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시험에서 낙방했을때 `미역국을 먹었다`라든지 남편이 아내에게 혼이 날 때`바가지를 긁는다`라는 등 기타 많은 관용구를 씁니다. 하지만 관용구의 뜻은 알지만, 그 유래는 대부분 알지 못하고 많이 사용하죠.
가끔 뉴스나 드라마에서 상처받은 여인이 복수하는 과정에서 여인이 매섭고 독하게 변하는 과정에서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도 서리가 내린다.`라는 관용어로 표현합니다. 오늘은 그 오뉴월에 서리가 내렸던 유래를 한번 알아보겠습니다.
원나라 때, 태의원의 관리였던 관한경은 자신의 직분보다 잡극 작가로 활동에 더 집주합니다. 관한경은 자신이 처한 시대에 민초들이 겪는 시련과 비참한 처지를 극본에 그려 넣었습니다. 그의 대표작 가운에[두아의 원한] 이라는 극본에서 오뉴월에 서리가 내리는 사건이 발생합니다.
두아는 초주에 사는 가난한 가정의 딸이었습니다. 두아의 아버지는 멀리 과거 시험을 치러 가기 위한 노잣돈을 마련하기 위해 두아를 채 씨 가문에 민며느리로 팔아넘겼습니다. 그런데 2년이 채 못 되어 채 씨 집안의 모든 남자가 병으로 죽고, 두아와 시어머니인 채파파만이 살아남아 서로 의지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채 씨 가문에 이웃이었던 장노아는 자기 아들인 장려아와 작당을 하고 아름다운 두아를 장려아에게 시집 보내기 위해 괴롭히기 시작합니다. 채파파에게 협박을 하기도, 달콤한 감언이설로 꼬뜩여 보기도 했지만 두아는 단호하게 장려아에게 시집가기를 거절합니다.
교활한 장려아는 두아의 시어머니인 채파파가 살아 있어, 두아가 자신에게 시집을 오지 않은 거로 생각합니다. 그래서 기력이 쇠해 병에 걸려 있던 채파파에게 두아가 보약을 끓여 먹이려는 틈을 타서 탕 속에 독을 탑니다. 채파파는 보약을 먹었지만, 다행히 독이 든 보약을 모두 토해냈습니다. 그런데 하필 장려아의 아버지 장노아는 채파파와 두아를 괴롭힐 생각에 독이 든 보약을 빼앗아 마시고는 그만 죽고 말았습니다.
본의 아니게 아버지를 독살한 장려아는 자신이 한 죄가 탄로 날까 두려워 초주의 태수를 매수하고, 두아에게 자신이 한 죄를 뒤집어씌웁니다. 태수는 두아에게 온갖 고문과 매질을 해서 허위자백을 받으려고 하지만 끝까지 범행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러자 태수는 그녀의 시어머니 채파파를 매질하기 시작했습니다. 행여 노쇠한 시어머니가 돌아가실까 걱정한 두아는 어쩔 수 없이 허위 자백을 하고 맙니다.
태수는 두아에게 사형 선고를 내렸고, 두아는 형장에서 사형당하기 전 하늘을 보며 `하늘이 큰 눈을 내려 내 시체를 덮어주고, 초주에 3년 동안 가뭄이 들게 해달라.`고 빕니다. 하늘이 두아의 억울한 사정을 인정하고 그녀를 위로하기 위했는지 몰라도 삼복더위가 한창이던 6월 하늘이 어두워 지면서 큰 눈이 펄펄 내렸습니다. 그것만 아니라 두아의 말대로 초주에는 3년 동안 큰 가뭄이 들어 초주의 백성들은 굶주리고 힘겹게 살았습니다.
관한경의 잡극이 널리 퍼지면서 `오뉴월의 서리`는 억울한 여인의 한을 상징하는 말이 되었습니다.
[두아의 원한]의 결말은 과거에 합격한 두아의 아버지가 관리가 되어 딸의 억울한 누명을 벗겨주고, 장려아의 죄를 물어 사형에 처하고, 매수당한 초주의 태수 역시 응분의 징벌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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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가지 긁는 장면은 일본 영화에서 본 기억이 있네요. 한량 사무라이 남편을 둔 아내가 돈벌어올 생각은 안하고
누워서 무위도식 하고 있자 빈 쌀 독을 바가지로 박박 계속 긁어대더군요. 남편한테 먼저 대들지 못하는 문화적
환경에서 나름대로 항의 표시를 하는 방법이었습니다. 남자가 시끄럽다고 소리지르니까 그러면 긁는 소리 안나
게 쌀 갖다달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