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 주에 주문한 샤오미 홍미노트4x 폰이 오늘 오후에 왔습니다. 사실 추석 연휴에 끼일까봐 조마조마했는데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그때까지는요.
오자마자 들고 우체국으로 갔습니다. 알뜰폰을 쓸 예정이었으니까요. 근데 공기계는 3사 통신사에서 개통이력이 있어야 알뜰폰이 개통된다고 하는군요. 나름 알뜰폰 내용을 보고 갔는데 이런 얘기는 처음 들었습니다. 그럼 예전 휴대폰으로 일단 알뜰폰으로 가입하고 새폰으로 바꿔도 되냐고 물어보니 모르겠다고 하시네요. 하지만 말하기를 무조건 개통이력이 있어야 한답니다. 얼굴 표정에 정말 난 잘 모르겠다는 느낌이 물씬 나는군요. 제 기억에도 얼핏 알뜰폰 광고에서 이전 3개월동안 개통내력이 있어야 가입이 가능하다는 문구를 본 것도 같더군요.
일단 급한대로 제가 가지고 있던 액정이 반 넘게 나간, 그 나간 부분은 터치가 되지않는 예전 휴대폰 유심을 뽑아서 끼웠습니다. 안되더군요. 뭐지 예전엔 다른 공기계에선 분명히 됐던거같은데... 집 근처 유플 대리점으로 갔습니다. 한번 보더니 유심을 자르면 될거 같다고 하더군요. 여기서 뭔가 이상했습니다. 분명 제가 끼울때는 자르지 않은 유심 크기가 딱 맞았거든요. 뭐 그래도 전문가가 더 잘 알겠지란 생각에 잠자코 있었는데 이리저리 해보더니 여기선 할 수 없으니 직영점을 가야된다고 하더라구요. 응? 여기서 버스타고 1시간 정도 걸리는데?( 그리고 유심을 잘라버려서 예전 제 휴대폰에도 이제 안들어가는군요. 음 두 개의 먹통이 된 폰을 획득했네요.
할 수 없이 버스타고 직영점에 갔습니다.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 간 직영점 인터넷이 고장나서 현재 접수가 안되다더군요. 다행히 걸어서 15분 거리에 직영점이 하나 더 있었습니다. 점점 추워지는 날씨에 반팔입은걸 후회하며 열심히 걸어 도착했습니다. 도착해서 폰을 맡기니 등록을 하고 유심을 바꾸면 될 것 같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유심을 새로 구입했습니다.
하지만 뭔가 안되나 봅니다. 하시던 직원분이 바뀌고 다른 직원분이 오셨군요. 하지만 안됩니다. 데이터는 되는데 전화, 문자가 안된다는군요. 다른것도 다 멀쩡한데 말이죠.
직원분이 휴대폰이 이상한거 같다면서 오늘 온 휴대폰을 환불하시는게 낫다고 하네요. 걱정이 밀려옵니다. 뭐지 뽑기가 잘못된건가. 나의 16마넌은 날라가는건가 온갖 생각이 드는 와중에 직원분이 약정도 끝나셧는데 새로 휴대폰을 구입하는게 낫다고 넌지시 말하는군요. 카드할인을 하면 혜택이 많다면서요. 쓴웃음이 몰려오지만 알겠다고 하고 나왔습니다. 휴대폰이 이상하다는데 어쩌겠어요.
멀쩡했지만 잘려버린 유심을 호주머니에 넣고 새로산 유심을 예전 폰에 끼웁니다. 그리고 집으로 바로 가는 버스안에서 화면의 반은 터치가 안되는 휴대폰을 회전모드로 하고 이리저리 뒤집어가며 검색을 해봅니다. '샤오미 홍미노트 개통' 검색어에 비읍이 없어서 다행이네요. 뒤집어도 '비읍'은 못누르거든요. 우쨋든 검색에 성공했습니다. 오우 이런 LG에서는 등록 자체가 안되는 폰이라네요. 알뜰폰도 LG회선은 안되고 SKT, KT만 된다네요. 쓴웃음이 나옵니다. 대리점과 직영점에서는 이 사실을 몰랐던 걸까요? 아님 아는데 새 폰을 권유하기 위해 모르는 척 했던걸까요? 왜 나는 이 10글자도 안되는 글자를 검색을 해보지 않고 먼 길을 나섰던 걸까요? 왜 8000원이 넘는 돈을 써가며 얼마 쓰지도 못할 유심을 구입한걸까요? 아까 그 직원분에 대한 분노와 제 자신에 대한 한심함에 짜증이 치밀어 오르는군요.
환승을 위해 버스에서 내리니 바로 앞에 SKT 대리점이 있군요. 오늘이 안되면 다담주까지 개통을 기다려야 한다는 사실을 새삼스레 기억하면서 조심스레 들어갑니다. 휴대폰을 보더니 개통은 해드리는데 통화가 될 수도 있고 안될수도 있다는군요. 특정 폰이 그렇다고 하네요. 그래서 안돼도 책임을 묻지 않는다는 서명을 받는다고 합니다. 대략 정신이 멍해지는군요. 그러면 개통했다가 안되면 바로 철회도 가능하냐고 물어보니 안되다고 하네요. 6개월동안 해지가 불가능하다고 합니다. 응? 약정걸고 산것도 아닌데 6개월동안 해지가 안되다니 조금만 쓰고 알뜰폰으로 바꾸려고 그랬는데...
직원분이 대리점에서는 그렇지만 본사 지점이 있는데 거기를 가면 한 달단위로도 개통이 된다고 하시네요. 거기는 본사와 연락하면서 해서 아마 개통이 될거고 짧게 개통도 가능하다면서요. 뭐야 대리점에선 6개월이고 본사지점에서는 그냥 된다고? 뭔가 이상하지만 감사합니다를 외치며 가려는데 그곳은 6시까지 영업이라 지금 문닫았을 거라는군요. 시간이 벌써 저녁 8시가 다됐군요. 덧붙이시는 말씀이 토요일 일요일은 원래 안하고 아마 다음주 월요일, 다다음주 월요일도 쉰다고 하네요. 하하하 또다시 일주일을 넘게 기다려야 하네요.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또다시 휴대폰을 이리저리 돌려가며 검색해봅니다. 우체국으로 가기전 '샤오미 개통'을 검색했으면 LG대리점에 갈 필요가 없었을 테고 제가 사는 지역을 넣어서 검색했다면 SK본사 지점에 가야 된다는 사실을 알았을텐데... 무려 5번째 검색결과 이전에 필요한 정보가 나오는군요. 뭐가 그리 급해서 우체국으로 달려갔고 버스를 타고 한시간을 갔을까요.
버스 안에선 뭐가 그리 웃긴지 여고생들이 깔깔대며 웃는군요. 하긴 그때는 낙엽이 떨어져도 웃길때긴 하지.. 란 생각을 하고 있는데 한 여고생이 말합니다. "이년아 그러니까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하는거야." 서너명이 또 박장대소합니다. 괜히 찔리는군요. 나한테 하는 말인가? 아 난 년이 아니구나 다행이야.
뭐라 끝맺음을 해야할지 모르겠네요. 사실 어디다가 이 억울함을 말하고 싶은데 부모님이나 친구한테 말하면 멍청이 소리 들을게 뻔해서...어쨌든 머리가 나쁘면 몸이 고생하다는 말을 하고 싶었습니다. 흑
길고 긴 추석 연휴 잘 보내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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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정됨) 고생하셨네요. 가끔 사람이 그럴 때가 있죠. 자기 자신한테 짜증나는.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홍미 노트4x 나오자마자 사서 쓰다가 아버지 폰이
고장나서 드렸는데 배터리도 오래가고 지문인식도 좋다며 좋아하시네요. 그리고 저는 미맥스128g로 갈아탔습니다. 저희집은 sk 온가족 할인에 선택약정 넣어서 거의 알뜰폰 가격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