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패를 자결시키고 손패파의 전기, 오안, 손기 등을 처형하는 것으로 모든 일이 끝나는 것 같아 보였습니다.
육손이 죽으면서 빈 승상의 자리는 보즐이, 대도독 자리는 주연이 차지하게 되죠. 모든것이 원래대로 돌아가는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손권은 갑자기 태자인 손화를 폐위시킨 뒤에 유폐시켜버립니다.
이러한 손권의 행동에 놀란 손화파 중신들은 바로 대처에 나섭니다. 표기장군 주거와 상서복야 굴황은 머리에 진흙을 바르고 스스로를 결박한 뒤에 궁궐로 와서 손화를 풀어줄 것을 요청합니다. 손권은 백작관이라는 곳에 올라 주거와 굴황이 하는 행동을 보고 화를 내면서 쓸데없는 일을 한다고 말하죠. 손화를 폐한다는 소식에 무난독 진정과 오영독 진상은 손권에게 진헌공이 신생을 죽이고 해제를 세웠다가 진이 혼란해진 예를 들어 손권에게 간했고, 손권에게 질책을 들었던 주거와 굴황은 간언을 멈추지 않습니다. 장순이라는 사람도 손권에게 부당함을 간언하죠.
주거 : 태자는 나라의 근본이 되는 뿌리입니다. 더욱이 우아한 성품에 어질고 효성스러워서 천하 사람들은 그에게로 마음을 귀부하고 있습니다. 옛날 진나라 헌공은 여희의 참소를 써서 신생이 남아 있지 못하게 되었고 한나라의 무제는 강충을 믿었다가 여태자를 억울하게 죽게 하였습니다. 신이 가만히 태자가 그 우울함을 참지 못할까 걱정하는데, 비록 아들을 생각하는 궁궐을 세운다고 하여도 다시 회복시킬 수 없습니다.
화난 손권은 주거와 굴황을 궁궐로 체포해옵니다. 무난독 진정과 진상을 죽이고 그 일족 역시 모두 죽여버렸고, 장순도 처형되어 시장바닥에 시체가 버려지게 됩니다.
굴황은 궁궐로 끌려들어오자 오히려 직접 손권에게 간언을 올립니다.
굴황 : 태자는 어질고 총명하며, 온 세상 사람들이 이것을 분명하게 들어 알고 있습니다. 지금 세 방면의 정권이 버티고 있는데, 태자를 바꿔 사람들의 마음을 낳게 하는 것은 마땅하지 않습니다. 원컨대 폐하께서는 이 일에 대해서 성스럽게 생각하십시오. 늙은 신하를 비록 죽더라도 살아있는 것과 같습니다.
화가 난 손권은 주거와 굴황에게 곤장 백대를 때립니다. 그로 인해 굴황은 온 몸에 피칠갑을 했지만 손권에게 간언하는 것을 멈추지 않았죠. 화가 난 손권은 굴황을 파직하고 추방해 고향으로 돌아가도록 하고, 주거는 신도군승으로 좌천시킵니다. 한때 승상대리까지 했던 주거를 신도군의 하급 관원으로 좌천시켜 버린것이었죠. 그러다가 250~251년경 손권이 또 병에 걸려 자리에 드러눕자 장휴를 참소해 죽게만든 간신 손홍이 손권의 조서를 위조해 주거를 자결하게 합니다.
이런 혹형을 가했음에도 많은 관리들이 손화 폐위의 부당함을 알리는 간언을 올립니다. 하지만 손권은 화를 내면서 간언을 올리는 사람을 죽이거나 좌천시켰는데 그 수가 수십명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모든 사람들은 희생된 사람들이 억울하게 됐다고 느꼈지만 해를 입을까봐 말을 꺼내지 못합니다. 손화는 처음 고장현으로 유배되었다가 252년 정월 남양왕으로 봉해 장사로 보내지만 사실상 유배나 다름 없었습니다.
손화가 장사로 가던 도중 무호를 지날때 손화의 배 돛에 까치가 둥지를 틀고 있었던 탓에 많은 사람들이 손화가 오랫동안 안정되지 못할 징조라고 여겨 손화를 걱정해했고, 어떤 사람은 손화가 안정되어 봉국을 받아 안정된 일이라고 해석한 사람도 있었습니다.
손화가 폐위되어 장사로 쫓겨나자 다음 태자가 누가 될지 문제가 되었습니다. 당시 남아있는 아들은 손분, 손휴, 손량이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손량이 태자가 됩니다. 이때 손량의 나이는 7살 정도로 추정됩니다. 주거와 굴황, 진정과 진상이 해제의 예를 든 것은 바로 손량 때문이었습니다.
어린아이인 손량이 손분과 손휴를 제치고 태자가 된 것 이유는 무엇이었을까요?
손량이 손권의 늘그막에 얻은 막내 아들이었고, 반부인은 최근 총애를 받던 후궁이었지만 손량을 전폭적으로 밀고 있었던 것은 전종과 손노반의 술책이었습니다.
(진짜 끼리끼리 잘도 논다....)
손노반은 원래 왕부인과 손화를 모함했습니다. 이대로 상황이 지속된다면 자신은 살아남을 수가 없었죠. 손노반은 손권이 손량을 귀애하자 손량에게 접근하기로 합니다. 이미 호랑이에 탄 이상 손화를 제거하지 않으면 자신이 살아남을 수는 없었기 때문이었죠.
손노반은 전종의 조카인 전상에게 딸이 있음을 주목합니다. 손노반은 손권에게 전상의 딸을 칭찬해 손권에게 권해 손량과 전상의 딸을 결혼시킵니다. 7살 밖에 안된 아이를 남편의 일족 여성과 결혼시키면서 외척으로서 개입하기 위함이었죠. 손패를 죽이고 손화를 외부로 폐출해 쫓아낸 이상 손권이 거칠 것은 없었습니다. 손권은 손량을 태자로 세워버리죠. 제갈각의 장남 제갈작은 기도위로 있으면서 손패와 교류했는데, 손패가 죽은 후 손권은 제갈작을 다시 교육시키라고 제갈각에게 보냅니다. 하지만 제갈각은 제갈작을 살려두지 않고 그에게 독을 먹여 죽여버립니다.
250년 11월 7살의 손량을 황태자로 책봉합니다. 그러던 251년 12월 신인이 연호를 바꾸고 황후를 세우라는 편지를 주었다고 해서 다음해 251년 5월, 연호를 태원으로 바꾸고 반부인을 황후로 세우고 대사면을 실시합니다.
반부인은 원래 회계군 구장 사람이었습니다. 반부인의 부친은 하급 관리였다가 법을 범해 사형당했는데, 아마도 횡령죄였던 모양입니다. 어쨌든 반부인은 여동생과 함께 궁궐의 실을 잣는 방으로 와서 일하다가 손권의 눈에 띄여 후궁이 되죠. 이후 용머리를 앞치마로 받는 꿈을 꾸고 손량을 낳습니다. 반부인은 아들이 태자가 되자 언니를 출가시키기를 청해 손권에게 허락을 받았고, 반부인의 언니는 담소에게 시집갑니다. 다음해에는 황후가 되죠.
반부인의 성격이 원만하고 온화했다면 모르지만, 반부인의 성격은 음험한 성격에 질투가 있고 아첨을 좋아했다고 합니다. 그에 걸려 원술의 딸인 원부인이 반부인의 참소에 걸려 피해를 입었고, 손권이 위독하자 간신인 중서령 손홍을 불러들입니다. 바로 여태후의 고사를 물은 것이죠.
여태후는 한고조가 죽은 후 여씨 일가와 함께 전한 초기를 전횡했던 여자입니다. 반부인이 여태후의 전횡에 대해 물은것은 반부인이 어린 아들을 섭정한다고 하여 오를 간접적으로 통치하겠다는 야심을 품은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야심만만한 반부인은 자신의 야심을 펴보지 못합니다.
반부인에 의해 많은 후궁들이 해를 입자 손권의 후궁들과 시녀들은 그녀가 황태후가 되면 자신들은 살아남지 못할 것이라고 여깁니다. 마침 반부인은 손권을 간병하다가 피로가 쌓여있었죠. 어느날 반부인이 피곤해 침상에 누워있자 기회를 보던 후궁들이 반부인의 처소로 들이닥쳐 반부인을 교살해버립니다. 그리고 손권에게는 급환이 발병해 죽었다고 하죠. 하지만 이후 일이 밝혀지자 이 일에 가담했던 사람들이 처형되기도 합니다. 반부인이 매우 악독했기 때문에 이런일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손권이 궁 내의 장악력이 떨어졌는지 반증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자 이제 다음편에서 이걸 모두 정리하고 끝내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