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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21 22:55
와 득햏의 길을 걷는 옛 디씨인을 오랜만에 만난 느낌이네요.
말투에서 하오체를 구사하던 구 디씨 vs 모든 경어를 배제한 뉴 디씨 느낌이 나는데 서로가 가진 말투와는 상반된 사유 흐름을 띄고 있네요. 재밌게 잘 읽었습니다.
13/06/22 01:58
마키라는 사람이 하는 말이 논리관계가 성립하는지 모르겠네요.
일반적 언어가 아닌데도 상대가 하는 말을 이해하며 설명하는 절세가인님이 정말 대단하군요.
13/06/22 02:10
유혹과 선동에 의한 대중의 자발적 예속.. 국가기관의 민간사찰과 자국민에 대한 선동,여론조작에도 무덤덤한
어느나라 생각나네요. 최소한 우리 상황만 놓고보면 대한민국이 파쇼화 하고 있다는 점에 매우 동의합니다.
13/06/22 02:47
재밌게 읽었습니다. 고수의 품위가 느껴지는군요.
자신의 약소한 프레임에 세계를 우겨넣어서 잠재된 의미를 폐쇄해두려는 시도, 사실 빠지기 쉬운 함정이죠. 저부터 조심하며 살아야겠습니다.
13/06/22 02:58
논리의 문젠가요 예의의 문젠가요? 전 마키라는 사람의 주장에 더 기울어지는데 제가 어떤 점을 잘 몰라서 그런 것인지요...;
13/06/22 04:16
마키님의 주장에 크게 틀린 점은 없는 걸로 보입니다. 이야기의 핵심은 파시즘이나 아나키즘이 아니라 좌파 우파네요. 개념의 현재 쓰임새를 규정하는 건 누가하든 오만한 행동입니다만 적어도 마키님의 좌파 우파 개념이 틀린 게 아니라는 얘기는 할 수 있겠죠^^; 그렇다고 또 절세가인님의 의견이 틀렸냐고 하면 그렇지도 않죠. 다만 사족을 붙이자면 절세가인님이 논거로 들고 있는 책들은 그 신선함으로 주목받은 책들이라는 점을 지적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저 개인적으로는 마키님의 손을 들어주고 싶네요. 이야기 처음에 주어가 공산주의라고 지적할 때 사실 정리되었어야 하는 논쟁이기도 하고, 자신의 개념 활용이 옳은 거란 태도 자체가 인문 사회 계열 도서를 접하신지 얼마 안된 반증이라고 봅니다. 인문학의 핵심은, 자연과학과는 반대로, 갈수록 더 모른다고 시인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이름만 사회 과학이라고 바꾼다고 갑자기 자연과학적 연구 패러다임으로 변할 수 있겠습니까. 이 도서 저 도서 오래 접하신 분이었다면 진흙탕 감정 싸움을 하셨을지언정 자신의 개념 활용만이 옳다는 저런 낯뜨거운 태도와 주장은 못했을 거 같아요.
13/06/22 04:16
제가 모바일인지라 장문의 댓글을 달 상황이 아님을 양해부탁드립니다. 일단 아나키즘은 절세가인님의 이야기가 워낙에 정설인지라 굳이 논의할 영역도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절세가인님이 지적했다시피 마키님은 본인의 지식이 짧기 때문에 상대방의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하고 있는데, 그 사실을 감추기 위해 허수아비 치기로 일관하고 있지요. 어쩌면정말로 자신이 무식하다는 사실 자체를 인식하지 못한 상황일 수도 있지만, 허수아비 치기를 교묘히 구사하는 것으로 보아 아마 아닐 겁니다.
13/06/22 08:56
아나키즘은 극좌, 파시즘은 극우가 '무조건' 맞다라고 주장하다가
다른 사람들의 반박이 나오고 절세가인의 사례 중심의 반박이 나오니까 아나키즘은 극좌, 파시즘은 극우가 '상식선에선' 맞다라고 은근슬쩍 말 바꾸는게 어느 나라 어느 정당이랑 참 닮았어요.
13/06/22 10:16
제가 처음부터 이 논쟁을 지켜본 상황은, 절세가인님께서 바로 그'상식선'의 좌우파 구분조차 반대하고 있고 그에 대해 마키님께서 시대와 상황의 변화에 따른 맥락적 변용은 가능하나 그 본래의 의미까지 침범해서는 안된다고 반박하고 있는겁니다. 그리고 제가 pgr21에서 이념관련 파이어 될때 살펴본 바로는 대부분의 pgr21 회원분들도 아나키즘=좌파/파시즘=우파 의 개념으로 사용하시던데요? 제가 잘못 본건지... 그런데 지금 절세가인님께서는 좌우파로 나눌수 없다,좌우구분과 차원이 다른 단어다... 라고 주장하시니 전 거기까지는 동의가 어렵네요.. 시대가 변했으니 상황에 따라 합목적적으로 사용하는걸 반대하는게 아닙니다
13/06/22 10:21
또... 절세가인님이 근거로 드신 네이버 백과사전의 장치학사전 정의에서도, '반드시 좌익과 연계되는 것은 아니며'라며 그렇지 않은 경우를 설명하고 있는데 이것은 뒤집어 보면 일반적으로는 좌파로 구분된다는 의미잖습니까. 맥락적 변용이 가능하다는 주장을 가지고 기본적 정의를 바꾸려 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13/06/22 09:58
저랑 생각이 다른 분들이 많네요. 흐흐 OrBef님 댓글이 저랑 똑같은 시간에 달렸네요. 잘못읽었나 해서 다시 한번 봤지만 지금 저 논쟁에서 자신 만의 개념을 정통이라고 주장하는, 귀 막은 사람은 마키가 아니라 절세가인입니다. 마키의 정치적 좌파 우파 개념을 전혀 이해 못하고 있죠. 갑자기 한국 사회에서의 좌파의 특수성 얘기로 논점을 흐리고 있을 뿐 맑스주의 혹은 공산주의, 사회주의와 좌파를 혼동하고 있습니다. 그게 틀린 건 아니지만 다른 얘기죠. 서로 틀리지 않은 얘기에서 내가 옳고 너가 틀렸다고 주장하는 건 마키가 아니라 절세가인이네요. 오직 그 개념만 맞다고 주장하니 마키 입장에선 절세가인이 틀렸다는 지적을 안할 수가 없구요. 태도 때문인지 마키에 대해 비판적인 분들이 많은 거 같은데 저는 마키가 더 열린 입장이라고 봅니다. 위에도 썼지만 절세가인이 논거로 들고 있는 책들 또한 그 논리의 정치함이 아니라 주제의 신선함으로 화제가 됐던 책들이라 더더욱 절세가인의 손을 들어주기가 힘드네요. 한 권의 책만 읽은 사람을 경계하라는 격언에 딱 어울리는 사람이라고 봅니다.
애초에 자기가 주장한 개념만 옳다는 절세가인의 태도만 아니었어도 일찌감치 마무리됐을 이야기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넷 말싸움이 거의 그렇지만 별로 얻을 게 없는 이야기들이네요. OrBef님의 추게글과 참 비교가 됩니다. 흐흐
13/06/22 14:18
오래전에 치열하게 논의되었던 주제라 옛 생각이 모락모락 떠오르네요.
역시 디시에는 내공출중한 사람부터 지질학자까지 다양한 사람이 존재하는군요.
13/06/22 14:23
이런건 단어 하나하나를 가지고 다퉈야 하니 제대로 정의내리지 않고 논쟁하기 시작하면 하면 할수록 다람쥐 쳇바퀴 돌리듯 헛돈다는 생각이 들죠. 그러다보면 지쳐 떨어지기 마련이고 끝까지 돌리던 다람쥐가 정신승리..제 생각엔 마키쪽이 더 맞는말 같습니다. 개념을 계속 확장시키다보면 명확성이 떨어진다는 주장이 맞는거 같아요. 예외적인 상황을 전부 포함할수는 없는거겠죠.
13/06/22 17:09
일반론적인 부분에서 마키님의 의견에 전혀 동조하지 못하겠습니다. 개념의 확장이 명확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일반론'은 언제나 맞는 말이지만, 저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구체적인 논의에서 대부분(이번 사례에서와 마찬가지로) 논점과 별 상관이 없는 방향을 공격하게 되지요.
절세가인의 의견에 완전히 동조하지는 않습니다. 기본적으로 좌우의 분계선을 잡을 때 '경제적 영역'에 방점을 찍는 건 소위 '일반론적 관점'보다는 마키의 지적대로 '좌파의 관점'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고, 일반론적으로 옳다고 할 수는 없을 겁니다. 적어도 저 설명에 대해서는 절대가인의 설명이 부족하다고는 생각하지만, 그 이외의 부분에서는 대체로 마키의 주장에 전혀 동조하지 못하겠군요. 기본적으로 논의의 큰 틀인 '아나키즘은 극좌고 파시즘은 극우다'는 절세가인의 입장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아나키즘-파시즘의 층위는 좌파-우파의 층위와 완전히 다르죠. 이건 마치 '페미니즘은 극좌고 마초이즘은 극우다'급의 이야기입니다. 대분류상 좌파로 분류될 수 있는 스탈린주의와 김일성주의가 '일부 소수 학자에 의해서만' 혹은 '아무 근거 없이' 파시즘으로 여겨지지는 않습니다. 마찬가지로 어반 아나키즘이나 자유주의 아나키즘의 영역이 실재하는데 아나키즘이 극좌라니요(물론 아나키즘과 좌의 상관성은 파시즘과 우의 상관성보다 훨씬 가깝긴 하고, 이에 대해서는 조금 더 구체적인 논의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파시즘과 우의 상관성은 정말 떨어지지요). 일단 마키의 '오리지널 아나키즘은 국가 족구해 하는 거라서 좌파에 속할 수 밖에 없다'에서 절세가인의 인내력에 경외를 표하게 됩니다. 마키의 기본 패턴이 '오리지널' 집착증인 것 같은데, 대체 오리지널 아나키즘이 뭐죠? 페체르 크로포트킨식의 상호부조인가요? 프루동식의 '근본적 극좌주의?' 아니면 소위 좌파의 대부 맑스마저도 공격한 '공상적 사회주의 모델?' 인터내셔널에서 신나게 까였던 바쿠닌식의 '극좌 모험주의?' 그에 대해 밝히지도 않고 '아나키즘은 국가 족구해' 라고 질러버리고 나면 땡인가. 역사적 구체로 등장한 몇 안되는 아나키즘 세력인 CNT-FAI는 또 어찌 되고? 그리고 '이즘'의 개념성에 대해서도 마키가 이상한 소리 하고 있는거 맞구요. 실수한 거라면 절세가인이 한국 학자를 리퍼런스로 들었다는 것 정도? 체계성으로서의 이즘에 대해서는 구조주의를 들어도 좋고 포스트 구조주의를 들어도 좋고 아니 뭐 상식선의 이야기라 리퍼런스가 필요한지에 대해서도 못 느끼겠는데. 논리의 후반부부터 절세가인도 좀 이상하게 흘러가기는 하는데, 이건 마키가 계속 본론과 쓸데없는 이상한 공격지점을 만들어서 거기에 맞춰가다 저래 된 느낌인데요. 마키는 전형적으로 논리책 몇권에 사회과학 입문서 몇권 읽어보고 우쭐해하는 논조라 일단 보기 짜증나는건 논외로 치고. 마키가 성공한건 하나 있네요. 논의 내내 '그건 당신의 (권위도 없는 학자와 소수설에 기반한) 당신만의 생각이고' 라는 뉘앙스를 선동적으로 사용해서 소기의 성과를 낸 정도?
13/06/22 18:53
많은 부분에서 헥스밤님의 의견에 동의하지 않습니다. 사실 논점에서 일탈하게 되는 계기는 절세가인의 문제제기 때문이죠. 애초에 마키의 댓글은 아나키즘이나 파시즘에 대한 이야기가 아니라 대한민국 좌파와 사민주의를 한 묶음으로 보는 절세가인에 대한 반론이었는데 절세가인은 좌파가 '분배'의 문제에 기반한 경제적 구분이라는 자신의 개념을 고집스럽게 주장하고 있을 뿐입니다. 마키가 애초에 하고 싶었던 얘기는 좌파 내엔 현실 사회주의, 이상적 사회주의, 극좌 아나키즘, 사민주의 등등 다양한 분파가 존재한다는 거였지 아나키즘이 극좌라는 주장이 아니죠. 절세가인이 자신만의 좌파 개념을 내려놓고 대화하려는 자세가 아니었기 때문에 벌어진 일입니다. 마키는 처음부터 끝까지 좌파의 다양한 스펙트럼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고 그건 본문글에 대한 적절한 논점입니다. 아나키즘이 극좌인지 파시즘이 극우인지가 애초 논점이 아닌거죠.
아울러 계속 이야기하고 있습니다만 둘다 틀리지 않은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극히 제한된 컨퍼런스를 가지고 자신만의 개념 활용을 옳다고 줄기차게 주장하고 있는 건 절세가인입니다. 애초 마키가 주장한 게 '너 좌파를 너무 좁게 보고 있는 거 같아' 라는 주장이니 마키는 계속 아니키즘이 극좌인지 아닌지가 아니라 절세가인의 개념 활용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게 되는거죠. 본문도 그렇고 댓글도 그렇고 귀 막고 맥락없이 자기 얘기만 하는 건 절세가인입니다. 헥스밤님이 주장하고 계신 것처럼 마키가 아나키즘이 좌파라고 적극 주장하고 있는 게 아닌거죠. 그러니 그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올 수가 없죠. 아마 그래서 마키가 무식하다는 얘기들이 나오는 거 같은데, 실제로 마키가 무식한지 아닌지와는 별개로, 마키는 이 논쟁에서 아나키즘과 극좌, 파시즘과 극우에 대한 자신의 지식을 피력할 이유가 없었을 뿐이라고 봅니다. 본문글과 별개로 아나키즘 - 좌, 파시즘 - 우가 틀렸냐고 하신다면 저는 틀리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누가 개념의 현재 활용을 딱 정의하고 이것만 옳다고 이야기할 수 있겠습니까. 학문의 영역에서도 논리적 구성물로 편의상 활용하는 개념 정의를 현실 세계에 적용한다? 어불성설이죠. 쉽게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주의들을 말하지만 이즘의 경계는 더 나은 버전으로 업데이트 되어 모든 사람이 같은 버전을 사용하는 핸드폰 어플들과는 다르다고 봅니다. 그렇다면 서로 각자의 개념에 대해 이해하고 그 바탕에서 논의를 전개해야지 어떤 리퍼런스를 가지고 자신이 옳다고 주장하면 쓰나요. 성경이라는 똑같은 리퍼런스를 가지고도 수많은 기독교도들이 그렇게 오랫동안 미친듯이 싸웠는데 말입니다. 사족으로 우리나라에서 아나키즘이 극좌인지 아닌지가 무슨 의미가 있나 싶기도 합니다. 본문 글이 없었으면 영양가 높은 대화들로 많은 것들을 배웠을 수 있었을 내용인데 본문 글로 인해 논의의 장이 처음부터 구겨져서 많이 아쉽기도 합니다만, 그랬으면 다른 분들 글 열심히 읽으면서 저는 리플을 안달았을 거 같기도 하네요. 나중에 다른 어딘가에서 좋은 논쟁이 벌어지면 또 열심히 관람하고 싶습니다.
13/06/22 20:31
애초에 논의의 시작은 (그리고 피지알 본문의 제목은) 아나키즘이 좌익인가, 파시즘이 우익인가에 대한 이야기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는 글 중반에 <처음 키배가 시작했을 때 이과생이 좌파 공산주의 아나키즘을 헌법상 용납 못한다고 했고, 나는 아나키즘 분명 극좌라고 했고, 절세가인은 줄창 아나키즘은 좌우랑 관계없다, 파시즘도 좌우랑 관계없다고 한거. (마키)> 로도 다시금 정리됩니다. 애초에 논점은 제가 보기에도 제목이 말하기에도 마키가 말하기에도 피쟐 본문의 제목이 맞는 것 같은데요. 좌우의 규정성에 대한 논의는 저 논의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야기구요. 절세가인에게 논점 이탈의 죄목은 적용되지 않습니다. - 이후 마키의 좌우개념은 가관입니다. <좌우파의 개념은 시대에 따라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현재 체제를 지키느냐 엎느냐로 보면 대강 맞음. 공산주의가 한국에서 좌파로 분류되는 이유는 현 자본주의 자유주의 체제에 위협이 되기 때문임. 반면 구소련이나 중국 같은 데서 양/다당제 민주주의를 외쳤다면 좌파로 분류되겠지 (마키)> 마키의 논리에 따르면 중국 문혁시기의 주자파는 좌파네요. 자본주의를 좆는 좌파라니 '상식적인 면에서' 이해하기가 조금은 쉽지 않군요. 마오쩌둥도 홍위병도 학계도 상식도 '우파'로 분류하는 주자파-자본주의를 좇는 파-가 좌파가 되어버리는 신묘한 논리인데. 심지어 구소련 체제에서의 트로츠키주의/부하린주의도 좌파가 되어버립니다 (뭐 다함께같은 친구들은 트로츠키야말로 좌파의 정통이라고 내세우긴 하지만) - <애초에 좌우 개념은 프랑스혁명부터 시작됐는데, 프랑스혁명이 자유 vs 분배 구도였냐? 절대주의 왕정의 부패와 불합리성에 대한 민중의 저항이다 (마키)> 마키 이분은 남의 말은 전부 '권위도 없고 근본도 없는 이야기'로 치부하며, 자기는 '오리지널 아나키즘' 이 어쩌고 '프랑스 혁명이 원래 어쩌고'를 이야기합니다. 프랑스 혁명의 다층성-절대주의 왕정과 신권, 부르주아의 대두와 기층민중의 반동성-에 대한 일언의 언급도 없이 프랑스 혁명은 원래 저건데 저기서 그냥 좌우가 나와, 이러고 땡이네요. 무슨 논의를 하자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이래놓고 <틀린 예 그렇게 구구절절 들지 마라. 어떤 컨셉에 대한 정의를 내리는 건 사람마다 다 다를 수 있고 다르게 정의할 자유가 있지만 그래도 근거로 들이밀면서 제출을 할 때는 그 컨셉 정의를 내린 사람에게 그만한 권위가 있어야 하는 거다. 권위없는 자료 자꾸 들이대지 마라. (마키)> 라니. 그대로 본인에게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입니다. 대부분의 개념에 대해 자기가 쉽게 정의해놓고 일언의 언급도 없는 사람이 저런 말 할 자격은 없지요. - 절세가인의 좌우 개념에서 문제가 되는 부분은 좌우 개념을 '분배의 문제'에 집중했다는 겁니다. 이는 약간 논란이 될 수 있는 부분이긴 합니다만 '틀린 이야기'가 되기는 힘듭니다. '근거 없는 자신의 이야기를 고집스럽게 늘어놓는다'의 혐의를 적용하기는 힘이 듭니다. 실제로 꽤 많은 정치성향 분류 혹은 정치학의 이야기는 현제의 사실상 '외부가 존재하지 않는 제국으로서의(정치경제학적) 자본주의(네그리-하트)'와 떼서 논의하기 힘들구요. - 다시 마키로 넘어가서, <소련의 스탈린, 볼셰비즘, 김일성의 남침, 북한의 대숙청을 전부 다 아무 근거 없이 파시즘에 몰아넣다니. 너님이 읽은 그 글을 쓴 저자가 과연 적절한 정당화 없이 그 일련의 사건들을 너처럼 무조건 파시즘에 몰아넣고 파시즘을 정의했을까> 얼마나 더 설명을 해 줘야 되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 '아나키즘과 좌파가 정치적 스펙트럼을 달리한다니 정치라고는 코딱지만큼도 지식이 없는 주제에 검색이라니' 에서부터 마키의 논의에 대한 태도와 지식의 열악함에 대해 뭐라 형언하기 쉽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 여기까지가 본문글에 대한 내용이구요, 이와 별개로 일라이쟈님의 '개념성'에 대해서 몇 가지 첨언하자면, 기본적으로 저는 일라이쟈님의 개념 구성성에 대해 거의 전적으로 동의하는 편입니다. 다만 '각자의 개념에 대해 이해하고 그 바탕에서 논의를 전개해야지'에 대해서, 절세가인이 논리적인 측면에서나 학술적인 측면에서나 개념의 이해도가 그나마 조금 낫다고 생각됩니다. 엄밀히는 마키가 모자란 것이겠죠(이에 대해서는 위에서 충분히 설명했다고 생각합니다). '각자의 개념에 대해 이해한 논의'는 실제로 양자의 이해가 전제되었을 때 가능한 겁니다. 한쪽이 몰이해를 바탕으로 몰아붙일 때에는 불가능한 것이지요. 아무리 사회과학적 개념들이 '다양하고 넓은' 규정성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소위 과학철학이나 지식사회학의 언어를 빌리자면) 학문 체계에서 인증받은 개념성이 있고 그렇지 않은 개념성이 있습니다. 학문체계에서 인증받은 개념성만이 옳은 개념성인 것은 아니지만, 그렇지 않은 개념성을 서술하는 데 있어서는 더 큰 주의가 필요하겠지요. (말씀하신 비유를 빌려 성경을 이야기하자면, '이단'은 아니지만 '이단'처럼 보일 수 있는 주장들이 그러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비록 제가 정치학 전공자는 아니지만, 나름대로 유사 학문 전공자로서는 절세가인 쪽에 손을 들어주고 싶습니다.
13/06/22 23:23
장문의 리플에 진심으로 감사 드립니다. 사실 애초부터 담론장이 좀 구겨져 있는 데서 시작한지라 리플 시작을 해놓고도 이걸 올릴 필요가 있나, 긍정적인 방향으로 잘 정리가 되려나 싶었는데 제 리플과 별개로 헥스밤님이 너무 친절하게 글을 올려주셨네요. 감사합니다~!
저와 헥스밤님의 시선이 다른 건 도서갤에서의 글이 어떤 맥락에서 비롯된 것인가에 대한 다른 이해 때문인 듯 합니다. 글 처음부터 저는 마키의 답답함이 이해가 되더라구요. (사족을 한마디 덧붙이자면 디시에서 가져오신 원 글의 제목은 '이과생분. 대한민국 좌파가 공산주의 하자는게 아니오. 요약해보오. ^^' 였습니다.) '지가 대한민국 좌파를 다 아나? 무슨 헌법, 사회적 안전망 같은 얘기만 하고 앉아서 좌파 운운하는거야?' 라는 생각이 들었겠죠. 그래서 첫 리플이 아마 저렇게 달리게 되었겠죠. '공산주의 좌파 맞거든?' 근데 엉뚱하게 절세가인이 아나키즘을 물고 늘어지기 시작하는거죠. 간단히 요약을 해보면 대한민국 좌파는 공산주의 하자는 게 아니다 -> 좌파엔 공산주의도 들어간다. 아나키즘도 마찬가지 -> 아나키즘이 극좌라는 근거는? 적어도 저는 이과생이라는 사람이 얘기했던 '좌파 공산주의 아나키즘'에서 아나키즘은 극좌 아나키즘이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마키와 절세가인 모두 아마도 이과생이라는 사람이 일베에서 온 사람이 아닐까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니까 말이죠. 근데 갑자기 맥락에선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던 '아나키즘' 개념 자체에 대한 생뚱맞은 문제제기가 시작되는 거죠. 그러니 마키는 답답하지 않겠습니까? 좌파라는 사람들이 너가 생각하는 것보다 꽤 다양하다는 얘기를 하고 있는데 갑자기 맥락 싹 다 무시하고 정치학 개론 수업 시간에 할 추상적 개념물에 대한 얘기를 하고 앉아서 가르치려 들고 있으니 말입니다. 그것도 개론 교재만큼의 권위도 없는 책들을 근거로 말이죠. 이러니 마키가 스텝이 꼬여서 중간 중간 헛소리가 안나오겠나 싶었던 겁니다. 근데 뭐 그건 저사람들 얘기고, 아무튼 긴 리플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DC의 원 글만 아니었으면 더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을텐데 조금 아쉽네요. 다만 좌파와 분배의 문제는 말씀주신 것처럼 더 얘기할 수 있는 것들이 많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좌파의 '정치경제학'적 함의는 역사적으로 봤을 때, 굳이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체제를 거스르는 변혁적 운동성으로서의 좌파(마키)가 더 옳다고 생각합니다. 혁명사에서 무수하게 벌어지는 좌우 논쟁에서 '좌향좌'는 자본주의나 분배나 혹은 그 어떤 경제적 함의를 지녔던 것이 아니라 더 갈 것인지 그만 가야하는지의 문제였습니다. 좌파를 무슨무슨주의에 국한시키면 시야가 너무 좁아지지 않나 생각합니다. 사족이 길었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다른 글에서 또 좋은 생각 나눠주세요^^
13/06/23 00:45
그런 맥락이 있었군요. 그러한 맥락이라면 일라이쟈님과 도갤의 마키가 답답함을 느낀 부분이 일견 이해되기도 합니다.
- 이와는 별개로 담론장의 왜곡이 정말로 아쉬워지는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라이쟈 님과 오르베프 님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덧글을 주신 덕에 즐겁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아마도 다음에는 조금 더 좋은 기반을 바탕으로 더 재미있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아니, 희망해보렵니다. 흐으. 좋은 주말 되시기 바랍니다 모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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