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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7/08/14 17:41:39
Name 시즈토
Subject [일반] 해묵은 떡밥 [프로메테우스]에서 데이빗은 왜 그랬나? (스포o)
네덜란드 님의 68032번 게시물 ‘프로메테우스에서 그 엔지니어는 왜 그랬나?’를 읽다가 과거에 제가 쓴 프로메테우스 리뷰가 생각나서 글 올려봅니다.

참고로 저는 프로메테우스를 썩 좋아하진 않습니다. 근데 제가 느꼈던 감상과 비슷한 류의 리뷰를 인터넷에서 좀처럼 찾아볼 수 없더라고요. 제 감상이 옳고 그르고를 떠나, 많은 해석이 가능케 한(또는 떡밥을 투척한) 것만큼은 충분히 즐길거리였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본 <프로메테우스>

<프로메테우스>의 가장 큰 의문은 ‘데이빗이 엔지니어에게 무슨 말을 했을까?’입니다.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당신을 찾아 여기까지 왔어요.” 이건 아니겠죠. “우리를 죽이세요.” 이것도 아닙니다. 죽이라고 할 이유도 없고, 그 말을 들었다고 갑자기 분노해서 데이빗의 목을 꺾고 사람들을 죽이는 엔지니어의 심리가 설명 안 됩니다. 저는 데이빗이 ‘있는 그대로’ 말했을 거라고 봅니다. “당신이 이들을 만들었습니다. 또 이들이 저를 만들었죠.” 이 정도로요.

그 이유는, 데이빗이 에이리언을 만드는 검은 액체를 남자 박사(이름이...)에게 술에 타서 먹이는 장면으로 돌아가서 생각해야 합니다. 그 전에 데이빗과 남자 박사가 한 대화가 흥미롭습니다. 데이빗이 “왜 저를 만들었습니까?”라고 묻자, 남자 박사는 “그럴 능력이 있어서.”라고 대답하죠. 그리고 데이빗은 검은 액체를 먹이면서 “신의 뜻을 알고 싶다면, 그래서 무슨 짓이라도 하겠다면”이라고 말합니다. 즉 저는 데이빗이 엔지니어의 의도를 어느 정도 짐작했으리라고 봐요.

그럼 데이빗은 왜 검은 액체를 먹인 걸까요? 지적 호기심 때문에? 무슨 일이 벌어질지 궁금해서? 엔지니어의 의도를 자신도 정확히 알고 싶어서?

저는 앞에서 말한 대로 데이빗은 단순히 ‘신의 뜻을 알려주려고’ 먹였다고 봅니다. 영화 중간에 뜬금없이 등장한 웨이랜드 사장을 예로 들어보죠. 사장의 욕망은 불사, 즉 영원한 생명입니다. 데이빗은 사장이 자신의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만든 대리욕망적인 존재죠. 동시에 그의 아들(같은 존재)입니다. 사장은 아들 데이빗처럼 자신도 불사를 얻고 싶었고, 그래서 프로메테우스 행성까지 왔습니다. 사장의 충실한 하인인 데이빗은 그의 꿈을 충족시켜주려고 하죠. 하지만 ‘사장 개인’만을 위한다기보다, 불사를 원하는 인류 전체의 꿈을 충족시키려고 합니다.

데이빗은 과연 ‘불사가 가능할까?’란 게 궁금했을까요? 저는 데이빗이 궁금해하지 않았을 거라고 봐요. 애초에 데이빗은 ‘궁금함’이란 감정 자체가 없지 않을까요. 로봇이니까. 데이빗은 그저 명령을 수행할 뿐인, 전원 공급이 되는 한 영원불사인 존재입니다. 그런 데이빗이 엔지니어의 우주선에서 자신의 존재 의미를 깨닫죠. 정확히는 자신이 만들어진 이유, 그것은 사장의 생각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불사, 영원한 생명. 엔지니어 하나가 지구에 와서 자신의 DNA를 뿌려 인류를 만들었습니다. 그게 지적 호기심의 실험이었든, 신화 속 프로메테우스처럼 자신을 희생하는 형벌을 받아서 인류를 위했든, 어쨌든 간에 말이죠. 인류 역시 데이빗을 만들었습니다. 지적 호기심에서든, 불사의 생명을 만들고 싶다는 욕망에서든, 아니면 영화에서 말하는 반쪽짜리 정답인 ‘능력이 되어서’든 간에.

그리고 엔지니어는 에이리언을 만들었습니다. 불사의 생명, 우주에서 가장 강한 생명체를 만들어보고 싶어서.

다시 영화를 거슬러 올라가겠습니다. 홀로그램 영상으로 보여지는 엔지니어들의 최후 장면. 정체 모를 공포의 존재들에 쫓겨서 도망치는 그들은 과학자들이 생각한 조물주의 이미지와는 딴판입니다. 덩치만 클 뿐 포식자에 쫓기는 모습은 인간과 전혀 다를 게 없습니다. 엔지니어들은 불사의 꿈, 죽지 않는 생명에 대한 꿈을 실현하고자 에이리언을 만들었고, 그 에이리언에 한 명만 남기고 몰살됩니다. 그리고 지구에서 온 과학자들이 그 살아남은 한 명을 잠에서 깨웁니다. 그가 잠든 시간이 얼마나 긴 지는 알 수 없습니다. 엔지니어에게 이천년(맞나요?)은 극히 짧은 시간일 수도 있고, 에이리언2에서 리플리가 수십 년 잠들었던 것처럼 꽤 긴 시간일 수도 있습니다. 대충 생각하건데, 엔지니어에게는 이천년이 인류가 체감하는 것만큼 긴 시간은 아닐 거라고 봐요. 그리고 깨어난 엔지니어의 눈앞에 자신과 닮은 생명체들이 보입니다.

이제 데이빗은 엔지니어의 의도를 짐작합니다. 그들이 인간과 에이리언을 만든 이유는 ‘불사의 생명’을 만들기 위함이었음을. 또 그 실험을 통해 엔지니어들 스스로 불사의 생명을 갖기 원했음을. 즉 웨이랜드 사장과 같은 의도인 것이죠.

(저는 엔지니어들이 굳이 인류를 멸망시키려고 에이리언을 만들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인류를 만든 뒤에 ‘타락한 인류를 멸종시켜야겠다’고 생각해서 생체병기 에이리언을 만든 게 아니라는 거죠. 만약 인류를 없애고 싶었다면 그들의 높은 과학으로 인류만 죽이는 병기를 만들지, 왜 자신들까지 전멸시키는(적어도 행성에서는 전멸했죠) 에이리언을 만들었을까요? 즉 저는 ‘에이리언이 인간 멸종 병기’라는 생각에 반대입니다. ‘불사의 생명을 만들기 위해 검은 액체를 만들었는데 그걸 마시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 엔지니어도 몰랐다’는 게 제 생각입니다.)

이제 영화만큼이나 장광설인 이 글의 처음으로 돌아가죠. 데이빗은 있는 그대로 말했습니다. “당신이 이들을 만들었습니다. 또 이들이 저를 만들었죠.” 에이리언에게 몰살 당한 엔지니어의 눈에 ‘과학자들과 데이빗’이 어떻게 보였을까요? 불사의 꿈을 위해 온갖 실험을 해보다가 급기야 에이리언이 탄생하는 바람에 자신들의 멸망(적어도 행성의 멸망)을 스스로 초래했던 엔지니어의 눈에 말입니다. 엔지니어가 보기에 인간은 또 다른 에이리언이 아닐까요? ‘아, 그때 몇 만 년 전에 대기 괜찮은 행성에 DNA 뿌려놨는데 그게 얘들이란 말이지?’ 평소라면 이 정도 생각을 했겠죠.

하지만 지금 엔지니어는 살아남은 단 한 명입니다. 자신이 만든 에이리언은 그에게는 공포의 대상이자 죽여 없애야 할 존재죠. 그런데 인간들이 불사의 꿈을 원하며 떡하니 데이빗을 만들었습니다. 자신이 만든 피조물이 ‘또 다른 에이리언’을 만든 것입니다. 엔지니어는 데이빗의 목을 비틉니다. 그리고 사장과 과학자들을 마구잡이로 죽입니다. 복수심에 사로잡혀서. 공포에 질려서.

데이빗은 엔지니어가 자기 목을 비틀지 알았을까요? 그건 모르겠습니다. 데이빗이 어디까지 예측하고 생각했을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단지 데이빗의 의도는 분명합니다. 불사를 원하는 사장에게 해답을, 조물주가 왜 인류를 만들었는지 궁금해하는 쇼 박사에게 해답을 보여주려고 했을 뿐입니다. 그래서 검은 액체를 먹이면 알 수 없는 무서운 결과가 나오리라는 걸 예상했으면서도 데이빗은 남자 박사에게 “당신이 원하는 결말을 보여주겠소”라면서 액체를 먹인 것이죠. 데이빗은 무섭지 않았을 겁니다. 무섭다는 감정 자체가 없으니까. 지적 호기심 때문에, 또는 에이리언이 어떻게 생겼을지 보고 싶어서 액체를 먹인 게 아닙니다.

그런데 인간이 만든 ‘불사의 생명’인 데이빗은 말 그대로 불사를 원합니다. 걸어다니는 컴퓨터에 불과한 그도 영원불멸토록 존재하기롤 바라죠. 데이빗이 말을 안 듣자 비커스가 “너 전원 끊어버린다”라고 협박하는 장면에서 그 사실을 알 수 있죠. 감정 없는 사이코패스 로봇인 데이빗도 죽기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데이빗은 <에이리언2>에 나온 인공지능 로봇 비숍과는 전혀 다릅니다. 비숍은 자신도 죽기는 싫지만 인간을 위해서는 목숨을 던지는 로봇이죠. 반대로 데이빗은 스스로 영원히 살기를 바랍니다.

아무 생각 없이, 그저 존재가 영원히 지속되기를 강렬하게 바라는, 그리고 그걸 해낼 신체 능력이 있는 존재. 목이 잘려도 언제든 다시 붙이기만 하면, 아니, 신체가 훼손돼도 에너지만 공급되면 살 수 있는 존재. 그게 데이빗입니다. 여기서 ‘데이빗’을 ‘에이리언’과 바꿔도 전혀 문제 없습니다.

불사에 대한 집착으로 만들어진 데이빗은 쇼 박사에게 협상(?)을 합니다. 쇼는 이번에는 엔지니어들의 모성을 찾아가 그들에게 ‘인간을 만든 이유’를 끝까지 캐물어야 직성이 풀리겠다고 말하죠. 데이빗은 아마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요? ‘인간들이 [우습다]고 하는 감정이란 게 이런 거구나!’ 데이빗은 모든 걸 보여줬지만, 쇼 박사는 아무것도 깨닫지 못했습니다. 데이빗은 그녀가 얼마나 우스웠을까요. 그가 웃을 수 있다면 말이죠.

쇼 박사는 목이 잘려서 혼자서는 살 수 없는 데이빗을 안고 우주선에 오릅니다. 인간의 몸(또는 엔지니어)을 숙주로 삼지 않고는 태어날 수 없는 에이리언을 ‘이미 한 번 임신했으면서도’ 깨닫지 못하고 말이에요. 영화 끝에 엔지니어의 몸에서 에이리언이 태어나는 것처럼, 쇼 박사는 데이빗을 고쳐서 다시 생명을 주게 되겠죠.

그래서 리들리 스콧 감독은 이 영화가 ‘에이리언 프리퀄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던 거라고 생각합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은 애초에 <에이리언2> 같은 액션물에는 관심이 없었을 겁니다. 인공지능 격인 레플리컨트가 나오는 <블레이드 러너>나, 에이리언이 궁극의 생명체라고 주장하며 리플리를 죽이려 드는 로봇이 나오는 <에이리언1>처럼, 인간이 만든 불사의 생명체 데이빗을 통해 인간 정체성에 대한 코즈믹 호러를 그리려 했다고 봅니다.

영화가 처음 시작됐을 때만 해도 저 역시 데이빗에게 반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화 후반부로 갈수록 인류가 만든 또 다른 에이리언 ‘데이빗’에게 공포에 질렸었죠. 그런데 영화가 개봉된 한참 뒤에도 인터넷 상에선 ‘데이빗 집사 넘 귀엽다’는 식의 감상이 대부분이더라고요. 저는 요즘 얘기되는 인공지능(데이빗 정도면 강인공지능이겠죠?)의 단면을 본 것 같아서 섬뜩했습니다.

당신이라면 ‘귀여운’ 에이리언을 반려동물로 키우시겠습니까?

리뷰는 이것으로 끝입니다.
말투가 단정적이지만 어디까지나 제 감상일 뿐이고요. ‘엔지니어가 예수 보낸 설’ 등을 전혀 모를 때 쓴 글입니다. 또 저는 <에이리언 커버넌트>도 보지 않았기 때문에 글에 어떤 오류가 있을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해묵은 떡밥을 즐겨주셨다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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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크레티아
17/08/14 17:47
수정 아이콘
제가 커버넌트 보고 내린 결론은 그냥 스콧영감탱이가 너무 막 지른다는 느낌이었습니다..
떡밥을 마구 뿌려서 본문처럼 양질의 분석글을 유도하려 했다기 보다는 그냥 막 던지고 [에라이 이젠 나도 모르겠다] 하고 자포자기한 느낌이랄까요...
시즈토
17/08/14 19:12
수정 아이콘
전 데이빗을 통한 프로메테우스의 테마는 좋아하지만 영화 자체는 인물과 스토리의 개연성이 너무 없어서 그다지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커버넌트에서는 떡밥을 막 뿌렸다니...보고 싶은 마음이 안 들면서도 궁금해지네요.
맥핑키
17/08/14 17:50
수정 아이콘
굉장히 흥미로운 시각이었습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
시즈토
17/08/14 19:14
수정 아이콘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17/08/14 18:07
수정 아이콘
[데이빗은 과연 ‘불사가 가능할까?’란 게 궁금했을까요? 저는 데이빗이 궁금해하지 않았을 거라고 봐요. 애초에 데이빗은 ‘궁금함’이란 감정 자체가 없지 않을까요]

이에 대한것과 데이빗이 행한 모든 일의 시작은 커버넌트에 나온 젊은 웨이랜드 회장과 데이빗과의 대화에서 많이 설명됬다고 봅니다.

영상에서 보면, 이미 데이빗이 WHY 에 대한 질문을 웨이랜드 회장한테 합니다. 아버지는 누가만들었죠 ? 라던지.. 이 영상에서 데이빗의 표정과 말투와 분위기 자체로 사실 거의 다 설명이 됬다고 봅니다. 어쩌면 작가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마이클 패스밴더가 연기를 너무 잘해서 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신형 안드로이드인 월터가 데이빗을 만난 장면에서 월터가 데이빗에게 이미 얘기를 합니다.

너는 너무 인간에 가까웠고 어쩌고 저쩌고 해서 후속 모델인 나(월터)는 창조성과 호기심? 큐리오시티가 없이 만들어졌다고. (맥락은 대충 이런데 잘은 기억이 나질 않네요)

그래서 저는, 프로메테우스에서 데이빗이 액체를 술에 타 사람에게 마시게 한것은 어떻게될지 궁금했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사자포월
17/08/14 18:18
수정 아이콘
이전 모델이 너무 인간과 유사해서 문제가 돼니까 후솟 버전은 그쪽 방면으로 약간 둔감하게 설계됐다 뭐 그런거였는데 솔직히 데이빗이 그걸 가지고 설파하는 논법이 뭐랄까 사춘기 중2병 같은 느낌이라.....
어떻게 보면 전작에서 에일리언 프리퀄을 뽑아 내려면 그런 수밖에 없었다란 생각도 들지만서도 좀 그렇더군요
시퀄이건 프리퀄이건 일단 원작을 잘 뽑아내야 후속작도 잘 나오는거 같습니다
전작이 똥을 선사하고 가면 후속작 감독과 작가가 개고생
브라이언 싱어처럼 전임자가 싸놓고 간 똥무더기를 한큐에 멋지게 정리하는 분도 계시긴 하지만서도....뭐 이건 전작도 당사자가 만들었으니 불만도 못 했겠지만요
17/08/14 18:23
수정 아이콘
네 저도 솔직히 .. 생각보다 너~무 뻔하고 또 그 뻔한거를 장황하게 설명한다는 느낌이 강해서 좀 뭐랄까..

사실 개인적으로 스캇옹의 그 비쥬얼리즘이랄까 아무튼 그 영상미에 침 질질흘리는 악질 리들리스캇 빠라서 그냥 저냥 재미있게 보기는 했지만서도..

아 이거 이러면 매니아를 잡는것도 아니고 대중을 잡는것도 아니고 도대체 이게 뭔가 싶은 생각이 들긴 했습니다..
시즈토
17/08/14 19:17
수정 아이콘
저는 커버넌트를 안 봤는데, 프로메테우스만 놓고 볼 때 데이빗이 '궁금해서 액체를 마시게 했다'라는 분석은 여전히 아닌 것 같아요. 프로메테우스에서 데이빗은 희로애락의 감정 자체가 없는 순수한 인공지능이거든요. 말씀하신 걸 보니 커버넌트에서 해답은 나왔지만, 떡밥을 또 던지기 위해 설정이 파괴된 느낌이랄까요? 왠지 커버넌트도 봐야 될 것 같은 느낌이...노 모어 떡밥...
사자포월
17/08/14 18:09
수정 아이콘
코버넌트까지 본 제가 보기에 프로메테우스를 본 관객들이 조까를 외치자 스콧이 결국 지지 치고 알았어 니들이 원하는걸 보여주마로 돌아간 느낌이었슴다
결국 오소독스한 에일리언 프리퀄이 됐죠
사실 에일리언 프리퀄이 아닌 오리지날로서의 생명을 지니려면 에일리언보다 잘 만들었어야 했는데 영화 자체는 구리고 대체 뭐가뭔지 2시간짜리 트레일러로 나와 버렸으니.....
전작 프로메테우스가 뭔 대단한 철학과 문제의식을 남겨놓으려고 했는진 모르겠지만 결국 전작의 결말을 어찌 주섬주섬 기워 삼아서 에일리언 프리퀄을 만듬으로서 간신히 살아남게 됐다 그정도 느낌이네요
시즈토
17/08/14 19:22
수정 아이콘
프로메테우스의 기획 의도와 테마 자체는 좋았는데 영화가 넘 애매했던 것 같아요. 저는 리들리 스콧 감독을 그다지 좋아하진 않는데, 또 이상하게 영화들은 좋아하거든요. 특히 프로메테우스의 완성도는 다른 걸작과 비교하면 좀 아니다 싶단 말이에요. 그 이유를 예전에 곰곰이 생각해봤는데, 리들리 스콧 감독은 짧은 내용의 시나리오를 상징적으로, 비쥬얼적으로 그려낼 때 장점이 나오는 것 같습니다. <블레이드 러너><에이리언1>은 소설로 보자면 짧은 단편이고, 심지어 <킹덤 오브 헤븐>도 스토리 자체는 내용이 작죠. 스케일은 크지만요. <프로메테우스>처럼 복잡한 상징과 많은 인물이 나오는 시나리오는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에요.
닉 로즈
17/08/14 21:50
수정 아이콘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우상은 원래 신을 몰아내요 그런 용도로 처음부터 만든거고요.
17/08/14 23:27
수정 아이콘
영화 보면서 든 생각은 엔지니어가 인간을 창조한 듯한 모습이 나오고, 결국 인간이 창조한 데이빗에게 멸종된 것처럼
인간이 창조한 AI, 데이빗에 의해 에일리언이 만들어지고, 에일리언은 인간을 위협합니다.

자기를 만든 창조주에 대한 반항이 느껴지면서 AI, 더 나아가 인간이 창조한 무언가에 대한 경각심을 주려는게 아닌가 싶었습니다.
막타못먹는원딜
17/08/15 22:03
수정 아이콘
꿈보다 해몽이라더니..
신의와배신
17/08/16 22:07
수정 아이콘
저도 스콧 옹이 맛이 갔다는 입장입니다. 스토리가 산으로 가버리는데 너무 깊은 산속으로 가버려요.

도무지 엔지니어의 생각을 이해할 수가 없습니다. 에일리언이 프로토타입이었다면 그렇게 많이 만들면 안되었습니다. 그리고 2000년만에 통신없이 모성에 귀환하는 실험 우주선을 보고 방어장비도 없이 환영하는 것도 이해할 수가 없어요.

그냥 에일리언은 에일리언으로 내버려두었다면 좋았을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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