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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8/23 14:42:01
Name 낙타샘
Subject [일반] 플룻을 배워봅시다.
1.
충격을 받은 것은 아내 친척 결혼식이었습니다.
신부 측 아버지가 축가를 하는데, 무려 플룻 연주입니다.
심지어 가요도 아니고 트로트도 아닌, 무려 클래식입니다.
심지어 전공자도 아닌 취미 활동이랍니다.

2.
색소폰은 몇 년간 취미로 불었었는데 서울에서는 집에서 부를 수 없는 소리 크기입니다.
시골 한적한 곳에서나 뿌빠뿌빠 할 수 있지 서울에서는 학원을 가거나 노래방에 가지 않으면 도저히 할 수가 없더군요.
게다가, 왠지 너무 흔해졌단 말입니다.

3.
때마침 처가 창고에 쳐박혀있는 플룻이 있네요 오잉? silver?  플룻은 은덩어리로 만드나 봅니다.
금도금인 색소폰보다 왠지 훨씬 간지와 교양이 묻어나는 자태입니다.
티비에서 보던대로 한번 자세를 잡아보고 지긋이 한번 불어 봅니다.

4.
기대했던 퓔릴릴리 소리가 나질 않고 바람 소리만 납니다.
아뿔싸! 조댕이 부분이 단소와 똑같이 생겼네요. 소리가 나기만 해도 100점 줬던 중임무황태 단소와 비슷하게 생겼단 말입니다.
케이스를 고이 덮고는 고민을 해봅니다. 나도 내 딸 결혼식에 간지나게 퓔릴리 하고 싶단 말이야!

5.
고민끝에 인터넷 강의를 결제하고서 몇 날 며칠을 퓔릴릴리 했더니 얼추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나도 그날의 그분처럼 결혼식장에서 신부측 교양수준을 한층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아뿔싸! 배 속에 있는 아이에게 콩알 2짝이 발견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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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들바람
17/08/23 14:46
수정 아이콘
나중에 딸을 만드시면 되죠. 연습기간을 더 확보했으니 이득입니다!!
잠수병
17/08/23 14:47
수정 아이콘
와 취미로 음악하는거 정말 멋있는거 같아요. 저도 취미로 기타배우다가 취미로도 못할 수준에서 늘지않아서 그만두긴 했지만..
살려야한다
17/08/23 14:47
수정 아이콘
크크 마지막줄이 핵심이군요. 축하드립니다!
-안군-
17/08/23 14:57
수정 아이콘
다시 색소폰으로...(응?)
연습장소로는 문 잘 닫아놓은 차 안도 좋습니다. 생각보다 소리가 거의 안 빠져나가죠.
게다가 지하주차장이라면 금상첨화...
행운유수
17/08/23 14:57
수정 아이콘
기승전득남

축하드립니다
웃어른공격
17/08/23 15:00
수정 아이콘
안그래도 이번주부터 섹소폰 배울 생각이었는데......지금이라도 플룻으로 갈아타야하나...
낙타샘
17/08/23 15:32
수정 아이콘
진지빨자면, 섹소폰은 입 - 마우스피스 - 리드 - 리가춰 - 악기 이렇게 소리를 좌우하는 단계가 워낙 많아서 슬럼프에 빠지면 쉽게 좌절하기가 쉽습니다.
플룻은 입-악기 이렇게 단계가 짧아서 변수가 적은 장점이 있는듯 합니다.

플룻을 합시다!
웃어른공격
17/08/23 15:36
수정 아이콘
이미 악기를 사서...돌릴수 없습니다..크흑.....이렇게 된이상 케니지로간다....
Fahrenheit451
17/08/23 15:01
수정 아이콘
신랑측 아버지가 하는 경우로 하면 되지 않을까요?
낙타샘
17/08/23 15:30
수정 아이콘
간지가 안나요......
방과후티타임
17/08/23 15:47
수정 아이콘
무슨 차이가??!!
낙타샘
17/08/23 15:50
수정 아이콘
감동하여 촉촉히 젖어가는 딸의 눈시울과 부끄러움에 얼굴이 빨개지는 아들의 얼굴이 자꾸 그려져서 그만. . .
R.Oswalt
17/08/23 16:23
수정 아이콘
그렇다면 플룻은 다시 동면시키고, 튜바로 넘어가시면 됩니다.
이 정도 스케일이면 부끄럽지 않으니까...!
낙타샘
17/08/23 21:23
수정 아이콘
튜 튜바!!
껀후이
17/08/23 15:11
수정 아이콘
크크크크크 아 이런 글 너무 좋아요
득남 미리 축하드립니다!!!!
WhenyouRome....
17/08/23 15:14
수정 아이콘
초음파 검사 하러 갔을 때 보았던 고추의 충격이란........ 진짜 하늘이 무너져내리는줄............
하나만 낳기로 이미 합의가 되어있어서 제발 딸이길 바랬건만...............ㅜㅜ 갑자기 옛날 생각이 나네요..

지금도 아들 키우면서 느끼는건.. 딸이 체고시다...;;;
무튼 득남 축하드립니다..
김철(32세,무직)
17/08/23 15:57
수정 아이콘
반전이 없네요 크크
파란샤프
17/08/23 17:20
수정 아이콘
저도 간절히.. 아주아주 간절히 딸만을 원했었습니다. (나 닮은 아들 낳기 싫어서 -_-)
로또 번호 맞추듯 아주 긴장하며 초음파를 보았는데..

다행히 딸이었습니다. 오, 야르~~
둘째도 또 딸이었습니다. 앗싸뵤~~

본의 아니게.. 염장 지르는 댓글이 될까봐 죄송한데.. 저도 만약 초음파에서 꼬추를 봤으면
내 자식이지만 정말 대실망 했을거 같습니다..
나중에 친구같은 아들이 되어줄겁니다. 화이팅!
즐겁게삽시다
17/08/23 15:17
수정 아이콘
저도 어렸을적에 플룻 배웠었는데
플룻이 단소보다는 훨씬 쉬웠던 기억이...
클라리넷처럼 리드 관리할 필요도 없고 소리도 예뻐요.
유리한
17/08/23 15:39
수정 아이콘
요새 트릭킹 배우는 중인데.. 나는 뭘 해줘야..
Neanderthal
17/08/23 15:42
수정 아이콘
악기 연주라는 거 정말매력적인 것 같아요...--;;
산적왕루피
17/08/23 15:58
수정 아이콘
그 말을 들은 신랑 아버지가 갑자기 드럼채를 들고선, x재팬의 요시키처럼 솔로 드럼을 치기 시작하는데.....



라고 상상을 해봅니다. -_-;;
유지애
17/08/23 15:44
수정 아이콘
아뿔싸 크크크크크
아들 다음에 딸 낳으면 되죠. 축하드립니다
17/08/23 15:53
수정 아이콘
투룻 툿 툿 툿 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소리가 들을만하게 되는데 일년이 걸렸는데 수험생활동안 놓고 다시해보려니깐 소리가 제대로 안나서 포기했네요 ㅠㅠ
리니시아
17/08/23 15:59
수정 아이콘
텅잉 + 복식호흡
두 가지만 초반에 잘 숙련시키면 금방 실력이 좋아질거에요.
막줄 축하드립니다
17/08/23 16:29
수정 아이콘
근처에서 색소폰인지 뭔지 부르는데 짜증나 죽겠네요
칠갑산 찢어버리고 싶음
VinnyDaddy
17/08/23 16:59
수정 아이콘
트럼페터는 웁니다. 아무데서도 할 수 없는...ㅠㅠ
한달살이
17/08/23 17:37
수정 아이콘
아. 이런글 좋아요. ^^
카레맛동산
17/08/23 17:45
수정 아이콘
아아 저도 국.. 아니 초딩때 사놨던 플룻 있는데 얼마 전 열어보니 썩지도 않고 그대로 있더라구요 흐흐. 다시 시작해볼까 하고 불어봤는데 역시나 바람소리... 언제 다시 할지 기약은 없지만 10년 후 열어봐도 그대로일 것 같아 짱박아둬도 마음은 편할 듯 합니다.
득남 축하드립니다!
황당무
17/08/23 18:03
수정 아이콘
저도 플룻 배워본 적이 있어요. 금방 그만두었지만요. 처음부터 플룻을 부는게 아니라 플라스틱같은 연습용 플룻을 불게 하던데, 그게 어쩐지 재미없더라구요.
가이브러시
17/08/23 19:07
수정 아이콘
현악기 배우시는 분은 없습니까? 전 첼로를 배우고있는데 정말 안늡니다. 시작한지는 몇년이 넘어가는것 같은데 아직 깽깽대고 지판에 스티커도 못 떼고...아오 취미생활하다가 스트레스받고 자괴감들고..
윌로우
17/08/24 03:39
수정 아이콘
바이올린 몇년 배우다 중단하고 성악 배우고 있습니다. 수없이 좌절했어요. 간단한 보잉 한 번으로 나는 소리도 전공자와의 차이는 도무지 좁혀지지 않더군요. 성악은 좀 낫지 않을까 했는데 이건 더 안됩니다 크크 역시 무엇이든 어릴 때 배워야 해요. 조심스럽게 조언하자면 스티커를 얼른 떼버리고 직감으로 음을 찾아 버릇해야 음간 거리에 감각이 생기지 않을까 해요. 앙상블 하면서 첼로 몇번 켜봤는데 정말 가슴을 울리는 진동이 느껴지더라고요.
윌로우
17/08/24 03:30
수정 아이콘
득남 축하드려요. 아이의 나이와 플롯 연주한 나이가 같다면 그또한 의미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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