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GR21.com
- 자유 주제로 사용할 수 있는 게시판입니다.
- 토론 게시판의 용도를 겸합니다.
Date 2017/05/04 23:15:59
Name aurelius
Subject [일반] 러시아는 유럽인가 아시아인가?

러시아는 정말 독특한 나라입니다.

우리 눈으로 볼 때는 영락 없이 서양 백인 국가, 즉 유럽이라고 할 수도 있는데

장작 유럽인들은 러시아를 유럽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러시아인 본인들도 엄청난 정체성의 혼란을 겪고 있지요.

 

얼마 전에 <나타샤 댄스: 러시문화사>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정말 흥미로운 내용을 담고 있더군요.

 

 

러시아는 과연 무엇인가.

 

과거 러시아의 귀족들은 어떻게든 유럽을 따라잡고자 했습니다.

유럽의 프랑스어를 배우고 집에서도 자녀들에게 프랑스어를 가르치고

자녀들이 러시아어를 말하면 오히려 때리고 벌을 주어서 프랑스어를 마스터시키고자 했습니다.

 

러시아적인 것은 후진적이고 낙후된 야만적인 것으로 생각되었고

프랑스적인 것이야말로 선진적이고 우월한 것으로 간주되었습니다.

 

유럽에 대한 동경이 얼마나 심했는지 심지어 똑같은 물건을 사도 서유럽에서 생산한 물건을 구매하는 게 대세였습니다.

따라서 엄청난 규모의 외화유출이 있었던 것이죠.

 

그런데 러시아 귀족들의 유럽 짝사랑은 이들이 실제로 유럽에 가서 유학을 하면서 와장창 깨지게 됩니다.

 

유럽인들의 차별에 분개한 이들은 유럽이야말로 위선의 대륙, 거짓의 대륙, 사치의 대륙, 거짓말의 대륙, 이기주의의 대륙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이들은 유럽인들로부터 차별을 당하고, 또 유럽의 극심한 물질주의와 이기주의에 혀를 내둘렀습니다.

 

서유럽의 실상을 목격한 이들이 러시아에 귀국해서는 누구보다 열렬한 애국자, 민족주의자가 되었습니다.

어떤 러시아 귀족은 유럽에 푹 빠진 젊은 귀족을 열렬한 애국주의자로 만들기 위해서는 그이를 유럽에 유학보내면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반대로 러시아는 아시아를 보면서 스스로 위안했습니다.

 

아시아를 보면서 스스로 우월한 문명이라고 자부했고, 스스로 진보의 요람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러시아는 유럽도 아니고, 아시아도 아니었습니다.

 

러시아, 러시아였죠.

 

 

러시아, 러시아는 과연 어떤 문명인가?

 

 

참 흥미롭습니다. 


통합규정 1.3 이용안내 인용

"Pgr은 '명문화된 삭제규정'이 반드시 필요하지 않은 분을 환영합니다.
법 없이도 사는 사람, 남에게 상처를 주지 않으면서 같이 이야기 나눌 수 있는 분이면 좋겠습니다."
매벌이와쩝쩝이
17/05/04 23:26
수정 아이콘
흔히 생각하는 러시아는 서방 문명에 소속되어 있는게 맞는 거 같고..
러시아가 워낙 넓고 동쪽으로 갈수록 문화나 생활양식도 다양해지다 보니까 그 안에 한 범위안에 담을 수 없고 그럴 필요도 없는 것 뿐인거 같아요..
한국화약주식회사
17/05/04 23:28
수정 아이콘
러시아의 땅 크기는 넓지만 실질적으로 시베리아를 제외한 주 활동권은 유럽 문화권에서 가장 동쪽에 있던 나라였죠.
캐리커쳐
17/05/04 23:28
수정 아이콘
'러시아는 유럽인가?' 라는 질문을
'러시아는 어디에 속해있는가?' 라고 조금 바꿔보았습니다.
그랬더니 바로 중국이 먼저 생각나더군요.

러시아만큼이나 중국도 참 큰 나라입니다.
극동, 동남, 중앙아시아까지 넓게 걸쳐있는 나라죠.
근데 중국은 보통 극동아시아 국가라고 부르는 경향이 짙습니다.
그 이유는 아무래도 중국의 아이덴티티라고 할 수 있는 하북지방이 극동에 속해있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역사적으로 중국이라는 나라는 하북을 중심으로(하북을 차지하기 위해) 무수한 이벤트들이 발생했죠.

그렇다면 러시아의 아이덴티티는 어디일까요?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그리고 동유럽 지역이 아닐까 합니다.
러시아의 대부분의 역사적인 이벤트와 러시아인들의 피가 흐른 땅은 모스크바, 상트페테르부르크, 동유럽 지역이라고 봐야겠죠.

그래서 러시아는 유럽으로 보는게 맞지 않나 싶습니다.

(또 다른 측면에서는, 러시아의 역사는 영국/프랑스/독일과의 관계가 중심이 아닐까 합니다.
중국이나, 극동의 한국/일본 보다는요.
그렇게 본다면 러시아도 유럽으로 보는게 맞지 않을까요.)
신문안사요
17/05/04 23:32
수정 아이콘
블라디보스톡에서 만난 러시아인이 자기는 휴가가 1년에 36일이라고 했으니까 유럽이 맞는거 가습니다
요르문간드
17/05/04 23:34
수정 아이콘
그냥 유럽맞죠. 고민할것도없는듯

영토가 걸쳐져있다고 아시아되면 터키도 유럽이란 소리죠
파이란
17/05/06 08:37
수정 아이콘
실제로 터키 사람들은 자기들이 유럽 사람이라고 합니다.
17/05/04 23:54
수정 아이콘
터키든 러시아든 유럽에 끼고 싶어하지 않나요?
보통 수도가 어느쪽에 더 가깝냐로 따지면 얼추 맞지 않을까 싶은데.
솔로12년차
17/05/05 00:19
수정 아이콘
러시아가 터키와 비슷한 이미지인듯 한데, 터키보다도 더 유럽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터키도 대체로 유럽쪽으로 생각되는데, 러시아는 말 할 것도 없을 것 같아요.
언어물리
17/05/05 00:21
수정 아이콘
유럽에 더 가깝죠. 굳이 묶으려면..
무무무무무무
17/05/05 00:36
수정 아이콘
그래서 19세기 러시아 지식인들은 유라시아주의를 표방했습니다.
17/05/05 00:42
수정 아이콘
유로 예선에 참여하니까 유럽!
kartagra
17/05/05 01:45
수정 아이콘
키예프 공국에서 모스크바 대공국으로 이어지는게 사실상 현대 러시아의 시초라고 봐야하니 유럽에 훨씬 가까운게 맞긴하죠. 아시아는 시베리아 개척하면서 진출한 것이니..
바카스
17/05/05 02:14
수정 아이콘
터키는 유럽인가요 아시아인가요

축구는 유로 나오길래 유럽인 줄 알았더니 최근 한 지인이 아시아다라고 해서
닉네임을바꾸다
17/05/05 07:00
수정 아이콘
지리적으로는 아시아 역사적 정치적으로는 유럽이라봐야...
이스탄불은 지리적으로는 유럽반 아시아반 걸쳐있지만 크크 응?
Korea_Republic
17/05/05 08:15
수정 아이콘
축구외 다른 종목에서도 유럽대회 나가더만요
보통블빠
17/05/05 09:43
수정 아이콘
터키는 전력으로 eu 가입도 시도하고 유럽에 친해질려고 하니 유럽이라고 하는게 좋을것 같네요.
17/05/05 02:16
수정 아이콘
몽골의 지배를 받으면서 정채성이 혼란스러워 졌죠
키예프루시가 우크라이나, 벨로루시, 러시아로 나눠지게 된계기가
몽골의 침입가 지배에 의해서 이렇게 나눠진것이고요
특히 유럽에서 볼수 없는 독재적 절대왕정은 지금도 이어지고 있고요
이게 몽골 지배하에 있을때 몽골인들이 러시아 심어놓은 것이지요
그렇구만
17/05/05 03:34
수정 아이콘
유라시아로 대통합!
17/05/05 04:33
수정 아이콘
러시아는 유럽, 터키는 아시아라고 생각합니다.
루트에리노
17/05/05 04:48
수정 아이콘
러시아와 같은 거대국가가 하나의 문화권일 수는 없죠.
차라리꽉눌러붙을
17/05/05 05:02
수정 아이콘
저 같은 일반인이 생각하기에는 유럽 1.5부 리그 정도?
17/05/05 07:12
수정 아이콘
러시아가 유럽이었으면 유럽연합에 진작 가입되있어야죠. 러시아는 러시아입니다.
에어크래프트
17/05/05 07:44
수정 아이콘
러시아인은 지구인입니다
눈물고기
17/05/05 08:33
수정 아이콘
애초에 유럽이냐 아시아냐 같은 구분은 너무 이분법적인거 같아요...

사실 어디까지가 유럽이고 어디까지가 아시아인지에 대한 구분도 모호한데말이죠...

심지어 글로벌화가 진행되고 있는 오늘날엔
더 의미없는 구분이죠
보통블빠
17/05/05 09:40
수정 아이콘
러시아인들에게 아시안이라고하면 싫어합니다. 스스로도 유럽인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크크...
유럽연합 가입 안되는 이유는 러시아는 스스로 패권국이고 싶은데 유럽연합 가입하면 패권놀이 못하지 않습니까 크크...
뭐 애초에 유럽연합도 아무나 받지는 않으니...(터키:나 가입좀, eu:응 넌 아니야)
서동북남
17/05/05 10:10
수정 아이콘
인종부터 다른걸요.
flawless
17/05/05 10:21
수정 아이콘
유로 대회 참가하고, 월드컵 예선도 유럽 예선으로 들어가니 유럽입니다.
17/05/05 13:41
수정 아이콘
유럽을 흠모하던 러시아가 문화를 키워 문학이나 음악으로 다시 유럽에 영향을 끼친걸 생각하면 유럽이죠.
캐리커쳐
17/05/05 23:07
수정 아이콘
터키는 역사적 정체성을 생각해봤을 때
유럽이라고 주장할 법도 하지만
지형적으로 너무 명백하게 아시아인지라...
강가딘
17/05/06 07:47
수정 아이콘
주로 우랄산맥 서쪽지방이 주무대니 유럽이라고 봐야죠
당장 내년 월드컵도 우랄산맥 동쪽에서 하는 경기는 없으니.. 물론 이동거리때문이긴 하지만서도 말이죠
카르타고
17/05/06 12:42
수정 아이콘
러시아는 유럽이죠 러시아가 유럽이아니면 소련소속이었건 국가들고 죄다 유럽이 아닙니다.
터키는 중동으로봐야할거같고 아시아 유럽 어디 한쪽만 속하기에눈 중동이 너무나 복잡해서
라이징썬더
17/05/06 13:39
수정 아이콘
시베리아를 러시아가 차지한게 300년 정도밖에 안되었고,
그 지역에 원래사는 사람들은 동양계 원주민들이기에
아시아의 관점에서 러시아는 유럽이라고 봅니다.

러시아가 유럽의 경지를 소련을 통해 확장해서 중동과 중앙아시아, 동아시아 근처까지 다가온거죠.
품아키
17/05/07 20:38
수정 아이콘
유럽이죠
목록 삭게로! 맨위로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1673 [일반] 델타항공에서도 사건이 일어났습니다. [34] 드림11168 17/05/05 11168 2
71670 [일반] 선관위를 믿어도 될까? [114] 달과바다12556 17/05/05 12556 46
71669 [일반] 캬..우리의 위메이드가 또 한건 이슈화가 되겠군요.. [19] 오구오구마시따13171 17/05/04 13171 1
71668 [일반] 러시아는 유럽인가 아시아인가? [33] aurelius26620 17/05/04 26620 4
71667 [일반] 5월 5일자로 발효될 규정 개정 사항들입니다. [5] 유스티스11330 17/05/04 11330 4
71666 [일반] 배우 심영의 실제 목소리 [7] 비타에듀7412 17/05/04 7412 1
71665 [일반] 세상을 살아가는 두 가지 기준...? [8] nexon4493 17/05/04 4493 0
71664 [일반] 단편소설 '신발끈'(모난조각) 치열하게3315 17/05/04 3315 1
71663 [일반] "지금이 더 힘들어?…그때 취직 얘기 해줄까" .TXT [44] 아라가키12607 17/05/04 12607 1
71662 [일반] 피아노 연습 3일차... For River [19] 랜슬롯5576 17/05/04 5576 3
71658 [일반] 가짜뉴스에 대하여 [27] 솔빈8409 17/05/03 8409 2
71657 [일반] 중국, 학자 2만명 동원해 '중국판 위키백과' 만든다 [62] 군디츠마라10275 17/05/03 10275 1
71656 [일반] 43살 아재가 빠진 신인 그룹 K.A.R.D [31] 퀘이샤9444 17/05/03 9444 1
71655 [일반] [스포없음]가디언즈 오브 갤럭시2 간단 소감평 [53] Manchester United9089 17/05/03 9089 1
71654 [일반] 인공지능이 인류를 정복하진 않을거 같습니다 [62] Dunn11000 17/05/03 11000 5
71653 [일반] 일본 칸사이 여행기 - 1 (사진 다수, 데이터 주의) [15] 스타슈터6758 17/05/03 6758 4
71652 [일반] AI로 인해 은하영웅전설과 엔더스 게임은 일어나지 않을 이야기가 되 버렸습니다. [67] 미사쯔모10662 17/05/03 10662 4
71651 [일반] 최근 20년간 인구가 가장 많이 증가한 국가 Top10 [15] 김치찌개7623 17/05/03 7623 6
71650 [일반] 러시아 상페테르부르크 여행 후기 [30] 삭제됨8392 17/05/03 8392 8
71649 [일반] 청나라 황제 강희제의 '호기심 천국' [22] 신불해11442 17/05/03 11442 28
71648 [일반] 조지 오웰 [동물 농장] [1] 솔빈3332 17/05/03 3332 1
71647 [일반] 조지 오웰[파리와 런던의 따라지 인생] [1] 솔빈3587 17/05/03 3587 0
71646 [일반] 서초패왕 항우에 대해 고금의 시인들이 내린 평가 [14] 신불해11520 17/05/03 11520 2
목록 이전 다음
댓글

+ : 최근 1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