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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13/06/06 18:38:06
Name 헥스밤
Subject [일반] 장어를 팔아서 일년에 2억을 벌어보자.

어느 날 친구가 말했다. 자기 아는 놈 하나가 장어구이집을 열어서 한달에 이천만원씩 번다고. 너도 여기서 술이나 만지고 있지 말고 장어구이집이나 열어서 돈이나 벌라고.

장어구이집 사장의 스토리는 대충 이렇다. 편의상 김군이라고 하자. 김군의 부모는, 어렸을 때부터 놀기 좋아하던 김군을 곱게 보지 않았다. 이렇게 시간 죽이느니 유학이나 다녀 와라, 하고 유학을 보냈지만 갔다 와서도 영 신통치가 않은 것이다. 이놈 어떻게 하면 사람 구실을 시킬까 고민하던 김군의 부모님은 묘안이 떠올랐다. 김군 아버지의 형님 되시는 분이 서울의 꽤 노른자위에 건물을 하나 소유하고 있었는데, 그 1층에 고깃집인지 뭔지가 잘 되고 있었다는 것. 김군의 아버지는 형님께 부탁하여 고깃집을 내쫓고, 김군에게 거기 장어구이집을 열어주셨다. 모든 것은 적법하게 흘러갔고, 김군은 한달에 일이천씩 버는 훌륭한 사회의  일꾼이 되었다. 해피 엔딩. 장어가 먹고 싶어지는 저녁 시간이다.

장사를 해서 먹고사는 방법은 건물주가 되는 것 밖에 없다. 월세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는 건 어떤 의미에서 둘째 문제다. '쫓겨나지 않을 권리' 이것이 중요하다. 당장 나도 보다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하여 공업용 대형 제빙기 설치와 환기 설비 강화, 그리고 수도 공사를 하고 싶지만 건물주가 그걸 그냥 곱게 봐줄 리가 없지. '장사 잘 되나 보네 공사도 하고' 식으로 월세어택 들어오면 노답이다. 물론 꼬우면 나가면 된다. 내가 다 죽어가는 건물의 상권 활성화시킨-내가 들어온 건물은 신촌의 대표적인 무덤급 건물 중 하나다-영업권에 대한 보상따위는 법이고 나발이고 못 챙기고, 내가 설비공사 한 것들을 내 돈 들여서 철거하고 나가면 된다. '법적'으로 쓴 계약서에 '퇴거 시 영업이익과 권리금을 요구할 수 없다'와 '퇴거 시 설비를 복구한다'가 써 있으니까요. 이건 내가 따로 건물주와 쇼부본 게 아니라 상권의 모든 계약서에 기본 옵션으로 인쇄되어 있는 부분이다. 꼬우면 계약 하지 마시든가요. 뭐물론대부분 적당히 눈감아 주지만 트러블 생겨서 나가는 판에 그런 걸 눈감아줄 사람이 세상천지에 어디 있는가. 아니면 오른 월세를 내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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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에 대한 넋두리를 늘어놓고 싶은 기분이지만, 쓰고 싶은 글은 그런 게 아니라 좀더 힘든 나의 우리의 삶이다. 서른이 되고 보니 삶이 왜이리 팍팍한지 제기랄. 대학 시절이 좋았다. 돈이 없어 학자금 대출로 학비를 때려박고, 생활비와 고시원 월세가 없어서 알바를 남근추출적으로 했다. 명문대 간판이라는 어이없는 특권 덕에 참 돈을 쉽게 벌었다. 한달에 150짜리 과외도 해보고 뭐 그랬으니까. 친구들은 모두 나와 같았다. 가난한 집안의 대학생들. 죽어라 알바를 해서 항상 주머니엔 돈이 차고 넘쳤다. 대학을 졸업한 후에 아버지께 건물을 물려받아 앉아서 한달에 월세만 천만원씩 버는 친구놈한테 술도 사고 했으니 나는 부자였다. 난방도 냉방도 제대로 안되서 신규 입실한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달만에 방을 빼고 마는 월세 17만원짜리 고시원에서 3년동안 살았던 부자. 기분이 언제나 똥같은 덕에 돈을 마구 썼다. 뭐, 어떻게든 되지 싶었으니.

생각해보니 어린 시절에도 나는 제법 부자였다. 철거민촌으로 사방이 둘러쌓인 서울 변두리의 어느 동네에서, 맞벌이하는 부모님과 함께 번듯한 주택에 살고 있던 나는 동네에서 꽤 부자였던 것 같다. 일단 부모가 둘 다 있었고, 심지어 그 부모가 둘 다 직업이 있다는 점에서 꽤 많은 동네 친구들보다 잘 살았던 것 같다. 부모가 없거나 부모가 사실상 직업이 없는 친구들이 많았으니까. 그렇게 운좋게 얻은 편한 생활 속에서 편하게 공부해서 괜찮은 대학에 들어가고 나니 와우, 멋진 신세계였다. 대학에 들어가서 비로소 나는 '내 친구 부모들 중에는 교수도 의사도 변호사도 한명 없는데, 다 어디 있는거야' 라는 의문을 해결할 수 있었다. 아, 다 여기 있었구나. 아닌 애들도 있고 뭐. 그렇게 아닌 놈들과 친하게 지내다가, 부모가 네 명 있는 대학 친구의 소개로 17만원짜리 고시원에 입성했다. 그의 부모는 원래 둘이었으나 이혼을 하고 둘 다 재혼을 해 네 명이 되었다. 역시 부모는 두 명 정도 있는게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 한 명은 모자라고, 네 명은 많다.

싸구려 술을 마시고 싸구려 이야기를 나누며 즐겁게 살았다. 졸업하면 뭐 어떻게든 되겠지. 과외비 나왔으니 오늘은 일단 마시고 내일 다시 생각하자. 너 학원강사 자리 구했다며? 다음 달에 큰판 한번 벌려야겠네. 애인을 비롯해서 친구놈들이 다들 일하는 대학생이었으니 주머니에 돈은 항상 많았다. 학비같은 건 대출하면 그만이지. 그리고 졸업이었다. 학교를 떠나기가 두려웠다. 기형도의 시였나. 아무튼.

대학원에 진학하니 상황은 좀 더 아름다워졌다. 나는 십여 명의 동기들 가운데 명확하게 가장 못사는 집의 아이였다. 나 다음으로 못사는 친구 아버지가 건축가고 어머니가 약사였다. 다행히도 내 다음 학기에 부사관의 아들이 입학해서 그에게 극빈자의 타이틀을 양보할 수 있었지만. 동기들의 대부분은 적어도 부모 둘 중 하나는 의사든 변호사든 교수거나, 부모가 둘인데 의사와 변호사와 교수가 다 있거나. 왜 그런거 있지 않나. 의대 교수면 의사면서 교수잖아. 하지만 그런 데 꿀리지 않아. 남자는 패기죠, 하고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해서 이상한 연구 주제를 들이밀고 1학기에 국제 학회 발표도 하고 2명뽑는 장기장학금 수혜자에도 뽑히고 재학 중에 학진등재지에 1저자로 논문도 올리고 뭐 나름 열심히 했다. 참고로 이거 자랑이다. 인문사회대에서 1저자로 등재지 논문 쓰기 쉽지 않아 이사람들아. 아무튼 이런저런 일들이 있었고 몸도 상하고 마음도 상했지만 뭐. 그리고 또 한번의 졸업.

고민을 하다 공부를 때려쳤다. 힘들게 살고 싶지 않았다. 순수학문을 하자니 유학을 가야 쓰것는데 유학을 준비하기도 벅차고 가도 벅차고 돌아와도 벅차다. 그렇게 질질 끌려다니느니 돈이나 벌자, 는 게 요지였다. 공부는 돈 많은 애들이 잘 하고, 나처럼 돈도 없고 멍청한 놈들에겐 딱히 어울리지 않는 옷이다. 실제로 유학 성적을 보면 대체로 있는 집 자식들이 잘 갔다. 물론 내 동기 모군처럼 진심 미친 퍼포먼스를 보여준 놈들도 있고. 아마 그놈은 교수가 될 거다. 안되면 안된다. 나 다음으로 못살던 그놈이다.

그리고 이십대가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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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되니 다들 어떻게든 지 앞가림들은 하데. 절대 결혼하지 못할 것 같은 놈이 고등학교 동창놈들 중에 가장 빨리 결혼을 해버렸다. 전업 스쿠버 다이버가 되겠다는 개소리를 늘어놓던 친구놈은 은행원이 되었다. 여자 친구는 전업 학원 강사가 되었고, 학부 시절 동아리에서 '변혁적 언론 운동'을 결의한 한 친구는 조선일보에 한 친구는 프레시안에 입사했다. 되도 않는 농담을 늘어놓던 재미없는 놈은 대기업에 입사했고. 소위 NL운동을 빡세게 해서 학생회장까지 한 놈은 졸업 후에 실종되어서 다들 농담으로 '그새끼 북한 갔나보다' 했는데 알고보니 대기업 중공업에 입사해서 두바이인지 아랍에미리트인지 어디 가서 발전소를 짓고 있더라. 그리고 한 친구는 금장 2티어가 되었다. 어떤 놈은 중소기업에 입사해서 '이놈의 회사 일은 뭐빠지게 시키면서 돈은 뭐만큼 주네' 하고 욕을 입에 달고 살고. 근데 그럴 건 없잖아. 넌 임마 내가 야근하는 꼴을 못봤구만 이 월급도둑놈아. 술먹고 넘어져서 유리로 된 문을 와장창, 깨고 유리 파편에 손가락을 잘라먹어 한 1년 손을 못 쓰던 놈은 로스쿨에 다니고 있고. 뭐, 다들 그렇게 살아가고 있다. 부모가 네 명인 내 친구는 그럭저럭 괜찮은 회사에서 그럭저럭 괜찮은 일을 하고 있고.

살아는 가고 있다 이말이지.

근데 이거 너무 힘이 든다. 그리고 앞으로의 답이 보이질 않는다. 그리고 뭔가 재수가 없는 것 같다는 생각도 좀 든다. 음, 이를테면 뭐랄까. 친구 중에 자기 명의로 저기 경기도 어디에 아파트가 있는 놈이 있다. 부모님이 자기 이름으로 대출받아 사놓고 '자 이제 이거 니꺼니까 니가 빚 갚으면서 살아라'고 하게 된 그런 케이스. 연봉은 한 이천 되나. 연봉 이천으로도 내집마련의 꿈은 간단하다. 서울 사는 부모님 집에서 출퇴근 하면서 말이지. 그 부모님도 운이 좋았지. 내 기억에 그놈이 살던 집의 집값이 10배 뛰었다. 이천만원 좀 넘던 집(서울 변두리 중에서도 변두리다)이 재개발 어쩐다 해서 2억 얼마가 되었더랬지. 그래서 부모님이 좀 덜 변두리로 나오고 뭐 그런 스토리. 운이 좋군. 쳇.

스쿠버 다이버를 꿈꾸다 은행원이 된 놈은 연봉을 꽤 받겠지. 내가 이름을 아는 은행이니 1금융권이 맞을 거고. 하지만 그는 언젠가 술자리에서 그런 말을 했다. 0이 여덟 개 있는 데 까지는 빚으로 보이는데, 아홉개부터는 비현실적인 숫자로 보여. 별건 아니고, 우리 부모가 앞으로 남은 빚이 대충 그 정도 된다는 거지. 그리고 우리는 위스키를 마시고 또 마셨다. 젠장. 돈이 없어. 집은 멀고 새벽에 출근해서 밤늦게 들어오는지라 여의도 근처에 원룸 하나 얻었는데, 좁아서 침대가 안 들어가. 빌어먹을. 아. 학자금 대출 빠지겠네 젠장.

출판사에 다니다 비슷한 일을 하는 애인과 사귀게 되어 결혼을 한 친구가 있다. 뭐, 부모님이 돈이 좀 있으셔서 서울 변두리에 빌라 하나 사주셔서 말이지. 그 친구는 결혼을 하고 바로 직장을 때려치고 전업 주부가 되었다. 박봉으로 유명한 출판업계, 그것도 여성 직원 혼자의 봉급으로 가정을 꾸리는 우리 시대의 멋진 가정이다. 뭐, 집에 돈이 있고 덕분에 이나이에 서울에 집한 채 있으면 못할 게 뭐 있나. 지금의 법적인 최소임금 4860원을 받고도 삶을 유지할 수 있겠구만.

물론 정말로 훌륭한 경우도 있지. 고등학교 동창놈인데. 아버지는 알콜 중독이라 결국 이혼하고 어머니랑 살았던가 그래. 어머니는 허리끈 졸라매며 살았고, 공부를 못하지는 않던 친구놈은 저기 어디 지방대 과수석으로 전액 장학금 받고 들어갔어. 등록금 낼 돈이 없었으니까. 뭐 그래서 흘러흘러 이거저거 하다가 신의 직장이라는 'XX공사'에 특채로 뽑혀가더라. 직장이 지방이라 지방으로 내려갔긴 했지만, 순수하게 자기 돈으로 집도 사고 결혼도 한 우리 시대 훌륭한 젊은이의 이야기지. 그런데, 이런 케이스는 거의 본 적이 없다는 게 슬프지. 결혼? 그거 돈 있어야 하는거 아닌가. 내 돈 말고 부모돈 말야. 서른에 연봉 오천짜리 두 명의 커플이 아닌이상은.

하지만 생각해보니 저 공사다니는 놈 말고 다른 예시도 다 좀 특이한 면이 있어. 보통은 잘 사는 집의 친구들은 좋은 데 취직하고, 안 그런 경우엔 안 그래. 보통은 저렇더라고. 뭐, 대한민국은 평등한 나라니까, 잘 살아서 좋은 데 취직한 건 아니겠지.

모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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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이 뭐랄까 경제적으로 독립하고 사회적으로 일어나, 진정한 이 사회의 '개인'으로 거듭나야 할 서른 살인데, 왜 자꾸 집의 돈이 문제가 되지 제기랄. 대기업 입사해서 연봉 오륙천을 찍어도 세금 빠지고 학자금 대출 빠지고 부모님 생활비 드리고 부모님 빚 갚아드리면 통장 잔고는 언제나 할딱거려서 침대도 안들어가는 원룸 구석에 몸을 접어야 되고. 적당히 한 이천만 벌어도 서울의 내 집에서 와이프랑 알콩달콩 살아가고. 열심히 살았던 것 같은데말야. 진짜 일년에 한 이억쯤 벌지 않는 이상 답이 없네.

근데 또 뭐, 굳이 열심히 살 필요가 있나. 그냥 큰아빠 건물에서 장어구이집이나 하면 되잖아.

나처럼 맨날 수도 터져서 간헐적으로 수도가 안 나오고, 건물 벽을 창호지로 만들었는지 비오면 습기와 투쟁해야 되는데다, 클럽 바로 옆에 붙어있어서 입구가 취객과 클러버들이 앉아 쉬는 벤치로 변해버리는 코딱지만한 건물에서 똥싸지 말고 말야.

생각해보니 이십대에도 그랬지. 내가 나름 20대에 사업도 좀 해봤어. 나는 나름 관련분야에 노하우도 가지고 있고 인맥도 가지고 있고 명문대 딱지도 가지고 있고 해서 잘 될줄 알았는데 그냥 무너지더라구. 돈이 없고 하드한 인맥이 없었으니까. 내 사업 벤치마킹한 후배 그룹이 둘 있었는데, 그애들은 그래도 한 1년 버티더라구. 하나는 아버지가 현직 프로야구 감독들한테 전화해서 같이 술먹는 분이라 뭐 전화 한통이면 미팅이 바로 잡히고, 하나는 아버지가 뭐 어디 공사 사장급에다 친척형이 '놀지만 말고 너도 유학이나 가라' 해서 유학가서 거기서 무슨 스포츠 브랜드 판권 몇개 집의 돈으로 사들여서 아시아권 판매망 갖춘 친구니까, 1년 버텼겠지 뭐. 내가 그런 포지션이었으면 지금 빌딩 한채는 올렸겠지만 뭐 어쩌겠어, 운이 없는걸.

돈이 있다고 뭐 다 성공하는 건 아니지. 돈이 없어도 성공할 수 있고 말야. 뭐, 스타강사 김미경도 어렵게 살았다고 하잖아. 너무 어렵게 살아서 '집에 돈이 없어서 음악에의 꿈을 포기하고 20대에 강남에 피아노학원을 차려 학원 원장이 된' 가난한 집안의 사람도 스타강사가 될 수 있다고. 그러니 우리 모두 힘내자고. 일단 뭐, 나부터 힘내봐야지.

친구가 농담으로 가끔 그런 말을 했어. 꼬우면 부자아빠한테 태어나든가.
꼬우면 할수 없지 뭐. 이게 이 세상이 돌아가는 법인데 뭐. 어쩔 수 없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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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06/06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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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추천 후감상하렵니다
가을독백
13/06/06 18:46
수정 아이콘
세들어서 장사하고있는 입장입니다만, 좋은 주인 만나는것도 복이라고 생각합니다..
르웰린견습생
13/06/06 18:52
수정 아이콘
아…. 먹먹해지네요….
AttackDDang
13/06/0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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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크크 처음부터 끝까지 술술 읽히네요. 잘읽었습니다. 저도 지금 대학원진학을 생각중이라 생각이 많은데... 한번더 생각하게 만들어주는 글이네요..
옆집백수총각
13/06/06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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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추천 후감상하렵니다(2)
13/06/06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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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때 선생님이 그러셨죠.

"꼬우면 성공해라, 세상이 맘에 안들면 니가 성공해서 세상을 바꿔라."

뭐 성공하지도 못하고 세상을 바꾸지도 못했지만 말이죠 크크크.

부모님과 10년 넘게 남의 건물에서 장사하고, 지금은 건물주로 있는 입장에서 동감가는 말도 있고 아닌 말도 있습니다.

사람이 어차피 출발선이 다 다르고 능력도 다르니까요.
13/06/06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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헥스밤님의 글은 언제나 단숨에 읽어버리게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그런데 읽고 나서 우울해지는 이 기분은 뭐지.....
13/06/06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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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쭉 읽혀지는 글이네요.. 저렇게 부모님 짱짱한 운좋은(?) 친구들의 삶은 참 꿈같은 삶이네요
노틸러스
13/06/0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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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이여기를 보며 제 부모님은 그런 게 없구나.. 할때마다 그런 생각을 한다는 자체가 죄송할 뿐입니다..
에혀 성공해야지 하지만 저도 뭐 똑같거나 더 노답이죠 ㅠㅠ
휴 어렵네요 허허
Go_TheMarine
13/06/06 1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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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하지만 슬퍼지네요 크
화려한 친척들에 비해 평범한 놈인지라....
바우머리돌
13/06/06 1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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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정말 현재 젊은이들의 모습이 느껴지는 어떻게 보면 무서운 글이네요...
약간 박민규씨 소설을 읽는 기분으로 재밌게 읽었습니다.
13/06/06 1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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왠지 리쌍사건이 모티브가 되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글이군요.
현실의 단면을 생생히 보는 듯 하네요. 잘 읽었습니다.
Je ne sais quoi
13/06/06 1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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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읽었습니다. 역시 잘 읽히네요.
대경성
13/06/06 1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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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날은 1층 해물탕집 집에서 내부 공사한다고 하루 종일 아래에서 쿵쿵 울리더라구요
오전 11시쯤 한손님있었는데 너무 시끄러워서 아래 내려가서 보니 뚜꺼운 벽을 망치로 깨고 있더라구요...

오후 3시가 되서 손님이 가득찼는데 그때도 너무 시끄러워서 시끄러운건 둘째고 땅이 흔들려서 거기위에 앉은 애들이 놀라고
게임하던 동네 형들이 시끄럽다고 하더라구요 그래서 한번 내려가보니 너무 시끄럽고 땅이 흔들려 애들이 무서워한다 그러니

아래집 사장이 망치를 들고 멱살을 잡으며 이웃간에 이정도도 이해못해주냐고 하더군요
옷이 뚜두둑 터지는 소리가 나고 망치를 들고있는데 확짜증이 나서 그냥 맞아야되나 쳐야되나 싶다가도 그냥 참고 있었는데 밀치더군요

세상에 작업량은 4시간동안 벽깨는거 가로세로 20cmx10cm 정도해놨는데 할일을 아직도 10프로도 안해놨더라구요

가게 다시 올라와서 동네형들이 보더만

계산하고 내려가면서 실랑이를 벌렸나 보더라구요

"어이보소 영감"

"아니 우리도 손님이고 게임하러 와서 스트레스 풀러왔는데 시끄러워서 게임을 못하겄소"

""아니 그까지 게임이 머라고 유난을 떠노? 그냥 대충하다가 가지 그거 머라고 그래삿노?""

"영감 아니 서로 장사하는입장에 욕을 하면서 같은 사장인데 나이 어리다고 이새키 저새키 하는게 말이되요?서로 묵고 살자고 하는짓인데

글고 영감 안에 그거 어느세월에 하겠소 인부들 불러가지고 그망치로는 답도 없구먼 내일 아침에 인력 온다더만 그인력오면 함마 들고

요때리고 저때리고 하면 금방되겠구먼 그망치로는 답도 없소"

하니까 뒤에 마누라가 보더니 그냥 오늘은 여기까지 하자고 내일하자고 하면서 작업을 끝냈다고 하더라구요

근데 여기서 끝이 아닌게

3층 건물 주인이 오더니만 하는소리가

"이리 와보이소...아니 밑에 그공사를 하는데 이해를 못해줘요? "

여기서 진짜 빡침

"아니 내가 지금 억울해 죽겠는데 망치를 가지고 멱살을 잡고 대가리를 때릴라고 하는데 경찰에 신고할껄 참고참고 있는데

그게 말이 되는 소리요?와 억울해주겠네...아니 손님이 있다가 건물이 흔들려서 무서워서 다나가는데 어느정도로 해야지

지금 이렇게 와서 말이 되는 소립니까?"라고 계속 하니 할말이 없는가 올라가더군요

이 얘기가 누나 매형한테 까지 흘러 들어가게 되고;;;

매형왈" 건물주도 참 문제가 많네 ...빨리 계약끝나면 나가야겄다 "
13/06/06 19:56
수정 아이콘
깨알같은 금장 2티어....
글 잘 읽었습니다.
13/06/06 20:05
수정 아이콘
헥스밤님 글은 빠짐없이 읽습니다. 오늘도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좋은 글과 더불어 좋은 세상이군요 크크 저도 장어가 먹고 싶군요.
13/06/06 20:26
수정 아이콘
저도 동창회 나갈때마다 듣는이야기가..
수업시간에 맨날 잠만자던놈이 제일로 성공하고 공부열심히 한녀석은 폰팔이나.하고있고 뭔가 세상이 잘못되었다면서 한탄하더군요.
13/06/07 07:35
수정 아이콘
공부 잘하고 학벌 좋은건 어디까지나 성공할 수 있는 확률을 높여주는것 뿐이니깐요
대박나는건 결국 운이죠...
나이트메어
13/06/06 20:32
수정 아이콘
그나저나... 장어 가게는 요새 힘들다고 알고 있습니다. 치어 문제 때문이라던가...
물론 본문에서처럼 건물주라면 당연히 다르겠지만.
켈로그김
13/06/06 21:38
수정 아이콘
한숨 팍팍 나오네요.. 오늘 하루종일 장농닦느라 잊었던 팍팍함..
대통령 문재인
13/06/06 21:55
수정 아이콘
참 글 잘쓰세요.. 추천 꾸욱
가을방학
13/06/06 22:02
수정 아이콘
글 잘 읽고 갑니다...
에비앙워터
13/06/06 22:21
수정 아이콘
추천을 부르는 글솜씨입니다.
저번에 올려주셨던 대학원 글도 잘 읽었습니다. :)
Paranoid Android
13/06/06 23:10
수정 아이콘
왜난금장2 티어가부러운가....
4월이야기
13/06/06 23:57
수정 아이콘
글 잘 읽고 갑니다...(2)
글에서 사람 사는 냄새가 나요..
13/06/06 23:59
수정 아이콘
추천한방~! 힉스밤님의 글을 읽다보면 성석제씨의 글빨이 약간 느껴집니다.
13/06/07 00:01
수정 아이콘
항상 얘기하지만 글 너무 잘쓰세요. 추천 한방 쾅.
안철수대통령
13/06/07 00:24
수정 아이콘
현실감 느껴지는 씁쓸한 글이네요.
좋은글 감사합니다...
장어의심장
13/06/07 01:07
수정 아이콘
진짜 집에서 장어구이집을 해서 클릭했는데

글 잘읽고 갑니다.
13/06/07 07:03
수정 아이콘
음... 그냥 추천을 누르고 나가기에는 대단히 허전하지만 딱히 헥스밤님이 읽기 편한 리플이 어떤 걸까 감도 오지 않는,
그래도 여전히 그냥 나갈 수는 없는 글이네요.

술 한잔 마시며 헛소리 지껄일 친구들이 참 소중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헥스밤님께 글쓰기가 조금이나마 '투지'를 다지는,
혹은 시선을 잠시나마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는 관우의 바둑 한판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네요.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동지가, 산개해 있지만, 어쨌든 있다는, 많이 있다는 큰 위로를 받고 갑니다.
항상 문제는 힘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그 이름이 '성공'이든 '연대투쟁'이든 매커니즘의 재생산 유닛이기를 포기하는 지젝류의 전면적 후퇴이든
누군가의 귀에 들릴만큼의 소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그저 잡음으로 무시당할 수 밖에 없겠죠.
그저 무시할 수 있는 날들이 그리 오래 남지는 않았다고는 생각합니다만, 역시나 그전에도, 그리고 그 후에도 자신의 전장에서 생존해야 한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겠죠. 혼자만 아니라면 참 좋겠습니다만...

좋은 글 감사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큰 위로를 달라 청하기는 염치없으니 지지 말고 살자는 인사를 보냅니다. 감사합니다.
더미짱
13/06/07 08:21
수정 아이콘
다음학기에 대학원 석사논문 제출 예정이라 그런지
먹먹하네요.

30을 찍은 지금 무얼하고 있나 방황도 되고, 어떻게든 살아지겠지하는 낙관도 점점 사라지네요.
잘 읽었습니다.
honnysun
13/06/07 09:52
수정 아이콘
여자친구의 말을 빌리자면 여친이 본 수많은 사람 중에 제가 최고빈민이라고 하더군요.
은퇴하신 부모님. 우리집이 없어 월세를 전전하며 34살까지 살면서 이사를 30번은 했으니...

어려서부터 관심사는 오로지 축구에 가난하게 살아서 그런지 돈에 대한 욕구 또한 제로에 수렴.

근데 그게 오히려 고맙더군요. 제 낙이 부모님 용돈 드리는 건데 부모님이 부자면 그게 안되잖아요. 인생의 허무함을 너무 빨리 느껴서인것 같네요.
공허진
13/06/07 10:34
수정 아이콘
빈민이라니요 여자친구있으신분이 여기서 이러시면 안됩니다.....
라됴헤드
13/06/07 11:59
수정 아이콘
선추천 후감상!
13/06/07 17:40
수정 아이콘
크크
친구들이나 주변사람들한테 항상 하는소리가
'자수성가? 혼자 성공하면 뭐해 타고난 애들한텐 상대가 안돼 타고난 애들보다 돈을 더 많이 벌었어도 그릇이 달라...행복해지는건 자수성가한 사람 자식들부터지...'
어쨌든 본문의 글에서 놀란건...
헥스밤님이 고작 서른이었단 말입니까?
헥스밤
13/06/07 20:53
수정 아이콘
아니 우리 같은 동네 살던 사람들끼리 이러면 안되는 겁니다...
autopilot
13/06/07 20:50
수정 아이콘
추천 드립니다 사무실에서 아무 생각없이읽다가 한동안 먹먹해서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참 가슴을 울리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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