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아무도 시키지 않았지만 스스로 해보는 근황보고(라고 쓰고 일기쓰기...)를 해보려구요. 크크
예전에는 피지알에 저의 개인적인, 신변잡기적인 이야기를 주로 썼었는데
최근 1년간은 거의 정치,시사쪽으로만 주구장창 썼더라구요.
아마도 그게 제 생활이 되어있었기때문이었던것 같아요.
휴대폰에 야금야금 메모해뒀던것 몇가지 써볼까 합니다.
1)재판
여러분, 재판받아보셨나요?
저는 받아봤습니다...어이구...
지금까지 국민참여재판 방청신청해서 방청인으로 재판을 본적은 있었지만 실제로 제가 재판정에 서게 될줄은 몰랐네요.
회사일때문에 가게되었고, 제가 회사의 업무담당자로, 민사재판을 받는데 변론을 하게 되었습니다.
회사가 피청구인이었는데, 저는 회사가 사내 변호사를 보낼줄 알고 자료만 준비를 했는데
저보고 직접 가라고 하니... 그것도 이틀전에 통보하더라구요.
어쨌든 전에 국민참여재판을 한번 방청해본게 나름 많은 도움이 되었던것 같아요 .재판정 분위기 파악같은걸 빨리 할수 있었던것 같아요.
방청은 누구에게나 열려 있으니 한번쯤 신청해보세요!
그러나 판사님 앞에서 얘기할때 긴장되는건 막을수 없어서... 돌아오자마자 주저앉았었네요.
다시는 하고싶지 않은 경험이에요.
그리고... 생각보다 판사님께서 엄청 지식이 풍부하시다는거? 주 업무로 하고있는 저보다 사건 파악을 더 잘 하고 계신것 같더라구요.
역시 법조인은 아무나 되는게 아니구나 하는 생각을 했네요.
2)결혼은 부산에서.
저랑 남친은 모두 부산출신입니다.
지금은 회사가 둘다 서울,경기쪽이기도 하고 여러가지 사정으로 서울에 살지만요.
저는 사실 결혼은 서울에서 하고싶었어요.
개인적으로 봐둔 웨딩홀도 있구요.
친구들이나 직장동료들이 서울에 많기도 하구요. 저희 부모님은 부산에 거주중이시지만 남친 부모님은 지금 서울에 거주중이시거든요.
그런데 남친부모님이나 저희부모님 모두 당연히 결혼은 부산에서 해야 한다고....하시더라구요;ㅠ
아마도 부모님 모두 부산에 지인이 많으시기때문에 그런것 같긴해요.
그치만 저는 속상하더라구요.
어머니께 ' 시집만 가면 내가 하고싶은대로 다 하라며!!!!' 하고 땡깡을 부려봤지만 소용이 없었네요...
부산,경남에 사시는 친척어른분들, 지인 친구분들 모두 서울로 오시라고 하기엔 .... 젊은 제 지인들이 이동하는게 맞긴하지만,
그래도 한동안 이 문제로 혼자 침울해 있었네요. 지금은 다 풀렸지만요!
그치만...제가 원하던 그 웨딩홀만 생각하면 아직도 속이 쓰려요...ㅠ
3)남친의 서점
저는 좀 성격이 제 주장이 강하고 제 위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남친은 정말 정반대의 성격이에요.
남친은 위에 형이 두명인데 형들은 완전 순도100프로 경상도남자라면 남친은 집안에서 딸 역할을 하는...
저랑 성격이 정반대라 오히려 더 잘 맞는것 같기도 해요.
남친은 어릴적에 부산에 남천동이라는 곳에 살았는데요.
남친이 살던 집 근처에는 오래되고 허름한 서점이 있어요.
남친이 초등학교다닐때 스쿨버스가 정차하는 곳에 그 서점이 있었고 남친은 6년 내내 그곳에서 스쿨버스를 탔었거든요.
그리고 중학교는 남천동에서 꽤 먼 남산동이라는곳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 서점은 당연히 안갔겠죠?
라고 생각했는데...
남친은 아직도 그 서점을 다니고 있더라구요.
얼마전에 결혼준비로 같이 부산에 간 적 있었는데요. 남천동에 갈일이 있다고해서 무슨일인가 했더니
주문했던 책을 받아와야한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같이 따라갔는데, 저희아버지와 비슷한 연배로 보이시는 주인아저씨께서 정말 무뚝뚝한 표정으로
'책 가져가이소' 하고 턱으로 가리키고는 다시 다른 일을 하시는데...
남친은 주인아저씨를 쫓아다니면서 안무를 여쭙고 편찮으신곳은 없는지 여쭤보고 있더라구요.
돌아오는길에 남친에게
요즘이 어느시댄데... 인터넷으로 주문하면 다음날이면 책이 집으로 오는데 너는 굳이 여기 서점에 와서 책을 사야하냐!!! 고 했더니...
남친이 그러더라구요.
어릴때 스쿨버스를 기다릴때 항상 서점에 들어가서 책을 읽곤 했었는데...
그때 아저씨께서는 단한번도, 나가라고 하시거나 눈치주신적 한번도 없었다고...
그래서 나중에 커서도 꼭 이 서점만 다닐꺼라고 다짐을 했기 때문에 아저씨가 책만 구해주신다면 꼭 이 서점에 온다고요.
이 말을 들은 제가 한마디를 하자 남친이 쓰러졌습니다.
'와 아저씨 장사에 소질있으시네, 30년 앞을 내다보고 고객유치를 하셨네~ '
어쨌든.... 아저씨가 남는 장사를 한거죠~!!
4)케이크리본
저희어머니는 손재주가 좋으십니다. 젊은 저보다 더 감각이 좋으시구요.
처녀때 의상디자이너를 하고 싶으셔서 미대를 잠시 꿈꾸셨지만 외할아버지의 반대로 포기했다고도 하시구요.
5남매를 낳아 키우시면서 옷이며 간식이며 죄다 만들어서 주셨구요.
(지금은 참 상상이 안가지만 핸드믹서나 푸드프로세서가 없던 그시절 거품기와 손목스냅으로 머랭을 쳐서 카스테라반죽까지 하셨단...)
아버지께서 탕이나 국 없이는 식사를 못하시는 스타일인데요.
직접 돼지잡뼈를 고아서 돼지국밥을 끓이시는건 예사구요. 소 내장 손질해서 내장탕도 끓이시고
집에서 선지도 직접 제조하십니다...
어쨌든 그런 어머니신데, 어릴때 시판케이크를 먹을수 있는 날은 일년에 단 하루, 크리스마스였어요.
케이크조차도 다 만들어주셨거든요.
그땐 지금처럼 프렌차이즈빵집이 흔하지 않았기 때문에,
케이크를 사오면 케이크 상자를 묶는 리본이 굉장히 예쁜 리본에 묶여올때가 있었어요.
(요즘은 리본에 프렌차이즈 회사 이름이 무늬로 새겨져 있더군요...)
그럼 어머니께서는 그 리본을 예쁘게 리본모양으로 묶거나 해서 글루건으로 장식날아간 머리핀에 붙여서
새 머리핀처럼 만들어주시곤 했었어요.
어디서도 팔지않는 그 머리핀이 좋아서 크리스마스부터 한달정도는 주구장창 그 머리핀만 하고 다니곤 했었거든요.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케이크박스리본핀을 만들지 않으시더라구요.
아마도 언니나 저나 동생이 어느정도 커서 엄마가 머리모양을 만들어줄 나이가 지나고, 그런 색색깔 리본핀을 하지 않을 나이가 되어서 그랬겠죠?
이번크리스마스때는 오빠네 집에서 모두 모였어요.
언니와 언니 딸들, 형부 모두 독일에서 오랫만에 왔는데, 형부께서 프렌차이즈가 아닌 개인이 하는 베이커리에서 케이크를 하나 사오셨더라구요.
그런데 그 케이크박스를 묶었던 리본이 너무 예쁜거에요.
어머니께서는 오랫만에 한번 만들어보자 하시며 예쁘게 토끼귀처럼 볼록 올라오게 해서 리본을 만든후 똑딱핀에다가 붙여주셨고,
조카들이 이쁘다고 서로 해보겠다고 하더라구요.
제가 한마디했다가 어머니께 등짝스매싱만 당하고 퇴장했습니다.
'야 그거 이모꺼야! 우리엄마가 만든거야 내놔!'
어릴적 제가 독차지했던 그 핸드메이드 머리핀은... 이제 제것이 아닙니다...ㅠ
5)처제와 형부
저희 언니는 결혼을 매우 일찍 했어요.
저랑 언니가 8살차이인데요. 제가 고등학교 1학년때 결혼을 했으니... 물론 예전이긴 하지만 25살에 결혼을 한것이라 매우 빠른편에 속하는거죠.
언니랑 형부는 연애도 꽤 오래 했어요. 캠퍼스커플이었고...학교를 부산에서 다녔었는데 (장전동 그 학교...)
주말이면 공부한다는 핑계로 그 학교 도서관에 가서 공부하는척 하면서 형부한테 점심 얻어먹고 하는 재미가 쏠쏠했죠...크..
아버지께서 엄청 결혼을 반대하셨고 그래서 형부랑 더더욱 친해진것 같아요.
제가 집에서 결사반대하는 유학준비를 할때도 제일 많이 도와준 사람이 형부거든요.
저한테만 형부가 그런 존재라고 생각했었는데요.
저는 동생도 두명 있어요. 저보다 8살 어린...이란성 남녀 쌍둥이 동생이죠.
남친집과 저희집은 제가 태어나기 전부터 교류가 있었기 때문에 동생들과 남친도 당연히 어릴때부터 알고 지냈고..
남친은 동생이 없기때문에 제 동생들을 많이 예뻐하긴 했어요.
그건 그런데...
제가 결혼하면서 올 연말까지 계약되어있던 오피스텔 전세금을 빼려고 했는데요.
(현재 여동생과 함께 거주)
남친이 그건 그냥 두자고 하는거에요. 어차피 돈 빼서 다른곳에 써야할곳도 없으니...
아니나 다를까 제 동생이 제 남친을 어떻게 구워삶았는지는 몰라도, 오피스텔 전세를 빼면 동생이 또 이사를 가야하니 그냥 두자고 했던거였더라구요.
저도 사실 오피스텔 전세금을 딱히 써야하고 그런건 아니었기때문에 뺄까 말까 고민했었는데,
남친하고 상의도 해봐야하는 문제라서 일단 보류를 했었는데 남친이 그렇게 얘기해주니 고맙기도 하면서...
내 남친이고 내남편이 될 사람인데 뭔가 내동생과 모종의 루트로 연통이 되고있다는 생각을 하니 뭔가 기분이...!!!!!!! 이런 기분이에요!!!!
예전에 고3때 수능전에 형부한테
퇴근하고 학교앞에 페레로로쉐 40개짜리 종모양으로 사들고 교문앞에 데리러 와 주시면 수능을 잘볼수 있을것 같다고 우겨서
형부가 와주셨다는 얘기를 들었을때 언니 표정이 왜 그랬는지 갑자기 이해가 가려고 하네요.
약간 졸린상태에서 다다다다 쓴 글이라 ... 뭔가 마무리를 해야할것 같은데...할말이 생각이 안나네요...ㅠ
여전히 글쓰는게 두서가 없어서... 읽으시는데 불편하셨을텐데 끝까지 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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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매형한테 취직전 7년정도 신나게 얻어먹었기에 할말이 없습니다. 특히 매형이 첫중고차사고 나서 제일 운전많이 한게 저 휴가복귀시켜준거라서 크크크
지금은 정말 친형님같고 항상재일 좋아하는 형님이고 결혼한 지금도 와이프에게 매형같은 사람은 세상에 둘도없는 좋은사람이라고 말할정도에요.
아마 동생분들도 매형을 그리 여기게 될겁니다. 좋은 남편분 두셨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