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이하려고 하면 할수록, 친해지고 싶어 하면 할수록 부담을 느끼고 점점 더 멀어지는 상대. 그렇다고 하여 뾰족한 방안이 떠오르진 않는, 가만히 있자니 늘 어중간한 관계일 수밖에 없는, 경우에 따라서는 오히려 더 멀어지고 잊혀질 수도 있는 상황."을 떠올리며 작성하였습니다. 편의상 평어체로 작성한 점, 생각 흐르는 대로 적다 보니 다소 두서가 없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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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이나 방송인들의 경우 적당히 좋아하고 관심 가지며 어느 정도 거리를 두는 사람은 착하고 개념 있는 열혈팬이라고 칭하고, 열렬히 좋아하고 관심 가지며 가까워지려고 꾸준히 노력하는 사람은 일명 사생팬이자 스토커로 인식한다. 전자의 경우 상대를 무한히 무조건적으로 좋아하는 일명 해바라기 같은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데 이 같은 사람과 구성된 관계의 특징은 사랑을 받는 사람이 사랑을 주는 사람에 대해 사랑과 관심, 접촉과 소통 등의 정도를 일방적으로 취사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권한이 축소되거나 깨지기 시작하면 사랑을 주는 사람은 돌연 마치 스토커로 낙인 찍히게 된다.
이러한 것을 보면 참 연예인이나 방송인들은 이기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사실 사람이라는 게 일반적으로 누군가에게 호감을 갖고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다가 그것이 일정 수준을 넘어섰을 때는 사랑이 되고 그러다 보면 상대와 함께 있고 싶고 상대와 많은 것을 공유하고 싶으며 궁극적으로는 상대를 내 사람으로서 만들어 사랑의 결실을 맺고자 함이 당연한 이치인데 말이다. 그런데 이 경우에는 오히려 그러한 모습을 보일수록 상대는 멀어져만 가고 부담을 느끼며 심지어 단순히 싦어 함을 넘어서 증오하고 모욕하기에 이르니, 또한 그것이 사랑을 받길 원하면서 동시에 그 사랑의 범위와 권한을 일방적으로 제어하려고 하는 모습이니 참 기묘한 일이다.
상호 성향이나 선호의 조화와 무관하게 애초에 환경적, 구조적으로 성립될 수 없는,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이 존재하는 것일까? 똑같은 대상이라고 할지라도 어떠한 경로로 어떠한 상황에서 그 관계가 시작되었는지에 따라 가능한 관계가 되기도 하고 불가능한 관계가 되기도 하는 것일까? 그 가능성이 전무하지는 않더라도 결국 어떠한 노력을 들이든 극복하기 힘든 인연이라는 것은 또한 존재하는 것일까? 극단적으로 연예인이나 방송인의 예를 들지 않더라도 일상에서 비슷한 예를 찾을 수 있을 것 같다.
전혀 접점도 없고 따라서 아무런 교류가 없던 사이. 그런데 우연한 기회에 한쪽이 다른 한쪽의 존재를 알게 되고 호감을 갖게 된다. 상대를 조금이라도 더 알고 이해하기 위해 공개된 정보나 주변 인맥을 수소문하여 기어코 상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해 나간다. SNS가 되었든 번호가 되었든 상대와 연락을 하게 되었으나 상대는 낯선 이로부터의 갑작스런 연락에 당황하게 되었고 이를 불편하고 부담스럽게 받아들인다. 동시에 호감 가는 대상이다 보니 아무래도 적극적인 모습이 나타날 수밖에 없고 전혀 모르던 사람이 뜬금없이 친해지자고 연락을 해오는 상황에서 그 누가 어떻게 행동하고 말하든 그 의도를 파악하거나 짐작하는 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다. 과연 이러한 상황에서 둘의 관계가 진전될 수 있을까? 꿈꾸는 관계로까지 발전 가능할까? 호감을 보인 쪽이 상당한 외모에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능력과 성품, 재력을 지녔다는 식의 가정은 제외하도록 하자.
사실 만약 이것이 일상에서의 만남이었다면 간접적으로 상대의 정보를 스스로 구해내어 이를 활용하기보다는 상대를 찾아가 상대로부터 해당 정보를 직접적으로 얻어낸다는 더욱 바람직하고 자연스러운, 따라서 상대가 부담을 덜 느끼게 되어 성공 가능성을 높여주는 절호의 기회가 있다. 그럼 만약 이것이 일상이 아닌 온라인 공간이었다면 또 어떠할까? 이때조차도 역시 가장 좋은 방법은 어떻게 해서든 일단 일상으로 무대를 옮겨놓는 것일 테다. 다만 온라인의 특성상 일차적으로는 상대의 정보를 간접적으로 수소문할 수밖에 없는 환경이다 보니 이 정보를 바탕으로 일상에서 상대와 관계 맺음 하는데 적절히 활용한다는 차이만 있을 뿐이다.
그럼 일상이든 온라인이든 애초에 상대를 거치지 않고서는 사전 정보수집이 용이치 않으면 어찌해야 할까? 일상에서는 이제나저제나 결국에는 직접 상대와 부딪혀보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고 사실 그것이 일상에서의 가장 큰 장점이다. 반면 상대와의 일차적인 접촉이 온라인으로 이루어지는 순간 상대가 미리 그 의도를 알아챌 것이므로 더욱 경계하고 부담을 느끼게 되어 관계 진작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솔직히 떠오르는 마땅한 해결책이란 도무지 없어 보인다.
어떠한 경우들이 이에 해당될까? 본인의 의사에 따라 직접적인 접촉이 가능한 경우, 조금이라도 건너건너 아는 경우, 그래서 소개를 받거나 접선에 있어 어느 정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 또는 어느 정도의 정보 확보가 가능하여 일상으로 무대를 옮길 수 있는 경우는 해당 사항이 없다. 아무래도 대표적으로는 트위터,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텀블러와 같은 SNS나 블로그, 카페, 커뮤니티 같은 온라인 공간을 통해 그 존재를 알게 된, 기존에는 서로 생판 모르던 사이가 이에 해당된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 경우 사람마다 다를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예의를 갖추고 상대를 대한다면 그 상대가 누가 되었든 어느 정도 친분을 쌓을 수는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표면적이고 피상적인 관계에 머물 뿐이지 진지하고 깊은 관계로 발전하기란 쉽지 않을 것으로 동시에 예상한다. 처음부터 일방의 의도가 훤히 드러나 보일뿐더러 온라인이라는 공간의 특성상 상대를 있는 그대로 신뢰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여러모로 상대에 대한 경계심과 자기방어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또한 관계의 발전을 위한 소통방식이라든지 자기노출의 단계에 있어 신뢰의 부재는 큰 장애요소로 작용한다. 소통방식의 한계는 그만큼 자신의 매력과 본 모습을 상대에게 드러내는 데 큰 어려움이 있음을 의미하기 때문에 관계 발전에 있어 환경적으로 처해진 난관을 타개해 나가기란 더욱이 여의치 않을 것이다. 이는 시간이 지난다고 마냥 해결될 요소로 다가오지는 않고, 그렇다고 재촉하고 모든 걸 단숨에 해결하자니 정황상 여러모로 부자연스럽고 너무 감정적인 결정으로 비춰진다. 결국 상대는 일반인임에도 불구하고 마치 연예인이나 방송인과 다를 바 없는, 함부로 다가갈 수 없는 딴 세상 사람으로서 존재하게 된다.
세상에는 참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지만 실제로 관계 맺음 할 수 있는 사람, 관계의 결실을 맺을 수 있는 사람은 생각보다 한정적으로 느껴진다. 마찬가지로 결국에는 외모라든지 기타 첫인상이 크게 작용하기야 하겠지만 낯선 이로부터의 적극적인 모습과 관심은 마치 연예인이나 방송인의 태도처럼 고맙고 기쁘기는 하나 부담스럽고 따라서 경계하게 되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일반적인 모습이기 때문에, 특히 과거에 비해 다소 험악하다는 요즘 세상이기 때문에 관계의 한정 지어짐은 더욱 뚜렷해질 수밖에 없는 것 같다. 한국 사회에서 대다수의 만남은 학교에서든 사회에서든, 그 대상이 친구든 연인이든 일상 속 주어진 환경에서의 주변 인물과의 만남 혹은 소개에 의한 만남이라는 점이 이를 잘 시사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옳든 그르든 사람들은 누구나 첫 만남의 순간에 여러 정황이나 배경들을 바탕으로 한 일종의 선입견을 갖고 상대를 대한다. 그리고 그것이 상대에 대한 첫인상으로 인식되고 생각보다 오랫동안 남아 향후 상대와의 관계 발전에 있어 큰 영향을 미친다. 또한 관계라는 것은 어느 정도는 언제 어디서 어떻게 누구를 만날 것인지가 상당히 운으로 작용하여 일차적으로 결정,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고 다소 수동적으로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본인의 의지에 따라 이를 능동적, 적극적으로 탈바꿈하고 새로이 만들어나가고자 하는 상황에서 위와 같은 연유들로 인해 제한 요소가 발생한다는 사실은 참으로 안타깝고 슬프게 다가온다. 신뢰의 부재라는 것은 결국 내가 드러나지 않음으로 인한 것인데 그렇다고 하여 처음부터 상대가 날 알고 싶어하는 마음이나 의지가 간절히 있는 것도 아니고, 또한 소통방식의 한계 등으로 나를 온전히, 솔직하게 드러낼 기회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다면 이는 개선의 여지가 없는 악순환의 연속으로서 정말 답답한 일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