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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01/01 20:54
교차편집은 보통 다른 장소에서 같은 시간에 벌어지는 일을 보여줄 때 사용됩니다. (이걸 뒤집어서 관객을 낚는데 사용하는 경우도 있죠. 동시에 일어나는 일인 줄 알았는데 시간 텀이 있다거나...) <1987>의 경우는 각각의 에피소드가 동시에 일어나는 게 아니라 릴레이 경주에서 바통 터치 하듯 이어집니다. 물론 영화에서 교차 편집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추격전에서 주로 등장하죠) 교차 편집이 강조되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1987>은 각각의 인물과 에피소드가 동시에 벌어져 부딪히는 게 아니라 거대한 흐름으로 이어집니다. 그 거대한 흐름이 바로 역사라는 걸 강조하는 서사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18/01/01 21:01
김윤석이 주연으로 메인을 확실을 맛 잡고 있고, 기라성 같은 수많은 배우들이 고명으로써 잘 버무려진 영화였습니다.
마지막 씬은 작년 촛불과도 유사한 장면이라 괜히 울컥해지더군요. 1987년과 2017년은 훗날 대한민국 민주주의 역사상 뚜렷한 족적을 남긴 년도들로 회자되겠죠.
18/01/01 21:02
제가 두번본 영화가 2편인가 3편인가 밖에 안되는데 하나더 추가되었습니다.
무거운주제임에도 올해본 영화중에서는 제일 재미 있었습니다. 배우보는 맛이 있는 영화더군요.
18/01/01 21:12
출연배우들에 대한 사전 정보 없이 가서 봤습니다.
같이 가신분이 연대 운동권 선배 마스크 벗고 첫 등장하는 씬에서 정말 맘속에서 우러나오는 감탄사를 발사하는 걸 들으며 이번 정부의 인물패권주의를 다시한번 비판하게 되었습니다. 저도 굉장히 재밌게 본 영화였습니다. 사실 배우들 연기가 너무 좋아서요. 몰입도 깨지지 않고 쭉 본것 같습니다.
18/01/01 21:20
저도 그 점이 놀라운 점 중에 하나였습니다..
저 배우가 단 몇컷을 위해 나오다니..(물론 안중요한 장면은 아니었지만요..) 그 덕에 보는 맛이 더해진 것 같습니다
18/01/01 21:32
이한열기념사업회 “‘1987’ 강동원, 가장 먼저 달려와 배역 수락”
라는 기사도 있더군요. 최순실 태블릿이 발견되기 전인 2016년 불이익을 감수하고 배역을 하기 위해 왔다고....
18/01/01 21:34
주인공이 없는 것이 최고의 한수라고 생각합니다.
결국 모두가 주인공인거죠.. 저도 본문처럼 영화 보는동안 오히려 부러웠습니다. 각각의 시민구성원의 가슴속에 그래도 뜨거운 정의가 숨쉬고 있다는 사실이 말이죠 오랜 학습효과로 인하여 정의가 정의가 아닌 시절에 사는 요즘으로서는 요즘 저러면 저렇게 될까? 라는 생각이 떠나지 않더군요 전 최고의 씬으로 박종철군 부검장면에서 가족대표인 삼촌(조우진)이 부검보며 우는 장면을 뽑고 싶습니다. 감정을 참으면서 보고 있었는데.. 폐부 깊이에서 끄어억.. 쏘리가 나면서 울음이 쏟아져 나오더군요..
18/01/01 21:44
영화 감상글에 쓰기 뭐한 댓글이긴 한데,
1987년 6월항쟁과 (벌써)재작년 촛불혁명의 공통점은 독재 수준의 절대악이 있으면 평범한 시민구성원들도 들고일어난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요즘(지금은 2018년이네요)과 1987이 다른 점은, 그래도, 지금에 와서는 군부독재와 같은 절대악은 존재하지 않는 느낌이고,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절대악으로 볼 수도 있겠습니다. 다만 이건 개개인마다 생각이 다를 수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그래도 굳이 비교하자면 군부독재가 훨씬 심하다고 봐서...) 운동권도 1987년에는 독재라는 절대악을 상대로 싸우며 민주화라는 절대가치를 외치는 느낌이 있었다면 제가 옆에서 보고 겪은 운동권들은 이제 이익단체로 변해버린 느낌이라, 시민들이 더이상 공감하기 힘든 측면도 있는 것 같습니다.
18/01/01 22:13
제가 95학번인데 대략 94년 정도부터 운동권은 동력을 잃었다고 봐요.
NL 통일 반미.. 너무 이데올로기 적이고 민중의 생활과 괴리되었죠
18/01/02 02:59
95년 10월 군번으로 의경에 입대해서 서울에서 근무 했는데 불행하게도 95년 연세대 8.15범민족 대회, 96년 한양대 한총련 출범식 둘다 큰 상황을 몸소 겪게 되었는데요.
한총련이 결정적으로 와해된건 96년 한양대 한총련 출범식이 더 치명타라 할수 있겠네요. 이른바 쁘락지로 민간인이 대학생들에게 죽고, 전의경도 두명이간 죽고 그랬었죠. 의경 몇개 중대가 고립되어 시위대에게 포위되기 불과 1시간 전인가로 기억 되는데 제가 성북경찰서 방순대 소속이어서 한양대 근처에 있다가 성북서 관할이었던 고려대 학생들이 성북경찰서에 기습 시위가 와서 저희 중대는 급히 성북서로 복귀해서 경찰서 경비를 하게 되었죠. 그리고는 들려오는 급한 무전들.... 당시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합니다.
18/01/01 22:47
음 저는 한참 뒷 학번인데, 요즘은 NL은 안 보이고 학내운동권은 거의 PD계열입니다.
제가 운동권(+운동권계열 학생회)에 불만이었던 것들은... 첫번째는 자기들은 세상에서 제일 깨끗하고 열정적인 혁명투사 깨어있는 사람들인것처럼 말하지만 막상 학생회 당선되고 돈 만지니까 비운동권보다, 어쩌면 비운동권보다 더 많이 빼돌리고 해먹더라. 두번째는 학내의 불합리한 제도개선이나 학생들 처우개선에는 1도 관심이 없으면서 항상 노동운동이나 진보쪽(다른 단어를 쓰고 싶은데, 그냥 진보라고 표현했습니다.) 집회에는 꼬박꼬박, 그것도 '~학교 ~단과대학(혹은 학과) 학생회장/집행부' 직함 달고 참석하더라. 세번째는 극과 극은 통한다고, 취하는 스탠스가 일베나 다름없다. 이 부분은 풀어서 말씀드리면, 학내에서 보수성향 학생 20 : 평범한 학생(취업준비하고 술먹기 좋아하고 수업듣고 등등) 60 : 운동권 학생 20 이렇게 있다고 가정하면 항상 평범한 학생 60을, 자기들이랑 무언가를 같이 하지 않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거의 보수지지층, 심지어는 일베충처럼 취급하더군요. 아직도 충격적이고 짜증나는 기억인 게, 운동권에서 나름 사상? 이론담당이라는 선배가 "니들이 취업준비하고 술퍼마시고 게임할 때 깨어있는 우리는 사회를 바꾸기 위해 움직이고 노력했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았어요. 뭐 그러던 인간들이 학생회 하면서 공금 다 해먹고 한두명은 새누리당 들어가고 한두명은 연줄로 노조 노총 정의당 들어가고 대다수는 잠수타더니 대기업 취업준비하더라만...
18/01/01 22:56
95년도에도 행태는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만 PD는 힘이 없었고 NL이 득세하고 있었죠
저도 요즘은 부모님이 "너는 너무 급진적인 좌파인거 같아"(부모님 시각으로는) 라고 하시지만 그당시는 empty님과 같은 이유로 운동권들을 극도로 싫어했어요. 1987 영화보면서 그시절이 잠시 부끄러웠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그때와 저의 학창시절은 상황이 많이 달랐네요.
18/01/01 21:37
- 보통 망하는 사극의 경우,
감독이 무언가 더 해보려다가, 다시 말하면 원래 역사적 사실에 뭘 덧칠하긴 해야하는데 그 덧칠을 잘못되거나 과하게 해서 망하는 경우가 대다수라고 생각합니다. 픽션을 어거지로 씌울 수도 있고 (관상이나 역린), 아니면 (그게 옳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을 떠나서) 관객을 너무 특정한 방향으로 유도하려는 경우도 있고요.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변호인'도 수작이지만 조금 아쉬워하는 편입니다) 그런데 1987의 장점은 감독이 무리한 시도를 하지 않습니다. 그냥 있는 그대로의 역사적 사실을 다이나믹하고 지루하지 않게, 다큐가 아니라 영화로서 잘 그려내고 있습니다. 박종철 고문치사사건이나 6월 항쟁이라는 역사 자체가 워낙 다이나믹한 소재기는 한데, (뭐 사실 사극으로 쓰이는 소재가 다 그렇습니다만) 그걸 또 있는 그대로 그려내면 너무 재미 하나 없는 다큐로 가버릴 수 있으니까요. 지구를 지켜라나 화이에서는 느껴보지 못했던 장준환 감독의 역량이 여기에서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그나마 어색하다고 느껴지는 부분이 두 가지 있습니다. 박처원 치안감의 개인사와 강동원의 등장, 두 부분인데 사실 이 두 부분도, 감독의 무리한 각색이 아니라 박처원 치안감의 개인사 같은 경우 사실에 조금 살을 붙인 것뿐이고 강동원(+김태리)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과 6월항쟁을 120분 안에 모두 그려낼 수 있게 하는 매끄러운 줄기로 작용합니다. 사도-남한산성-1987 정도를 최고의 사극이라고 생각하는데, 그 가운데서도 1987이 가장 뛰어난 것 같습니다. - 강동원은 뜬금없이 왜 나와? 하다가, 다음 장면에선가 김태리가 학생증 검사받는 장면에서 배경 철도?굴다리?를 보고 김태리가 연세대에 다닌다는 것을 알고 그럼 설마 강동원이...? 하다가 강동원이 입은 동아리 후드를 보고 소름이 돋았습니다. - 잠깐잠깐 등장하는 배우들이 아예 무명의 배우-신인들인 것도 아니고, 엄청 유명한 배우(설경구)거나, 이미 이름만 모를 뿐 얼굴은 익숙한 꽤 인지도 있는 배우들이 많습니다. 그런데 배우 물량공세를 퍼붓는 영화는, 제가 본 것들은 하나같이 억지로 그 배역을 끼워넣거나, 아니면 뜬금없이 배우가 퇴장하거나 하는 작품들이었는데 (배역/배우를 과소비하거나, 제대로 소비를 하지도 못하거나...) 엄청나게 많은 인물과 유명배우가 등장하는데 단 한 경우의 예외도 없이 수준높은 연기를 해내고, 또 한명 한명의 이야기들이 극의 전체 흐름을 깨지 않는 영화는 1987이 처음입니다. - 연기에 대해서는 모두 좋았지만 특히 강동원, 김종수, 조우진, 문성근을 높이 평가하고 싶은데 저는 솔직히 지금까지 강동원의 연기에 대해 엄청 뛰어나다는 인상을 받지는 못했거든요. 그런데 마지막 장면에서 강동원의 연기를 보고 엄청나게 고민하고 연구한 다음 연기했구나, 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김종수, 조우진, 문성근의 연기는 단순 씬스틸러 수준이 아니라, 짧은 순간 등장하는데도 압도적이더라구요. 그 중에 최고를 꼽자면 조우진입니다. 후기를 쓰고 싶었는데, 이미 관련글이 많이 올라와서 안 쓰고 있다가 aurelius님 글의 댓글란을 빌려 몇줄 끄적여 봅니다. 다시 한번 보러 갈 작정입니다. 정말 수작이네요.
18/01/01 21:50
저도 어제 보고 왔는데, 정말 많은 배우들이 용기를 가지고 출연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다만 하정우는 뭔가 느낌이 좀 아쉬웠네요. 다른 배우들은 다 87년에 있다는 느낌이었는데 혼자 2017년 연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18/01/01 22:17
극이 자칫 너무 무겁게 갈 수도 있는데 제입장에선 나쁘지 않았습니다.
검찰을 자유투사로 만들지 않으면서 조직간의 알력다툼에서 비롯된 상황전개가 개연성있게 담기기 위해선 필요한 도구(가벼움)였고 연기였다고 생각합니다.
18/01/01 22:20
저는 가벼움 보다는 너무 세련미가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뭔가 그 때의 정서가 느껴지는데, 혼자 2017년의 세련된 말투와 분위기를 내뿜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18/01/01 22:27
듣고 보니 그런 부분이 있긴 하네요.
하정우 표 쿨함이 저 시대에? 그래서 금수저(잘나가는 장인) 케릭인가? 그렇다면 감독의 치밀함에 감탄을...
18/01/01 21:50
개인적으로 잘생긴 그분의 캐스팅이 신의 한수였다고 봅니다.
무겁고 힘들게 흘러가야만 하는 영화 분위기가.. 그분 덕분에 많이 살아나게 된거 같은.. 영화 작품성에 대한 평가는 좀 떨어졌을지 몰라도.. 대중성, 흥행성을 올리는데 강동원 캐스팅은 신의 한수 같았습니다 이런 좋은 영화는 일단 다소 잃는게 있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봐주는게 의미있다고 보여지는지라...
18/01/01 22:50
지금 보러 갈 예정입니다.
역시나 제가 태어난 해인 1987년이기도 하고요... 2018년 새해 첫 영화를 1987로 할 수 있어서 기대되네요...
18/01/01 23:01
새해 첫 영화로 1987을 봤습니다. 새벽 1시 심야로 말이죠.
따로 쿠키영상이 없다는 걸 알고 있음에도 엔딩크래딧이 다 올라갈 때 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영화관 안의 다른 분들도 다 자리를 뜨지 못하고 계시더군요. 이렇게까지 여운이 길고 짙은 영화는 처음이었습니다.
18/01/01 23:52
서사에 이질감없이 녹아드는 모든 조연들에 감탄했지만
80년대를 경험하지 못한 개인으로서 연출에 크게 공감하기는 힘들었습니다. 세대에 따라 영화적 체험이 조금 다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18/01/02 00:22
실화마케팅은 싫어하는데 1987은 좋았네요.
영화 연출이 별론데 실화버프를 받는게 참 별로였거든요. 그런데 1987은 좋았네요.역시 뭐든 본연에 충실해야.
18/01/02 09:18
정확한 날짜까지는 몰랐는데 영화를 보면서 박종철님이 돌아가신 날이 제가 태어난 날인 것을 알았습니다.
영화를 보면서 내가 태어나는 날 저런일이 있었구나... 그리고 50일 100일 쯤에는 저런일이 있었구나 하며 몰입하면서 봤습니다.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습니다.
18/01/02 14:45
한국 현대사 무섭고 싫어서 일부러 피해가는사람인데 우연히 아는분 때문에 봤습니다
이영화 흥행했으면 좋겠니다 그래서 많은사람들이 보고 여러가지 얘기 나눴으면 좋겠습니다
18/01/02 18:07
조우진 연기가 인상 깊었습니다. 출연 마지막 즈음에 경찰이 주긴겁니더!! 할 때 그 슬픔과 악에 받친 연기가 다른 영화였으면 보통 너무 선이 굵게 나와서 영화스럽다는 느낌을 받곤 하는데 조우진씨 연기는 진짜 가족이 죽으면 저렇게 소리치지 않을까 싶었을 정도로 작위적인 느낌이 없었어요...
그런데 저는 이 영화가 왜 치고 못 올라가는지 이해가 되더군요. 중반부 이후로 영화가 좀 늘어져요...박종철 열사 사건-이한열 열사 사건 연결고리를 유해진과 김태리로 이어놓았는데 억지로 이어놓은 느낌을 많이 받았습니다. 하정우 비중이 생각보다 너무 적더라 이런 감상을 많이 봤는데, 그런 감상들이 하정우 팬이라서가 아니라는걸 영화 보고 알았습니다. 영화 초중반 사건 플롯과 인물 갈등, 전개가 전부 박종철 열사와 관련되어 긴밀하게 진행되는데 이한열 열사 파트로 넘어갈 때 이게 다 맥이 풀려요..하정우 왜 더 안나오냐도 이런 맥락 같습니다. 박종철 열사랑 이한열 열사를 이어줄 인물이 없어요....강동원이 살아생전 박종철 열사랑 친구였어서 같이 어울리는 장면이 있다든지 해서 감정선을 이어주는 장면이 더 많았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거의 1부, 2부로 나뉜 영화 보는 기분이었어요. 저야 실제 역사 자체가 박종철 열사의 죽음을 시발점으로 도화선처럼 이어진다는 걸 감안하고 봤기에 그러려니 했고 또 1부에서 받은 감정이 너무 컸기에 그 여운으로 2부에도 집중했지만 같이 간 친구는 아예 집중을 못했다고 하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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