물에 더 쉽게 걸리고 풀기 어려웠을것 같습니다.
18/01/07 10:11
고대부터 현대까지 무술가를 죄다 모아놓고서 '입으로만' 싸우게 하면 냉병기 중에 그물이 최고라는 얘기는 절대 안나올 거 같은데 신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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