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몇가지 저예산 뮤직비디오를 소개하기 전에, 제가 처음으로 뮤직비디오라는 예술형태(art form)를 접하게 된 계기를 설명하고 싶습니다.
때는 1996년, 초등학교 3학년이었던 저는 미국 유학을 온 부모님 따라 온 상태였고, 무심코 튼 텔레비전에는 MTV가 방영을 하고 있었습니다. 제가 처음으로 감동을 받은 뮤직비디오는 Wu-tang clan의 Triumph입니다. 그때 당시에는 너무나도 충격적으로 다가온 힙합비트와 그에 부응하는 이미지에 넋을 놓고 본 기억이 있군요. 관심이 있으신 분은 한번 찾아보시기를 권합니다. 링크는 걸지 않겠습니다. 왜냐하면 제가 이 글을 쓰게 된 이유가 저예산 뮤직비디오들을 몇개 모아보고 싶었거든요.
물론 아티스트의 재량이 넘처나고 만들어진 음악에 합당한 대우가 필요할시, 많은 돈을 투자해서 블록버스터급의 비디오가 나올때 우리는 그것을 즐겁게 받아들이면 됩니다. 하지만 한번씩 돈을 얼마 쓰지도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정말 훌륭하고 기억에 남게되는 뮤직 비디오가 몇가지 있어서 이틈을 통해 소개하고자 합니다. 제가 고른 영상들은 마치 한 개인이 찍은 듯한 뮤직비디오 위주로 선정해 보았습니다.
1. Praise You - fatboy slim.
일단 이 뮤직비디오는 음악을 만든 아티스트가 전혀 안나온다는 면에서 음악과 영상의 조화가 우려 되지만서도 정말 조화가 잘 된 케이스라고 볼수 있을듯합니다. 이 영상에 나오는 사람들이 과연 fatboy slim의 praise you를 들으면서 춤을 췄는지, 아님 템포만 같은 비트위에 이렇게 춤을 췄는지는 의문입니다. 하지만 상황이 어쨋든간에, 공공장소에서 이렇게 합동적으로 유치찬란한 춤을 추게 되는 것을 보며 우리는 실소를 머금게 합니다.
어리숙함과 어색함의 조화가 만들어내는 영상들. Praise you라는 곡을 살리는데 있어서 충분한 저예산 뮤직비디오라 생각됩니다.
2. Loser - Beck
사실 제가 정말로 좋아하는 뮤직비디오중 하나입니다. 일단 곡 자체가 워낙 훌륭한 면도 있지만 Beck정도의 뮤지션이 이런 난장판같은 비디오를 내세웠다는게 정말 신기하면서도 경의롭네요. 총 예산이 300불정도인걸로 압니다. 그냥 Beck이 한번 너무나도 심심한 날에 여러가지 도구와 비디오카메라를 가진 친구 한명을 불러서 이리저리 찍은 느낌이 물씬 풍기는 비디오입니다. 아마 촬영을 하면서 지나가던 행인들에게 잠시 시간을 빌리지는 않았는지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는 비디오입니다. 영상에 나온 모든것들이 미리 계획된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거든요. 비디오를 찍다보니 뭔가 흥미로운것을 발견하게 되었고, 그것을 적극 활용한게 아닐까 하는 예측을 하게 됩니다.
비관적이고 좀 어색하게 슬픈 음악에 정말 걸맞는 '이상하지만 너무나도 정확한' 저예산 비디오가 아닐까 생각을 합니다.
3. Cousins - Vampire Weekend
최근에 많이 듣게 된 밴드, 흡혈귀 주말(vampire weekend)입니다. 예산이 적었는지, 아님 그렇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방향을 제대로 잡았는지, 어쨋든 이렇게 심플하면서도 재미나는 뮤비를 만들어 내는군요. 대도시의 한 구석에서 dolley 하나로 카메라를 움직이면서 밴드 멤버들이 최선을 다 하는 모습이 보기 좋군요. 아마 촬영 자체도 거의 하루만에 끝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거 외에도 물론 훌륭한 저예산 뮤직 비디오가 많다고 의심치 않습니다. 지금 제 머리속에 떠오르는건 이 셋이군요.
ps. 지금 갑자기 생각났는데 Smashing pumpkins의 1979, radiohead의 no surprises도 훌륭한 저예산 비디오라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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