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피지알에선 거의 눈팅 위주로 가끔 댓글만 달다가 오랜만에 글을 올려보네요.
글을 쓰면서 연예게시판에 어울리는 글이 아닌가 고민을 많이 했었는데요,
특정 가수에 관한 내용이라기보다는 저의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어서 어렵게 자게 글쓰기 버튼을 눌렀습니다.
이 글은 얼마 전에 끝난 K팝스타에서 준우승을 한 "퀸즈"의 김혜림양에게 꽂혀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덕질이라는 것을 해본 한 아재의 지난 2달간의 기록입니다.
처음엔 뭣모르고 시작했다가 스밍인증이며 총공같은 신물물을 겪어가는 초보덕후의 입문기를 최대한 지루하지 않게 써볼게요. 편하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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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겐 오랫동안 친하게 지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웃는 모습이 신기할 정도로 혜림이랑 꼭 닮은 아이였죠.
특히 눈꼬리가 살짝 내려가는 선한 눈매가 웃을 때는 반달모양으로 휘어지는데 그 모습이 정말 귀엽고 사랑스러운 친구였어요.
하지만 그 아이의 삶은 그렇게 평탄하지만은 않았어요.
건강이 안 좋으신 홀어머니 밑에서 이 험한 세상 살아간다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고
성격이 너무 착해서인지 사귀었던 남자들은 어쩜 그렇게 나쁜남자들 뿐인지...언제나 상처받고 버려지는 건 그녀의 몫이었죠.
그래서 그녀는 항상 웃고있어도 마치 울고있는 것처럼 보였어요. 오랜 친구였던 저에겐 더욱 그렇게 느껴졌죠.
눈이 많이 내리던 어느 겨울밤
그녀가 저에게 했던 말을 잊을수가 없어요.
"나도 행복하고 싶어. 친구들처럼 결혼도 하고 아기도 가지고...
남들 다 쉽게쉽게 잘 하는 것 같은데 난 왜 이렇게 어려울까"
이 얘기를 할 때도 그 친구는 웃고 있었어요.
당장이라도 눈물이 떨어질 것 같은 반달모양의 눈모양을 하고서요.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 날을 생각하면 아직도 가슴 한쪽이 아려오는건 줄어들지가 않네요.
제가 혜림이 팬이된건 혜림이의 웃음이 그녀와 너무 닮았다고 느껴서였어요.
티비에 나오는 혜림이도 항상 웃고 있었지만 저에겐 뭔가 어색하고 부자연스러워 보였거든요. 마치 제 친구처럼 웃고있어도 울고있는 듯한 그런 느낌이랄까요.
길고 힘들었던 연습생 생활과
그보다 더 힘들고 괴로운 오디션을 치르면서 알게 모르게 새겨져왔을 마음의 상처들.
그 상처들때문에 해맑기만 해야할 저 어린 아이의 웃음에 벌써 슬픔이 배어있구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정말 마음이 아팠어요.
특히 김가민가팀으로 좋은 공연을 하고도 탈락해야만 하는 가린이와 헤어질 때, 데뷔해서 다시 만나자며 애써 미소짓던 혜림이의 모습이
나도 행복하고 싶다고 처연하게 말하던 제 친구의 모습과 겹쳐지면서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구요.
그날 저는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혜림이를 웃게 해주고 싶다고.
아프고 힘든거 감추면서 애써 만들어내는 웃음이 아니라 정말 순수하게 기쁨만으로 가득찬 그런 웃음짓게 해주고 싶다고 말이죠.
그렇게 저는 태어나서 처음으로 한 사람의 팬이 됩니다.
2부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